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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후기

20250201 뮤지컬 무명, 준희 밤공

by All's 2025. 2. 4.

2025년 2월 1일 뮤지컬 무명, 준희 밤공 캐스팅 보드 사진
이준희 역 - 강병훈
최정우 역 - 박상준
이연희 역 - 임하윤



캐스트
이준희 역 - 강병훈
최정우 역 - 박상준
이연희 역 - 임하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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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상실의 시대, 1940년대 일제 강점기.
부모를 잃고 과자점에서 일하고 있는 '준희'는 저녁마다 번역 일을 하고 있다.
문학적 감수성과 언어적 능력을 가졌으나 꿈을 포기하고 어린 동생 '연희'를 위해
돈을 벌며 살아가는 '준희' 앞에, 자신의 시집 출판을 도와달라는 '정우'가 나타난다.
'정우는'는 조선어로 쓴 그의 시를 훼손되지 않게 지키고 싶다.
"잃어버렸으면 말해야지. 그래야 존재하지."

'정우'에게 이끌린 '준희'는 점차 시의 세계에 매료되고, 그와 함께 시를 쓰기 시작한다.
"네게도 목소리가 있을까. 깨지 않는 꿈이 있을까."

한편, '정우'의 시는 조선인 학생들과 '연희'의 마음에 위로와 힘을 주지만,
조선어학회 사건이 터져 학회 선생님들이 줄줄이 검거된다.
이에 대한 부당함과 조선어가 사라질 위기감을 느낀 정우는
조선어를 지키기 위해 학생 모임을 시작하려 하는데....
무엇도 지킬 수 없는 상실의 시대, 두 사람의 청춘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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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S 감상

트친님들... 무명, 준희 보세요ㅠ 이야기도 좋고 넘버도 좋고 배우들도 너무 잘해요ㅠㅠ 좋기를 바라며 본 건데 기대보다 너무 좋아서 지금 진짜 너무 행복해졌어요ㅠㅠ 드아센 2관 의자 좁은 게 무에 상관이 있나 극이 이리 좋은데ㅠㅠ

무엇도 지킬 수 없는 상실의 시대, 두 사람의 청춘이 흔들리기 시작한다라는 극 상세정보 마지막 문장이 너무 가슴을 울리게 구현된 공연이라 시작부터 끝까지 결코 밝지 않은 이야기임에도 아름답게 벅차다. 모국어인 조선어를 말하는 것조차 금지된 세상에서 나를 온전히 그려낼 수 있는 건 그럼에도 조선어이기에 그저 나의 말, 생각, 나의 세계를 세상에 남기고 싶어 시를 쓰고 말을 하고 세상에 이야기를 던지던 한 청춘이, 살아남아야 하기에 남의 말을 옮기고 자신의 꿈은 스스로에게도 숨겼던 청춘이 '나'를 다시 떠올릴 수 있게 한 것으로도 너무 뭉클한데, 모든 것이 왜곡될 수 있는 폭력 앞에 그저 나로 살고 싶었던 순수함이, 진실들이 반대로 나 뿐만이 아니라 나의 소중한 존재들을 죽이고 위협하는데 이용되는 것에 무너지는 이의 절망을, 그리고 그런 이의 절망에 그 이로 인해 내가 살아났다 여겼던 믿음이 흔들린 이의 절망도 충실히 그리면서도 결국 그저 목숨을 지켜내는 것 대신 나의 진심과 진실을 지키는 것을 택할 수 밖에 없던 이의 마음을, 그리고 그 마음이 담긴 글들이 극악한 세상의 폭력으로 가려진다하여도 이미 함께 노래했고 나눈 '우리'의 세계가 있기에 그 지워진 문장들을 다시 채워내며 절망에서 일어나는 이의 성장을 통해 진정한 나를 남기는 건 나를 지우고 살아남는 것과 달리 생명이 상실되더라도 진짜 나의 존재함이 될 수 있다는 걸 너무 아름답게 만나게 준 극이었다. 사는데 급급하여 잃어버리거나 외면하게 되는 나를 찾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는 게 예술을 하는 이들의 합리화가 아니라 정말 예술의 존재 가치라는 걸  오롯이 느꼈다.

극 안에서 정우가 준희와 첫 대면을 할 때 햄릿의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의 대사를 꺼냈고 이에 대해 준희가 원어인 영어로 To be or not to be, 존재에 대한 이야기라고 말하는데 그저 무심히 문장을 설명했던 준희가 정말 '존재'하게 된 순간을 극에서 이루었고 이런 식으로 이야기 짜임이 좋은데 심지어 넘버도 너무 좋고, 극 안의 인물들이 단순히 관객의 감정을 자극하려고 슬플 수 있는 사건들을 과도하게 자극적으로 연출하지 않은 것까지 너무 좋았다. 무대 세트에서 뒷 배경을 스크린으로 사용하는 거에서 상황 설명을 위해 문장으로 직접 보여줄 때 문장이 사라지는 속도만 조금 더 늦춰서 문장 다 읽을 수 있게 해주면 좋겠다는 것과 문으로 보여지는 걸 의도하는 세트의 이동하는 바퀴 소리가 좀 크다는 것 외에 이 극에 대해 아쉬운 점이 진심 하나도 없다. 초반에는 특히 상준정우가 너무 명창이라 넘버가 명창 버프 받았나 싶기도 했는데 리프라이즈 때도 좋더라 걍 좋은 거임ㅠ
  
