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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후기

20240417 뮤지컬 파과 밤공

by All's 2024. 4. 20.





캐스트 - 차지연 노윤 최재웅 유주혜 박희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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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잊어버려"

아버지를 죽이고 "잊어버려"라는 말과 붉은 향기만 남긴 채
날아가듯 사라진 살인자
그 치밀하고 냉철한 존재에 매료된 투우는
언젠가 그 살인자의 심장에 칼을 꽂고 말겠다고 다짐한다

20년 후,
투우의 기억보다 더 노쇠한 모습의 살인자, 65세의 조각
40여 년간 청부살인을 업으로 삼아왔지만
나이가 들면서 몸도 마음도 삐걱거려 퇴물 취급을 받는다
오랜 시간 삶의 희로애락을 외면하고 살아온 그에게도
어느새 온기가 스며들기 시작한다

마침내 투우는 그때와는 모든 것이 너무나도 달라진 조각을 찾아낸다
단 한 번의 빛나는 순간을 위해, 가장 완벽한 복수를 위해 
조각과 투우는 마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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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류는 오갈데 없는 어린 조각을 미군 클럽 부엌일 돕게 하며 살던 거기 관리인 같은 사람인데 알고보니 살인청부업자여서 자기를 강간하려는 미군을 죽이는 조각에게 킬러의 재능이 있다고 킬러 일 해볼래?하고 키워낸 사람으로 시놉시스에 없는 정보인데 후기 이해되려면 필요할 것 같아서 씀.

뉸투우가 인스타에 착장 사진을 다양하게 바꿔가며 올리고 노담 퇴근길 영상에서도 예쁜 모습 볼 수 있다고 영업하는 거에 걸맞게 핏 잘 맞는 예쁜 수트와 가죽 재킷과 코트와 심지어 뿔테 안경까지 다양하게 보여줘서 극 안에서 유일하게 잘 나가는 상태답게 아이캔디 역을 맡아 잘 수행하고 있고 눈이 즐겁고 재미없는 넘버를.. 너무 잘 불러서 그나마 즐거운 부분이 있었고, 차조각 넘버 중에 언젠가 한 번은 꼭 듣고 싶었던 몬테크리스토의 세월이 지나 같은 멜로디 스치는 넘버 있어서 그런 거 조각조각 괜찮은 거 외에 극 자체가 너무 바라던 바하고 멀고 심지어 단순해서 호가 뜰 수가 없었다.

파과 소설을 보지는 않았는데 소설 보신 분들이 왜 이건 원작하고 다르게 조각 얘기 아니라 하시는 지 1막까지 본 걸로도 일단 납득이었다. 극이 시작 장면부터 아버지를 죽이는 조각에게 매혹된 투우의 시점으로 시작되는 것부터 글렀어ㅠ 사건이 동일하다고 해도 소설이 조각이 자신의 현재에 지쳐하고 과거를 회상하는 부분까지 포함해서 조각 시점이 명확하다면 이 극은 그 소설의 외전 격으로 투우 시점으로 다시 보기- 같은 느낌으로 보고 있는 '파과 - 투우의 이야기', 같은 느낌이라고 일단 소설 안 본 나에게도 다가올 정도였다.

그만큼 투우가 바라보는 게 너무 생생하다. 조각에게 어린 시절 매료되어 그 사람에게 자신을 각인 시키기 위해 살인 청부업자가 되었고 이제 그 사람을 찾았다까지 극의 초중반까지 중심 시점이 너무 투우다. 조각이 나오긴 하지만 그건 그렇게 투우가 갈망하는 조각이 이런 존재입니다 보여주는 느낌인 1막이라 거대한 공시점/남주시점 bl 혹은 헤테로 소설 보는 느낌인데 내가 원래 그런 거 되게 되게 좋아하는데 이건 투우가 심지어 너무 대놓고 내 모에 포인트가요!!!하고 외치고 있으니 아 좀 그런 거 남들한테 들리게 하지 말라고하고 같은 오타쿠로서 수치스러움도 밀려온다. 좀.. 돌려서라도 말해줄래? 싶어짐ㅠㅠ

