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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후기

20230802 뮤지컬 수레바퀴 아래서 밤공

by All's 2023. 8. 4.

 

 

캐스트 - 유소리 송영미 전하영 허순미


(+) 트윗 감상

소리 사랑하는 비계친구의 나눔으로💕 고마워요ㅠㅠㅠㅠ

이미 다들 보시고 계시겠지만ㅠㅠ 다들 어서 봐주세요ㅠㅠ 소리한스한테서 솜 희망편이 있어요ㅠ 진짜 너무 간절히 바라던 건데ㅠㅠ 그걸 봤어ㅠㅠ 소리한스 너무 어리고 아이이고 많은 게 열려있고 강할 수 있지만 그만큼 여리기도 해서 너무 사랑스럽게 보면서도 가슴이 조마조마했는데 그 아이가 찾아낸 자신의 목소리가 자신을 가둔 새장, 담, 세상을 넘어가 나 자신을 찾아보는 길이라 그 순간 그냥 모든 게 너무 고마워졌다. 춘수가 절대 안 줄 것 같은 여배 솜을 여기서 만났다ㅠ 그것도 앨빈이 다리 위에서 날아가지 않았어. 자신의 고유한 세상이 있고 그 사람의 가치관과 생각이 타인에게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하일러가 앨빈이고 한스가 톰 같은 순간도 있었지만, 혼자 남겨졌다 생각한 순간 나에게 남겨진 이야기로 그 안에서 찾아낸 자기 자신을 보고 굳건히 자신의 삶을 찾아가기로, 걸어나가기로 마음 먹는 이는 톰 맘이면서도 언제나 간절히 바랐던 날아가지 않는 앨빈 그 자체라 언제나 한 구석에 남아있던 상처가 치유받는 걸 느꼈어. 앨빈이 그 자신의 아름다움을 안고 걸어가길 언제나 바라온 걸 소리한스에게서 보았다. 너무 고맙고 감사해서.. 고마워요ㅠ

저번에 본 캐스트가 새힘 서영 은진 순미라 순미교장 빼고 다 달랐는데 그때도 잘 봤고 극이 가진 핵심 이야기 자체야 동일할테고 그때도 재밌게 보긴 했는데 다시 보니까 너무 격양되어있는 거 아닌가 했던 첫 장면이 한스에게 있어서 절벽 위 였다는 게 너무 선명하게 와닿아서 극에 몰입되는 게 달랐다ㅠ 액자식 구조인 걸 머리로 아는 것과 갈림길 앞에 선 한스가 1년 전으로 되돌아가 그 시간들을 되돌아 보는 걸 다시 만나는 게 너무 마음에 와닿는 무게감이 다름ㅠ 그렇다고 자첫에 이해 안 갈 종류의 극은 아니지만 진짜 하ㅠ 다시 보니 '더' 좋은 극인 것도 좋은 거지ㅠㅠ

앨빈이 그럼에도, 톰이 잊지 않고 그 사람을 기억하고 이야기하기로 마음 먹었기에,라면서 앨빈보다는 톰에 가까운 세상에 타협한다면서 소중한 걸 외면하기도 하는 비겁한 인간이라 솜에서 톰을 이해하고 감싸는 톰 맘인 나지만, 그렇기 때문에 내 안에 앨빈에 대한 깊은 부채감이 남아있었다는 걸 어린 시절 친구가 함께 살아온 이야기로 써내린 동화가 '우리'의 이야기가 아니라 '내' 이야기라고 말한 순간 삶을 부정당해 좌절하고만, 톰이 '오지 마'라고 말한 순간 삶을 바꿀 기회가 끊어져 새로운 세상을 살아갈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가 박탈당해 아팠고 견딜 수 없어 어른이 아니라 천사가 되어버린 앨빈이 아니라 하일러라는 앨빈에게 영향을 받는 톰이기도 한 것 같았으나 친구가 열어준 새로운 시각의 삶이 친구의 부재와 함께 무너졌을 때, 그때 어린 시절의 상처 속에서 추억 속에 날아가버리는 선택을 해버린 게 아니라 그 친구가 말한 이야기 중 나를 지킬 한 마디를 찾아내어 다리를 내려와 세상이 원하거나 강요하는 삶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나의 지금을 살며 내가 바랄 미래를 찾겠다 다짐하는 진짜 나를 위한 성장을 하고 희망을 찾은 앨빈처럼 소리한스가 다가와서 환하게 웃는 그 아이를 보면서 너무 큰 위로를 받았고 행복했다. 수레바퀴 아래서가 원작소설과 다른 결말을 택했지만 보기에 따라서 비슷한 결로 해석되어 사회고발적인 느낌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고 새힘한스의 회차에서 느꼈었고 그 방향도 나쁘지 않다고 보지만, 소리한스가 만들어낸 완전한 발 디딤이 준 위로가 너무 벅찼다. 살아남아줘서 고맙다고 너무나 고맙다고 계속 생각해.

