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트 - 제이민 윤석원 김주연 진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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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아팠던 자신을 되돌아보느라 향안이 향안의 삶을 온전히 살 수 없을까봐 이제 다시 자신을 만나러 오지 말라는 동림과 그런 동림에게 과거의 나는 훨씬 용감하고 단단한 이였다며 그런 동림의 아픔 속에서도 빛난 단단함을 알아주는 향안의 순간이 너무 아름다워서 오늘의 이 공연을 아주 오랜 시간 아름답게 기억할 수 밖에 없다는 강한 확신이 온 마음을 채웠다.
회귀과 과거와 중첩되는 이야기들을 재밌게 보면서도 안 좋아하기도 하는 게 실패라는 걸 조금도 용납하지 않으려는 집착같은 태도가 한 번 삐끗하면 삶이 돌이킬 수 없다는 것 같은 패배주의와도 맞닿아있다고 생각해서이고, 그런 식으로 현재 아주 좋지는 않은 상황의 사람들을 절망하게 하는 게 싫어서였는데, 동림이 향안에게 나는 나의 생을 계속 살아갈 것이니 과거의 아픈 나를 걱정하느라 현재에 충실하지 못 할까 향안을 보내고, 향안이 그런 동림을 통해 시간이 흘러 스스로도 잊고 지냈던 과거의 단단한 자신을 깨닫고 눈물을 닫고 앞을 바라보는 순간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자첫 때 더 확실하게 보이면 좋겠지만 자둘을 하면서 아 이 극이 정말 향안과 동림의 이야기구나 더 확연하게 빛나서 너무 뭉클했다. 동림과 향안은 이상과 환기의 예술을 이끌고 세상을 넓혔을 뿐 아니라 망설이는 스스로를 걸어나가게 하는 이들이었고 그렇게 자신의 길을 열어가고 모험을 할 수 있는 이들이기에 이상과 환기의 세상을 넓히고 끌어낼 수 있는 거였어ㅠ
환기 캐스트만 자첫하고 달랐는데 석원향기 넘나 명창이시고 그의 다정함이 빛나니 러브레터 집착러는 그만 석원아키바가 떠올라 버려서 다른 의미로도 아련하고 뭉클했어서 가슴이 또 아렸다ㅠ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가 특히 그랬는데 닿을 수 없는 인연들과 고향, 펼치지 못한 꿈 등에 희망을 크게 갖고 있는 환기라서 그런 그리움들과 재회할 수 있음을, 아직 펼치지 못 한 꿈도 다 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의 여백이 그의 점과 선 사이에서는 강하게 빛나는 느낌이라 석원향기에게 향안이 단단하지만 확 터지지 않아 달려나가지 못 하는 부분의 물꼬를 틔워주는 이가 되는 게 향안이 환기에게 어떻게 다르게 그러니 또 같게 세계를 넓혀주는 이가 될 수 있는 지 보여서 이 향안수화도 아름답고 따사롭구나 행복했다ㅠ 슈환기는 편지 쓸 때 키 크고 잘생겼다고 어머니가..하단 거 키가 크고 아ㅠ 쓰지 말까ㅠ로 다르게 하셔서 본인도 잘생기셨으면서!한 거 소소 자체 웃포ㅎㅎ
태화상ㅠ 저번에 엄청 좋았는데ㅠㅠ 그때 세상에 짓눌린 변방 식민지 예술가의 위태위태한 고독함 표현이 너무 와닿아서 좋았던 건데 오늘 머리 깔끔하고 이쁘게 자르셨던데 머리가 깔끔해진 만큼 뭔가 위태함이 좀 덜해서ㅠ 그래도 동경 가기 전까지 특히 모차르트 뒤의 줄임말을 동림이 알아챘을 때 느낌까지는 너무너무너무 좋았는데 동경 간 이후는 약간 아쉬었다ㅠ 그래도 태화배우 몇 번 보아온 중에서는 이상이 제일 좋아ㅇㅇ 여린 인물로 계속 본 거 같은데 변주를 열심히 주고 있어서 성실하고 고민 많이 하는 구나 싶어서 그것도 좋음
제향안과 주연동림이 세트로 너무 좋았어서 어떻게 따로 왜 좋은 지를 못 쓰겠는 게 오늘의 향안동림이 너무 감격적으로 좋았던 것의 부작용이랄까ㅠ 제향안도 주연동림도, 김향안과 변동림이 무언가를 결정할 때 타인의 시선 같은 부분이 아니라 오로지 자신의 마음을 중심에 놓고 가는 게 너무 좋다. 동림과 향안이 서로에게 주는 위로와 응원의 말들이 결국 스스로에게 주는 결심이자 나 자신에 대한 긍정적 인정임이 자둘을 하니 더 가슴 깊이 다가와ㅠ
사랑은 가고 예술은 남는다는 게, 저번에는 공연이 너무나 좋았음에도 아주 와닿았냐면 물음표였는데 오늘은 온점 정도를 느낀 것 같다. 이상과 환기와 함께 했던 시간들은 지났지만 그들과 함께 하며 나눈 예술인 시와 소설과 그림이 남았고, 그들을 만난 뒤 동림의 수필과 향안의 평론과 그림이 또한 남고 이어지게 된 것이 사랑은 가도 예술이 남듯이 사랑이 가도 삶은 계속 되며 살아가는 시간 동안 거쳐온 그 시간들을 벗 삼아 나의 세상을 누군가와 함께, 혹은 홀로 펼쳐나가며 아낌없이 세상을 살아가는 이가 동림이자 향안이었다는, 바로 그런 이야기 같았어.
이야기의 아름다움에 감격하여 그걸 줄줄이 썼지만 라흐헤스트 저번보다 한 줄 뒤인 F열에서 보니까 새삼 섬세하게 잘 짜였고 조명과 세트가 넘버랑 안무랑 하나하나 잘 맞물려서 가는 부분이 너무 좋았다. 무대 중앙의 문이 사다리꼴인 이유도 개방감을 위한 것도 있겠지만 멈추지 않고 뻗어가는 삶에 대한 이야기라는 걸 문 한 쪽을 높이 세우는 걸로 길이 펼쳐진 듯 틔워놓은 거구나 싶어서 새삼 좋았다. 무대를 캔버스로 쓰면서도 마냥 하얗게 하지 않고 동심원 무니와 함께 입체감을 준 게 보는 입장에서 심심하지 않으면서 과하지도 않아서 너무 좋다.
리프라이즈 섬세하게 쓰인 부분도 좋고ㅠ 듣기에는 아름다운데 부르는 이들에게 간악할 것 같은 넘버를 명창명창하게 소화하는 제향안과 석원환기 덕에 소름 돋는 순간 많았어ㅠ 하 이미 사랑받아서 재연 온 거지만 3연 꼭 와줘요 제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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