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공연/후기

20240621 연극 존경하는 엘레나 선생님

by All's 2024. 6. 23.

2024년 6월 21일
연극 존경하는 엘레나 선생님 캐스팅 보드

엘레나 - 박현미
발로쟈 - 이봉준
빠샤 - 양보현
랼랴 - 오유민
비쨔 - 장두환



캐스트 - 박현미 이봉준 양보현 오유민 장두환

========================================

시놉시스

"선생님, 잠시만 열쇠를 빌려주시면 안될까요?"

늦은 저녁, 고등학교 졸업반 아이들이
혼자 사는 수학 선생님 '엘레나 세르게예브나'의 집에 찾아온다.

발로쟈, 빠샤, 랼랴, 비쨔 4명의 학생들은
꽃다발과 선물을 건네며 엘레나의 생일을 축하해주고,
제자들의 마음에 감격한 엘레나는
기쁜 마음으로 학생들을 맞이해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그러던 중, 시험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하고
아이들은 더 좋은 성적을 받아야 하는 저마다의 이유를 이야기하며
엘레나에게 수학시험지가 있는 금고의 열쇠를 달라고 요구한다.

에렐나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거절하고,
제자들을 타일러 돌려보내려 하지만
아이들은 점점 더 거세게 열쇠를 요구하며
이들 사이 대립은 깊어져만 가는데...

========================================

 

 

(+) 트윗 감상

애들이 너무 예쁜 얼굴로 계속 헛소리를 해........ㅠㅠ

발로자의 모든 발화 시간 동안 대단히 짜증나고 대단히 고까운 마음과 함께 내가 지금 다시 모범생들을 본다면 서민영을 보는 시선이 지금 발로자를 보는 마음 같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보는 내내 이 시대의 여러 한남들이 다양한 각도로 지가 발로자인 줄 알고 거기에 이입해서 이 극이 발로쟈의 승리로 끝났다 생각하겠지라는 생각도 했다. 뭐 발로쟈의 승리 하나는 있긴 하겠다. 빠샤를 완전 지같은 인간 말종으로 만들어놓는 걸 성공한 거.

빠샤는 원래 나쁜 놈인데요?라고 한다면 네 맞습니다 맞는데요.. 그래도 나쁨에도 급이 있다면 음식물 쓰레기 정도에서 핵 폐기물 급의 차이는 있으니까요.. 라는 마음으로 동급이 되었다고 생각하고.. 공연을 보면서 아무리 등장인물이 싫고 괴로운 짓을 해도 무대에 난입해서 뭔가를 하고 싶다는 종류의 생각은 들지 않는 편인데 발로쟈가 열쇠 들고 승리했다고 거실 테이블 위에서 신나서 자위할 때(솔직히 그거 아닌가요 그 과시적인 기쁨. 딱 바바리맨 수준의 자위 행위인데) 관객 난입이 허락된다면 무대 위에 올라가서 발로 테이블 다리 차서 떨궈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네.

발로쟈가 너무 같잖은 인간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내가 극을 오독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인데, 솔직히 비쨔가 하는 말이 술주정에 가까우니 그 말은 앞 뒤가 안 맞을 수 있어 귀담아들어도 맥락이 안 맞는다가 아니어도 엘레나를 회유하고 협박하고 조롱하는 과정 중의 발로쟈와 빠샤의 말은 더더욱 귀담아들을 필요가 없지 않나. 결국 사람 갖고 장난치고 싶은 찌질이와 지한테 없는 것만 생각하는 찌질이의 궤변일 뿐이잖아. 발로쟈의 말 중에서 쓸만한 부분은 안티고네뿐임. 극을 진행시키는 대전제라서 그게 있어야만 흐름을 관객이 예상할 수 있고 마지막 폭력이 그래서구나가 되니까.