수레바퀴 아래서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그럼에도 늘 혼자 있고만 싶지 않은, 세상의 전부가 친구이기도 하고, 세상에서 내가 어떤 존재인지에 대해서 고민하고 겁나고 혼란스러운 바로 그 시절에 대해 너무나 그 자체로 보여주는 극이라 세상의 틀에 맞추기 위해 아이들을 통제하고 깎아누르는 현실이 그저 사랑받고 싶고, 인정받고 싶어서 열심히 살아온 아이들에게 얼마나 큰 폭력인지와 그 안에서 다른 시각을 갖고 살아가는 존재가 또 얼마나 외로운지, 그리고 그렇게 또래들끼리 만나고 부딪치고 서로 아끼고 싸우고 화해하며 남을 통해 나의 경계가 허물어지지만 그렇기에 내가 되어가는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여배우들로 만날 수 있다는 게 객석의 여성 관객으로서 너무 좋았는데 다시 보고 다른 캐스트로 보니 배우들 개인의 성향에 따라 조금씩 열어놓은 성격의 차이가 다양한 아이들 그 자체인데 극을 무너뜨리지 않는 선은 확고하구나 싶어서 정말 더 좋았다. 심지어 넘버도 좋아!
 
그렇게 어른들이 만든 규칙을 무시하고 세상의 기대에 반하는 행동을 계속하다보면 수레바퀴 아래에 깔리고 말 것이라고 넘버에서 한 3번쯤 나오는 건 실패에 대한 비유인 건 알겠는데 동일 표현이 너무 잦아요 싶긴 하지만 다른 넘버 대사들이 또 너무 설명적인 것도 아니라 넘길만 하다ㅎㅎ
 
소리한스는 어른들이 자신에게 하는 통제와 기대하는 미래가 그에게 좋은 일이라 그런 거라는 선의를 믿는 기질이 밝은 아이이지만 자유의 박탈이 점점 심해지면서 밝고 긍정적이고 성실한 천성으로 누르고 있는 답답함이 두통으로 한 번씩 그 아이를 괴롭힌 것 같은 아이었고, 영미하일러가 그런 한스에게 열어준 상상의 힘이 준 해방감에 정신없이 휩쓸렸지만, 또 어른들의 선의를 의심하지 않기에 교장이 첫 주의를 줬을 때 하일러의 무시가 고통스러워도 다시 성실한 학생의 길을 꿋꿋이 걸어가야한다고 정말 설득되었던 아이가 힌딩거의 죽음과 그 아이의 존재를 너무나 쉽게 잊는 어른들의 행태에 어른과 세상이 널 위한 일이고 길이라고 말하는 것들에 대해 진짜 의구심이 들고, 그런 의심에 대한 길을 열어주었고 간절했던 평범하고 소중한 우정을 알려줬던 하일러에게 달려가 자신의 의심의 각성을 토로할 수 밖에 없는 변모가 강했는데, 어른들의 기대에 부응했듯이 하일러에게 물드는 것도 그래서 강했기에 그 아이와의 단절이 큰 상처와 고통, 그리고 내적 방황의 이유가 되었지만 마지막에 하일러라는 친구가 그애를 떠나기 전 남긴 한스라는 존재 자체, 개인을 존중하는 바로 그 말인 너는 너를 찾을 수 있을 거라는 말을 기억해내고 하일러를 따라하는 게 아니라 한스의 목소리로 하일러가 썼던 시가 그 아이의 안에서 어떻게 피어났는지 말하며 온전히 일어서는 것으로 완성되는 게 너무나 희망차고 좋았다. 어릴 적 친구와 만든 세상의 붕괴가 그 사람의 존재를 무너뜨리지 않는 모습이, 반짝이는 성장이 뭉클했어ㅠ

