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트 - 전동석 송은혜 송원근 윤영석 이상준 김아선 한보라 박회림 조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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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미션]
막공에는 뇌를 리셋하고 보려고 하는 편이고 다 합친 마지막 감상만 오늘은 간략히 남기려는 마음 가짐으로 왔는데 처음 보는 듯이 리셋한 상태로 그냥 찬찬히 보는데, 동팬텀이 크리스틴에게 정말 간절하고, 행동이 유려해보이는 와중에도 수줍고 그래서 순간순간 그녀에게 멋지고 매혹적으로 보이고 싶어 긴장하는 순간들이 너무 오늘따라 와닿아서 맘이 찡하다. 뮤직 오브 더 나잇에서 자신의 음악에 온 몸을 맡기고 감격하며 그의 세상에 취하여 황홀해하는 크리스틴이 너무나 꿈꿔오던 그 모습 그 자체가 크리스틴이 그 날과 그 순간이 잊을 수 없을 만큼 꿈결처럼 아름다웠듯 동팬텀에게도 그 순간이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소중했구나 다가와서 유난히 깨끗하고 꽉 차게 채워놓은 음악의 한 소절 한 음 한 소리의 아름다움이 그의 절실한 순수함과 행복 그 자체 같았다ㅠ 그리고 그래서.. 그만큼이나 올아이 이후 천사상 이후의 절망이 너무 날 것의 아픔이고 상처라 너무 마음이 아프네ㅠ 자신이 준 음악으로 크리스틴과 라울이 재회했고 그가 크리스틴에게 만들어주려고 한 기회가 둘이 사랑을 맹세하게 되는 계기가 되고, 그리고 자신의 음악을 사랑해준다고 믿었는데 그의 존재에 대한 강렬한 두려움을 이야기하는 크리스틴에게 느끼는 상처가 너무 하ㅠ 아프다. 네가 사람을 죽여서 그렇잖아라고 생각하고 있기는 한데, 이게 안쓰럽긴 해도 자업자득이지 쪽보다 그러길래 왜 그런 짓까지 했어에 가까운 안쓰러움이 마음 속에서 커질 만큼 너무 절절하게 아파해서 맘이 아프다ㅠㅠ 동이 얼마나 이 극과 음악을 사랑하고 있는지 진짜 한 음마다 느껴진다 싶을 만큼 정말 너무 아름답게 노래함ㅠㅠ
[공연 종료 후]
안녕 동팬텀. 당신의 잘못 되었고, 서툴지만, 그럼에도 순수한 사랑이 아름다웠어요.
뭐라고 해야하나.. 송크리의 오늘의 마음은 사실 특히나 내 취향의 노선은 아니었다. 유령을 사랑하고 그 모습이 보이는 정도임에도 그걸 부정하고 또 부정하다가 너무나 절박하게 그녀를 갈구하는 외로운 그 영혼이 안타깝기도 하고, 그리고 라울을 구하기 위해서 유령에게 키스를 하며 그래,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게 맞아요.라고 알려주지만 그렇다고 절대 유령의 곁에 남아줄 이는 아니거든. 그래도 어떤 날은 추악한 살인마인 팬텀을 사랑하는 진심의 한 구석을 인정한다는 것 만으로도 용감하다고 느끼고, 곁에 남아주지 않을 지라도 자신을 사랑해서 그의 기형마저 만져주는 크리스틴의 마음만으로도 팬텀이 평생 그 사랑을 안고 살겠다는데 제3자인 내가 아니 그래도ㅠ하는 게 오히려 좀 그렇지. 그리고 그녀가 날 사랑한 마음이 진심이라는 것 만으로도 그 사랑을 품에 안고 견딜 수 있다고 여기는 절절함이 베르테르같기도 해 크리스틴의 사랑이 다른 의미로 팬텀을 숭고한 존재로 만들기 때문에 아름답다고 여기기도 하고. 그러는데 오늘은 사실 송크리가 좀 잔인하다고 생각했다. 