========================================

[존경하는 엘레나 선생님 트리거 워닝 문구]

본 공연은 극의 흐름상 폭력적인 장면이 포함되어 있어
이에 민감한 관객분들께 충격과 불편함을 드릴 수 있습니다.
예매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

트리거 워닝 작성은 명확하게 해주시죠 컬처마인이여. 트리거 워닝이 문구가 묘사적이어서 폭력적인 수준이 아닐 바에야 어떤 종류의 폭력인지 암시가 되어 있어야지 관객이 여기 적힌 폭력이 '성적' 폭력도 포함인지 예상을 알아서 했어야 할까요? 연극 다락방 극 굉장히 맘에 안 들고 별로였고 상세페이지 디자인마저 가독성이라는 걸 정말 전혀 모르는 구나 싶어 별로였어도 트리거 워닝 꼼꼼해서 마음의 대비를 하고 들어갈 수 있던 건 나쁘지 않았는데 이 극은 상업제작사답게 페이지 디자인은 깔끔한데 내용은 두루뭉실 그냥 책임 면피용이네.

비록 안티고네 정도는 아니어도 선과 도덕성과 보편적인 선의를 믿고 사는 인간이고 학생들의 발언이 다 같잖게 느껴진다고는 해도 너희들이 바라는 모든 게 지금 졸업 점수 잘 받아서 대학 잘 간다고 꼭 이루어지지도 지금 못 간다고 꼭 불가능하지도 않다는 극의 극초반의 엘레나의 말이 맞음을 짧은 삶 속에서라도 겪어서 아는 입장이지만 그렇다고 그 소리들을 듣고 겪는 거에 타격을 입지 않는 건 아니라 정말 굉장히 스트레스 받았고, 극 중 타임라인 상 새벽 4시 이후의 엘레나도 이런 상태의 피로감을 느낀 거 아닐까 싶다. 내가 너무 나 좋을 대로 생각하는 걸 수도 있지만 무리 중 가장 약한 대상인 랼랴를 공격하는 데까지 흘러가자 엘레나가 일단 열쇠를 던져주고 자고 일어나서 출근을 해 고발하는 방식으로 일을 처리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엘레나는 정말 선량하고 우직한 사람이라 초반에 헛소리를 할 때 미친 것들이라고 소리 질러 학생들을 쫓아내지 않고 끝까지 그래도 학생들이 먼저 떠나기를 기다리고 기다리고 기대한 거고, 결국 발로쟈가 포기하지 않는 한 집안에서의 지리한 대치는 끝나지 않을 것이기에 난 그쪽이야말로 미끼를 던진 거라고 생각해. 비록 엘레나 세르게예브나는 오늘 죽었다라고 말했어도 오늘 본 현미엘레나의 눈빛이 여전히 살아있다 느꼈기에.

내가 내가 원하는 대로 오독한 걸 수도 있다. 극의 의도는 결국 발로쟈는 엘레나를 지치게 하는 것에 성공했고 애초부터 성적 조작이 필요하지도 않았기에 열쇠를 얻어낸 뒤 그걸 얻어냈다는 승리감과 자기와 똑같은 수준으로 떨어뜨린 빠샤를 전리품으로 챙기고 발로쟈는 떠난 거고 랼랴와 빠사는 결혼까지 약속했던 존재와의 사랑을 잃었고, 비쨔는 그가 이용당하고 있음에 안타까워하는 그의 어린 시절 재능을 10년 가까이 기억하며 지켜봐 온 다정한 이의 신뢰를 잃었지. 원하던 성적 조작은 결국 하지도 못 했는데 그전에 갖고 있던 소중한 것들을 특권층인 발로쟈 한 명 빼고 모두가 잃었고 도덕성의 최후의 방어선이었던 엘레나는 무너진 걸 수 있다. 그리고 그렇게 마땅한 도덕과 선이 무너지고 발로쟈를 제외한 모두가 불행해진 걸 보면서 과연 이런 식으로 가진 자의 꼭두각시 놀이감이 되는 게 좋나요, 그런 특권층의 승리가 보기 좋은 가요라며 객석에게 되묻는 걸 수도 있지.

