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공연/후기

20240618 음악극 섬

by All's 2024. 6. 20.

2024년 6월 18일 음악극 섬 캐스팅 보드
마리안느와 고지선 - 정연
마가렛과 백수선 - 정인지

목소리들

박슬기
임별
이예지
고철순
김리현
하미미
박세훈
이민규
정소리
김성수



캐스트 - 정연 정인지 박슬기 임별 이예지 고철순 김리현 하미미 박세훈 이민규 정소리 김성수

 

======================================================================

 

시놉시스

 

 

백수선 (1933 ~)
1933년, 일본은 조선나예방령을 근거로
전국의 한센병 환자들을 소록도로 강제 송치했다.
부랑생활에 지친 환자들은 치료도 받고
살 터전을 마련해준다는 이야기를 믿고 제 발로 찾기도 했다.
한센병 환자 백수선은 소록도 갱생원에서 자신을 짝사랑하는 박해봉을 만나
참혹한 현실 속에서도 사랑을 키워 간다.

마리안느와 마가렛 (1966 ~ )
1966년, 오스트리아 출신의 간호사 마리안느와 마가렛은
카톨릭 재속회원 신분으로 소록도에 입도한 후 환자들을 위해 봉사한다.
두 간호사의 헌신적인 사랑으로 환자들은 삶의 희망을 되찾고,
한센병에 대한 인식도 개선된다.
어느덧 40여년의 세월이 흘렀고, 한센인드을 간호하던
마리안느와 마가렛은 할머니가 되어 감사인사를 담은
편지 한 장만 남겨둔 채 소록도를 떠난다.

고지선 ( ~ 2019)
2009년, 고지선은 난산 끝에 지원을 출산하고
첫 돌이 지난 후 발달장애 판정을 받는다.
자신이 발달장애아의 엄마가 되었다는 사실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부정과 분노를 표출한다.
아이에 대한 부채의식으로 더욱 치료에 극성인 엄마가 된다.
하지만 그런 지선을 비웃듯 발달장애인에 대한 사회의 인식은 냉담하기만 하다.

 

======================================================================


그저 조금만 더 익숙해지자.


https://alljey.tistory.com/562

오늘의 후기를 쓰기 전에 5년 전의 나의 후기를 보았다. 그때 먹먹해서 제대로 감상을 남기지 못 했다고 생각했었는데 생각보다 글을 남겨놓았고 지금과 같은 이야기와 그때의 나의 개인적인 마음이 남아 있어 조금 다른 의미로 희망을 느낀다.

시간이 많이 흘렀고 많은 것이 기억에서 흐려졌고 오로지 선명하게 남은 것은 지하철에서 뜀박질을 하는 지원이와 그에 익숙해진 지하철 승객들에 대한 지선의 이야기 단 하나였고 그 이야기를 붙들고 그날 이후부터 생활에서 발달 장애 아동과 발달 장애 성인과 스칠 때 굳이 신경쓰지 않음을 의식적으로 행동하는 좀 모순적인 태도를 내 것으로 만들고자 노력해왔었고, 온 세상을 바꿀 수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나라는 사람이 세상을 살 때 해야만 하고 가져야 하고 당연한 것이 되어야 하는 것에 대한 방향성 하나를 준 것이 고마워서 이 극을 다시 보게 된 것이었다. 그 후로 5년을 사는 동안 많이 지쳤었나보다. 한센병이 불치병이 아닌 게 당연한 세상을 맞이한 마가렛과 마리안느와 그들의 등 뒤의 목소리들이 사랑의 힘을 노래하며 변할 수 있다고 노래하는 순간에 한센병 환자들을 두려워하지 않고 그들에게 마땅한 당연함의 태도로 자신들의 사랑을 나눈 마가렛과 마리안느와 같은 사람들처럼 흔들리지 않고 굳건히 마땅한 사랑을 품고 내가 과연 살아갈 수 있을까 두려워지고 해낼 수 있을까 겁이 났다. 사람은 모두 다 같은 존재고 조금 다르다는 이유로 밀어내고 고립시키고 존재를 지우고 차별하지 않는, 섬을 만들지 않는 세상을 만드는데 내가 과연 보탬이 되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나에게 그런 사랑이 있을까 겁이 났는데, 다시 유난히 잊혀지지 않았던 토론회에서의 지선의 지원이와 지하철 속 승객들과의 이야기를 듣고 보는데 5년 전에 그래 그냥 그렇게 아 발달 장애인에게 굳이 특별한 어떤 태도를 취하지 않고 당연히 구는 것만으로도 더불어 사는 것에 한발짝 내딛는 것이구나하고 말 그대로 머리가 둥하고 울리는 느낌이 나게 충격을 받았던 때와 달리 '맞아 역시 그렇다고 생각해. 그리고 배우가 달라져서인지 씬의 분위기가 살짝 다르기도 하네.'하고 오히려 그 전에 비해 좀 더 덤덤한 맘과 생각이 들었는데, 오히려 그 순간 희망을 찾았다. 

5년 전의 나와 달리 나는 섬이 하는 이야기가 이제 낯설지 않구나. 익숙하구나. 비록 많은 것이 지워졌어도 겪어본  뒤이기에 그렇구나. 조금은 당연한 게 되었구나라는 그 자체로 이 극이 나에게 다가왔고 겁내지 말고 익숙해지자라고 마음의 길을 다시 찾을 수 있었다. 5년 전에는 친척을 대할 때의 내 태도를 생각하며 걱정했던 나의 좁은 걱정의 세계가 이제는 내가 세상을 대하는 태도를 과연 유지할 수 있을까, 나의 고민의 세계가 넓어진 것이야말로 이 극이 5년 나에게 준 희망에서 움튼 익숙함이 준 답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