팬텀이 그녀를 위해서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것도, 그렇기 때문에 그녀가 간청하면 절대 라울을 죽일 수 없다는 모든 걸 너무 잘 아는 게 보여서 그리고 그걸 동팬텀도 너무 절절하게 알기에 포인트 오브 노 리턴 리프라이즈에서 크리스틴이 라울의 앞에 선 순간부터, 아니 사실 포인트 오브 노 리턴에서 동팬텀의 절절한 사랑 고백에 갈등하던 송크리가 결국 가면을 벗긴 순간 이미 모든 게 끝나버린 거였고 마지막 변주는 동팬텀이 그녀가 자신을 사랑함을 알게 되었다는 것 뿐인 게 오늘따라 너무 아프게 와닿아서. 사랑을 간직하고 있기에 그래도 살아갈 수 있는 존재라기보다는 그 단 하나의 위안을 끌어안고 그녀를 위해 떠나버리는 그가, 정말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는 게 너무 가슴을 치고 가서, 그리고 오프닝과 이어지면 송라울마저 진심으로는 유령을 사랑하여 평생 그와의 순간을 이야기했던 크리스틴의 다른 껍데기를 안고 살았을 거라는 기분이 들어서 오늘의 절절함의 여운의 깊이는 아름답고, 각자 곁과 마음만을 가지고 살아갔을 유령과 라울도, 어느 쪽으로도 결국 온전히 충만하지는 않았을 크리스틴도 안타까운 씁쓸함도 결국 찰나의 순간이고 사라져버리는 곳인 무대와 공연 그 자체인 게 그냥 공연 그 자체였는데 마음에 너무 강하게.. 더 사랑하는 사람이 약자라는 게 다가와버려서 마음이 시리다.
그래도 좋은 공연이었다. 깔끔하고, 동과 규리배우만 서울이 막공이시라는데 다들 오늘이 대구없이 마지막인 듯 열심열심으로 하시고 너무 지나치다 싶은 애드립은 또 없어서 무대로는 깔끔했고 막공인 동은 또 그렇기 때문에 모든 음표와 대사 한 음절이 다 소중하다는 듯 온 정성을 다하는 게 겉돌지 않고 애틋하게 완성된 시간이었어. 먼저 떠나기 때문에 커튼콜 때 주인 음감님이 장미꽃을 동에게 건네고, 런라울과 동이 사이좋게 무대인사에서 곧 샤롯데에서 그가 드라큘라를 한다는 걸 돌려말하기도 했지만 먼저 떠나는 게 이 극을 덜 사랑해서 그런게 아니라는 게 무대 위 동팬텀의 모든 순간에 가득 담긴 어떤.. 사랑으로 그냥 진짜 와닿았다. 꿈의 무대였다고 이야기하시는데 당신이 얼마나 소중하게 꿈꿨고 그래서 또 얼마나 온 정성을 다해 이 마지막을 그려내고 노래했는지 알겠습니다라고 그 말을 하기 전에도 이미 느낄 수 있었어.
커튼콜 이후 오케스트라 연주가 끝나고, 박수를 보내는 객석에게 주인음감님이 인사를 하는데 아마도 부음감님같은 분이 큰 장미 꽃다발을 주인음감님에게 건네셔서 또 한 번 박수가 터지고 그저 이제 내 마지막 오유일테니 음악 끝까지 들을래하고 있다가 아름다운 순간을 보았다.
3월부터 11월까지 본진 첫공부터 막공까지 챙겨놓고 이런 얘기 계속 하는 거 좀 그렇지 않나 싶지만, 정말 아름답고 촘촘하게 짜여져있고 많은 부분이 환상적인 너무나 멋진 공연이지만 사실 나에게는 취향이 결국에는 아닌 이야기였는데도 공연을 보는 순간 동안 그럼에도 마음이 아릴 수 있게 해준 정말 소중한 내 음악의 천사와, 이 공연을 든든히 받쳐주고 계신 이들과, 그리고 내가 정말 그들이 만들어주는 이야기로 이 극을 만날 때 행복하구나 싶게 만들어준 이들에게 감사를 보내본다. 그리고 달리느라 나도 고생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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