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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후기

20250107 뮤지컬 이프덴

by All's 2025. 1. 10.

2025년 1월 7일 뮤지컬 이프덴 캐스팅 보드

엘리자베스 역 - 김지현
루카스 역 - 최석진
조쉬 역 - 신성민
케이트 역 - 한유란
스티븐 역 - 심재현
앤 역 - 고은영
데이빗 역 - 이동수
엘레나 역 - 전해주
뉴요커(앙상블) - 김형기, 노지연, 손준범, 이제우, 강경현, 이소연, 나인석, 임수준, 유선후(스윙), 박초록(스윙)
2025년 1월 7일 뮤지컬 이프덴 캐스팅 보드

엘리자베스 역 - 김지현
루카스 역 - 최석진
조쉬 역 - 신성민
케이트 역 - 한유란
스티븐 역 - 심재현
앤 역 - 고은영
데이빗 역 - 이동수
엘레나 역 - 전해주
뉴요커(앙상블) - 김형기, 노지연, 손준범, 이제우, 강경현, 이소연, 나인석, 임수준, 유선후(스윙), 박초록(스윙)

 

캐스트
엘리자베스 역 - 김지현
루카스 역 - 최석진
조쉬 역 - 신성민
케이트 역 - 한유란
스티븐 역 - 심재현
앤 역 - 고은영
데이빗 역 - 이동수
엘레나 역 - 전해주
뉴요커(앙상블) - 김형기, 노지연, 손준범, 이제우, 강경현, 이소연, 나인석, 임수준, 유선후(스윙), 박초록(스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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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순간의 차이로 내 세상은 달라지는데
모든 미래가 보인다면 뭘 선택할까?

엘리자베스는 이혼 후 새 출발을 위해 10년 만에 뉴욕으로 돌아왔다.

뉴욕에서의 새로운 시작을 앞둔 어느 날
대학 동창 루카스는 엘리자베스를 '베스'라고 부르며
청년 주거 문제 해결 시위에 가자고 제안하고,
이웃사촌 케이트는 엘리자베스를 '리즈'라고 부르며 밴드 공연에 가자고 제안한다.

순간의 사소한 선택으로 자신의 세상이 달라진다고 생각하는 엘리자베스는
두 가지 제안 사이에서 고민한다.
그리고 선택의 결과에 따라 각기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 '베스'의 삶과 '리즈'의 삶이
동시에 두 갈래로 펼쳐진다.

여전히 선택의 갈림길에서 고민하는 엘리자베스는
서로 다른 두 가지 삶을 통해
과연 최고의 선택을 찾아 일도 사랑도 성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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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S 감상

[인터미션]

엘리자베스 역할 배우 좋아하면 일단 무조건 봐야하는 극이 맞네ㅎㅎ 진짜 리즈/베스 끊임없이 번갈아하면서 연기 차력쇼 하는 걸 노래까지 곁들여하는 극이라니... 지현배우 보려는 이유 하나 만으로도 일단 분량으로는 아쉬울 게 하나 없는 극이라 2층에서 보고 있는데 망원경 거의 내릴 새가 없다ㅎㅎ

나는 80년대생이라서 테마게임이라는 MBC의 옛 예능이 익숙한데 순간의 선택들로 삶이 나뉘어서 진행되는 구성이 그걸 생각나게 해. 이야기를 굉장히 촘촘히 짜서 무대 위에서 자연스럽게 교차시키는 게 극작가와 연출가가 처음 극을 짤 때 진짜 고생했겠다 싶고 일단은 재밌다.

굵직한 큰 사건의 흐름은 비슷하게 가도 리즈/베스로 나뉘어서 엘리자베스의 직업이나 곁에 있는 사람들이 달라진 상황인데 결국 사회적 성공 앞에서 임신을 하게 된 한 여성이 2막에서 어떤 선택을 하게 되고 또 그 삶은 결국 어떻게 흐를까 궁금해지는데 전에 스포를 살짝 당한 부분이 극을 끝까지 본 나에게 어떻게 다가올지 지금은 감이 안 와서 2막 뒤의 내가 궁금해.

아 근데 이 극 헤테로, 레즈비언, 게이, 바이 등등 다 나온다는 점에서는 순간의 선택에 따라 달라지는 삶처럼 다양한 사랑의 형태도 보여준다고 할 수 있지만 그게 또 결국 연애를 바탕에 둔 로맨스라는 점에서는 미국적인 열림과 닫힘의 모순이 정말.. 1막에서는 일단 꽉 차게 다가온다. 정말 연애 기본 세계관이야... 로맨스 좋아하지만 그럼에도 어이구 싶어질 정도이기도 해.

