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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후기

20230813 뮤지컬 라흐 헤스트 낮공

by All's 2023. 8. 14.

 

 

캐스트 - 제이민 박영수 김주연 진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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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에 사랑과 성장의 축복이 가득하고.. 기대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기대보다 아름답고 따스하여 행복이 가득 찬다.

나를 아프게 했지만 후회하지 않을 찰나의 사랑과 서로가 서로에게 길을 열어주고 세상을 넓혀주는 사랑이 대비이자 성장이 되는 이야기에서 가슴이 울리지 않는 법을 모르는 이라 속절없이 행복했고 애틋하였다.

향안, 그리고 향안과 환기의 끝부터 동림, 그리고 동림과 이상의 시작부터 천천히 시간이 좁혀지며 이 포근하고 건강하며 따스한 사랑을 가진 이와 위태로우나 반짝이는 사랑에 자신을 던졌던 이가 점점 다가가 서로가 마주치는 순간 그러나 서로가 서로였고 별처럼 반짝이나 아프기도 했던 사랑마저 행복했음을 깨닫고, 세월이 흘러 흐려졌던 행복과 조금 더 깊이 남았던 두려움 속에서 행복의 순간을 간직하고 기억하기로 했고 그로 인해 주저앉지 않았던 자신을 믿고 다시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며 마침내 그 사랑은 나와 그의 길을 열고 세상을 넓히며 세월이 선사한 이별 뒤에도 그 사랑을 벗삼아 자신의 세계 역시 그려내는 향안의 생애를 환기와의 시작까지 거슬러간 끝에서 다시 회상하며 너무나 아름다운 사랑의 서사시이자 김향안의 성장기이자 용감하였기에 충만하였던 삶의 고백을 만날 수 있었음이 모두 다 행복했다.

극이 좋은 부분만 있다기에는 내가 예술 무지랭이라 아는 게 너무 없어 실존 인물 예술가 김향안에 대해서 모른다고 해도 극 안에서 저만큼의 안목과 감각과 표현력을 가진 사람이 독립적인 예술가로서의 족적이 없을 리가 없을텐데 싶은데 김환기와 이상의 뮤즈이자 예술의 세계를 인정하고 넓혀주는 지지자로서의 면모를 중심으로 보여주고, 수필가가 된 것과 문학 평론가에서 미술 평론가가 되고 결국 화가가 된 것도 이상과 환기를 거치며 사랑하는 이에 따라서 삶의 지향이 바뀌는 건가와 그 사람이 겪은 이와 사랑과 세상이 자연히 그렇게 그 사람의 예술 세계를 변화시키고 다른 길들로 이끈 것이다 중에서 후자의 느낌을 확실하게 주지 못 하여 향안과 동림이 명백히 극 안의 주인공이 맞는데도 불구하고 어딘지 보조자이자 지지자의 면모를 더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것 같다 아쉬웠는데, 그렇다고 앞서 쓴 후자의 느낌이 아예 없는 건 아니고 비평 역시 예술의 아주 큰 영역이기에 수필가/화가가 아닌 향안의 면모는 동림이자 향안만의 것이기에 나는 그 부분들로 그럼에도 이들을 보조적인 인물로만 그리지 않으려는 노력이 있었다고 생각하고 좋게좋게 넘어갈 수 있을 어떤 부분이 있어서 아쉬우면서도 화는 나지 않을 수 있었다ㅎㅎ

극 전체의 이야기가 좋은 부분에 대해 먼저 쓰긴 했지만, 라흐 헤스트를 보려고 했던 이유는 아름다운 헤테로가 가득하다는 탐라의 넘실대는 후기 때문이었는데 아 정말 향안환기, 상동림 다.. 심장 터지고 광대 뻐근한 부분이 가득해서 너무 행복했다ㅠㅠ 진짜 아름다움 가득가득... 전에 스콜 영상을 보고 기대했던 향안과 환기의 왈츠신은 실제로 보니 진짜 더 아름다워서 마스크 안으로 너무 함박웃음 짓고 있어서 정말로 턱이 아팠다ㅋㅋㅋ 제이민과 박영수가 아름다운 조명 안에서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서로를 바라보며 다정하게 왈츠 추는데 장면도 그냥 행복함이고.. 최고ㅠㅠ 

