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출 - 김용훈
각색 - 김용훈
원작 - 웹툰 마스크걸 (매미, 희세)
방영채널 - 넷플릭스
커뮤니티 등에서 마스크걸 원작 웹툰의 내용을 조금 봤고 기본 설정이 흥미로운 면이 있어서 요즘 드라마를 귀찮아서 못 챙겨보고 있는 상태인데도 맘 먹고 보게 되었는데 내용이 흥미롭기도 했고 속도감있게 전개가 되어서 연출 수위 등이 취향이 아닌 부분이 있음에도 하루에 몰아서 7부까지 끝까지 다 볼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마음에 드는 드라마였고 내용이 좋았어서 원작 웹툰은 어떤 내용인지 나중에 찾아보고 싶을 만큼 좋았지만, 특히나 1,2화 동안에는 나중에 보여주려는 메시지가 아무리 좋아도 넷플이 18세 이상 관람가로 설정해 만드는 작품들 특유의 과한 선정성이 힘들었다. 의외로 살인에 대한 폭력성은 그렇게까지 연출 수위가 높지 않기도 한데 굳이 이 세상이 정말 끔찍하다는 걸, 모미를 비롯해서 여성 인물들이 겪는 신체적 폭력에 대한 부분을 연출하는 수위가 이정도까지는 하지 않아도 되는 거 아닐까라는 생각을, 그리고 성적인 부분과 관련된 장면들의 수위가 너무 높은 부분들은 굳이 18세 관람가를 설정해서 얼마나 자극적인가 궁금할 이들을 위해 해놓는 장치같기도 해서 불편했다. 감독의 다른 연출작을 본 적이 없으니 원래 성향과 수위는 알 수 없지만 일단 넷플릭스에서 18세 이상 관람가 드라마에서 느껴지는 그럼에도 과함의 부분에서 자유롭지는 않았던 작품이고 그게 다 보고 난 뒤의 거의 유일한 아쉬움일 것 같아서 미리 앞에 써본다.
처음 드라마를 보는 중에 모미가 굳이 얼음 송곳으로 얼음을 깨는 걸 보면서 뭐지 이건 우리나라에서 잘 쓰지도 않는 물건인데 원초적 본능 영화에서나 본 건데 싶었는데 정말 내용 자체가 원초적 본능 패러디라고 해야할까 오마주라고 해야 하나 싶은 부분이 있게 흘러갔고, 2화 마지막에 얼음 송곳으로 연출된 씬은 상황도 정말 거의 동일해서 신기했는데, 그런 식으로 이건 패러디일까, 오마주일까 의아한 부분들이 다음 화에서도 등장하고, 그게 한 두 영화 한두씬, 여러 구도, 스토리 전개 등에서 계속 나타나서 보는 동안 이건 패러디야 오마주야 뭐야 이 정도면 그냥 괜찮은 요소들 적용하는 표절이기도 한 거 아닐까까지 고민하다가 아주 선명하게 그게 보이고 정말 꾸준히 보이는 걸 보면서 아예 익숙한 이야기들을 패러디하면서 그것마저 그 내용을 아는 사람들에게는 추가적인 재미이자 메시지가 되기를 바라서 의도한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내가 개인적으로 확신하는 건 영화 원초적 본능, 영화 미녀는 괴로워, 영화 델마와 루이스, 영화 친절한 금자씨, 영화 쇼생크 탈출, 영화 여고괴담 시리즈, 영화 달콤한 인생, 탈옥수 신창원의 옷이 유행했던 사건, 마리아와 예수의 피에타 구도 등을 패러디했다고 생각하는데 그 장면이나 구도 등이 사용된 게 원 매체의 결말과 다른 인물들의 행위의 결말 등과 엮여서 생각하게 될 때 마스크걸이라는 드라마 속 인물들이 살아가는 세상인 과거부터 현재의 대한민국의 여성들이 외모지상주의와 여성 억압적인 가부장 문화 속에서 어떤 식으로 착취당하고, 폭행당하며, 그리고 그 논리에 취해 반대로 다른 이를 죽이기도 하는 지까지 이어지게 되어 심각하고 우울한 이야기에서 재미 요소였다가 메시지를 강화하는 이야기의 구성 요소가 되어가는 게 흥미롭고 정말 좋았다.
이미 원작 웹툰이 있는 이야기가, 다른 매체의 이야기들을 패러디 요소로 이용하면서 세상에 다양하게 이용당하고 버려지고 그 안에서 자기 모습 그대로 행복할 수 없던 모미를 비롯한 이 세상의 여성들의 슬픔을 그려내는 게 흥미로운데 그게 복잡하지 않고 설사 그런 패러디 요소를 모른다고 해도 이야기의 줄거리 자체로 와닿게 되어 있는 점이 잘 만들어진 드라마라는 거 자체가 맘에 든다.