신구세대의 대립으로 보이려면 학생들의 말이 나에게 와닿는 지점이 있어야 할텐데 계층 상승을 이루고 싶다는 마음은 당연히 이해하고 인정하지만, 그러기 위해 부정을 저질러도 되는 것이고 그렇게 하지 않는 게 멍청한 짓이다를 아무리 길게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서 설명해봤자 나에게는 전혀 와닿지 않는 지점이라, 나에게는 악의 승리가 객석의 당신들 눈에도 옳은 것으로 보이는 가 이렇게 살아가는 게 정말 똑똑하고 이기는 방법 같은 가라는 고발이라고 이해하는 게 나의 한계일 것이고, 만약 그게 맞다면.. 글쎄 나는 그런 건너건너 깨닫기를 통해 깨닫기 애초에 좋아하지 않고, 그 과정을 통해 전달되는 폭력성과 도덕에 대한 비웃음에 대한 잘못된 대상에 대한 공감과 감정 이입의 가능성이 더 징그럽기에 이 극이 엘레나의 학생들을 완전히 포기한, 그래서 미끼를 던져주고 쉬러 들어간 것이고 승리를 자축하는 발로쟈를 비롯하여 비록 이 날의 행동을 후회할지라도 저지른 학생들 모두에게 남은 건 없다는 내가 더 납득 가능한 의미가 맞더라도 다시 볼 일은 없을 것 같다. 그리고 이게 다른 제작사의 이전 상연에 비해 순화된 거라고 하던데 아무리 소파 뒤라 직접 보이지 않아도 랼랴가 발로쟈에게 폭행 당하는 씬 같은 거 그냥 상황이 자행되는 것 자체가 너무 괴로워ㅠ

극에서 흥미로웠던 지점은 발로쟈와 자신의 교집합이 많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일수록 결국 발로쟈와 점점 더 동화되었고 사건에서 태도를 바꾸는 시점도 이르다는 거. 처음 엘레나의 집 현관문이 열리고 엘레나의 실내복이 추레하다는 것을 보자마자 방 하나짜리 집에서 모녀가 같이 사는 자신보다는 그것도 공동주택에 사는 건물청소부의 딸인 자기보다는 나은 부분이 있을 수 있으나 교사인 엘레나 역시 평범한 사람이고 형편이 또 그렇게 좋다고 느낄 수는 없는 상황이라는 걸 깨닫고 초장부터 계획에 반기를 들고 그 공간에서 빠샤를 같이 데리고 나가고 싶어했던 랼랴, 그리고 발로쟈의 권력과 선동에 눌려 빠샤와 발로쟈 둘에게 쓰레기 취급을 받고 있었고 무지성으로 발로쟈의 손이 되어 엘레나의 수치심을 자극할 몸수색을 했을 지라도 전화선을 끊었을 지라도 죄책감을 느꼈고 피곤해서 책상에 엎드린 랼랴에게 숄을 덮어줄 수 있을 만큼의 천성적 선량함은 남았던 비쨔의 순으로 결국 발로쟈에게 반기를 들었고 발로쟈와 비슷하게 상류층이기도 하며 엘리트주의로 인한 동일시가 가장 컸던 빠샤는 마지막에 자신의 애인이 폭행을 당하는데도 방관함으로써 끝까지 발로쟈의 편이 되어버렸으며 열쇠가 주어진 뒤 딱 그 반대 순서대로 집을 나선다는 거.

