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트 - 김진욱 소정화 김리현 전민지
(+) 트윗 감상
힐링하라고 힘내라고 만든 이야기인 것 같은데... 그래서 용은? 용은 어쩌구요 생각이 지워지지가 않아서 눈물이 났는데 용이 안쓰러워서 눈물이 났다고 합니다. 내가 그동안 본 게 너무 많아서 그냥 다 섞어서 이것도 저것도 생각나네 하는 걸 수도 있다만, 이 이야기가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김초엽 단편집과 솜과 어린 왕자 등등이 너무 느껴지기도 했고. 개운치가 않다.
민지배우 엄청 엄청 늘었네 위키드 때 사실 연기 너무 아쉬웠었는데 너무 잘해서 동명이인 착각했나 했다! 몬테 자첫 민지 발렌틴인데 기대될만큼 좋았어ㅎㅎ
검색해보니까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는 문예지에 먼저 발표된 소설이 아니고 2019년 단편집에 수록된 작품이고, 문스토리는 2018년 트라이아웃 처음 올린 작품이니 다행히 문스토리가 저 소설의 영향으로 지구로 떠나 돌아오지 않는 아이들이라는 설정을 가지게 된 건 아닌 것 같다
공연 내내 몰입해서 감동적으로 보시는 객석의 분위기가 느껴졌고 왜 다들 감동받으시는 지도 머리로는 알겠는데 나에게는 튕기는 부분들이 크고 작게 너무 있어서 리현배우 새 캐릭터로 보고 싶다라는 목적 달성으로는 아쉬운 부분 없어서 관극 자체에는 후회없는데 타어둠으로 이루었던 성연출/작가와는 다시 멀어지는 걸로! 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게 너무 힘들고 지쳤고, 오갈 곳도, 기댈 곳도 없고, 조금만 달라도 배척받는 세상에서 사실 당신들은 달의 아이라 이렇게 다른 걸 수 있고, 그저 나 자신이 누구인지, 뭘 하고 싶고 뭘 원하고 어떻게 살고 싶은지 나를 믿고 살아가면 나를 지킬 수 있고, 이 삭막한 세상 속에서 그래도 나로서 살아갈 수 있으니 힘내라는 이야기이고, 의도는 너무 착하다고 생각하는데 그걸 풀어가는 과정이나 설정 중에서 내 취향 아닌 부분들이 나는 몰입하지 못 하게 했다ㅠ
외로움에 지구로 떠나간 아이들의 이야기는 하면서 달에 남겨진, 그 곳을 홀로 지켜야 하는 이의 외로움은 결국 해결하지 않는데.. 사람은 혼자 살 수 없으니 점점 사람이 떠나버린 달에 돌아가지 않는 것이고, 떠나간 아이들이 방법을 몰라서가 아니어도 지구에서 살아가게 되는 거고 그 안에서도 나는 나로서 고유함을 지키며 산다라는 어떤 극 안에서의 결과에 대한, 그리고 실제로 현실에 발 딛고 살아야 하는 관객들의 현실 적응을 생각하면 그거 자체는 당연한 것인데 홀로 외로이 모두가 떠난 곳을 지키는 이의 고독은 그냥 이제는 달을 잊지 않을 거라는 걸로 퉁치는 거 너무 가혹해ㅠ
