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공연/후기

20231001 뮤지컬 레베카 낮공

by All's 2023. 10. 2.

 

 

캐스트 - 에녹 옥주현 이지혜 윤석원 김지선 홍기주 고철순 최명경

(+) 트윗 감상

녹졔 안 보고 보내면 후회할 것 같음+졔보싶 극에 달해서 왔다!!!!!! 진짜 너무 오래 못 봤어ㅠㅠㅠㅠ

[인터미션]

이번 시즌 맨덜리 가족들은 성량은 작긴 한데 박자를 정말 꼼꼼히 맞추시는 구만요 막 좋지는 않은데 확 나쁘지도 않아서 자막 자리 1층 앞열이라 그때는 소리 볼륨도 나쁘지 않게 들릴 듯ㅎㅎ

ㅠㅠㅠㅠ졔 이번 시즌에 특히 좋다고 다들 얘기해주셔서 기대 많았는데 진성 깨끗하고 곧게 탄탄하고 자연스럽게 졔답게 넘버들 하는 거 들으면서 울컥 했어ㅠㅠ 소리 자체가 더 단단해져서 자기 소리 믿고 발성 전환 안 하고 쭉 부르는 거 좋아ㅠㅠ

녹막심은 저번 시즌 때보다 예민함이 줄고 죄책감과 두려움에 짓눌린 느낌인데 졔나가 상실에 예민하고 자기 처지에 대한 슬픔을 타인에게도 잘 비추는 타입이라 댄버스에게도 같은 사용인 처지라 생각하고 아끼던 이를 잃은 이로 여기고 진짜 친구로 지내고 싶어하는 이라서 녹막심이 반 호퍼 부인이 잡아서 강제로 자리 앉혀질 때 이미 졔나를 보고 진짜 고개를 안 돌리고 쭉 보면서 관심을 가진 게 외로움과 슬픔에 기민한 기색을 가진 꾸밈없는 젊은 아가씨였기 때문이라는 게 처음부터 느껴지고 쭉 그걸 이어가서 좋다

이래서 녹졔가 좋았었지 싶어ㅠㅠ 졔나는 많이 주눅 들어있고 상실에 대한 두려움이 크지만 그럼에도 신분이나 그런 거에 관계없이 사람의 진짜 마음을 보는 이라서 막심의 배경과 멋짐에 사랑을 느낄 지라도 그의 슬픔을 지워주고 싶어하는 이이고, 두려움에 항상 짓눌려있던 녹막심이 그런 자기 자신을 봐주는 졔나의 마음을 느끼고 이 저주받은 삶에서 그녀를 통해 행복한 삶을 열고 싶어한다는 게 너무 느껴진다ㅠㅠ 레베카의 그림자를 졔나와 함께 이기고 말겠다는 결심이 신이여에서 보였어ㅠㅠ 다정한 졔나의 힘을 믿는 막심이라 좋아ㅠ

[공연 종료]

분명히 진성 자체가 더 탄탄하고 깊어진 것도 맞지만ㅠ 처음 레베카를 했던 시즌부터 지금까지 중에서ㅠ 2021년에 소리를 더 다듬어가는 중에 행병담 넘버 다르게 가져가느라 끝처리 흔들리던 걸로 다른 넘버들도 다 후려쳐지는 걸로 정말 많이 속상했었는데 그 과정들 거쳐서 본래 내던 방식과 같지만 밀도가 더 깊어지게 이제 완전히 체화해서 레베카를 편안하게 무대하는 졔나를 보는 시간 내내 두려움에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흔들렸던 이히가 자신을 사랑하는 막심의 진심을 알고 스스로의 힘과 가치를 믿고 완전히 성장하여 사랑하는 이를 구하는 끝이 흔들림 속에서 결국 자기 것으로 그걸 다 만들어낸 배우와 겹쳐지기도 해서 이건 배우를 사랑하는 팬으로서 울컥하는 시간이었다. 그치 우리 졔는 원래 이렇게 잘했다고 하며 치유받았어ㅠ

