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트
명우 역 - 엄기준
월하 역 - 차지연
수아 역 - 성민재
시영 역 - 송문선
과거 명우 역 - 조환지
과거 수아 역 - 김서연
중곤 - 김민수
그대들 - 임춘수, 이든, 김서노
앙상블 - 변다희 박신별 노재현 박준수 박다효 최은호 한상호 김민정 배솔비 이상흔 이선재 강산 이윤영 한하은 신현준 이시명 최유철 윤지원 최태언
스윙 - 최아은 김은석 서세린 성현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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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생을 떠나기 전 1분,
마지막으로 보고싶은 사람과 그리운 추억을
다시 만날 수 있다면?!
병원 응급실이 아닌, '기억의 전시관'에서 눈을 뜬 명우.
삶의 출구이며 죽음의 입구인 그곳에서
추억을 되감아주는 '기억 마스터'이자,
인연을 관장하는 '인연술사' 월하의 안내에 따라
되돌아가고 싶은 스무 살의 추억으로 떠난다.
'옛 사랑' '소녀'를 만나, 타오르는 '붉은노을'을 바라보며 사랑을 외치고,
못다 이룬 '사랑이 지나가면' '애수'가 찾아 들던 그때 그 시절.
기억 속 명우 자신의 모습은
찬란하게 빛나고, 애틋하고, 소중하지만
때때로 부끄럽고, 어쩌면 조작되기도 하는데...
당신이 마지막으로 Replay 할 인생의 챕터는 언제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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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을 너무 재밌게 봤다ㅋㅋㅋㅋ
이지나 연출 꺼라서 그런가 광연에서 서편제를 느끼고, 엄기준이 나와서 그런가 벨텔까지 셀프로 내적으로 만나고 하면서 너무너무 잘 봤다.근데 명우 마지막 장면은 진심 벨텔 끝하고 너무 똑같아서 조광화 연출하고 합의했나여 막 이런 생각 들었는데 같은 씨뮤에서 올리는 거니까 합의 했겠지 생각해보련다.
2021년에 광연에 좋아하는 배우들이 많이 나와서 볼까 말까 고민하면서 프레스콜 영상 몇개 봤을 때 무대는 나선형 계단을 원형으로 돌리는 거였는데 이번에는 갤러리 컨셉으로 3층의 직사각형 무대를 넣고 빼고 하는 걸로 세트 변화가 있던데 개인적으로 그 전 버전을 직접 본 게 아니지만 이전 버전이 흥행을 하지 않았던 게 아닌데도 리뉴얼을 했다는 점과 직사각형의 면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그걸 커튼을 통해 막을 열고 닫는 것으로 극적인 시작과 끝을 주고, 전체적으로 영상을 꽉 차고 화려하게 써서 극 안에서 별이 빛나고 눈이 흩날릴 때 2층에서 월하가 명우의 요청에 그때 아름답다고 하는 걸 내가 그대로 느낄 수 있게 와닿는 등등의 순간들이 너무 좋아서 이번에 좋아하는 배우들로 봐서 좋기도 한데, 이번 시즌에 더 리뉴얼을 해온 버전을 보는 거라서 좋은 것도 있겠다 싶었다. 나는 확실히 세트를 좀 꽉 차게 쓰는 걸 좋아해서 저번 나선 세트 돌고 돈다는 컨셉은 그때 맘에 들었지만 아 쫌 휑해보이는데 실제로 봤을 때도 그렇게 느끼면 어쩌지 걱정한 것도 있었는데 지금의 직사각형 3층 무대는 3층과 2층 사이의 단이 명우의 심장박동이 멈춘 상태임을 보여주는 녹색선이라는 거 등등 화면으로서의 쓰임이 편리한 구조를 직설적으로 잘 써서 전달력이 좋았다.
공연 전에는 인생의 주마등을 이런 식으로 활용하는 극일 줄은 몰랐다. 인연의 신 월하와 함께 오히려 살아가면서 각색하고 왜곡해서 갖고 있던 기억을 다시 그대로 떠올려서 미련없이 내 인생을 그대로 바라보고 뜰 수 있게 한다는 구성이 맘에 들었다.