1막 말미에 노인이 된 현재의 조각과 마주치면 넘버 가사로는 전과 달리 투우의 페티쉬인 찰랑거리는 검은 머리카락이 잿빛으로 시들어 상처받은 듯 하는데 세어버린 머리 묘사까지 너무 진심이라 그래 너의 취향 알겠으니 이제 그만.. 부끄럽다고ㅠㅠ 울부짖게 됨. 이런 말 좀 그럴 것 같지만 투우 시점 그릇된 덕질 고백기 같다는 생각만 난다. 그것도 얘는 유사연애 기반의 덕질인데 문제는 인지시키겠다는 욕구를 '네가 내 아빠 죽일 때 나는 너에게 입덕되었으니 너도 날 기억할 수 있게 너를 죽일게'로 표출한다. 아니 그런 덕질 정말 아니지 않니?ㅋㅋ 진짜 투우의 넘버 대부분이 죽음에 매료된 자신의 상태와 그걸 만든 자기 환상 속의 조각에 대한 입덕 포인트 고백인데 뉸투유가 노래를 너무 잘해서 그걸 기깔나게 잘 부르고 있으니 이상한 가사와 너무 잘하는 노래의 언밸런스가 이걸 감탄을 해 말아를 계속 반복하게 한다.

그렇게 투우의 조각 입덕기와 조각 찾아내기가 1막이었으면 2막은 변절한 존잘님에 대한 덕후의 존잘님 내 취향대로 부활시키고 화려하게 마무리하게 하기 프로젝트였고 처음 의도한 방향과는 달라도 투우는 그걸 해냈고 존잘님이 본인을 기억한다는 것까지 알았으니 자기 한 목숨 바쳐 그걸 이루었으니 걔에게는 해피..인데 나에게는 극이 재미없어서 언해피였다.

나는 여주 원톡극 기대하고 간 건데 극의 막이 열리자마자 생각했지만 원작에서 자기 아버지를 죽이는 살인 청부업자에게 매료되어 자신 또한 살인 청부업자가 된 그릇된 욕망과 그릇된 성애에 사로잡힌 투우에게 꽂혀서 만들어진 작품 같다 싶어서 쎄하더니 2막까지 다 보고 난 뒤에도 그러했어서 아쉬울 수 밖에 없었다. 투우가 조각을 죽이는 걸로 자기를 기억하게 하겠다고 처음 막이 열리면서 말할 때 죽으면서 기억해봤자 끝이잖니 싶었는데 얘도 막상 죽이기 전에 그거 알았는지 망설이다가 조각에게 찔리고 죽어가면서 자기 기억했다는 것도 알게 되고 조각 무릎에 머리 베고 누워서 그렇게 염원하던(아 진짜 투우 제발ㅜ) 머리카락 만져보기도 해보면서 죽고, 자기의 찬란했던 시절을 기억하는 투우로 인해 내 삶은 무용하고 모든 건 시들었다 느꼈던 조각이 그래도 더 살아보자 하게 했으니 '네 축하합니다 성덕이세요.'하며 끝나게 됐는데ㅋㅋㅋ 이게 난 조각 원탑극인 줄 알고 보려고 했는데 끝에 조각이 홀로 서서 삶은 누구나 한 번은 반짝이는 순간이 있고 그러니 힘내서 살아볼래 하면서만 끝낸다고 조각 이야기 아니지 않은가ㅠ 아 정말 그러면서 재미라도 있었으면 모를까, 혹은 기이하게 이상하기라도하면 모를까, 이건 그냥 평범하게 재미없고 감동도 없었다. 이지나 연출 곤 투모로우에서는 죽어버린 존잘님인 옥균은 그렇게 길이길이 살려내시더니 여기는 살아있는 존잘님의 존재감을 죽이시고.. 하 왜죠 싶다.