이전 시즌까지의 졔이히는 칼날같은 그 미소에서 막심의 비밀을 알고난 뒤 이제 그를 잃지 않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사람으로서 볼모를 쥔 듯한 서늘함을 갖게 되었었다면, 이번에는 어두워지는 건 같지만 그게 막심 역시 큰 결함을 가진 자라는 것에서 그 비밀의 공조자가 되길 결심하며 공범이 되는 것으로 스스로의 평화가 오는 것을 인정하는 묵직한 어둠을 갖게 된 거라서 이걸 또 이렇게 바꿔서 가져오다니 신기했고 그 묵직한 어둠이 막심과 이히가 서로의 결함을 나누면서 진짜 온전히 사랑을 하게 된다는 것과 어우러지는 게 어둠 속에서 피는 그 둘의 사랑과 행복과 같아서 좋다ㅠ 끝이 너무 꽉 닫힌 해피엔딩이긴 해도 막심이 사실 무결한 인간이 아니라는 것과 그걸 알고도 자신의 사랑과 행복을 위해 상황을 자신들의 기쁨에 맞게 해석하고 이어가는 드 윈터 부부의 못난 사랑을 무섭기도, 애틋하게도 만드는 거라서 정말 좋다. 햇살같이 따스하고 거짓없는 순수한 소녀와 모든 걸 가진 완벽한 신사로 만났을 때는 각자 그 사랑으로 행복과 구원을 원했으나 자신을 향한 서로의 사랑을 완전히 믿지 못 하여 흔들렸던 이들이 죄를 나누어지고 완전한 사랑을 나눈다는 게 씁쓸하지만 애틋해ㅠ 맨덜리 저택이 불타 없어지는 것마저 사실 진짜 그들의 죄를 생각하면 단죄라기보다는 오히려 족쇄의 소멸이지만 외롭고 어린 소녀인 이히의 행복을 바라는 맘으로 레베카를 보는 이로서는 서로의 마음이 집이 된 이들의 여생의 행복을 바랄 뿐이야ㅠ 이제 행복해요?라고 되묻지 않을 게 좋다ㅠ
 
오늘 캐스트들이 이히 막심 프랭크 빼고는 수요일부터 이어지는 2회차의 영향이신지 모두가 사실 다들 컨디션이 좋지는 않으셨는데 캐해가 재밌거나 컨디션 난조를 기세로 날려버리는 분들이 계셔서 극 자체는 잘 봐서 나쁘지는 않았다ㅎㅎ

캐해가 재밌는 쪽은 석원 파벨이랑 기주 베아트리체, 컨디션 난조를 기세로 이겨내서 객석을 즐겁게 해준 분은 지선 반 호퍼ㅎㅎ 지선 반 호퍼 '나 죽어' 같은 애드립은 별론데(원전을 모르시는 듯ㅠ 하.. 제작사여 너희라도 알아보고 피드백을..) 자기가 스스로 그렇게 교양있지 않은 졸부라는 걸 잘 알아서 이히에게 어떻게 드 윈터 가의 안주인이 될 생각을 하냐고 그게 어디 쉬운 일인줄 아냐고 할 때 나도 힘들 걸 어리고 돈도 없는 네가 가당키나하니라는 걱정과 근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자리를 얻게 된 이히에 대한 질투를 무겁지 않게 표현하는 것도 좋았고 목 컨디션이 진짜 안 좋으셨는데 주눅들지 않고 아임 아메리칸 우먼에서 그루브 잘 살려가면서 심각한 분위기 전환용 쇼스토퍼라는 장면의 의의를 잘 살려서 객석이 충분히 들썩일 수 있게 해내셔서 좋았다. 목 조심해느라 씬이 죽는 일 없이 배우가 쿨하게 가니 그 텐션따라 씬이 제 몫을 했어ㅎㅎ