이 극을 보는 관객이 자신을 달의 아이들이라고 생각할 지라도 지구에서 달로 돌아갈 수 없으니 지구에서 발 딛고 살아가는 황이자 라이언에게 중심을 두고 이야기가 진행되는 거야 당연한데, 나는 이런 식으로 이계의 존재를 설정하는 작품들에서 선망의 대상이 되는 대상을 동경해 떠난 이들에게 그저 추억의 대상으로만 남게 되는 떠나온 곳을 지키는 이들에 대해 가지는 어떤 무성의한 처리를 굉장히 싫어하는 사람이라 내가 용을 연기하는 배우를 무대 위의 배우 중에서 가장 좋아해서가 아니라 정말 용이라는 인물 자체에 대한 안쓰러움으로 속상하고 맘이 너무 아팠다. 용이 지구에 내려온 건 외로움을 참지 못 해서 황과 린을 만나 지구에서 살고 싶어서가 아니라 그들의 소식이 끊기니 걱정이 되어서, 그리고 다시 만나 달에서 그들과 다시 함께하고 싶어서인데 용이라는 캐릭터는 결과적으로 지구 사람으로서 절망과 실의에 빠져서 아무도 자신을 이해해주지 못 할 거라는 슬픔에 빠진 라이언에게 너와 린이 만들었던 세상을 지지하고 아껴줄, 그렇기 때문에 그를 사랑할 수많이 사람들이 있다는 계기가 되는 구원 투수로서만 등판하고 사라지는데.. 황을 다시 일으켜 세운 것 자체가 용에게 무의미하지는 않겠지만 이제 아무도 태어나지 않을, 돌아가지도 않을 달로 용만을 떠나 보내는 거 진짜 너무 가혹하지 않나.. 황의 기억 속에서 새롭게 다시 만들어진 린이 황과 운명이기 때문에 용과 같이 갈 수 없다고 하는 부분까지도 그래서 너무 잔인했다. 극이 실제와 환상 사이에서 용은 실제로 존재하는 인물로 그리고, 린은 알고보니 라이언의 정신분열적인 환상이었던 걸 린과 용이 서로 직접 대화를 하지 않고, 오로지 린만 용을 완전히 바라보고 이야기 하는 것 등에서 암시하긴 했고, 그런 면에서 린이라는 인물이 영원히 존재해서는 안 되는 건 맞지만 그럴 바에는 마지막에 용도 린의 존재를 느낄 수 있게 해줬으니 같이 떠나보내게 하던가 용을 보낸 뒤에 질환의 치료적 형상으로 린도 황을 떠나는데 아니요 근데 그럴 거면 같이 떠나게나 해주지 하고 솔직히 너무 속상했다. 게다가 라이언의 만화를 11살 때 보았다는 수현이하고 마지막에 라이언이 같이 밥도 먹을 거고, 농담도 주고받고 하던데 그런 식으로 러브라인 느낌 묘하게 풍기는 거 둘이 최소 10살 차이 날 수 있다는 거 생각하면 연기하는 배우들은 나이차이가 실제로 그렇게 안 나보이는 외형들이라고 해도 나는 인물 캐릭터 나이를 인식하면 그런 부분에 집착하는 편이라 굉장히 꿉꿉했고, 이건 정말 개인적인 으악 포인트이긴 한데 달의 아이들과 지구의 기준이 다른 거 알겠는데 영혼을 나눈 쌍둥이 '가족'이었던 황과 린이 지구에서 연인이 되는 거 내가 쌍둥이라서 그런가 솔직히 너무너무너무 불편했다... 아니 영혼을 나눈 쌍둥이 가족이었는데 왜 지구에서 다르게 바뀌었다고 연인이 되는 거죠. 라이언은 이헌과 이찬영을 혈육으로 인식하지 않는다지만 린은 황에 대해 달의 기억을 갖고 있잖아요ㅠㅠ
부모를 알 수 없는 고아들이 사실 달의 아이들이라 그런 거고, 트랜스 젠더인 아이들은 달에서는 다른 성별이었는데 지구로 오면서 몸이 바뀌어버린 거고 등등이 너희는 달의 아이들이라 당연히 그런 건데 지구라는 세상이 가혹해서 너희를 아프게 하는 거니 스스로를 긍정해도 괜찮아라고 위로도 될 수 있지만 그럼 가족이 있는 이들은 달의 아이들일 수 없는 건지, 가족이 있는 트랜스 섹슈얼들은 어떤 존재인지 등으로 파고들다보면 구멍이 너무 많아지는 부분에 대해서 가볍게 넘겨버리기에는 극 전체적으로 이헌이자 라이언이자 황에게 온전히 이입하지 않으면 그런 구멍들이 너무 잘 보였다