조각이라는 인물 자체가 설명이 잘 안 된 건 굳이 따지자면 아니긴 하다. 조각의 상태와 마음에 대해서 사람들이 불호 요소라고 많이 이야기하는 내레이션을 포함해서 직설적인 대사와 가사들로 대놓고 던져주기 때문에 설명이 되긴 된다. 어린 시절 조실부모하고 보살핌 받아보지 못 하고 친척에게도 버려지고 외로운 처지였기에 자신을 거둬준 류에 대해 그래서 연정을 품고 있었기에, 비슷한 종류의 마음으로 죽어가는 자신을 치료하고 구해준 의사인 강박사에게도 조각이 연정을 품게 되는데, 이번에는 좋아하게 된 사람이 킬러가 아니라 비록 살인청부업자 치료해주는 병원이긴 해도 사람 목숨 구하고 치료하는 의사니까 햇빛 아래 삶 꿈꾸게 되는 게 매우 명확하다. 하지만 강박사는 딸이 초등학생 쯤 되는 젊은 사람이고 자신은 노인이니까 시들어가는 육체에 대한 회환이 설렘과 같이 밀려오니 나는 너무 늙었고 이제 쓸모가 없나 무용 그 자체구나 하고 조각이 씁쓸해 하고 있던 거에 투우가 시들어버린 존잘님 견딜 수 없어!!하고 한때 손톱이라는 코드네임으로 불렸던 최고의 킬러이니 손톱이라도 길러서 날카로워지라는 거에서 힌트를 얹어, 투우에게 조각이 그러했듯이 마지막에 내가 살았던 삶 누군가에게는 영원히 잊히지 않는 순간이었다는 걸 알고 손톱에 반짝임을 얹고 내 삶의 반짝임을 인정하고 살아간다로 극 안에서 조각의 이야기가 정리된다. 남이 인정해줘서 내 삶이 의미있었다는 걸 깨닫는 것도 별로지만, 그래도 그 일이 살인청부업자만 아니면 '네 알겠습니다. 삶의 의미 찾는 거 그래도 좋지요.'할텐데 아니 아무리 죽이는 대상들이 부정부패 마약사범 뭐 그렇다해도 사람 죽이는 살인청부업자인데요.. 그게 반짝이던 시절이 있다고 해도 싶어서... 여튼 결국 불호였다.

이렇게 해서 파과의 지금의 재미없음이 재밌어 질 것 같다는 건 아닌데 적어도 투우가 아니라 조각 시점의 이야기가 될 건 확실해질 것 같다는 건 있는데, 극의 시작을 여는 부분에 지금 조각의 씬들을 앞쪽으로 확 밀어버리는 거. 지금은 뮤지컬 파과 속 조각은 삶의 동기나 의지가 약해지고 흔들리고 있는 연약한 상태이니 그런 인물보다 욕망이 확실하고 강한 비주얼을 보여줄 수 있는 투우의 씬들을 전면 배치해서 관객의 집중력을 초반부터 끌어내겠다는 거 같은데 욕망도 비주얼도 강한 투우가 전면 배치되어서 관객의 시선을 확 끌어가고, 1막 거의 내내 투우의 조각 찾기가 그렇게 강하게 이어지니 애초에 줄거리 자체도 너무 그렇지만 관객이 투우에게 이입해서 볼 수 밖에 없게 되어있다.

지금 이지나 연출의 작품인 뮤지컬 서편제하고도 구조가 굉장히 비슷하다면 비슷한데, 조각-송화 / 투우-동호 / 유봉-류 라고 생각하면 구도가 너무 딱 나오는데 서편제가 소설 원작부터 동호가 송화를 찾는 내용이지만 서편제처럼 송화의 시련이자 수련과 고행이 진행되어가서 결말부에 이르면 신화적 인물인 송화의 승화로 극이 마무리되어 아무리 동호로 시작되어도 이것은 송화의 이야기구나 정도의 임팩트있는 중간 진행이면 모를까, 파과는 현재의 조각이 지금 자신이 이런 마음과 상황을 갖게 된 것에 대한 과거 회상의 상태로 그 사람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는 거라 조각을 이해할 수야 있고, 깊이 몰입하면 안타까워 할 수는 있겠지만 이야기의 결말까지 투우가 계속 중요해서 그렇게 되지 않는다. 조각과 투우의 싸움에서도 투우가 마지막에 망설이기 때문에 조각이 죽지 않으니 그럴 수 밖에.

중후반 조각 서사가 주동적이지 않은 상태로 극초반에 현재의 조각을 중심으로 극을 끌어가지 않고 있으니 관객이 투우로 시작한 시점을 조각으로 방향을 돌리기가 너무 힘들다. 그러니 이미 투우에게 많은 시선을 뺏긴 관객이 조각의 마음으로 투우를 보는 게 아니라 투우의 시선으로 조각을 바라보다가 아 투우가 사랑한 그 조각이 다시 결국 어느 정도 남아있구나하고 끝나게 되는데 적어도 아버지를 죽인 살인자에게 매료되는 어린 투우로 시작을 연 지금의 시작 이후에 현재의 조각의 이야기들을 앞으로 확 몰아넣어서 그렇게 어린 투우가 매료되었던 조각이 이 사람이구나하면서 그런 조각에게 관객이 몰입할 수 있을 타이밍이라도 더 빨리 당겨줘야 이 '파과 - 투우의 이야기', 상황이 해결될 거라고 생각한다.

