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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후기

20241218 연극 사일런트 스카이

by All's 2024. 12. 20.

2024년 12월 18일 연극 사일런트 스카이 공연장 내 대형 포스터

작 로렌 군더슨
윤색·연출 김민정

출연
헨리에타 레빗 役_안은진
마거릿 레빗 役_홍서영
피터 쇼 役_정환
애니 캐넌 役_조승연
윌러미나 플레밍 役_박지아

 

작 로렌 군더슨
윤색·연출 김민정

출연
헨리에타 레빗 役_안은진
마거릿 레빗 役_홍서영
피터 쇼 役_정환
애니 캐넌 役_조승연
윌러미나 플레밍 役_박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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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1900년대 초 천문학자 헨리에타 레빗은 꿈에 그리던 하버드 천문대에서 일할 기회를 얻게 된다.
한시라도 빨리 대형굴절망원경을 사용하고 싶은 기대와 달리,
동료 피터 쇼로부터 인간 컴퓨터인 계산원으로 일하며,
남자들이 촬영한 별의 좌표 기록만 담당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러나 헨리에타는 이에 굴하지 않고 세페이드 변광성의 변화를 기록하는 연구를 시작한다.
항성 분류법의 기준을 마련한 애니 캐넌, 뛰어난 광도 측정가인 윌러미나 플레밍과 유대하며
두 사람의 조언과 지지 속에 연구를 이어 나간다.
동생 마거릿의 연주를 통해 별들의 밝기와 음계의 유사성을 알아낸 헨리에타는,
마침내 변광성의 밝기로 멀리 떨어져 있는 은하들까지의 거리를
측정하는 방법을 발견하는 최초의 인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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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일런트 스카이 무대사진
배 모양 안 쪽으로 큰 망원경이 놓여져있다.

 

(+) SNS 감상

 

정말 실존 인물이 이 극의 마지막만큼의 존경과 인정을 받았기를, 그저 진리를 탐구하고 싶을 뿐임에도 똑같이 혹은 더 간절히 일해도 보조자로만 남고 너무나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혹은 지나서도 그 이름이 남지 않는 일이 아니었음이 이 극으로 증명이기를 바랐다. 하지만 시간은 변해도 빛은 존재하니까 빛이 결국 닿았듯이 헨리에타의 이야기가 나에게 닿았고 형태를 바꾼 수많은 헨리에타와 애니와 윌러미나와 마거릿이 세상에서 결국에는 남았듯이 그들의 존재는 결국 발견될 수 밖에 없다는 걸 믿음이 아니라 진리로 안을래.

무대를 굉장히 깊게 써서 배우들이 발성이 나쁜 편이 아닌데도 소리가 좀 작은데 그걸 거대한 천체 망원경이 있는 천문대이자 유럽을 항하하는 배와 원형의 지구에서 반원의 무대에서 반구로 보여줄 밤하늘을 구현하려면 어쩔 수 없는 쓰임이라 납득했다.

여성의 업적이 축소되고 정당한 지위와 임금이 보장되지 않는 것과 여성 참정권 등에 대해서 전체 이야기에 작게 작게 심어놓은 것들이 마지막에 해결되는 순간들이 진짜 역사이기에, 감동적인 마음을 어찌 가눌 수 있을까. 모든 건 다 결국 연결된 것이고 결국에는 다 그렇게 이루어지리.

너무 꽉 닫힌 해피엔딩이라서, 심지어 물질은 그 형태가 바뀔 뿐 영원히 존재한다는 물리 법칙으로 진리를 아는 이는, 혹은 진리 그 자체는 그 시대의 그 존재가 죽어도 그것으로 끝이 아니며 다른 형태로 결국 언젠가 그 진정한 빛을 드러낸다는 걸 가려져있어서 보지 못 했을 뿐 존재해왔고 존재해야하는 세상을 받아들이지 못 했던 인물들이 그걸 납득하게 되는 과정으로 충실히 보여주기까지 해서 너무 낭만적이지 않나 비판받으려나 근데 나는 그래서 너무 좋아라는 생각이 들만큼 희망같은 세상이 진리라고 말하는 극이라 너무 좋았다. 정말 좋았다.

은진배우를 공연으로 본 적이 없어서 무대 연기  나랑 안 맞으면 어쩌지 걱정한 게 무색하게 너무 좋았고... 은진 헨리에타와 정환 피터가 연극 오만과 편견 상플하게 만드시는 지독하게 아름다운 순간이 있어서 엠피엔 컴퍼니 당장 오편 이분들로 올려요 상태였다가 피터는 그릇이 달랐네 슬펐지민 그렇게 한 관계가 끝나서 그들의 동료로서의 관계가 끝나지 않는 지점이 그려지는 건 로맨스 집착러가 예상하지 못 했으나 또한 너무나 좋은 방향의 전개라 그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형태가 달라지고 지속될 수 있는 것의 틀이 관계에서도 깨졌어. 참 좋았다.

인물들이 모두 각자 자기만의 틀이나 벽, 혹은 고집이 있다가 한 걸음 나아가거나 혹은 세계 자체를 확장시키는 순간을 맞이해서 너무 좋았다. 각자의 그릇과 속도와 형태가 달랐어도 결국 진리는 오고 만다는 걸 배우 모두가 잘 그려냈고, 각 인물의 그런 차이를 잘 배분하고 이야기 전체는 희망으로 채운 연출도 좋았다. 별을 바라보는 이들의 이야기는 아름답다는 아름다운 편견이 생길 것 같아.

서영배우가 도발적인 면모가 없는 인물을 연기하는 걸 처음 봤는데 그걸 잘해서 더 신기했다. 변화보다 현재를 살아가고 지금의 가치를 더 아름답다 여기지만 마음 속에 품은 자기만의 열정을 놓지 않기에 결국 당장은 납득하기 어려운 세상도 언젠가는 이해할 틈을 가진 서영마지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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