그리고 수연과 인터뷰를 잡은 것도, 웹툰을 새로 연재한 것도 다 '린'이 한 건 아니라고 무대 위 린이 이야기하는데 이헌은 그걸 수연과 만났을 때 모르고 있었고, 그럼 7년 간의 방황 속에서 이헌 속에 린 이외에 다른 분열된 인격이 있기도 한 건데 그에 대한 부분은 그냥 이헌이 수연에게 사실 내가 했다고 소리치는 걸로 끝내는 것도 그렇고 중간중간 좋은 장면들도 많았고 궁극적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도 따스한 위로인 건 알겠는데 내 마음에 온전히 와닿기에는 '용'이 수연과 실제 마주할 수 있는 정말 실재하는 존재였다는 부분 빼면 친구이자 연인이었던 찬영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 한 죄책감으로 망가져버린 이헌이라는 사람의 재활기이고, 그걸 돕는 그의 엄청난 팬이었던 '수연'이라는 만화 잡지사 기자의 성덕의 덕질 대상 치유기로 진행되는 이 이야기가 남성인물인 이헌의 재활을 돕는 여성인물 수연의 구도로 보이는 부분이 여성의 조력으로 인한 남성의 구원 서사로 다가와서 이헌에게 온전히 이입되지 않고 아 결국 쟤가 제일 행복하네.하고 거리감을 두고 관극을 마칠 수 밖에 없게 만들었다. 용이 실재하는 게, 달의 아이들이 정말 존재한다는 게 고아와 트랜스 젠더, 또한 어떤 소수성을 지는 존재들에게 지구별이 가혹한 게 그들이 다른 별에서 온 존재일 수 있다는 가능성으로 주는 위로보다, 결국 중요한 건 이헌이 이찬영을 '린'으로 보지 않고 그 사람이 했던 모든 이야기들이 좋게는 상상, 나쁘게는 거짓말과 질환으로 여긴 것에 린이 절망했기에 모든 불행이 생긴 건데, 사실 그게 맞았다고 이헌이 깨닫는 게 뭐가 그렇게 중요한가라는 생각만 들었다. 그러니까, 린처럼 달의 아이가 아니라, 그냥 지구에서 태어난 지구의 아이여도 내 몸이 남자지만 여자라고 생각하는 이도, 내가 여자의 몸 속에 있지만 남자라고 생각하는 이도 그냥 그 자체로 이해받지 못 하는 게 아픈 상황인 건데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결국 해결되지 못 하는 한계가 보였다. 그 와중에 결국 찬영이자 린이었던 그 사람이 이헌이자 황에게 했던 모든 이야기들은 그냥 상상이 아니라 실재하는 삶이었고 세상이고, 그렇기에 이헌이 황이되어 린을 인정하고, 그런 이헌을 달의 아이로 보든, 힘든 시간을 견뎌낸 이로 보든 위로해주는 세상의 시선이 아름답다-로 받아낼 수 없었다
안 좋은 이야기를 너무 길게 썼지만, 이건 나라는 사람의 개인적인 감정이고 극 자체는 작은 무대 위에서 이해받지 못 해서, 실패해서, 외로워서 힘든 이들에게 위로를 주고 싶은 마음을 가득 담은 의도도, 그걸 풀어내는 인물들도 매력적이고, 작은 공간을 그림으로 그려서 만들어진 세트가 주는 귀여운 분위기와 만화적인 그림체가 오히려 더 입체적인 느낌을 주는 면모도 좋고, 넘버도 괜찮았고, 아쉬운 부분이 있는 배우들도 있었지만 무대 위에서 극을 완성하는 배우들이 장점이 각자의 인물과 잘 맞아서 객관적으로 나쁘다고 여기지는 않았다. 그냥, 어떤 부분들이 나하고는 안 맞았어.