드라마를 보고 난 뒤 원작 웹툰과의 차이점을 정리해놓은 블로그 내용 등을 찾아보았는데 모미와 춘애의 관계 설정을 바꾼 거나 결말 자체를 아예 다르게 간 부분 등도 맘에 든다. 미모랑 예춘이 에피소드는 보는 동안 사춘기 또래 관계 특유의 서로가 서로 밖에 없으나 아직 다 자라지 못 한 연약한 존재들이 서로와 함께 하고 싶어 하는 작고 큰 실수들이 마음이 아파서 보기가 괴로웠는데 예춘이가 진짜 우정을 위해서 자기 스스로를 지키고 싶어서 습관처럼 하던 거짓을 버리는 과정이 또한 뭉클하여 그런 부분도 너무나 애틋했어.
원작 웹툰에는 없던 설정이라는 미모가 경자의 손녀일 수 있는 부분이 미모가 경자가 자식에게 바랐던 말을 미모가 할머니를 위해 하고, 땅굴에 갇혀 있을 때 너무 춥다는 말을 하는 게 경자의 꿈 속에 아들이 나타나서 했던 말과 겹치는 것 등으로, 경자가 사랑했던 바로 그 존재의 씨앗이 있음을 보여주는데 경자가 모미에 대한 분노에 미쳐 자신이 사랑한 그 사랑의 흔적을 못 보는 상황이 미모 속에 모미라는 사람만 있지는 않을텐데. 참으로 안타깝고 못났고 경자가 하려하는 방식의 복수가 진짜 사랑이 아님을 잘 드러내는 각색임이 좋았다.
그리고 모미가 차마 염치가 없어서 그 아이를 구하기 위해 탈옥을 하고 몇 십 키로를 다친 몸으로 뛰고 걸어 말도 안 되는 육탄전을 벌이며 미모를 구했음에도 미모에게 자신이 누구인지는커녕 그저 아무 말 하나 못 하고 있다가 결국 끝까지 미모를 구하기 위해 경자의 총구 앞에서 미모를 감싸고 죽었을 때, 바로 그 구도가 피에타의 역전 구도라서 마리아는 죽은 아들을 끌어안았고 모미는 미모의 품에 안겼구나, 그리고 마리아는 아들을 살릴 수 없었지만 모미는 미모를 구하고 마침내 누구에게도 제대로 사랑받지 못 해서 슬펐던 그녀가 미모를 품고 있을 때 바랐던 대로 자신의 아이를 온전히 사랑함을 온 몸으로 알리는 존재가 되어 삶의 끝을 맺었구나 싶어서 눈물이 났다.
그녀가 짊어지고 죽게 된 것에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서 죽였던 이들의 피에 대한 죗값도 있었지만 그렇게 모미가 끌어안고 죽어야 할 세상의 죄가 애초부터는 모미가 자초한 것들이 아님은 그리고 너무 슬프다
그저 사랑받고 싶었을 뿐인 사람인데.. 다양한 이유로 그녀를 사랑하지 않고 핍박한 이들로 아팠던 모미와 같은 이들이 더는 없을 세상이 만들어지길 바라게 되는, 그런 이야기였다.
(+) 트윗 감상
아.. 마스크걸 보고 있는데 역시 좀 괴롭네 나중에 보여주려는 메시지가 아무리 좋아도 넷플이 18세 이상 관람가로 설정해 만드는 작품들 특유의 과한 선정성은 늘 보면서 힘들어...
원초적 본능 패러디라고 해야할까 오마주라고 해야 하나 얼음 깨는 게 나올 때 굳이? 했는데 이거였구나
마스크걸 이거는 패러디야 오마주야 뭐야 이번에는 미녀는 괴로워랑 비슷한 장면 나오네
원초적 본능을 이렇게 따라해도 되는 건가?
이건 원작이 이런 건지 드라마가 이런 건지.. 이젠 델마와 루이스임
더 글로리도 그렇고 이걸 레퍼런스나 패러디나 오마주로 봐줘야 할 수준인지 표절인지 사람 기분 나쁘게 하는 게 있네...
이번에는 또 친절한 금자씨네..
이정도면 그냥 대놓고니까 표절이라기에는 작정한 거다 해야할 듯
신창원 줄무늬 옷 유행했던 것도 소재로 삼은 거 보면 이 드라마가 전체적으로 의도하는 게 이런 방식 같네.
일단 계속 봐보자.
뭘 뒤집고 싶은 건지.
미모랑 예춘이 에피 너무 괴로워... 난 사춘기의 또래 문화가 주는 그런 이야기가 너무 힘들어..
네 이젠 쇼생크 탈출.
아 5화는 여고괴담 시리즈였다고 생각을.
이쯤이면 이거 자체가 컨셉이네
6화 겟팅아웃 생각나... 맘이 너무 갑자기 너무 힘들다ㅠ
네.. 그리고 달콤한 인생도 좀 보이네요
분노에 가려 사랑의 흔적을 못 보는 구나 미모 속에 그녀만 있지는 않을텐데.
마리아는 죽은 아들을 끌어안았고
모미는 미모의 품에 안겼구나
모미가 끌어안고 죽어야 할 세상의 죄가 모미가 자초한 것들이 아님이 너무 슬프다
사랑받고 싶었을 뿐인 사람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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