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저튼 시리즈는 로맨스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안 좋아할 수 없는 클리셰라서 넷플에서 시즌1이 공개되었을 때부터 보았고, 시즌2까지 나온 다음에는 원작도 이북으로 질러서도 봤는데 원작 포함해도 역시 내 최애는 다프네인 것 같은 마음으로도 시즌 1이 제일 좋아 모드였는데 (성별이 다 섞이고 차별에 대한 담론을 이야기하는 깊이로는 넷플 드라마가 좋지만, 시즌2에서 앤서니와 케이트가 자기들의 관계를 결혼식이 진행하기 직전까지 정리하지 못 하게 한 걸로 모자라 결국 결혼식 중에 그 난리를 피워서 에드위나를 상처입히고도 자기들끼리 행복한 게 너무 지나치다니 생각한다. 시즌2 그 줄거리 원작도 이런가 궁금해서 소설 지르게 만든 부분이기도 함.) 퀸 샬럿 작년부터 나왔던 티저에서의 조지와의 첫 만남이 워낙 사랑스러워서 기대하긴 했었는데 드라마 6화 엔딩까지 다 보고 정말 끝에 몇 분은 내내 울었다.
너무 감동적이고 아름다운 이야기였다.
럿과 조지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로서도 너무 좋았고 넷플릭스 드라마가 가지는 오리지널 설정, 왕족을 비롯하여 귀족들에 흑인이 섞여있는 부분에 대해서 어떤 계기가 있었고 그게 아직 깊은 역사가 있지는 않으며 (시즌1에서 사이먼의 아버지인 헤이스팅스 공작이 사이먼의 출산 과정 때 보이던 반응에서 유추가 되긴 하나 확실하게 알려주지는 않았던 부분) 위태로운 부분이 있었던 그 시작을 잘 풀어낸 점에서도 좋았다. 시리즈의 전반을 아우르는 세계관에 대해 너무 잘 설명해준 부분이었는데 정신병 증세가 있는 조지의 왕비로 왕족이긴 하나 그들의 혼사를 거부하기에는 힘이 약한, 그렇지만 협정을 통해 이익을 얻을 수도 있는 상대로서 샬럿이 낙점되었으나 그녀가 흑인이기 때문에 왕비를 무시함으로써 왕실을 무시하지 못 하게 하기 위해 결혼과 동시에 긴급하게 흑인 가문에게도 작위를 내리고 왕실에 초대하는 등의 대실험을 하게 되었다는 걸 알게 되니 오히려 3세대 정도인 시즌1,2의 주인공들의 세대에서 피부색과 상관없이 젊은이들이 서로를 그저 작위와 집안 등을 보는 정도로 자리를 잡은 부분이 신기할 정도였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바로 그렇게 달라진 세상을 만들어가게 된 과정을 그려내는 게 억지스럽지 않고, 그 계기가 된 샬럿과 조지의 사랑의 깊이를 섬세하게 그려낸 게 더욱이 감동적이었다. 그 안에서 레이디 댄버리와 레이디 브리저튼이 아가사와 바이올렛으로서 각자 가지는 정반대의 삶의 궤적이 우정으로 마주앉게 되는 순간도 감동적이었고.