기주 베아트리체는 마타하리 때 분명히 꾀꼴과이셨던 걸로 기억하는데 본체 나이로 추정되는 것보다 연령이 높고 저음 많이 써야 하는 역을 하셔서 의아하다 싶었고 본인 주음역대보다 낮은 소리를 낯선 창법으로 계속 써야 해서 그런 지 목이 상하신 티가 나서 넘버 소화는 아쉬웠는데 귀엽고 예쁜 얼굴로 정말 무결한 척하며 이히에게 막심이 원래 불같이 화낼 때가 있다고 하고, 여자들의 힘 전에는 레베카가 죽고 너무 힘들어했어서 시신 확인을 헷갈렸을 거라고 이히를 떠보려고 하는게 예쁜 얼굴로 최대한 이히 마음을 조금이라도 얻고 싶어서 칼날같은 그 미소 끝나고 처연하게 이히에게 아닌 척 매달리는 녹막심이랑 너무 겹쳐서 캐해가 흥미롭고 누가 뭐래도 녹막심 누나야 싶어서 막심-베아트리체 씽크 맞는 거 좋아하는 사람이라 노래 아쉬워도 충분히 즐거웠다ㅎㅎ 무도회 의상 찰떡이신데다가 여자들의 힘에서 졔나랑 음색합도 좋았어

석원 파벨은 착한 얼굴로 세상 비열하게 연기하시는 걸 기대했는데 생각과 달리 되게 사회적응형 소시오패스라서 겉보기에는 수더분한 느낌까지 드는 비즈니스 맨이라서 예상과 굉장히 달랐다. 사람 좋은 얼굴로 무언가를 하는 건 같은데 약간 저자세로 비굴하게 살다가 빌미가 잡혔다 싶으니 속내를 보이는데 머리 잘 돌아가고 사람들한테 빌붙으면서 살지만 사실 타인의 행복은 안중에도 없어서 불행의 그림자에만 슬금슬금 반응하는 게 자세히 보면 흥미롭지만 레베카라는 극에서 파벨이 정말 자세히 보지 않으면 위험해 보이지 않는다는 게 너무 큰 단점으로 작용하고 있고, 깊이 생각하면 생활 속에 있을 법한 악인이라 더 무섭지만 캐릭터를 멀리서 보는 관객도 많은 대극장에서 대다수의 관객에게 잘 전달되기 힘든 해석이시라 원래 좋아하는 분이라 기대가 컸던지라 좀 아쉬웠다ㅠㅠ 미성이시라 건지는 놈이 임자 음역대가 넉넉해도 파괴력이 크지 않은 것도 아쉬웠어ㅠ

무난하게 괜찮았던 건 명경 줄리앙이랑, 종원 벤 ㅇㅇ 명경 대령님은 솔직히 역에 비해 과한 캐스트이고 잘함을 뽐내기도 어려우실 만큼 능력치에 비해 비중이 적은 역이라 뭐 더 말할 것도 없고 종원 벤은 딱 이히가 위협을 느끼지는 않을 만큼 이히에게 호감을 표하는데 레베카를 두려워했기 때문에 막심과 같이 보트 좌초에 일조하고 해변가에 머무르는 걸 약속받은 공범자 느낌을 적절하게 내고 노래 무난해서 좋았다 ㅎㅎ 2016년부터 꾸준히 봐오는 동안 벤 캐스트에 특별히 불호를 느낀 적도 없었지만 또 이히한테 과하게 집착하면 프랭크한테 이히가 '벤이 위험한 사람이 아니라는 건 알았어요'라고 말하는 것의 설득력이 떨어져서 그런 부분에는 좀 예민한 편인데 이히, 레베카, 막심에게 보이는 태도가 딱 적절하셔서 그게 좋았다.

