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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후기

20231005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by All's 2023. 10. 6.




캐스트 - 전동석 권가민 송원근 윤영석 이상준 신승아 한보라 박회림 조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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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미션]

내가 레어템 보려고 온 거긴 한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POTO 배 안 나온 건 심하지 않니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 크리스틴 그래서 땅바닥 누워있었어ㅠㅠㅠㅠ 쿠션 때려박는다고 우리 아가가 맨바닥에 안 누운 게 되는 게 아니잖아요ㅠㅠㅠㅠ 크리스틴과 동선 같이 가는 배우들이 다들 짬 나는 대로 손 잡아서 애기 길 위치 헷갈리지 말라고 도와주면서 위치 잡아주는 거 찡하고, 배가 안 나오기까지 하니까 무대 저 뒤에서 POTO 내내 동팬텀이 크리스틴이랑 한발짝 한 발짝 나오면서 주변 보여주는 거는 좀 예뻤는데 아니 근데 우리애기 맨 바닥에 누워있는 건가 설마, 정말 그런 건가 했는데 쿠션 더미와 그 옆 종이 뮤직박스 를 보니 심란한 건 어쩔 수 없구만ㅠ POTO 녹음은 이미 해놓은 건지 그 넘버 노래는 역시 녹음ㅇㅇ

저 가민크리 좋아요ㅎㅎ 이 애기 사랑은 알까 싶을 정도로 진짜 애기 크리스틴이고 연기를 엄청 잘하는 건 아닌데 두려움 설렘 행복 그리움 등등이 다 잘 보이고 액팅을 소극적이지 않고 크게크게 하고 대사도 그렇게까지 어색하지 않고 기대보다 연기 매우 괜찮아ㅠㅠㅠㅠ 숨이 좀 짧아서 숨을 자주 쉬긴 하는데 음색도 예쁘고 성량도 나쁘지 않고ㅎㅎ 난 펜트하우스 안 봐서 오윤희 목소리 그걸로 들어본 적 없어서 처음 만나는데 깨끗하고 부드러운 음색인데 소리가 깔끔해서 마이크를 잘 타는 타입이라 노래도 호 떴고, 띵콥미에서 무대하면서 내가 이렇게까지 소리를 내다니하고 스스로 놀라워하면서 미소짓는데 그때 이미 울컥 해서 마음이 사르르 녹았다고 합니다ㅠㅠ 아빠가 보내준 음악의 천사가 나에게 온 건데 천사님 근데 너무 엄격하고 무서워ㅠㅠ하고 엄격한 스승인 천사에 대한 두려움이 굉장히 큰 크리스틴이었어서 라울이 모자 챙겨온다고 떠났을 때 라울!하고 다급하게 부르고, 그 뒤에도 바들바들 떨고 미러에서 거울에 비친 표정에서도 환희에 찬 것보다는 두려움이 엿보였는데 POTO에서 뮤옵나에서 점점 유령의 음악과 주변의 신비롭고 황홀한 광경에 경계심이 풀리고 도취되어가는 게 잘 보이다보니 이게 또 애기를 저 술수 잘 부리는 늙은이가 홀리고 있다!! 홀리고 있다! 막 이런 맘 들어서ㅋㅋ 동팬텀은 늘 청년같다 생각했는데 가민크리는 진짜 본체랑 나이 차이가 워낙 있으니 이런 느낌 나는 구나 신기하고 그걸 생각한 건지 동팬텀도 구애의 느낌보다 경외심을 느끼게 하려는 것 같이 하고 미러 브라이드 보고 쓰러진 크리 망토 덮어주고 왼쪽 얼굴 살짝 쓸어주고 '내 노래를 날게 해준 너'하고 예쁘게 웃는 것도 되게 기특하고 사랑스러운 아이 보듯이 하는 느낌이라 그것도 좋았다 정말ㅎㅎ