극 초반에 살인청부업을 방역업이라고 부르는 그런 상황 설명적 넘버들은 어쩌구요 할 수 있는데 그럼 그 넘버에서 투우가 장면 내내 멋있게 다니고 제일 잔혹한 방역업자는 투우-이러는 가사 없애서 현재 투우의 등장 시점을 최대한 뒤로 미루면 된다고 본다. 이 극을 조각의 얘기로 포커스를 옮기려면 등장마다 존재감이 클 수 밖에 없게 조형된 욕망 강한 인물인 투우의 등장 빈도를 줄이는 게 솔직히 맞다. 캐릭터 나열 순으로 조각-투우-류-어린 조각인데 그러면 투우가 2롤이 아닌 게 되지 않나요 할 수 있는데 투우처럼 존재감 강한 역은 등장 빈도 적어도 어차피 눈에 잘 보여서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는 게 엘리자벳에서 실제 등장 빈도나 무대 위 비중은 토드보다 요제프가 많은데도 토드가 더 상위롤이라고 다들 생각하는 확실한 예시도 있다.

투우와 조각의 첫 장면 / 현재의 조각과 무용 / 어린 조각과 류의 만남 / 류와 어린 조각의 수련기? / 방역업체 설명 넘버 / 현재의 조각의 하급 위험도 살인 청부 처리 / 투우의 상급 위험도 살인 청부 처리 등으로 앞 부분을 바꾸어도 된다고 진심으로 생각한다. 너무 투우 시점이 강한 극이라 현재의 조각도 롤 순서에 비해 시놉 사기 같은데 조각이 1롤 같지 않으니 어린 조각도 덩달아 역이 작게 느껴져서 솔직히 너무 속상하다. 유주혜 배우가 낭비 되고 있어서 맘이 너무 슬퍼ㅠㅠ 배우 낭비 얘기를 어린 조각에게도 했지만 사실 류/강박사도 그렇긴 함. 이 모든 게 극 시점이 투우라서 발생하는 거니까 재연 분명히 올라올 거 같은데 재연 때는 제발 조율이 되길 바라본다.

서편제가 그렇게 강렬하고 어마어마한 심청가 장면과 1막의 클라이막스가 원망인 걸로 동호 시점이어도 이 극은 송화의 이야기입니다 못을 박는데도 불구하고 너무 동호 얘기 같습니다. 비중이 높아요 소리가 나와서 3연 때까지도 비중은 줄어가나 살아있던 원래는 동호의 아내였던 미니 역할도 동호 좋아하는 동료로, 거기에서 아예 광림 서편제까지 가서는 정말 같이 음악하는 동료 1로 축소시키고 송화에게 '이렇게 했는데도 내 소리 못 찾으면 아버지가 내 웬수요' 대사를 넣고, 나의 소리에서 송화가 '이건 나의 길'이라고 동호에게 직접 말하게 하며 송화에게 포커스가 더 가도록 바꾸고 또 바꿨던 걸 연출 및 극본 작업 중에 이지나 연출가가 잊은 거 같다.

이야기 맘에 안 드는 거 열심히 말했는데 이야기 뿐 아니라 연출도 별로다. 그래도 이지나 연출의 극을 볼 때는 언제나 항상 연출적으로 눈이 즐거운 부분이나 미적으로 반짝이는 아름다운 조명이나 그렇게 기대하는 게 있었는데 그런 게 잘 보일 2층에서 봤음에도 불구하고 마음에 남는 순간이 없어서 많이 아쉬웠다. 열심히 홍보한 거에 비해 액션도 많은 거지 좋지 않다. 연출 중에 제일 실망스러웠던 부분은 마지막에 죽은 투우를 회전 무대에 방역 업체 직원들이 뒤돌려서 올려 놓으면 그대로 바닥 회전 원판이 빙 돌아가면서 투우가 사라지고 배경에 재 날리는 영상...으로 류가 이 극 안에서 방역업이라고 부르는 살인청부 업체에서 보유하고 있다는 전용 소각로에 투우가 화장되어서 재가 되었겠구나 하는 예상을 하게 하는 부분인데 진짜 과잉 정보고 심지어 안 예뻤다. 차라리 암전을 해서 치우라고 속으로 울부짖음. 연출적으로 실망한 부분 계속 동어 반복인 거 아는데 정말 아름답지가 않다. 투우 캐릭터 디자인과 의상 같은 거 말고 무대 자체의 시각적 아름다움이 없어. 이지나 연출 특유의 스타일리시함이라는 게 있었지 않나. 조명과 동선 등으로 보여주던 아름다운 은유 대체 왜 없나. 뮤 입덕 초에 이지나 연출 서편제와 바람의 나라 무휼편을 봤던 사람에게 요즘 작품들 너무 아쉽다ㅠㅠ