레이디 댄버리의 젊은 시절 부분이 남편과의 끔직한 상황을 왜 자꾸 너무 자주 보여준다고 시리즈에 대한 불호 의견이 많은 걸 알지만, (바이올렛의 아버지와 그런 식으로 엮은 건 나도 좀 싫음) 난 오히려 그 부분은 브리저튼 시즌 1,2에서 그렇게나 강건하고 멋지고 판을 쥐고 흔들던 대장부인 레이디 댄버리가 젊은 시절에는 그 총명함과 담대함에도 억압이 일상인 삶을 살았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어렸을 때부터 다정하고 열려있는 아버지 밑에서 자랐고 사랑으로 결혼해 행복한 결혼 생활을 했던 레이디 브리저튼과 완전한 대비를 이루고, 억지로 한 결혼이지만 그 상대를 사랑하기에 자리에 맞게 성장해가는 샬럿이 중간자가 되게 하는 점에서 굉장히 좋은 설정이었다 생각하고 그래서 남편과의 기계적인 섹스에 죽은 눈으로 진저리를 치는 레이디 댄버리의 장면 삽입도 이해가 되고 좋았다. 그렇게 싫었던 남편임에도 너무 그의 부속품으로 키워져서 자유가 되었는데 숨 쉬는 법을 새로 배워야 해서 괴롭다는 게 어찌나 맘을 아리게 하던지.. 그리고 그런 연장선에서 샬럿의 오빠와 결혼하지 않은 이유가 레저경을 못 잊어서가 아니라 이제 다시는 누구와도 결혼하여 그 밑에 들어가지 않고 힘들어도 괴로워도 나의 숨을 쉬며 살고 싶어서라고 하는 게 너무 좋았다. 그렇게 인생을 먼저 살아낸 사람으로서 너무나 사랑했던 남편과 사별했는데 이제 다시 사랑을 하고 싶어지는 것과 욕구가 생기는 것에 괴로워하는 바이올렛에게 바이올렛 입장에서는 상처일 수도 있는 레이디 댄버리와 레서의 스캔들이 사랑스러운 지난 추억이고 그냥 간직해도 될 정도의 일이라고 은유적으로 알려준 것도 좋았어. 여러 해석이 가능한 부분이겠지만 난 바이올렛이 애거사와 마주 앉기를 선택한 순간이 그걸 이해했기 때문에 한 행동이라고 생각했다.
위의 얘기를 트위터에 열심히 풀지 않아서 먼저 썼다만.. 진짜 샬럿과 조지의 사랑 너무 감동적이었어서 진짜 외전이라는 이름을 걸고 나온 이 시즌에 가슴이 저리고 온 사랑을 쏟고 싶어진 부분이었고 진짜 약간 기대작이긴 했지만 상상 이상의 결과물에 좋다는 말 밖에 나오지 않는다ㅠㅠ 시즌 1,2에서 약간 보여진 정도로는 조지와 샬럿이 저문 사랑이거나 상처가 많은 사랑이고 샬럿이 조지를 외면하는 건가 싶기도 했는데 샬럿은 강한 왕비가 되어서 그 누구보다도 강하게 조지를 지켜가고 있었고, 조지도 정신은 온전하지 못 할 지라도 샬럿이 낯설고 야박한 영국에서 절대 혼자가 아니고 너와 나는 이제 우리라고 끊임없이 알려주고 사랑하며 샬럿이 삶을 지탱할 이유가 되어주었다는 게 너무나 아름다웠다. 태어난 순간부터 세상이 가하는 압박이 너무 두려워서 스스로가 무너져내린 사람이 자기 눈에 너무나 완벽하고 아름답고 총명한 샬럿의 곁에 서고 싶어서 말도 안 되는 고문들을 통해서라도 치료받고 싶어한 순간들이 애틋하고, 하지만 그 말도 안 되는 짓들 속에 조지가 걱정한 대로 그 스스로를 잃어갈 때 그를 그 수렁에서 건저내어 완벽하지 않은 반쪽 자리 조지의 나머지 반쪽이 내가 되어 우리로 완벽해지면 된다고 대신 너는 나를 사랑한다는 것만 확실하게 하면 된다고 말하는 샬럿이 너무나 근사하고, 그렇게 서로에게 한 약속을 지키고 그들의 아이들과 또 그 아이들의 시대를 이어가게 되는 것에 기뻐하는 이들이 너무 아름다워서 지금 후기를 쓰며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또 눈물이 날 것 같다.
그리고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확실하지 않지만 시즌 1,2 에서 동성애는 다루지 않았던 거 같은데, 브림즐리와 레이놀즈를 통해 동성애 부분까지 이야기를 뻗어간 것도 좋았고 마냥 해피하지도 마냥 불행하게만도 그리지 않고 끝내서 그것도 좋았다. 현재 시점에서 정원에서 홀로 마치 예전의 그때처럼 춤을 추며 추억을 그리는 브림즐리가 너무나 안타까웠지만 현실적이기도 했다.
이렇게 완벽환 외전을 시리즈로 넣어버려서 다음 시즌을 어떻게 만들어낼지 궁금하기도 하다.