스트레인저에서 진짜 너무너무 청소년 나이대 소녀 특유의 호기심으로 얼굴! 궁금해!!하고 쪼꼬만 키로 일케일케 벗겨내고 크리는 깜짝 놀라고 동팬텀 무섭게 몰아치다가 바닥 기기 시작하면서 정말 절절하게 나를 두려워말라는 듯 매달리듯하다가 이 아이가 어떻게 그걸 하겠나 포기하듯 수그러졌는데 그렇게 몸을 돌리는 순간 가민크리는 오히려 연민을 느끼고 가면을 건네는데 동팬텀이 크리가 가면을 건네주는 순간 사랑을 느낀다는 느낌을 받았고 그게 처음이라 새롭고 좋았어 사랑하고 고마운 크리를 위해 일무토 무대에 세워주고 싶어 세운 계략들의 시작이 느껴져서 1막이 끝나니 슬프다ㅠ

[2막 후]

가민크리 라울한테 팬텀이 가려는 거 막아서려고 달려가다가 넘어진 거 동팬텀이 일으켜세우려고 달려가다가 몸 돌려버리는 거 그래 화내고 협박하는 중에 일으켜세워주는 건 좀 이상하지ㅋㅋ싶어서 심각한 와중에도 귀엽네하고 있었는데 크리스틴 키스 이후에 라울 올가미 풀어주어 가기 전에 무릎 꿇고 앉아서 크리스틴 무릎께를 털어주고 쓸어주는데 아까 사실 진짜 일으켜주고 싶었구나, 크리스틴이 너무 소중했구나 싶어서 맘이 정말 너무 아팠어..

'네가 얼굴을 보고도 마냥 도망치지 않고 가면을 건네줬잖아. 그래서 너만은 날 받아줄 수 있을 거라 기대했는데'라는 마음으로 크리스틴에게 자기를 받아주길 염원하는 올아이 리프라이즈부터 포옵노 리프라이즈까지였고, 크리스틴이 가면을 건네준 순간 내 음악의 뮤즈로 소중히 키워내고 싶던 작은 아이에게 에로스적인 사랑을 느낀 게 맞고 연인으로서의 관계도 기대하기 시작한 것도 맞아도 그 마음이 가장 컸는가?라면 포옵노에서 크리스틴이 자신을 바라는 연기를 하는 것에도 전율이 일 정도로 행복해하긴 해도 뭔가 오늘은 전체적인 느낌이 이 아이라면 날 받아줄 수 있어라는 맘의 다양한 방식 중 하나가 그거였던 거 같아서 크리스틴이 당신 욕정의 끝 결국 나인데에서 동팬텀은 강한 부정보다는 서글픔에 가까운 반응을 보이고 속으로 내가 대신 아니 꼭 그것만은 아닌 것 같아ㅠ했다ㅠ 일무토 이후로 지켜주고 싶고 빛나게 해주고 싶었던 내 음악의 대리자이자 혹은 아이이기도 했던 크리스틴과의 관계가 돌이킬 수 없이 어긋나기 시작했고, 아무도 날 사랑하지 않았고 날 낳아준 엄마마저 날 버렸다는 말에 결국 자신을 강압적으로 끌고 내려와 강제로 결혼식을 올리려는 팬텀의 행동에 닫혔던 가민크리의 마음이 그 역시 세상에 홀로 남겨져서 외로운 자기같은 처지였구나 오히려 열려서 버렸던 기대도 다시 생긴 걸 그는 몰라서 가민크리가 라울이 찾아왔을 때 라울이 에릭의 아지트 창살 안에 들어오기 전에 동팬텀이 그를 죽이거나 해치지 않을 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갖고 바라본 것도 모르더라. 우아하게 앉아있지만 자기를 선택해줄 수 있었을 유일한 사람인 크리스틴을 올아이 때부터 라울에게 빼앗겼다고 생각하여 그에게 가진 분노가 깊은 게 살기어린 표정에서 느껴져서 오늘 그때 굉장히 무서웠다. 라울을 선택하지 말고 나를 선택하라고 울부짖고 절망하는 크리스틴과 기싸움을 벌이는데 가민크리가 또 만만히 지고 사는 성미는 아니라 똑같이 외로운 처지인 그가 사람을 다시 다치게 하지 않겠지 생각했는데 심지어 라울의 목숨을 빌미로 협박하자 면사포를 벗다 못 해 손에 쥐고 이런 거 다 소용없다는 듯 팬텀 쪽에 뻗고 보란 듯이 던져버리는 거 되게 좋았다