물론 향안과 환기 말고 상동림도 너무 좋았고... 주변에 어슬렁거리는 이상 귀찮아하던 동림이 그와 이야기를 나누게 되고, 문학에 대한 공감으로 서로에게 눈을 뜨게 되었고 조심조심, 하지만 동림 입장에서는 답답하게 시간을 나누어가다가 이상이 자신을 갉아먹고 있는 절망마저 담은 시를 보고 세상이 그에게는 열려진 곳이자 닫힌 곳이기도 하고 기쁨의 공간이자 절망의 공간인 곳이기에 그의 그런 고통마저 이해할 수 있을 동림에게는 차마 쉬이 고백하지 못 하고 있었음을 시를 통해 동림이 그것마저 결국 알아차림을 알자 더는 참지 못 하고 '같이 죽을까, 어디 멀리 갈까'하는 순간에는 동림아 같이 죽자는 그런 사람한테는 끌리면 안 되는 거야, 마음을 나누면 안 되는 거야 싶은데 심장이 내려앉아버려서ㅠ 그렇게 자신의 모든 건 내보여버리는 이의 손을 잡아줄 수 밖에 없는 동림의 마음을 모를 수가 없어서 그 어찌할 수 없음을 또 너무 잘 보여줘서 아 진짜 라흐헤스트 너무 좋아서 너무 행복하고 너무 슬펐다ㅠㅠ
 
오늘 전부 본사 배우들인데도 불구하고 좋아했거나 좋게 느꼈던 부분들의 좋은 점을 극대화해서 만났고 그게 또 너무 좋아서 진짜 너무 좋다는 얘기를 또... 

주연배우는 더 헬멧으로 뵈었을 때 연기를 너무 잘하셔서 진짜 우와하고 놀랐었는데 오늘도 진짜 연기가 너무 좋아서ㅠㅠ 내가 너무 좋아하는 느낌으로 좋으셔서 노래가 솔직히 조금 아쉬웠는데도 연기가 너무 잘 맞고 좋아서 좋다는 말 계속 쓸 거야ㅠ 너무 좋았다. 특히 결국 이상을 동경으로 보낸 뒤 역시 동림이지라고 읖조리며 이상이 그러했듯이 오른손을 심장께를 올릴 때 머리 속에 종이 울렸다ㅠ
 
제이민의 명창력 말해뭐해지만 제이민이라는 배우에게 마음이 활짝 열린 순간은 부드러우면서도 깊숙이 마음을 찔러오는 연기가 너무 좋아서였는데 향안이 바로 그런 제이민이라는 배우의 멋짐이 너무 잘 맞는 역이라 극 안에서 격동적인 순간은 적음에도 불구하고 되새길수록 마음에 물감이 번지듯 제향안이 번져와서 너무 좋다. 사별의 슬픔마저 지나 자신의 삶과 예술을 꾸리어가며 오랜 삶의 흔적들을 성실히 기록해온 너무나 아름다운 노년으로 시작함은 물론이고, 가장 어린 시절까지 간다 하여도 동림으로서의 인생의 격동을 지났기에 감정적인 파고 자체를 크게 보이지 않으나 바로 그 시절을 겪었기에 마침내 환기와 새로운 사랑이 싹트기 시작할 때 단단하고 모험적이기도 한 이 사람이 마음 속에 주저함을 꺼내게 되는 부분을 이어서 보여주어야 하는 거라 표현이 쉽지 않을 인물을 차근차근 시간을 거슬러가 현재의 고민을 담고 과거의 자신에게 다가가 단단해보이는 마음 속에 세월 속에 사랑과 용기의 기억은 흐려지고 아팠던 상처는 조금 더 선명하여 새로운 시작 앞에서 고민하게 되는 면모를 너무 잘 그려내는 것에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격동을 겪는 이라서 캐릭터가 슬픔과 흔들림 또한 강하게 보여주게 되는 동림과 거대한 사랑의 찰나를 겪은 뒤 자신의 작은 언덕을 세운 인물인 향안이 겉으로는 외유내강하고, 외강내유한 면을 주연동림과 제향안이 너무 잘 포현함이 좋았고 소소하게는 키가 비슷해서 나란히 섰을 때 느낌도 좋았어ㅠ