이영훈 작곡가의 명곡들 속에 녹아있는 그 시절의 사람들의 마음들, 행복 그리움과 사랑과 애수를 이야기와 잘 엮어서 구성해놓아서 원래 아는 노래도 모르는 노래도 애초에 이영훈 작곡가 곡들 취향인 마당이라 좋은데 그 속에 섞인 이야기에 비겁했던 자신을 외면하고 싶었지만 다시 결국 보고만 명우와 두렵고 겁이 났지만 내 친구, 내 선후배들이 모두 잡혀가고 두드려맞고 갇히는 불의를 보고 오히려 무서워서 참여할 수 없었던 학생 운동에 투신할 수 밖에 없는 영혼의 수아가 서로 함께할 수 없는 인연이었음을 1막 끝에 시위 진압대로 그녀를 만난 순간 확인하는 게 마음에 엄청 아리게 남았다. 그리고 서연수아... 우리 벤들라가 1980년대의 대한민국에서 그렇게 또 혁명을 하고 있다니.... 혁명하는 김서연에 심장 안 뛰는 법 모르는 덕후는 생각보다 수아가 더 좋고 좋아서 그리고 극단적인 방식으로라도 의지를 전하고 싶었던 동지의 마지막에 처절하게 울부짖는 서연수아가 진짜 그런 뒤 진압대의 명우를 봤을 때 불타는 눈빛을 보이는 그 모든 게 너무 다 알겠어서 그저 맘이 끓어올랐다ㅠㅠ 아 근데 맘이 애끓는 순간만 있던 건 아니고 광연 회전 도시는 지인분이이 다 알고 보면 재미없으니까 안 알려주신 것 중에... 2막에 수아 결혼식 장면이 있었는데 하얀 웨딩드레스 입은 서연수아가 걸어나오는데 너무 예뻐서 속으로 입틀막하며 내적환호성을 지르고 너무 행복했다.... 수수한 웨딩드레스지만 그게 너무 잘 어울리는 옷이고 의외로운 예쁜 옷의 출현이라 너어무 예뻐서 행복했다ㅠㅠ
12월부터 슬픈 선택을 하는 학생 역을 하는 배우인 이윤영 배우는 내가 뮤지컬 디아길레프에서 니진스키로 가장 좋아했던 윤영 배우인데 우리 밤비 바슬라프도 봐야지 하고 온 건데 근데 이런 역일 줄이야ㅠㅠ 팔에 자꾸 피도 나있고 좀 날선 모습에 동지들이 걱정하는 게 보여서 뭔가 혈서 쓰니 싶고 걱정이 많긴 했는데 투신하는 장면을 보는데 마치 날아가는 것처럼 아름다우면서 슬퍼서 발레 무용수이기도해서 아름답게 몸을 쓸 수 있는 배우가 왜 그 역 하는 지 알겠는데 진짜 장면 자체가 맘이 너무 아팠다ㅠㅠ 왜 너도 무섭고 두려우면서 그러는 건데ㅠㅠ 근데 그 시절에 그렇게라도 투쟁하던 진짜 사람들이 있었으니까 그 생각을 하니 이게 그냥 극적인 장치가 아니라는 게 맘이 더 아팠다.
비록 내 인생 영화가 러브레터여도 광화문 연가같은 극에서 명우의 마음 속 찐사랑이 수아뿐이었다면 2막이 엄청나게 꿉꿉했을텐데 아름답고 서글픈 옛 기억을 갖고 있는 예술가적 자아로서 창작을 위해 수아와의 기억들은 이랬으면 어땠을까 스스로 날조한 것들이고 사실 그의 진짜 사랑의 기억은 작곡에 빠져서 잠시 자기한테 한눈 팔고 있는 것 같은 면까지 좋아해도 그래도 나를 안 보고 있는 건 너무 하다고 옛 생각말고 현재 나를 좀 보라고 속상해하는 시영이의 뒷모습마저 귀여워 진짜로 바라본 묶은 머리의 시영이었다는 게 너무 다행이고 또 그래서 마지막에 옛사랑이랑 기억이란 사랑보다 더 슬퍼까지 쭉쭉 이어지는 구간들이 하나하나 다 너무 좋아서 2막도 생각보다 너무 잘 봤다.