[공연 종료 후]

2막도 재미있게 보긴 했고, 무슨 선택을 하더라도 만약에 다른 어떤 삶이 펼쳐지더라도 그 삶 속에서 충실히 살아가고 사랑하면 그걸로 충분한 거라는 이야기는 현재를 충실히 살아내자는 든든함을 줄 수도 있기에 크게 나쁜 메시지도 아니라고 생각해. 그렇지만 결국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는 것의 범주에 A와 B의 사랑을 이렇게 밀어넣는 건 내가 로맨스 집착러인데도 불구하고 2막에서 오히려 더 숨이 막히네. 심지어 비행기 사고를 겪고 죽을 고비를 넘긴 베스가 챙긴 게 자기 친구인 앤과 케이트의 이혼 만류라는 부분은 솔직히 괴로웠다. 그 시점의 베스가 에로스적 사랑을 하고 있는 대상이 비어있기에 그때 위기를 겪고 있는 대상이 리즈 시기의 리즈와 조쉬가 아니라 앤과 케이트로 대체된 것에 가까운 건데, 레즈비언 커플의  사랑의 행불행 다 보여주는 거는 싫지 않은데 그랬으면 베스의 삶에서는 끝까지 조쉬가 안 나타나도 괜찮은 거 아닌가 싶었는데 마지막에 루카스랑 데이빗 서로 부딪치고 공원에서 결국 조쉬가 베스에게 또다시 말을 걸 때 아 제발 그만..이라는 생각을 했어. 뭔가 이렇게 결국 생길 일은 반드시 일어나요라는 게 삶의 구조라면 약간만 삐딱하게 생각하면 사실 어떻게든 그냥 살아도 결국 삶이 변하지 않는다고 느껴질 수도 있게 할 여지가 있는 거잖아. 그걸 굳이 연애의 형태로 꾹꾹 밀어넣는 걸 해야하니ㅠ 베스의 삶에서라도 첫 이혼 이후에 그냥 진짜 연애없는 삶은 줄 여지가 없나... 물론 극이 이미 리즈, 베스 모두 만약에를 떠올렸어도 살아온 삶과 사람들을 후회하지 않기에 결국 현재를 충실히 살자는 이야기임을 안다. 그치만 일부분 숨이 막혔어.

하지만, 그럼에도. 여성 배우가 이렇게 오롯이 극을 가득 채우는 절대 누구도 반박 못 할 원톱극으로서 그 자신의 능력이 얼마나 대단한 지 펼쳐낼 수 있는   이야기가 연출과 유기적으로 촘촘히 짜여진 넘버가 괜찮은 극이라는 것 만으로도 현재 이프덴이 가진 시의성은 충분하다고 생각해. 그리고 그런 극에서 무섭도록 잘하고 반짝이는 지현 엘리자베스를 만나서 기뻤고 충만했다. 당신의 엘리자베스는 오만과 편견에서도 이프덴에서도 날 행복하게 해주네요. 정말 멋진 배우.

근데... 비상착륙, 유해 수습. 지금 현재의 상황을 생각하면.. 극 상세 안내에 트리거 안내 넣어주는 게 좋을 것 같어. 공연이 결국 현재를 충실히 살아가는 것에 대한 이야기인만큼, 현재의 관객들이 겪는 현실의 참사를 고려하여 노력해야한다고 봐. 

이 극이 렌트를 참고해서 극을 짰을까 싶어지는 부분이 있는데, 앤과 케이트의 관계가 모린과 조앤이 생각나는 게 있어서 그런 생각이 들었고, 그와중에 은영앤이 결혼 전에는 마치 모린이었다가 결혼 이후에는 조앤이 되는 결을 부드럽게 잘 보여주셔서 실비아, 살다에서도 좋았는데 역시 나랑 파장이 잘 맞게 잘하는 배우신 걸 확인하게 된 시간이라 좋았어. 눈빛이 특히 좋다. 깊어.

오히려 메인 헤테로 로맨스 커플인 조쉬와의 부분이 그렇게까지 엮어야하니!싶어서 튕긴 것과 달리 결국 루카스는 아무리 오래 엘리자베스를 사랑해도 짝이 무조건 데이빗인 운명이냐 하면서도 루카스랑 처음 마주치게 될 때 동수데이빗이 그때 먼저 반하게 되는 사람 특유의 두근거림을 잘 던져줘서 그건 참 좋았다. 동수배우 로맨스 잘하더라. 잘해ㅇㅇ

 

따로 쓰지 않은 배역의 배우들은 나무랄 거 없이 잘하거나 좀 아쉬운 게 있지만 크게 영향을 주지 않았거나ㅇㅇ

흠, 근데 내가 초연을 안 봐서 모르는 상황에서 이 극이 초연의 무대 디자이너와 조명 디자이너를 결과물이 나쁘지 않았는데 무통보로 합류 안 시키고, 재연에 갑자기 다른 팀들을 넣어서 만들었다고 극이 올라온다 했을 때 초연 창작진이 씁쓸해하는 SNS 게시물을 본 공연인데, 그래서 하는 말이 아니라.. 뭔가 특별히 그렇게 무대랑 조명이 되게 좋다고 느껴지는 게 없고 배우가 되게 애쓴다 싶었다. 홍아센 무대가 되게 비어보였어. 빛으로도 세트로도.

배우에게 집중할 수 밖에 없었는데 그게 배우를 홍아센 대극장 사이즈의 극에서 이렇게 중소극장 보듯이 보게 되는 건 좀 아닌데 싶은 정도의 빔이라서... 바뀐 방향성이 내가 느낀 허전함이고, 이게 초연보다 더 빈 거면 정말 안 좋은 선택같고, 초연보다 채워서 이정도인 거라면 초연 평이 좋았던 것도 배우 캐스팅이 좋아서였나 싶어지는 면이 좀 있는 정도로 허전함이 아쉬웠다.

배우 캐스팅이 좋아서 = 배우들이 잘해서 여백을 잘 채워서 
배우 캐스팅이 좋아서 =/= 배우 팬이 많아서 세트, 조명 적인 부분이 아쉬워도 굳이 불호 후기 안 쓰고 넘어간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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