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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후기

20240410 뮤지컬 오즈 밤공

by All's 2024. 4. 12.





캐스트 - 문성일 양지원 송효원 정경훈


[시놉시스]

"안녕하세요, 오늘은 기분이 어떠신가요?"

많은 일자리들이 인공지능으로 대체된 2045년.
사람 하나 없는 무인 VR기기 공장에서 유일한 인간 노동자로 일하는 준.

준의 유일한 낙인 가상현실 게임 <오즈>!
<오즈>에서 새로운 시즌 스토리모드가 시작되고,
접속하지 않는 자신의 유저를 기다리는 <오즈>의 AI 양철은
운 좋게 스토리모드 입장 티켓인 황금 나비를 잡게 되고
준은 양철에게 스토리모드를 함께하자고 제안하는데...

무과금 유저 준과 주인 없는 AI 양철.
둘은 스토리모드의 끝까지 도달해 원하는 소원을 이룰 수 있을까?


(+) 트윗 감상

공연에서 배우들에게 줄 수 있는 도로시 강화 카드
강화카드와 교환한 교환권으로 받은 프로그램 북


도로시가 플북이 되어 와줌ㅎㅎ 이런 거 당첨된 거 오랜만이라 신났어ㅋㅋㅋ

보신 분들 평이 다 좋아서 기대가 컸는데 어릴 때 다마고치 죽으면 너무 슬플까봐 다시 못 키우는 과몰입러라서 내용이 너무 지독하게 와닿아서 웃으면서 잘 보다가 마지막에 손수건으로 눈가 열심히 찍었다ㅠㅠㅠㅠ 솔직히 모두 다 좋다고 하기에는 넘버가 확 와닿지 않아서 뮤지컬이라는 점에서 그건 많이 아쉬운데 또 그렇다고 너무 별로다 그런 건 아니기도 하고 단순하고 깨끗한 이야기랑 딱 맞게 깨끗하고 귀엽고 뒤에 서쪽마녀 파이널 전투 같은 넘버는 작정하고 예전 전대물이라 추억 돋기도 했다.

게임 그 자체를 극으로 꾸며놓은 극인데 점유율 90퍼센트 이상 차지하는 대박인기 게임에서 카페 아르바이트하는 정도의 유저가 핵과금러 정도가 될 수 없을 텐데 따위의 오타쿠 특유의 트집잡기 생각이 들기도 했고, 고인물은 뉴비나 쪼렙 유저 쩔해주는 거 좋아하는데 초반 스테에서 맥스가 안 도와주는 거 고증 실패 아닌가요 따위의 생각도 했는데 그래서 진상 과금러 막 그런 상상했는데 버튼이랑 맥스가 진심으로 양철이를 걱정해주는 착한 존재들이라 마음이 정말 사르르 녹아내렸고ㅠ 이렇게 모두가 착한 이야기에 맘 프리패스로 열리기 때문에 행복했어ㅠㅠ

무과금 유저가 아무 것도 가지고 태어난 거 없는 흑수저의 삶의 은유였는데 준이가 현질에 대해서 괜히 성질 한 번 내긴 해도 그저 미래의 가능성에 대해서 포기가 깊을 뿐인 현실의 도태남들 특유의 왜곡된 분노가 없는 인물이라 다행이기도 하고 좋았기도 했다. 남들은 부스터 타고 가는데 나는 없는 거 같을 때 꿈도 쉽사리 못 꾸겠는 맘이야 나도 가지고 있는 거기도 해서 너무 이해와 공감 가능의 영역이고, 무과금 유저라 게임 세상 속에서도 주목받지 못 하는 것 같아 슬펐던 게 게임 안에서 점점 좋은 성과를 얻는 걸 떠나서 항상 내 안부를 물어주는 양철이와 같은 친구를 만났기에 행복해지자, 양철이와 같이 이야기하고 게임을 하는 시간, 양철이라는 친구 그 자체가 좋아서 먼저 쉼을 제안하고 다친 팔의 내구도 수리를 위해 그렇게 꿈꿨던 보상 방문을 미루는 진짜 소중한 게 뭔지 알게 되는 인물이라 좋았어ㅠ 양철이가 말해준 당신은 소중한 걸 알아볼 줄 아는 사람이라는 말을 양철이를 위해 돌려주는 결말 예뻤어. 극 안에서 준이와 양철이에게 서로 헤어질 시간을 주는 것도, 마법사가 제가 만든 캐릭터를 아껴주셔서 감사합니다(뒤에 그렇지만이 이어져도) 하는 것도 너무 울컥 했다. 그리고 양철이가 준이에게 오즈에서의 시간이 행복했다면 현실에서도 행복하길 바란다고 보내주는 말도 애틋했다. 나 좋을 대로 과몰입해서 오즈가 어린 시절 좋아했던 덕질의 추억 그 자체로 느껴져서 그 시간에서 발을 꺼내는 순간 그거 자체가 무의미해지는 게 아니고, 또 행복했던 추억을 두고 현실을 살아가는 게 그런 추억을 저버리는 것도 아니라는 걸 다정하게 전해줘서 뭉클했다.

관객이 부담스럽지 않을 만큼의 관객 참여를 유도하고, 극 안에서 참여 방식 자체가 고인물 관객과 자첫자막 관객 사이에 위화감이 생길 종류도 아니라서 좋았고 이야기 착하고 초연이 왜 그렇게 잘 되었는지 자첫자막러로서 이해완료함!

넘버 아쉽다 했어도 이건 내 개취 영역일 거고 이 예쁘고 착한 극에서 정말 아쉬운 건 젠프 캐슷이 아니라는 점 밖에 없어. 작곡가님이 엄청 힘드시겠지만 굳이 여배 페어 남배 페어 나뉠 일 없게 다 휙휙 섞일 수 있게 편곡되어서 젠더 프리 캐스팅으로 볼 수 있게 되면 좋겠다.

배우들은 다 잘해서 특별히 누가 잘했다고 할 필요도 없을 것 같아ㅇㅇ 준이랑 맥스가 착하고 양철이랑 버튼이가 귀여웁고 관객 참여 유도할 때 다들 마 안 뜨고 빠샤빠샤 잘 하고 이뻤다고 합니다ㅎㅎ
 
ㅠㅠ오즈 보신 분들이 양철이 생각만하면 양철이ㅠㅠ하시는 거 보고 사랑스러운 역이겠다 생각은 했는데 양철이도 버튼이도ㅠㅠ 너무 정들고 애지중지 아꼈지만 이제 게임 자체를 놓을 거라서 안녕안녕했던 게임 속 내 최애 무기랑 카드 등이 생각나서 하 생각할수록 아련해짐ㅠㅠ 나도 준이가 양철이에게 했듯이 내 아이템들이랑 캐릭터랑 카드랑 펫들이 그 세계 속에서 나없어도 그저 그렇게 잘 지내라고 인사해줄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떠올릴수록 아련해짐ㅠ

 

 

[에필로그 영상 - 문성일 중심 촬영]

왜 커튼콜 이후에 에필로그 촬영만 허용일까 싶었는데 생각해보니 로그아웃 이후에 실제 세상을 살아가는 준과 맥스가 친구가 될 여운과 오즈 안에서 각자 사랑받고, 기다리며 살아가는 버튼이와 양철이라 그렇구나. 찡하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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