조연 캐스트가 전체적으로 어려졌고 그래서 오늘 녹막심이나 다음에 볼 테막심은 몰라도 류민막심 때는 친구라기에는 너무 젊은 거 아닐까 싶긴한데 고철순 프랭크가 저번 시즌 변희상 프랭크 만큼이나 너무 딱 취향의 프랭크라서 너무너무 좋았다 ㅎㅎ 막심을 너무나 좋은 사람으로 생각해서 오히려 이히만큼 막심의 비밀을 알지는 못 했을, 그렇지만 막심이 맨덜리 저택의 수 많은 고용인들 중에 가장, 혹은 유일하게 맘을 열었을 진짜 친구인 레베카는 물론이고 이히에게 사심 전혀 없는 신의 만땅의 프랭크인데 부드러운 목소리로 별빛송 다정하게 잘 불러주면서 기죽은 이히 힘주는 거 안 좋아하는 법 나는 모르기 때문에 정말 너무 좋았어ㅠㅠ 졔이히 레베카가 프랭크가 본 사람 중에 가장 아름다웠다는 말에 우에엥하는 웃포 귀여울지언정 치마에 눈물 자국이 남을 만큼 눈물 뚝뚝 흘려서 이히 맘은 너무 안타까워서 막심의 친구라 졔나에게도 호의와 선의만 가득 담아서 응원해주는 프랭크가 있다는 게 얼마나 힘이 되는 지 몰라ㅠㅠ 난 정말 신의 가득하고 목소리 곱고 다정한 프랭크가 좋다ㅠㅠ

난 이히가 행복하길 바라는 이히 맘이라서 이히와 막심을 묶어서 바라보게 되는데, 저번 시즌에 예민하지만 여리기도 했던 녹막심을 막심의 진짜 사랑을 알게 된 뒤 강해진 졔나가 단단히 잡아주는 동화같은 녹졔가 참 좋았는데 (달달 목소리 합도 당연히 좋고) 이번 시즌 녹졔는 그때처럼 달고 고운데 예민함이 덜해진 대신에 비밀을 숨기고 따스한 이히의 사랑 속에서 행복하고 든든한 남편으로 살아보고 싶어하던 녹막심의 검은 속내가 오히려 비밀을 들키게 된 뒤 졔나가 그가 정말 무결하다고 믿는 게 아니라 무결하다고 여기기로 결심하는 공범자가 되어서 어둠을 나눠가지는 것에 온전히 졔나에게 자신을 맡기면서 사그라들고 그 어두운 속내와 검은 비밀을 삼킨 졔나는 완전히 막심의 구원자가 되어서 둘이서는 완전한, 사실은 아름답지만은 않은 사랑의 완성이 달면서도 어두운 맛을 적당히 주는 게 곱씹을 수록 재밌어서 정말 맘에 든다. 이히는 그저 사랑하고 곁에 있고 싶다 했지만 완전히 막심을 소유하게 된 느낌이라 따스하고 아름다운 밤의 저편과 에필로그에 뭉클하면서도 극을 다시 되새겨보면 스산해지기도 하는 거 너무 좋아. 졔이히가 연인의 어둠까지 사랑하는 따스한 구원자인 것도 좋아했지만 어둠을 속에 담는 구원자인 것도 너무 즐겁다 ㅎㅎ
  
오랜 애배이기 때문에 고민했지만ㅠ 아예 후기를 안 쓰고 넘기는 것도 그렇기 때문에ㅠ 나는 성애적 노선보다는 선망이나 경애의 노선을 좋아해서 옥댄이 레베카에게 보이는 그 강렬한 애정 해석 자체는 취향이 아니어도 그 절실함이 주는 애틋함은 독보적이라고 생각해왔는데 이번 시즌에는 사랑하는 이를 잃고 1년도 되지 않은 채로 그녀의 빈 자리를 지키며 버티고 있는 이의 슬픔이 극 초반부터 너무 강하게 보여서 이히에게 공포를, 막심에게 치워낼 수 없는 껄끄러움을 선사하는 이라기에는 연약해서 조금 더 슬픔과 흔들림의 기색을 더 뒤부터 드러내주면 좋겠다 싶었다. 굉장히 초반부터 레베카의 부재로 인해 힘든 기색이 많이 보이셔서 레베카 act.2 이후 레베카의 진짜 시신이 발견된 이후부터 무너지는 부분과의 대비가 적어져 있어서 시즌을 거듭하는 동안 쌓인 레베카에 대한 댄버스로서의 마음의 깊이도 알겠지만 조금 눌러주시는 게 좋을 것 같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