아름다운 이야기를 말하는 자, 그리고 사랑스러운 상상력이 현실에 튀어나와 버린 자,라는 점에서 린과 용이 앨빈, 그 이야기를 그려내던 자라는 점에서 이헌이 톰을 생각나게 할 수 밖에 없는,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정말 솜이 많이 생각나는 이야기였는데 문스토리에서는 이헌은 린과 용은 추억 속에 묻고, 그리고 달로 떠나보내고 그처럼 절망의 시간을 겪고 있을 다른 달의 아이들을 위해 살아가려는 게, 많은 이들이 나쁘고 이기적이라고 하여 끝까지 용서하지 못 하는 톰을 그래도 끝까지 앨빈과의 추억을 이야기로 만들며 영원히 그 사람을 기억하며 속죄와 사랑을 이어가는 이라서 나는 그 사람을 이해하고 아낀다고 생각하는 나에게, 용과 린의 외로움과 고독이 너무 깊이 남아 버린 이 이야기는 아무래도 솜의 불행편으로 남아서 이렇게나 아픈가보다 싶다.
그런 면에서 쏘린과, 리현용은 정말 잘했고 그래서 그들이 그려낸 그 인물들이 더더욱 안타까워서 그만 이헌에게 더 가혹해라고 생각하게 된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좋았다ㅠㅠ
실재하는 인물과 추억 속의 존재의 경계를 타면서 개구지고 발랄한 청소년에서 결국 그를 기억 속에서라도 찬영이 정말 바라던, 완전히 여자가 되었고 꿈꾸던 가수가 된 '린'을 오가는 쏘린은 그 연기력이 대단하면서 일정부분 히카루 지뢰를 선사하셔서 감탄과 애틋함을 자아냈고, 목 컨디션이 안 좋으셨는데도 연기가 정말 너무 좋아서 그럼에도 좋았다ㅠ 정화배우의 연기 스펙트럼을 임팩트있게 맛본 게 정말 좋았다
리현용은 정말.. 달에서는 린을 떠나보내고, 그리고 달에서 친구들을 그리워하고, 지구에 와서는 황의 기억을 찾아주기 위해서 고군분투하다가 마침내 친구를 구해내고도 다시 홀로 달을 지키러 가는 그 절절함을 너무 사랑스럽고 애틋하게 그려줘서 정말 너무 안쓰럽고 맘에 박혔다ㅠㅠ 김리현 앨빈 보게 되는 날까지는 연뮤덕질 해야하지 않을까 같은 생각을 할 만큼 좋았다ㅠ 진짜 너무너무너무 잘함ㅠㅠ 귀여운 역을 할 때 귀여운 연기를 하기야 하지만 그게 억지스럽지 않게 본연의 매력을 살리는 부분까지만 딱 하는 그것까지 다 좋았어
어제도 썼지만 민지수연이 예전에 위키드로 봤을 때보다 연기가 너무너무 늘어있어서 진짜 깜짝 놀랐고 너무 기뻤다. 수연이가 굉장히 전형적인 과몰입 덕후 캐릭터라서 같은 덕후 입장에서 오히려 더 연기를 깐깐하게 볼 수 있는 캐릭터인데 너무 순수하면서도 사랑스럽게 연기해서 정말 좋았다ㅠㅠ
진욱배우는 존재야 늘 알고 있었지만 좋아하는 배우들하고 항상 더블 캐스트라서 이제야 무대에서 뵙게 되었는데 사진이나 영상보다 실물이 얼굴과 체격 모두 정말 잘생겼고, 노래도 진짜 잘하시더라. 목소리도 굉장히 좋고, 감정을 굉장히 깨끗하게 표현하셔서 그런 것도 좋은데 대사 연기는 솔직히 많이 아쉬웠어서 본체의 매력을 더 완전히 뿜어내시려면 대사 연기 부분이 더 다듬어지시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아이고 정말 깨끗하게 슬퍼하네 에구구하면서도 계속했다ㅠ 김진욱이라는 사람이 실제로 이헌이라고 해도 지금처럼 말했을 것 같기도 한데, 그 말투 자체가 명료한 전달력이 적었어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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