영미하일러는 체제나 규칙 자체를 못 버틸 정도로 가시가 난 사람이 아니라 그래도 적당히 시를 쓰며 한 번씩 숨 돌릴 수 있으면 버틸 수는 있는 이라서 느낌이 굉장히 색달랐다. 처음에는 그래서 너는 지금 힘들기는 해도 그래도 어느 수준 이상으로 가지 않는 한 버틸 수 있는 통제력이 있으면서 저렇게 면역력이 없는 한스를 흔드는 건 너무 하잖니라는 생각을 해서 처음에는 이기적이라는 생각도 했었는데 힌딩거의 죽음 이후에 장례식장에서 꾹꾹 울음을 억지로 눌러 삼키는 모습을 보는데 조금의 숨 쉴 틈으로 버티는 게 익숙했을 뿐 역시 어리고 외로운 아이일 뿐이었는데 싶어서 그 아이에 대한 마음의 빗장이 훅 열렸고, 한스와의 우정으로 인해 우수한 모범생인 한스를 유지시키기 위해 그 아이에게 영향을 준 한스에게만 가해지는 가혹한 벌과 시선들이 담을 넘어가는 상상과 약간의 무단 결석 후 갖는 시 쓰는 시간으로는 견뎌낼 수 없을 만큼 그 아이를 괴롭히면서 이젠 시를 쓸 수 없을 만큼 아무런 여유도 생기지 않아 지쳐버린 두번째 근신을 만났을 때는 그럼에도 자신에게 너무 큰 영향을 받는 한스가 자기 자신을 찾게 만들려면 내가 그 애의 곁을 떠나는 것이 맞을까라는 고민까지 할 만큼 다정한 아이인 것에 처음의 오해가 너무 미안했다. 영미배우를 매다리와 ANNE로 이어만나면서 또랑또랑하고 귀여운 이로 머릿속에 박아놓은 게 있었는데 유진과 유진도 그렇고, 이번에 하일러를 연기하는 걸 보면서 이 배우의 보통 목소리와 무표정이 주는 무게감이 작은 체구를 넘어주는 힘이 이제는 더 크게 남게 될 거란 생각이 들었다.

하영배우의 루치우스는 과한 관심과 기대로 인해 부담감에 고통받는 한스와 달리 루치우스가 관심과 애정에 목마른 인물이라는 걸 날서게 표현하는 부분이 질투처럼 느껴지는 게 재밌었다. 한스와 하일러가 사귀는 사이라는 스캔들 전단지를 만들어 붙이지는 않았을 거지만 걔네 진짜 너무 유별나지 않냐고 뒤에서 흉을 보던 게 소문의 시발점은 되게 만들었을 것 같은 아이었는데 사랑에 목마른 '아이'이고 자신에게 집중하느라 주변을 못 보던 은진루치우스와 달리 나에게 주어지지 않는 사랑과 관심에 대한 목마름이 주목받는 이들에 대한 시샘이 되는 게 굉장히 다른 결이라 흥미로웠고, 영악해보이기도 하던 그 아이가 힌딩거의 죽음에 나의 경쟁자가 하나 사라졌네가 아니라 지켜봐오던 이의 부재에 슬퍼하며 날선 질투가 무너지는 게 이기적인 못된 아이만이 아니었다는 걸 하일러가 발견했듯이 내 눈에도 들어와서 찡하게 와닿았다. 한스의 엄마 역할을 할 때 은진배우보다 덜 칼 같은 면이 있어서 사랑과 관심을 받는 건가 싶은데 사실 그게 나를 향한 게 아니라 내가 해낼 성취에 집중된 거라는 게 한스에게 주는 상처가 다른 식으로 컸을 거라는 맘이 들었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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