나쁜 점을 너무 열심히 얘기하고 있긴 한데, 그렇다고 망작이냐고 하기에는 그냥 조각원톱극인 줄 알았는데 투우의 조각 존잘님 되살리기 프로젝트인 평범한 노잼극이긴 하다. 평이 나빠서 기대 안 한다 안 한다 했어도 연출가의 작품 중에 인생극이 하나 있고 아름다움에 대한 기대치가 있었는데 그것마저 주지 않았음에 대해 아쉬움이 많은 덕후의 투정이 만들고 있는 긴 불호 성토였으니 투우 역할의 배우를 특히 좋아하며 극 자체에 큰 기대가 없고 할인이 많다면 무난하게 혹은 후하게 보면 재밌게 보시는 분도 계실 지도?

근데 사실 이 이야기 자체가 근본적으로 뮤지컬에 잘 맞는 가에 대해서 의문이 들었다. 연출이 내래이션으로 굳이 인물의 감정이나 행동의 의미를 읊어주는 장면들이 있는데 영화였다면 당연히 말 없이 클로즈업으로 당겨서 보여주고, 배우들 액션으로 자체 슬로우 거는 게 아니라 진짜 영상에서 슬로우 걸어서 하면 너무 자연스럽게 넘어갈 부분들인데, 이건 영화가 아니라 뮤지컬이고 특히나 1층 앞열 관객 말고 배우들 표정 연기 잘 보이지 않는 대극장 뮤지컬이니 실제 배우들이 표정으로 연기를 하고 있는 부분을 굳이 내레이션으로 읊어서 감정이나 생각들 추가 설명하고, 액션 동작의 의미 짚어주기도 추가 설명하고.. 상상력이 제한되고 소리에 집중하게 되니 무대의 움직임에 오히려 덜 몰입이 되어 지루함을 더했다. 극본 작업 중에 이미 무대화/영상화 중에 후자가 맞는 종류인 걸 알았을텐데 무대에서 인물 생각 감정 전달을 위해 뮤지컬인데 음악과 안무로 충분히 표현이 안 될 이야기를 왜 만듭니까에서 포기를 안 한 게 좀 과욕이었다 싶다. 그럼에도 조각 시점의 확고한 여주원탑극이었다면 그것만으로 의의가 있다 했을텐데 지금은 뭐 아니니까.. 걍 과욕이었다.란 생각만.

취향에 맞게 투우역 배우의 미모 말고 미적으로 심장이 두근거리는 부분이 있었다면 순수의 시대에서 구원영 엘렌의 버석함이 아직도 인상 깊게 남아있어서 노인이 되었음에도 파삭한 듯 날서린 느낌일 것 같은 원영조각을 한 번 보고 싶었을텐데 아쉽게도 넵.. 안 볼 거다. 애배들 중에서도 차언니, 윤이, 웅, 주혜는 매우 많이 애배인 축에 속하는 배우들인데도 헷갈릴 수 없는 노잼을 선사해주셔서 자둘 욕구가 없음이 다행이라면 다행.

멜로디도 가사도 영 귀에 잘 안 들어올 정도로 그닥임에도.. 2막에 차조각 주혜조각 듀엣 부분이 음색합이 매우 아름다웠고.. 그게 매우 아름다웠다는 건 그래도 좋았던 부분... 착즙하면 그 정도입니다.

캐슷 비추는 언젠가부터 조심하는 편이긴 한데.. 그래도 창초극 찍먹하고 싶다 싶어서 한 번 보실 분이 계시다면 희준해우는 비추.. 이 날 유별나게 컨디션이 나쁘신 걸 수도 있지만 노래가 너무 아쉬웠다ㅠ 음이 플랫인 부분이 막귀인 사람 귀에도 너무 많아서ㅠㅠ 해우가 넘버적 비중은 류나 강박사보다도 큰 상황이라 안전한 선택은 더블인 김태한 배우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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