이게 의도치 않은 사고이긴 한데 그런 뒤 동팬텀은 크리스틴이 면사포를 던져버린 거에 상처받아서, 크리스틴은 당장 팬텀이 라울을 죽이는 걸 막기 위해 라울에게 달려가다가 가민크리가 라울 앞에서 넘어졌는데 (나는 2층이라 동한테 가민크리 몸이 살짝 가려서 일으키려다 돌아섰다고 봤는데 다른 분들 후기 보니 살짝 일으켜세운 뒤에 바로 뒤돌아선 듯ㅎㅎ) 이렇게 다급하게 다가와 넘어질 정도로 라울을 구하는 게 중요한 건가 크리스틴에게서 뒤돌아선 동팬텀 정말 슬퍼보였고, 런라울이 자기 앞을 막아선 크리스틴 한 쪽 팔 뻗어서 안아서 다독이고 있어서 그것도 너무 대비됐다ㅠ 동팬텀 크리스틴이 완전히 라울만을 생각한다고 그쯤되면 확신을 넘어 확인을 했다고 생각한 건지 의자에 앉아 크리스틴의 선택을 기다릴 때 '믿었는데 그댈'이라고 노래하며 주저앉은 가민크리를 보며 얼굴을 가까이하며 크리스틴의 왼쪽 얼굴에 손을 뻗다가 끝내 만지지 않고 '날 시험하지마'라고 이야기하며 일어설 때 흐느끼는 기색없이 그 어느 때보다 그럴 리 없다는 듯 건조하게 이야기해서 정말 기대가 전혀 없구나 맘이 아팠고, 그렇게 자신을 향한 인간의 애정에 대한 모든 기대가 사라진 동팬텀에 대한 연민으로, 어떻게든 정말 팬텀에게 당신이 혼자가 아니라고 전하고 싶어서 이보다 더 확실한 방법은 없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가민크리가 팬텀을 돌려세워 키스를 하고, 놀란 그를 안아주고, 그리고 다시 입을 맞추며 얼굴의 기형도 쓸어주며 위로하려고 하는 것 같았는데, 오히려 그 연인들의 사랑의 증거인 그 행위로 인해 크리스틴이 자신이라는 존재를 정말 위로하고 싶은 진심은 알았지만, 그와 크리스틴이 이런 사이가 되어서도 안 되고, 될 수도 없다는 걸, 그 마음의 기원은 자신에게도 있다는 걸 동팬텀이 깨달은 것 같았다. 키스가 끝난 뒤 가민크리의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아까 넘어졌을 때 아팠을 무릎께의 드레스를 한참 털어주고 슥슥 쓸어주는데 이건 뭐랄까 사랑이 맞지만 연인이 되고 싶은 이에게 보내는 사랑보다 그저 지켜주고 싶었던 소중한 아이가 아팠을 순간을 넘길 수 없었던 맘이 너무 크게 다가왔다. 그에게 크리스틴이 마음을 주며 고이 길러냈던 보호해주고 싶은 작은 아이로서의 소중함이 여인으로서 자길 사랑해주길 원한 욕망보다 크고 깊다는 걸 그 스스로 온전히 깨달아서 떠나보내기 전에 몸 다치지 말고 잘 지내라고 다독여주는 보호자 같았어ㅠ 라울의 올가미를 단숨에 끊어준 건 아니고 크리스틴을 보고 보다가 끊어냈는데, 이렇게 라울을 풀어주고 크리스틴과 떠나보내면 다신 그 아이를 볼 수 없고 평생 또 홀로 살아갈 걸 알기에 그리고 이게 이제 크리스틴을 보는 마지막 순간일 수 있어서 보고 또 보는 거겠지 싶어서 진짜 드레스 털어준 이후부터는 그냥 내내 맘이 너무 많이 저렸다. 가민크리, 동팬텀이 아버지가 음악의 천사를 보내줬다는 믿음을 크리가 갖고 있다는 걸로 그녀에게 천사인 척 다가와 그녀를 속이고 기만했다 여긴게 아니라,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신기하리만치 팬텀이 아버지가 보낸 음악의 천사임을 의심치 않는 이였는데 그래서 천사의 불타는 눈과 일그러진 얼굴이 무서워도, 그가 많은 사람을 죽였어도 아빠가 보내준 존재를 온전히 미워할 수 없는 이유가 아빠의 대리자이기도 해서였던 것 같아서 그런 팬텀이 뼛 속 깊이 외로움에 절여져 있는 게 안타까울지언정 남자로서 사랑하지는 않았기에 떠나는 걸 저어하긴 했어도 많이 힘들어하지는 않았는데, 아이는 부모를 떠날 때 결국 떠나야 하는 거기에 큰 미련을 두지는 않는 것 같았달까. 하지만 온 마음을 쏟아부어 그 아이를 사랑했고 잠시나마 그 아이와 가족이자 연인으로 평생을 함께 하는 꿈까지 꿨던 팬텀은 크리가 떠난 뒤 바닥을 간신히 기어 뮤직박스에 다가가야 할 정도로 절망한 것도, 다시 돌아온 크리스틴이 옷이 장식물에 걸릴 지라도 손으로 풀어내고 반지와 함께 마지막 인사를 건네는 것에는 그 절절한 미련을 뒤로 한 채 '크리스틴 사랑해'라고 곱고 예쁜 소리로, 놀라 잠든 크리스틴에게 자장가를 불러주듯 고왔던 뮤옵나 말미의 '노래여-'처럼 진심을 가득 담아 노래한 뒤 다정하게 웃으며 손을 꼭 쥐고 있었지만 가민크리가 스르륵 손을 뺀 뒤 결국 떠난 뒤에 바닥에 내팽개쳐진 면사포를 끌어안고 눈물 짓던 것도 진짜 너무 절절한 슬픔이었어서 아직도 맘이 아린다. 특히 면사포 끌어안고 주저앉아 있고 뒤로 크리랑 라울 올아이 리프라이즈 부르는데, 크리 목소리에는 소중하고 사랑하는 이의 노래 소리가 좋아 웃다가 그 뒤에 라울의 소리가 이어지자 그렇게 그녀와 사랑을 맹세하며 함께 하는 순간을 다시는 꿈 꿀 수조차 없는 슬픔에 절망하던 표정까지 다 너무 슬프고 안타까웠다. 크리스틴이 팬텀에 대한 어떤 믿음은 있을 지라도 마음의 깊이 자체는 깊지 않을 때 큰 울림을 느낄 수는 없지 않을까 생각해왔는데 품 안의 작은 새의 행복을 위해 그 아이를 가두지 않고 넓은 세상에 풀어주고 자신은 사랑으로 외로워지는 팬텀과 크리스틴의 이야기는 이런 느낌으로 슬프고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았다. 팬텀과 크리스틴 사이에 크리 쪽에서 애틋함과 연민과 공감은 있을 지라도 미련이 없다는 게 또 딱 크리의 삶을 생각하는 쪽으로는 개운하기도 하다.
 