강병훈배우... 공연 전에 프로필 검색했을 때 오늘 생일이셔서 오 생일공 하시네 했는데 아니 본인이 생일이신데 왜 저한테 선물을 주시죠라는 생각이 들어버릴 정도로.. 2001년생 어린 배우인데도 연기를 진짜 나이에 비해 너무 잘하셔서 보면서 신기하고 고마웠다. 그리고 음색도 너무 좋아ㅠㅠ 준희가 젊은 청년이기때문에 어린 연령의 배우가 나이대가 맞을 때 주는 시너지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해도 세상을 바꾸는 선두에 섰다가 떠나버린 부모님에 대한 트라우마와 그로 인해 세상에 단둘이 남겨진 여동생과 자신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의 감정이나 소망은 억누르고 사는 인물이라 감정을 보여주는 것의 조절을 섬세하게 해야해는 인물이었는데 그걸 너무 잘해내셔서 진짜 분명히 공연 전 프로필 검색했을 때 작품 군뮤랑 테일러 정도만 한 신인으로 나오는데 나이도 엄청 어린데 어떻게 벌써 이렇게 잘하지 진짜 신기했고 너무 좋았다ㅠ 얼굴도 좀 닮았기도 한데 2011년이었나 쓰릴미로 (당시 김하늘) 강하늘 처음 봤을 때 와 되게 잘한다 생각했던 거 떠올랐다. 이젠 그만 올라와라 하는 극이지만 쓸 네이슨 하면 잘하겠다 싶기도 하고 베어 피터, 여보셔 순호 등등 너무 자연스럽게 상플됨. 좋은 극에서 좋은 배우도 자첫하고 너무 뿌듯해

와 그리고 상준정우... 자첫이 아가사 경감님이었어서 흔해빠진일에서 청년미를 느꼈음에도 실제 배우 본체 나이에 비해 좀 성숙한 분위기로 생각했는데 자신의 마음에 솔직한 청년 역할로 반짝이니까 그냥 청춘 그 자체임 스스로를 광인이라 칭하지만 미칠 광이 아니라 솔직함과 아름다움으로 빛나는 光人으로 나에게는 다가올 정도로 눈부시게 반짝였다. 준희의 세상을, 연희의 마음을, 그리고 그 시절의 청년들이 나의 마음을 시대의 우물 속에 가두지 않고 계속 들여다보고 이야기하고 싶게 반짝이는 존재 그 자체였다. 그렇게 반짝이기에 악의에 붙들려 상처입고 스스로를 의심하고 무너지다 결국 다시 일어나는 과정을 너무 설득력있게 잘 보여주셔서 진짜 너무 좋았어ㅠ 정우가 매력이 있어야 극이 설득력이 있는데 진짜 반짝반짝 빛났다ㅠㅠ 노래 그리고... 잘하시는 거 알고 있었고 느껴왔지만 진짜 미쳤음.. 너무 잘함 진짜 멋짐ㅠ

하윤연희ㅠㅠ 이 극에 관심 생기고 관극을 결심한 이유는 사실 우리 틸다들이 출연하네!!였는데... 나를 이 극으로 인도해준 하윤과 은영을 내가 기필코 다 보고 말 것이야ㅠ 연희 역할이 그냥 조금 나오는 게 아니라서 너무 기뻐ㅠ 연희와 함께 하는 삶 외에 자신의 꿈 같은 건 다 던져버린 준희가 자신을 잃지 않게 끊임없이 준희에게 오빠의 꿈은 무엇이냐고, 물어보는 연희가 있었기에 정우와 만났을 때 준희가 스스로를 찾을 수 있을만큼 그가 남아있게 했는데 그렇게 그저 준희를 일깨우는 캐릭터가 아니라 준희의 길을 먼저 보여주는 캐릭터이고 그 존재의 마음을 이해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으로 존재는 이어지고 단순히 미련으로 붙드는 것이 아니라 기억하고 담고 이야기하는 것이 왜 소중하고 아름다운 지를 상징하는 인물이라 너무 좋다. 그렇게 극의 이야기에서 아주 큰 축인 인물을 하윤연희로 만나는 순간들이 기적 같았어. 기적같은 아이가 다른 세상에서 또한 반짝이는데 어떻게 안 만나... 은영연희도 꼭 볼 거고 오늘 만난 하윤연희도 가슴에 깊이 새겨둘 거야ㅠ

이야기와 긴밀하게 엮인 좋은 연출이 내내 많았지만 연희와 준희와 정우로 인물들의 상황과 사건들을 우물과 벽과 어둠을 자연스럽게 묶어낸 부분이 정말 인상 깊었다. 자연히 타고난 조선어를 말하는 것이 금지되어 살기 위해 우물에 대고 숨기어 말하듯 어둠 속에, 빛이 희미하게 들어오는 창고에서, 말하고 기억하고 되새기지만 결국 그 안에 버리려고 했지만 그러기에는 너무 소중하기에 꺼내는 과정 중에 고통과 아픔과 희생이 있을 지라도 끄집어내어 남길 수 밖에 없는 순간들이 연희와 준희와 정우에게 이어져 그것을 보는 관객에게 당신에게도로 전해주고자 하는 게 너무 좋았어. 극에서 나오는 모든 실마리를 다 회수하는 걸 좋아하면서도 객석이 이해 못 할까봐 과하게 설명하는 건 싫은 욕심 많은 사람인데 앞선 우물과 창고, 숨기고 버리려 했으나 결국 나올 수 밖에 없는에 대해 이 극이 구현해낸 지금이 그런 거 있으니 바라도 된다고 해주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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