태화이상 태화배우 본 중에 제일제일 좋았다! 능글맞은 듯 보이나 위태로운 면모를 표현하는 걸 잘 할 거라 생각하긴 했는데 이기적인 예술가 특유의 자기 본위적인 느낌까지 잘 그려내서 인물을 연기해서 동림의 지지만으로는 견딜 수 없는 부분까지 그게 참 나쁘다 싶으면서도 이해가 너무 잘 되었어 예술가에게 작품이란, 자신의 어느 한 부분을 끄집어 낸 결과이기 때문에 아무리 그의 숨겨둔 말줄임표까지 이해해주는 이가 있다고 해도 세상의 외면을 그저 모자란 필부들이 어찌 알겠나하고 넘기며 살 수 만은 없어 나를 알아줄 더 넓고 열린 세상을 갈구할 수 밖에 없는 마음이 너무 와닿았어ㅠ

알로하 나의 엄마들 초연이 취향이 아니었고 꽤나 많이 올드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콩지슈의 헤테로에 관극에 후회가 없었던 박영수가 말아주는 헤테로 러버는 정말.. 슈환기가 너무 좋은 캐릭터이며 제슈의 어울림 극한의 아름다움이라 지금도 행복이 가득하다고 합니다 슈 특유의 단단하면서도 섬세하고 순수한 면모가 수줍으면서도 솔직한 환기와 어우러지니 용감한 사람이지만 조금은 주저할 수 밖에 없던 향안의 마음이 열려가는 게 너무나 이해가 되고 타래 초반에도 썼지만 왈츠는 정말 지금 다시 회상해도 아름다움 그 자체였다ㅠㅠ 이상과 환기가 원대한 꿈을 갖고 있다는 점은 같으나 (현실적인 재산 여부가 반영 안 될 수는 없겠지) 이 극에서는 자신의 꿈을 위해 그저 혼자 걸어가려는 이상과 누군가와 함께 세상을 넓히려는 환기가 자신을 향한 이해와 지지를 온전히 받아들이고 솔직하게 자신의 마음을 나눌 줄 아는 환기가 향안과 함께 이름을 나누고 그들의 세상을 만들고, 함께 모험하며 서로를 통해 더 넓어지고 단단해지며 완전해지는 과정을 보임에 있어서 상대역의 서포트를 위해 온전히 다정한 지지를 가진 연기를 해내는 슈환기로 환기를 만남이 참으로 행운이었다 싶다

세트나 조명에 대한 이해력이 좋지는 않아도 그런 부분이 충실한 극들을 좋아하는데 무대 전환 대신 조명을 통해서 공간을 바꾸고 이야기를 그려내는 부분이 엄청 충실하고 그리고 그게 너무나 아름다워서 정말 충만했다ㅠㅠ 그림을 그리는 이에 대한 표현에서 향안의 색채와 향기의 색채를 다르게 표현하는 것도 너무 좋았다. 향안의 그림은 빛처럼 곱게 번진 물감이고, 환기의 그림은 점과 선으로 하는 부분이 이야기적으로 향안이 환기를 이어서 그림을 그리게 된 부분만 부각될 수 있는 걸 시각적으로는 향안만의 세계를 확고히 하는 부분이라 생각해 많이 좋았어

줄거리적인 측면에서 앞서 쓴 아쉬움이 남기는 하지만 여배우와 여성 캐릭터자 주인공이고 남성 인물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균형감을 갖고 있는 창작 뮤지컬인데 넘버도 자극적이지 않으나 아름답고 연출이 섬세하게 이루어진 극을 만났다는 게 너무 행복하다.

드아센 1관에는 라흐 헤스트, 3관에는 수레바퀴 아래서.
드아센 홀수관에 여성 캐릭터이자 여성 배우에 대한 축복이 가득하다. 행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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