인터미션 때도 썼지만 가민크리의 연기가 신인 기준으로 나쁘지 않아서 정말 맘에 들었고 그래서 편하게 보았고 이런 저런 장면에서 앗 이런 액팅까지 해주면 더 좋을텐데 싶은 건 있었는데 그건 연기가 나쁘지 않다보니 보면서 이것도 해줄까? 기대해서 그랬던 거고ㅎㅎ 프리마돈나 맆 전에 돈 주앙의 승리에 절대 출연할 수 없다고 라울에게 매달리는 송스루 소절 너무 속삭이듯이 해서 잘 안 들린 거 제외하면 진짜 노래도 연기도 다 너무 맘에 들었다ㅠ 분장실에 라울이 찾아와서 어린 시절 추억을 말해주어 재회의 기쁨에 그를 끌어안아버렸지만 그가 성인남성이고 자기도 이제 아이가 아니니까 이렇게 아이처럼 막 끌어안으면 안 되는 건데 하고 쑥쓰러워하며 의자에 다시 앉는 최대 20대 극초반 일단 10대 소녀같은 애기크리스틴이 어떻게 안 귀여워요ㅎㅎ 마담지리가 맥 너는 왜 연습 안 하고 여기 있냐고 혼내는 거에 같이 토끼눈 되어서 놀라는 것도 걍 애기임ㅠ

