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공연/후기

20220324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by All's 2022. 12. 6.




캐스트 - 전동석 해나 조정은 김봉환 윤영석



(+) 트윗 감상


해나루시 이번 시즌 노선 재밌네ㅎㅎ 헨리 자체보다는 헨리가 줄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새 삶의 기회를 기대하고 바라는 루시라니 저번 시즌이랑 생각보다 많이 달라져서 신기하고 재밌어ㅎㅎ

동선녀도 신기해ㅋㅋㅋ 이 둘 정말 서로를 사랑하는데 그런데도 살짝 서로가 빗긴 이해를 하고 있는 느낌이라 굉장히 서로를 사랑하는데 살짝 균열이 있는 느낌이라 헐 사랑하는데 이렇다니 신기한 상태

선녀엠마는 헨리가 자신의 대의와 이상을 세상에 실현하려고 할 때마다 부딪치고 좌절당할 때의 그 슬픔과 좌절에 민감하고 또 그거에 공감을 많이 해주고 지지해주는 느낌인데 엄격한 아버지와 여자라는 한계 속에서 자라오고 살아가면서 느꼈던 그 한계를 이상주의자인 헨리의 좌절과 겹쳐보고 자기처럼 힘든 삶을 살아가는 그에게 동질감을 느끼고 지켜주고 싶어하는 느낌이라 재밌다. 동헨리는 그런 엠마의 다정하고 섬세한 이해가 고맙고 그 진득한 지지와 애정에 많이 기대는 느낌이라 저번 시즌 정화엠마 때 보이던 느낌의 애정과 좀 비슷한데 또 엠마와 정말 많은 얘기를 나눌 것 같은데 엠마를 또 다른 '나'보다는 사랑하는 '이해자'로 약간 선을 두는 게 보여서 한때는 꿈에부터 웨딩과 피날레까지를 이 둘이 어떻게 해결해낼 지 궁금하네ㅎㅎ

오늘 동 성대 컨디션이 굉장히 좋고 2층 음향 3월 2일에 좀 별로네 생각은 했는데 그때 엄청 별로였던 걸 오늘 그때보다 훨씬 나아져서 뒤늦게 체감 중이고ㅋㅋㅋ 결론은 귀가 흐뭇하고 황홀하다는 거지요. 불타올라~할 때 두터운 음색으로도 단단하게 음 올리는 부분 같은 거 새삼 너무 좋다

오늘 동지킬 굉장히 외로워보였어서 피날레에 미소 띄고 가는 게 남겨질 엠마를 위한 거기도 하지만 정말 좀 후련해보였다. 거짓과 위선이 가득해서 세상이 혐오스러웠고, 그 세상과 자신이 다르지 않다는 것도 어렴풋이 알지만 그렇게 살고 싶지 않아서 꼿꼿하게 살아가왔어서 비록 끝이라는 형태지만 세상에 붙들려서 스스로마저 혐오하며 살지 않아도 되는 게 후련해 보였네. 자기 손으로 헨리 지킬의 위선의 굴레를 끊고 흉악한 마음을 잠재우는 길에서 끝날 수 있다는 게 그의 상처입은 신념을 지킨 거였으니 이해할 수 있다.

오늘 인 히즈 아이즈 선녀엠마와 해나루시 모두 헨리에 대한 '자신'의 사랑을 말하고 있는 부분이 재밌었다. 선녀엠마는 바로 자신같아서 사랑하고 지켜주고 싶었던 헨리가 저 먼 곳 함께 하지 못 할 미래를 향해 가고 있는 게 괴롭지만 그와 함께 하기로 약속했던 미래의 꿈을 지키는 자로서 시작은 자신과 닮아서였으나 너무 많이 사랑하게 되어 지금 엇갈린 길을 가고 있음에도 그가 돌아갈 곳이 되어 버텨달라던 헨리를 위해 고통스러운 현재를 견디고 있고, 해나루시는 헨리의 눈 속에 비친 '자신'의 미소를 더 사랑하는데 헨리가 진짜 자기를 사랑해서 이 막막한 현실에서 꺼내줄 수 있다고 믿고 바란다기보다는 그럴 수 있다고 꿈 꿀 수 있는 상상의 여지를 주는 부분을 사랑한다고 느껴졌다. 사랑한다고 고백할 수 없는 건 바로 그 말을 해서 영영 헨리가 떠나버리면 그런 꿈마저 꿀 수 없기 때문이라 같은 헨리를 두고 엠마는 지금이 괴롭지만 견디고, 루시는 지금을 행복하게 해줘서 사랑을 누르며 견디고 캐릭터 노선의 합이 재밌는 조합이었다.