그 중에서 엘레나가 걱정되어서 남은 존재는 랼랴 뿐이었고, 랼랴가 끝까지 버틴 건 사실 비쨔가 혹시나 열쇠를 들고 가면 막으려고 했던 걸 거고 아무도 열쇠를 들고 가지 않았으니 당신이 무너지지 않아도 된다고 혹여나 엘레나가 살아있지 않을까봐 그녀의 육체든 영혼이든 어떤 것이든 그 열쇠로 확인하고 싶고 혹여나 영혼이 죽었다면 살려내고 싶었을 거라는 거까지. 그게 흥미로웠다. 내가 극에서 발로쟈가 결국 같잖은 놈이고 엘레나가 패배한 게 아닐 거라고 생각하고 싶게 만드는 부분이 그 마지막의 마지막이었어.  그렇지만 대신 학생들에 대한 사랑과 신뢰를 갖고 있던 엘레나 선생님은 새벽 4시 경에 이미 사라지고 죽은 건 맞다고 본다. 아이들을 향해 의심없이 활짝 열렸던 문이 '열쇠'라는 상징물을 쥔 랼랴가 아무리 애원해도 열리지 않고 끝났으니까.

배우들이 참 다 잘했어서 냄새도 별로고 모기도 자꾸 달아다니는 괴로운 환경과 정말 너무 싫은 이야기 흐름 속에서도 극에 집중이 되어서 화가 날 수 있었다. 박현미 배우와 양보현 배우는 처음 뵙는 분들인데 현미엘레나가 중간에 태도를 바꾸는 학생들이 있다 하더라고 네명의 사람을 상대해내는 신념이 굳은 사람의 작아보이나 거대한 에너지를 이야기 흐름에 맞게 펼치고 터트리고 풀어버렸다가 다시 고요히 속에 쓸어넣는 순간들이 정말 인상 깊었다. 발로쟈가 랼랴를 해하려고 하는 씬 동안 솔직히 너무 보기 힘들어서 누워있던 소파에서 일어나 앉아 정면을 응시하는 현미엘레나의 표정만을 살폈는데 가만히 있으나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닌 어떤 순간, 오히려 현미엘레나와 눈이 마주치는 그때는 주변의 그 폭력 상태가 흐리게 페이드아웃되며 소리가 잦아지는 느낌마저 드는 어떤 그 묵직함이 와서 단순한 머리로는 엘레나가 혹시 칼을 들고 와서 발로쟈에게 맞설까라는 생각도 할 정도였어.

학생들 아무리 어려도 20대 후반인데도 불구하고 자신에 원하는 대로 무엇이든 다 그렇게 이루어지는 게 맞고 그 수단이 무엇이든 결과가 더 소중하다는 식의 치기에 빠져있는, 사춘기보다 더 비대한 자아가 꿈틀거리는 10대말 20대초의 그 느낌을 너무 고스란히 담고 연기를 해서 진심으로 캐릭터의 연령까지 와닿게 하는 연기 너무 좋았는데 자꾸 다들 랼랴를 얄랴라고 발음을 하셔서 그건 좀 아쉬웠다. 우리나라는 두음법칙이 이름에 적용되니까 상대적으로 랴 발음이 당연히 어색할 수 있지만 캐릭터 이름이 헷갈릴 정도는 솔직히 아쉬움 근데 이건 진짜 작은 아쉬움이고.. 정말 다들 잘해서 매우 괴롭게 해주셨으니까요. 엘레나를 비롯해서 학생들 모두에게 박수를 보냈다. 

봉준발로쟈.. 특히나 천사같이 맑은 얼굴로 단정한 차림으로 끊임없이 혐오스러운 소리를 해대는 모든 순간이 나의 모리츠가 왜 그래요 싶었는데, 특히나 엘레나에게 최후통첩 아닌 통첩을 한 뒤 사실은 언제나 사냥하여 쥐고 싶었던 랼랴를 겁탈할 순간을 앞두고 식욕이 돌아 샐러드를 삼키는 뒤통수로 살짝 보이는 턱 움직임마저 징그러웠을 때 아 연기를 거기까지도 채워올만큼 열심히 하다니 좋은데 너무 싫다라고 생각했어... 차기작은 예쁜 극이길 흑ㅠㅠ

유민배우에 대한 내 마음 속 이미지는 비유를 하자면 풀 냄새도 같이 나는 라벤더 꽃 향기 같은 부드럽고 따스한 그러면서도 쓸쓸함이 감도는, 그런 느낌인데 다락방에서의 인물도 그렇고 엘레나의 랼랴도 그렇고 팜므파탈적인 순간이 필요한 역을 계속 하는 게 신기한데 또 그걸 잘해서 랼랴는 특히나 가해자이자 피해자인 경계성이 가장 큰 인물이었는데 그걸 너무 잘해서 나의 틀을 깨주어서 그게 참 좋았다. 천사같은 얼굴로 악마같은 일에 동참했지만 결국 인간으로 남는, 최후의 쓰레기는 되지 않는 그런 게 좋았네. 유진과 유진 기대된다.