일무토에서 크리들 캐해도 소소한 즐거움 포인트 중 하나인데 가민 세라피모는 젊은 백작부인의 더더 어린 연하 남친이라서 백작이랑 백작부인 굿바이 키스도 너무 속상해하고 짜증내고 그 전에 저 예쁜 하녀랑~하는 것도 완전 극혐하고 침대랑 침구 청소 짱 열심히 하는데 이따가 백작 부인이랑 꽁냥꽁냥 같이 놀 곳이니까 열심히 청소하나 열심 애기 힘내요 했다ㅎㅎ 세라피모 멋짐계는 송크리가 확실히 그쪽이고(이쪽은 그냥 너무 늘씬하고 잘생김ㅋㅋㅋ 그리고 터프해) 손크리 권크리는 귀욤 키링계임ㅋㅋㅋ

내 기억이 잘못된 걸 수도 있는데 스트레인저에서 다른 크리들은 일단 주저앉은 뒤에는 더 피하는 액팅을 하지는 않는데 가민크리는 쓰러진 뒤에 한 손으로 얼굴 기형을 가린 동팬텀이 다가올 때 한 번 더 흠칫 놀라며 다리를 모아서 놀란 걸 넘어서 무섭구나 했는데 결국 팬텀이 돌아서자 반사적으로 위로하려고 손을 뻗다가 이것부터!깨달은 듯이 팬텀에게 조심히 가면을 건네주던터라 그의 절망한 모습에 두려움보다 연민이 앞서기 시작한 게 더 선명해서 좋았다. 그렇게 무서워 해놓고 날 위해 가면을 건네주고 곁을 지킨 것에 동팬텀 역시 감동한 것이 절망의 시작인 게 안타깝다ㅠ

가민크리가 애기크리스틴이라 너무 귀엽고 좋았지만 내가 원래 라울크리 로맨스 집착러인 걸 생각하면 올아이에서 로맨틱한 느낌이 강하지 않은 건 조금 아쉽긴 했다. 어린 소녀라서 POTO부터 뮤옵나까지 이어진 팬텀과의 환상적인 음악의 밤에 대한 압도감이 스스로에게 엄청 크게 각인되어서 두려움에 라울과 함께 극장 지붕으로 피신했지만 유령에 대해 떠올리면서 그 환상의 순간에 대한 홀림 또한 그녀에게 떠오르고 있는 것에 런라울은 크리스틴을 부르는 유령의 소리를 그도 듣는 노선이라 어리고 순진한 크리스틴을 꼬여내고 있는 존재에게서 런라울이 크리스틴을 꼭 지키겠다는 마음과 함께 나와 함께 한다면 내가 당신을 지켜주겠다고 하는 것에 감격하고 라울을 좋아하게 되는 것은 맞는데 이게 그 순간 라울에게 깊은 사랑에 빠졌다고 할 정도는 확실히 아니고 소녀적인 떨림과 기쁨이라 든든한 기사님과 소녀 공주님의 만남 정도의 분위기라 예쁘지만 막 설레지는 않음ㅠ 그치만 그렇게 애기라서 마스커레이드에서 라울이 왜 약혼 숨기냐고 계단에서부터 밝히자고 하는 거에 안 된다고 새침하게 거절 계속할 때 전날 레베카를 봐서 그런가ㅋㅋ 뭔가 레베카 체스신에서 막심이 이히가 자신과의 삶을 지루해하면 어쩌지 하던 것처럼 라울이 이 어린 약혼자가 맘 바꾸고 전 아직 결혼하기에는 너무 어린 것 같아요!하고 도망갈까봐 걱정하나 싶은 느낌의 불안감을 보이는데 가민크리는 그 부분은 약혼 사실 여기저기 알리기도 쑥쓰럽고 그냥 지금이 좋아요 느낌으로 해맑은 거 대비되는 건 원래 느끼던 거와 다른 종류의 귀여움이라 즐거웠어