이걸 넘어서는 시즌을 만들어낼 수 있을 지 궁금할 정도로 정말 좋았어.
(+) 트윗 감상
브리저튼 외전 생각보다 너무 재밌게 보다가 지인 결혼식 있어서 마지막회 보다 말아서 괴로운 상태... 중간에는 개인적으로 괴로워하는 종류의 내용이 있어서 으아아 했는데 (맘이 너무 아픔) 원작과 다르게 다인종이 섞인 영국 사교계의 세계관이 어떻게 시작되었고 유지되는 지 설명하는 면에서도 좋고 적절한 외전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내가 원작을 아직 드라마화 된 부분까지만 봤는데 원작에서 설정하고 있고 드라마에서도 놓치지 않은 상처와 트라우마로 인해 사실 겉보기와 달리 아픔이 많은 남주를 여주가 치유하고 지지하는 부분도 지금 마지막화까지 다 본 건 아니지만 일단 지나오는 과정을 보면서 그런 기본을 놓치지 않은 부분이 넷플릭스만의 오리지널 에피소드인데도 있어서 좋았고, 샬럿이랑 조지 배우가 너무 잘 어울리는 것도 솔직히 좋고 (진짜 둘이 연기도 잘하고 너무 예쁘다ㅠ) 브리저든 1,2 에서 저문 사랑같이 보였던 왕비와 왕의 관계가 사실 아직도 열렬한 사랑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게 마음이 막 아리기도 했다. 그 사랑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기에 뒷전인 샬럿과 조지의 아이들이 가엾기는 한데 관계의 빛과 어둠에 좀 집착적인 드라마 브리저튼의 특징을 생각하면 그래라 하게 됨. 계층, 인종, 여성 차별에 대한 비판의식을 로맨스 안에서도 꾸준히 보여주던 드라마인데 (원작 소설은 로맨스로서의 매력은 훨씬 크지만 그런 부분은 아무래도 약해서 각자의 장점이 있다고 봄) 그 모든 부분의 정점이자 시초가 드라마 흑인 왕비 샬럿과 그 샬럿으로 인해 이루어진 '대실험' 이라는 점에서 후세대 갈등이 이어저야 한다는 것 만으로도 샬럿과 조지의 삶이 완벽할 수는 없는 거지. 샬럿과 조지의 행복과 사랑은 그 둘의 세계 안에서야 아름다워도 그 사랑이 모든 걸 다 보장해주지 않는다는 게 그들이 좋은 부모는 아닌 현실을 보며 아프긴 해도 이해가 된다.
약간 넥 생각도 남.. 네가 미칠 때 같이 미쳐주겠다고까지는 안하지만 네가 미쳐도 내가 사랑하니까 괜찮아. 반쪽 자리 조지가 어때서 나까지 합쳐서 완전하면 된다고 하는 샬럿 너무 멋져ㅠㅠ
아 미쳤다ㅠㅠ 마지막화 30분 정도만 남겨둔 상태였던 거 퇴근하고 다 봤는데 끝에 내내 울었어ㅠ 예상 못 한 결말은 아닌데 근데 그래도 눈물이 계속 남ㅠ 다프네랑 사이먼에 대한 사랑이 너무 커서 차마 제일 좋은 시즌 갈아치울 수는 없고 이제 퀸 샬롯과 시즌1이 내 최애 브리저튼임ㅠㅠ
레이디 댄버리가 나로 숨쉬며 살아야한다는 것도 너무 좋았다. 로맨스 장르의 이야기지만 혼자여야만 하는, 이제 다시는 누구와도 결혼할 수 없는 이의 이야기도 너무 아름다웠고 함께 추던 춤을 홀로 추게 된 이의 쓸쓸함은 정말 오래, 오래 남을 거야. 너무 잘 만든 이야기였어 진짜 너무 좋았다.
6화의 여운 미친 대미친 최고 존엄이긴 한데 BL을 보든 헤테로를 보든 공시점/남주시점 다시보기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4화 개짱짱 최고 완전 좋았다고 합니다. 사심으로서 충만했다. 하- 샬럿 너무 좋아서 귀여운 것도 애쓰다 못 해 고문 속에 자신을 던지는 것도 다 너무.. 조지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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