극장에 대한 불호가 너무 강해서 왜 이런 극장을 잡았나 다른 곳이 없었나 따위의 생각을 초반에 하고 있었고 특히나 객석이 뒤로 길게 뻗어있으니 층고가 과하게 높아 세트 위 조명이  너무 다 보이는 것이 별로였음에도 바로 그 조명 사용이 섬세한데 직관적이라 좋았다. 대사를 하고 있지 않아도 지금 보고 있어야 하는 인물들에 대하여 넌지시 빛으로 지목을 해주는 게 특히 좋았어.

이 연극이 쓰여진 건 소련 해체 이전의 1980년대구나. 나에게는 도덕과 선을 믿는 존재로 다가온 엘레나가 구세대고, 자본주의적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달려드는 학생들이 신세대이고 그 대립이긴 했겠다. 뭐 그게 와닿기에는 난 자본주의이자 민주주의 상태인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30년을 넘게 살아온 존재지만, 엘레나가 내가 이입한 만큼 원칙적이고 도덕적이기만 하게 해석되어서는 안 되는 지점이 그런 시대배경이기도 하겠구나 생각이 들긴 한다. 극 안에서 계층이 존재하는 것 같은데 병원의 배정, 무신론 가정, 공동주택 등이 나에게 낯설어 찾아보니 알게 된 것이고 이를 통해 확인하고 싶던 건 랼랴와 비쨔, 빠샤와 발로쟈의 계층 차이였는데 공산주의 국가들이 결국 그 모양이 되었듯이 존재해버리고 만 계층에서 굴러떨어지기에는 너무 높은 위쪽이 발로쟈, 상층이지만 떨어질 가능성은 있는 게 빠샤, 랼랴와 비쨔는 부모는 이미 그러했기에 자신들도 원하는 것에 비해 주어진 것은 없는 굳이 나에게 익숙한 단어로 치환하면 서민층에 속하는 게 맞는 것 같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술에 취해 쓰러진 비쨔를 챙기는 것도, 랼랴의 귀가길을 걱정하는 것도 서로였겠지. 그리고 랼랴가 사다리를 올라가기에는 스스로의 아름다움 외의 무기는 별로 없다고 생각하는 거고. 나의 처음을 아무에게나 팔 수 없다고 말하는 랼랴의 모습이 정이현 작가의 소설 낭만적 사랑과 사회 속 주인공 '유리'와 닮아서, 처녀성이 수단이자 무기가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마저 사실 세상이 특히나 여성에게 주입하는 사기라는 걸 모르고 있는 실은 순진한 존재라는 걸 확인받아 슬프다.

발로쟈가 엘레나에게 초반에 경계심을 풀려고 할 때도 후반에 모욕을 줄 때도, 그리고 랼랴를 대하는 내내 '여성'이라는 걸 상기시키며 마운팅하려고 드는 꼬라지가 정말 너무 역겨웠는데 역시 작가분이 여성이셨다. 그래 그런 거지같음은.. 삶을 통해 온다.



예쁜 얼굴로 우리 애들이 자꾸 험한 소리한다고 후기 타래 외에도 계속 쓰면서 징징 거렸는데.. 프로필이 허위매물이 아니라 의상은 좀 달라도 애들이 이렇게 말갛고 예쁜데 막 그러니까 진짜ㅠㅠ 발화 내용이 너무 싫은데 눈으로는 또 행복해서 너무 이런 내가 싫었어ㅠ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