승아 마담지리는 오페라의 유령의 찐 하수인 같은 생각 들고 전반적으로 날서있지는 않은 마담지리 캐해는 괜찮았고 연기가 막 좋다는 느낌은 아니지만 또 확 나쁘지는 않았는데 자세가 무용하는 사람 같은 꼿꼿함이 없고 몸 동작도 절도있는 편이 아닌 게 아쉬웠다. 사실 아선 마담지리가 너무 예민하고 날선 느낌이기도 한 것에 보고 있는 내가 내내 긴장되는 기분이 들기도 해서 모든 씬마다 유령을 무서워하고 계시지는 않아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했던 적이 있는데 또 승아 마담지리는 너무 안 무서워하시니까 그건 극에서 호러 분위기 조성에 좀 마이너스긴 했다. 뭐 그래도 굳이 막 나쁘지는 않았는데 돈 주앙의 승리 이후에 라울에게 길을 알려줄 때 두렵지만 이것만큼은 알려줘야만 해 같은 결심 보이기는 더 키워주시면 좋겠다 싶다. 그때도 전이랑 크게 안 달라서 유령 꿍꿍이 도와주는 건가 싶은 생각 들어서 라울이 당신을 어떻게 믿죠?하는데 그러게나 말이다 싶었다. 날선 분위기 자체가 덜 하다보니 유령 너무 무섭지만 코러스 걸, 무용수를 넘어서 크리스틴처럼 음악을 배워서 디바가 되고 싶어!라는 욕망이 보이는 하린 맥 지리와 모녀가 맞나 싶을 정도로 분위기 차이가 너무 나는 게 개취로 아쉬웠어.

하린맥 얘기까지 갔으니 쓰기. 하린배우 이번 오유 모든 여배우들 중에 내 취향 기준 제일 아름다워서 우리 맥 정말 장래가 촉망받는 아기 사자 느낌의 강렬하게 아름다운 반짝반짝 에이스 무용수구나 막 이러고 보고 있고 크리스틴을 진심으로 응원하고 아끼지만 그녀가 얻게 된 음악적 성취를 자신 역시 꼭 얻고 싶은 욕심을 선명하게 드러내는 것도 너무 좋은데 갈수록 노래가 더 흔들리시는 것 같아서 좀 슬펐다ㅠ 부산 자첫 때도 노래는 좀 약하시구나 했지만 목 컨디션 관리 좀 더 힘내봅시다ㅠㅠ 노래가 약한데 컨디션도 흔들리니 진짜 넘버가 오늘은 많이 불안하더라ㅠ 아 근데 그건 그거고, 그래도 여전히 반짝반짝 예쁜 나의 스타 무용수의 가발이 뭔가 너무 곱슬거리고 그러면서 부스스해보이던데 가발이 바뀐 건지 내 눈이 삔 건지 모르겠는데 그것도 좀 아쉬웠다ㅠ 탐스러운 금발 곱슬머리라기보다는 부스스해 보여ㅠㅠㅠㅠ 가발도 날씨 타나ㅠㅠㅠㅠ

