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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후기

20230712 뮤지컬 백작

by All's 2023. 7. 14.



캐스트 - 이승현 조성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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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 감성 사랑 이야기 충전하고 싶어서 새벽에 고민하다가 낮에 지른 건데 매우 잘한 일이었다💘 이런 사랑 이야기가 그리웠어ㅠ 나를 지키기 위해 태양 아래 부서진 이와의 약속을 위해 바로 내가 슬픔이 되었음에도 해와 달과 별과 무지개가 같이 뜰 때까지 사라지지도 못 하는 사랑ㅠ

은화 한 닢부터 이미 마음의 빗장 풀렸지만 너무 많이 사랑해서 폐허가 된 자를 노래할 때 눈 앞에 그 폐허가 버석하게 반짝이고, 그러다 더 사랑할 걸이라고 또 노래하는데 무너지지 않는 마음의 문 같은 거 없는 사람이라 속절없이 설렜다.

사랑 하나로 버텨온 이가 결국 사랑을 포기하고 그 무엇도 아닌 그렇기에 모든 것이 된 이에게 자신의 자리를 물려주고 마침내 떠나는 거 누군가의 절망 속에서 완성된 사랑임을 생각하면, 특히나 그 순간을 위해 아직 완전히 깨어나지 않은 자 뒤에서 그의 손짓에 맞추어 불을 밝힐 때를 떠올리면 가혹함을 넘어 잔인하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를 사랑해서 태양 아래에서 부서진 자를 그리며 원치 않는 현재 속에서 끊임없이 그 시절을 그리다 슬픔이여 안녕이 작별이 아닌 만남의 인사가 되어버린, 그럼에도 약속한 순간이 오기 전까지는 떠나지 못 하고 남아 사랑을 그리는 이의 절절함을 외면할 수가 없다. 숲 속에서 증표를 들고 도적들 앞에 선 V를 끌어안던 그 순간부터 계획한 마지막일 수도 있겠지. 그 아이가 모든 희망과 소망을 버린 순간이 바로 해와 달과 별이  함께 하는 밤의 세계와 낮의 세계의 경계가 사라지는 때가 될테니까. 하지만 바로 그 순간은 V가 프리드리히 5세가 되었다면 오지 않았을 거라 생각하면 그의 사랑의 시작이 된 때도, 그를 사랑한 이가 그를 위해 떠난 때도, 천년도 넘는 시간을 버티다 인간의 사랑을 시험하며 진짜 그가 떠날 수 있게 한 순간을 만든 것도 결국 인간이 가혹했을 때라는 걸 생각하면 그 잔인함을 탓할 수 없다.

V가 브이인 줄 알았는데.. 로마자 5였고 끝내 그 이름을 가질 수 없었다는 게, 그래서 그는 드라큘라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도 너무 슬퍼. 백작은 그럼에도 사랑으로 세상에 남아 버틴 거지만 V는 그 어느 곳에도 속하지 못 하다 사랑과 인정을 포기하고 그토록 바라던 이름을 얻었다는 게ㅠ 굳이 그런 걸 숨기고 감춰두지 않아서 V가 인정받지 못 한 아이라는 것도, 죽지 않는 존재라는 것도 아 역시 그랬구나라고 보았는데 이름을 물려받는 것에 대한 연속성은 생각도 못 하고 보고 있었어서 마마 돈 크라이 속 백작과 브이의 이름과 인물을 이어서 생각했어서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백작의 탄생은 그 순간을 목도해가면서 깨닫고 뒤늦게 그 이후에 끝없이 이어졌을 그의 고독마저 들이쳐와서 맘이 너무나 아리다. 사랑 속에 살며 모두를 매혹하나 누구도 사랑하지 않은 자는 존재의 부정 속에서 태어나 그리도 영원히 고독했구나. 백작이 따라주는 술잔을 V가 계속 바닥으로 쏟아버릴 때, 저게 포도주임에도 그런 걸까 포도주가 아니기에 저런 걸까 했었는데 인간의 음식을 먹어도, 피를 마셔도 삼킬 수 없던 그 아이가 테오도라의 숲을 떠나면 어둠의 세계가 아니라 빛의 세계 속이 혹시나 그래도 자신의 자리일 지 모른다 생각하며 정말 한없이 슬퍼졌다. 히어로물 영화 시리즈 중에 엑스맨 시리즈를 가장, 거의 유일하게 좋아하는 사람인데 매그니토의 가치관을 따르는 이는 아니지만 그 시리즈를 관통하는 다른 존재에 대한 차별과 폭력이 떠오르면서 아 난 역시 이런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 싶었어ㅠ

불가 감성 사랑이야기 충전이 제1목적이었지만 명창이 불러주는 좋은 넘버 듣기도 목적이었는데 굉장히 매우 충족되었다고 합니다☺️ 날 위해 불러주는 건 아니지만 병사와 밤의 군대들을 위해서 불러주는 노래 얻어들을 수 있어서 대행복😊 승현백작 하-아아하면서 올라가는 그거 가성인가? 뭔지 모르겠지만 너무 아름다웠어ㅠㅠ 미아 봤을 때도 그거 좋다고 했던 거 같은데 변치 않는 아름다움ㅠ 성필V랑 승현백작 내 귀에는 음색이나 창법이 비슷하게 들리는 부분이 있었는데 그래서 '노래가 이어진다'라는 게 귀로도 다가와서도 좋았어ㅠ

가사 몰라도 걍 흥에 겨워서 노는 거 잘하는 편이기는 해도 압도적인 떼창 속에서 달맞이꽃 응원봉도 없이 노는 건 재미없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무대 위 백작님이 가볍게 놀고 가는 거라고 일으켜 세우실 때부터 부담없이 말해주고 계속 객석 리드하는 거 따라가서 재밌었다ㅎㅎ 성필V가 무대인사 때 V하면서 등장하는 거 자첫러니까 V라서 V하나봐 귀엽네하고 있었는데 집에 오면서 후기 올라오는 거 보니 오늘 처음 하신 거 같은데 극 속에서도 커튼콜에서도 씩씩하고 귀여웠어ㅎㅎ 깨끗하게 연기하는 타입이라 병사가 특히 와닿았던 것 같아ㅠ

ㅈㅇ) 은화 한 닢(수량 세는 명사는 두음 법칙 아니었지 머쓱해진 구 공시생ㅋㅋ) 병사가 구해주고 노래를 청하자 객석을 향해있던 이가 오롯이 병사만을 바라보며 노래하던 순간에 숨이 턱 막혀왔다. 오로지 그 하나만을 바라보게 되는 사랑이란.
 https://twitter.com/Ym_ramel/status/1676306930615324673?s=20 



테오도라가 달맞이꽃으로 깨운 뒤 백작에게 건넨 슬픔이여 '안녕'의 안녕과 씬 말미의 '안녕'이 다른 안녕이라는 게 슬픔이여, 안녕?이라고 성필테오도라의 입을 빌려 나오는 그 순간에 머릿속에 느낌표가 떴다. 버석하게 죽어가던 백작이 미소 띄며 춤을 추게 해놓고 떠나버린 다정한 자여.

몇 번을 말하고 있지만 불가 감성 사랑이야기가 보고 싶어서 본 게 맞지만 너무 좋았던 순간이 많아서 자꾸 곱씹게 된다. 이런 사랑이 어떻게 안 아름다울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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