아 근데 1막에서... 약간 암초라면 암초인게, 과거명우가 영장 나와서 군입대하고 차출되어서 시위진압대 하는 거 특히나 그 시절 군이면 정말 더 강압적이고 그렇다고 해도 지금 탄핵정국을 겪고 있는 입장에서 현재명우가 끌려가는 수아 제대로 못 막은 과거명우 달래는 씬에서 어렸잖아 그럴 수 있어하는 거에 아니 근데 꼭 그건 아닌 것 같아 수아가 당장 있잖아 싶어지고 1막 마지막 가까웠을 때 그래서 나가는 거야 어쩔 수 없어도 방패를 휘두르는 거는 과거명우 네가 그정도까지는 안 했어도 되잖아하고 화가 나더라..... 이 극 이야기적 비중이 좀 적은 배역들에게 넘버를 오히려 많이 배분해주기도 했고 과거수아는 생각보다 많이 나왔고 역할 자체도 멋지고 시영이는 명우가 첫사랑 못 잊는 찌질이어도 그럼에도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끝까지 사랑할래하는 멋진 사람이고 현재수아는 비중이 적은 대신에 넘버 많이 줬고, 현재명우는 결국 스스로의 잘못된 집착을 깨닫고 시영이와 너무 아름다운 죽음이라는 어쩔 수 없는 이별을 하는 사람이고 월하야 말해뭐해고 주요배역들이 대부분 이 극에서 좋은 상황일텐데 과거명우는 처음 수아랑 투닥거릴 때는 너무 귀여운데ㅠ 아무래도 명우의 자기합리화와 그릇된 회상의 몫을 가진 인물이고 앞서 쓴 현 시국 보정으로 겁나서 그래라고 합리화 해줄 수가 없어서 인물이 혼자 좀... 환지명우 노래도 너무 잘하고 목소리도 좋고 귀여운데 하 과거명우 자체에 정이 잘 안 가서 과거명우 배우들이 맘고생이 좀 있겠군 싶어졌다. 그래도 붉은 노을 짱이에요... 노래 진짜 잘해 청춘의 사랑이구나 했다ㅠ 그때까지는 짱 예쁨ㅠ
월하 역 배우 좋아하면 재밌게 볼 거라고 전에 젊은 명우 역할 배우 덕질하던 칭구가 말해줬어서 보려다가 항상 때가 안 맞아서 이제야 봤는데 월하 좋아하면 진짜 안 행복할 수가 없는 극이 맞았다. 월하신께서 시작과 끝을 열면서 한 인간이 죽기 전에 자신의 진짜 사랑과 삶을 오롯이 이해하고 사랑을 온전히 고백하고 갈 수 있게 이끄는 여정. 너무 자애로운 행보인데 그 여정을 명우랑 함께 걸어갈 때 멋있는 거, 귀여운 거, 서글픈 거, 위엄있는 거 다 하는데 어떻게 안 즐겁죠? 차지연 목소리로 만나는 이영훈 작곡가 노래 그냥 극락의 연속 차월하 할머니의 장꾸미까지 다 너무 좋았다.
공연을 보기 전에는 왜 시영이는 현재/과거가 없고 수아는 굳이 현재/과거가 있을까 싶었는데 공연을 다 보고 나니까 언제나 사실 명우 속에서 진짜 살아있던 사랑은 시영이기에 그녀는 현재도 과거도 같고, 수아는 육교 위에서 헤어진 이후에는 그저 그의 기억 속에 이랬으면 어땠을까 덧씌운 가상의 기억이 혼재된 인물이기에 실제 그 사람만의 삶을 살아갔던 현재수아가 따로 존재해야 하는 거라는 게 납득이 갔고, 그덕에 여배우의 일자리 하나가 더 추가된 게 또 그것으로도 좋았다. 민재배우 발렌타인으로는 깜찍이였는데 현재수아라는 중년 역할도 잘하시더라 멋짐.
앞에 이미 얘기했지만, 과거수아가 피가 뜨겁고 자신에게 닥쳐오는 불합리를 깨닫고 나면 그 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그런 인물, 즉 스프링 어웨이크닝의 벤들라 그 자체인데 그 역을 했던 서연배우가 과거 수아 연기를 하고 있고, 근데 수아는 계속 살아있으니까 대한민국에서 다시 태어난 벤들라는 죽지 않았구나, 겁 많고 뒤로 도망치게 되는 명우는 그의 짝이 아니고, 그래서 대한민국의 벤들라는 역시 그 시대의 멜키어를 만나 이번에는 같이 삶을 살아가며 어른을 넘어 중년도 되었구나 혼자 그게 감격스러워서 괜히 기쁘면서 슬펐다.
근데 진짜... 엄이 노래를 넘버로서 해석을 잘하는 것과 별개로 고음 쪽으로 가면 안 예쁘게 빽 지르고 마는 건 항상 참 노래 정말 못 하긴 해.. 싶은데 또 그의 애수에 젖은 처연한 눈빛에 설득을 매번 당하는 것도 너무 신기하단 말이지. 특히나 공연에서의 엄의 연기의 온도가 너무 잘 맞아서 옛사랑부터 기억이란 사랑보다까지가 좋으니까 또 설득 당했다. 내가 참.. 엄을 좋아하는 것 같아 ㅎㅎ
광연 같이 본 트친님이 시영이 팔 양쪽 다 명우들이 팔짱끼는 장면 귀엽다고 하셨던 거 생각하다가 실은 과거도 현재도 언제나 명우의 사랑과 짝은 시영이었다는 걸 은유하는 거라는 걸 깨닫고 와!싶어졌다. 운명은 언제나 그렇게 확실하게 명확했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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