컨디션 얘기 하니까! 원더링에서 동 팬텀 살짝 건조한 소리 나서 오유에서 이런 소리는 처음 듣네 회차가 많긴 했지 오늘 컨디션 좀 나쁜가 했는데 그 뒤에 내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너무 또 계속 탄탄하게 잘 불러서 아 그래요 알았다구요 님이 제 음악의 천사시라고요 또 다시 셀프 반성함ㅠ

원더링 얘기 하니까 그 앞의 위싱도! 가민크리 프리마돈나 리프라이즈에서 다시 팬텀과 만나게 되면 나는 그에게 홀리어 끌려갈 것이라는 두려움을 정말 명확하게 잘 보여줘서 마지막에 난 못 해하고 도망가는 거 보면서 위싱에서 어떤 태도일까 궁금했는데 오히려 위싱에서 돈주앙의 승리 무대 서기 전에 음악의 천사라는 사실때문에 자꾸만 약해지고 작아지는 유령이라는 존재에 대한 스스로의 태도를 강건하게 다잡기 위한 결심을 굳건히 다지기 위해 그 마음의 뿌리인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정리하기 위해 온 것 같은 모습을 보여줘서 그것도 너무 좋았다ㅠ 막상 그 자리에 팬텀이 있으니 자기에게 오랜 시간 음악을 알려준 아빠가 보내준 천사에게 등 돌릴 수 없어 흔들렸지만 라울의 등장과 함께 다시 이성을 찾고 팬텀의 도발에 맞설 뻔한 라울을 설득해서 그 자리를 떠나는 게 팬텀에게 휘둘리지 않겠다던 결심을 스스로 지키는 게 되고, 그게 포인트 오브 노 리턴에서 망토 속 가면을 느끼고 도망치려다가 실패한 뒤 결국 그의 망토 모자를, 그리고 가면을 벗기는 것까지 이어진 거 다 좋았다. 파이널 레어 때 성장이 완성되는 크리들도 좋지만 위싱 때 마음의 정리를 끝내고 성장하는 것도 포옵노 때의 강경함과 이어지니 설득력 있고 좋구만 했어

요즘은 후기에 이런 내용은 잘 안 쓰고 넘어갔는데 공연 내내 배우들이 가민크리 챙기는 것도 너무 따스하고 좋았는데 커튼콜도 너무 좋았다ㅜ 런라울이 가민크리한테 한쪽 무릎 꿇고 손등 키스해서 띄워주고ㅠ 동까지 나와서 인사할 때 어깨 한팔로 감고 잘했다고 부둥부둥해주고 가민크리 커튼콜 뒤로 퇴장 드레스 밟으면 안 될텐데 걱정하고 보고 있었는데 기특하게 쓱쓱 안 밟고 잘 퇴장해서 오구오구하고 있는데 마지막 등장 때 동이 가민크리 앞에 세워서 단독 환호 다시 받게 하고 극장에서 진짜 제일 큰 함성 쏟아지는데 내가 다 행복했어ㅠ 그러고 뒷걸음으로 서니까 라울-크리-팬텀 순으로 이제 진짜진짜 마지막 퇴장하면서 들어가는데 오늘의 주인공이 정말정말 크리스틴이었구나 싶어서 배 안 나오는 참사에 넘어지기에, 조각에 옷자락 걸리기 등등의 크고 작은 참사 속에서도 모두의 배려와 함께 자기 첫 무대를 너무 좋은 공연으로 보여준 크리스틴이 환하게 웃으며 퇴장하는 걸 보는데 오늘은 특히나 공연이 좋았고 동팬텀의 사제지간이자 보호자같은 해석이 심금을 울려서 그걸 엄청 열심히 썼다해도 기본적으로 어쩔 수 없이 크리 맘인 사람이 나에게 좋은 공연을 보여준 크리스틴이 사랑 속에 무대를 마치는 게 그냥 너무 행복했다ㅠ 진짜 좋은 날이었어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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