근데 바로 둘다 결국 헨리에 대한 믿음은 없는데 그게 그럴 만한게 동헨리 진짜 뭐라고 해야하지. 망가진 그를 보면서도 꿈을 꿔주는 루시가 너무 고맙고, 힘들어하는 그마저도 기다리겠다 말해주는 엠마를 너무 사랑하는데 양 쪽 모두에게 온전히 마음의 벽을 허문 걸로 보이지 않았다

그게 싫은 건 아니고 그렇다고 동지킬이 캐해를 완전히 바꿔온 게 아닌데도 자신을 바라보는 두 배우의 시선에 맞춰 미묘하게 이야기의 결을 바꿔놓는 건 맘에 드는데 그게 좀 헛헛한 끝으로 다가와서 좀 슬퍼서 되게 잘했는데 우와 잘했다하고 방방 뛰는 게 안 된다ㅠ

인터 때 쓴 서로를 분명히 사랑하는데 묘하게 엇갈려있는 동선녀의 이야기가 한때는 꿈에부터 웨딩까지 어떻게 이어질 지에 대한 궁금증이 이렇게 쓸쓸한 방향일지는 몰랐기 때문에ㅋㅋㅋ선녀 엠마가 앞에서 빛을 비춰주는 사람이 아니라 옆과 뒤에서 등을 다독여주는 사람이었다고 해야 하나? 조엠마와 동헨리 모두 세상에 부딪치고 억압받는 존재들로서 서로의 고통을 알기에 서로의 투영체로서 서로 사랑했고 함께 걸어갈 미래 역시 사랑했지만 감정의 시작이 자기애에서 출발한 거라 완전히 하나 된 마음을 가지지는 못 했던 거 같다. 인 히즈 아이즈에서 엠마를 애틋하게 올려보며 그녀와 함께 외롭지 않게 위선 가득한 세상에서 서로를 다독이며 살아갈 미래를 꿈꾸는 이로 돌아가고 싶지만 결국 하이드에게 밀려 레드렛에 다시 가게 되는 방향이 그의 돌아올 곳이 되어주겠다 다짐했지만 그 과정이 고통스러운 조엠마와 잘 맞물리는 게 참 슬픈 교집합. 이 둘이 진정으로 서로 완전히 맞닿은 순간은 숨죽이고 있다가 결혼식에서 튀어나온 하이드를 이겨내고 싶으나 하이드에게 완전히 짓눌려가던 헨리를 지킬의 어두운 욕망인 하이드를 직접 눈으로 본 뒤에도 '나'라는 사람을 사랑하는 헨리라는 이가 절대 없어질 리 없다고 지킬이 숨겨온 양면을 다 보고도 헨리의 마음을 믿고 처음으로 조엠마가 헨리의 앞에서 지옥 문 앞에 간 그를 끌어올렸던 바로 그 순간인데 사랑하지만 엇갈렸던 이들이 온전한 이해를 한 순간의 그들 역사의 끝이라는 거 슬프네ㅠ
 
동선녀를 엘리, 드큘, 지킬에서 봐왔는데 이 사람들은 어째 늘 사랑의 완성이 헤어짐에 있나 씁쓸해지기ㅠ

물론 엘리는 사랑의 완성이 토드가 엘리를 사랑한 마음이 진짜 사랑이 되는 거고, 엘리가 토드를 사랑한 건 아니지만.. 어째 오늘은 그 부분의 성별반전 느낌도 든다. 엠마가 하이드의 모습을 가진 완전히 날 것의 지킬을 다 보고도 그를 사랑하고 믿었기에 지킬이 헨리의 모습으로 스스로의 추악함을 통해 세상을 파괴하지 않고 숭고하고 선량하게 살고 싶던 헨리라는 모습으로 살아감이 버거운 삶을 끝낼 수 있게 자유롭게 만들어줬다는 게 좀 그런 기분을 느끼게 해.

이게 다 써놓고보니 조엠마는 사랑의 완성을 했지만 혼자 남겨지고, 헨리는 온전한 이해 속에 세상을 떠나지만 또 그가 사랑을 완성했나로 보면 그냥 괴로운 삶을 끝낸 거라 각자에게 해피엔딩이지만 비극이기도 해서 맘이 이렇게 좀 슬픔에 갇히나 싶다. 아 오늘 진짜 좀 슬프다.

헨리가 후련해해서 서글픈 끝맛이어도 이번 시즌 동배우의 헨리와 하이드 해석 방향성 너무 재밌고 오늘도 진짜 잘해서 흐뭇했다. 하이드가 처음 발현될 때 해방감을 만끽하다가 억누를 만큼 강렬한 욕구와 욕망의 집합체가 자신이기에 점점 더 오만하고 자신감 넘치는 것도, 하이드가 바로 그런 존재라 하이드에게 점점 주도권을 뺏겨가지만 댄저와 루시 데스 등등에서 '미워하기 힘든 또 다른 나'와 그럼에도 싸워이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헨리의 자아를 꺼내놓고 집어넣는 방식으로 욕망과 의지 간의 싸움을 표현하는 게 재밌어. 그리고 원쓰 어폰 어 드림과 웨이백까지 마냥 나약하지 않은 것도. 그의 욕망의 집합체는 오만하고 강하게 헨리를 자신이 쥐고 흔들 수 있는 껍데기라 비웃지만 헨리는 비록 인간이란 존재 자체가 이중적이기에 온전히 하이드를 가두거나 없앨 수 없어도 적어도 하이드를 없애기 위해 포기하지 않고 노력할 만큼 굳건한 의지를 버리지 않는 신념을 가진 존재인 게 좋아

저번 0316 때는 두번 다 그냥 성호더니 오늘은 히즈웍에서는 성호, 얼라이브에서 술통으로 역성호 아주 크게 긋던데 사실 딱 그 부분으로 뭔가 내 개인의 그날 노선 해석에 영향은 안 가서 오늘은 이랬다 기록용으로 남겨놓기

넘버 어레인지를 여기저기 조금씩 더 하고 있는데 기본적으로 어레인지를 크게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동 좋아하면서 이런다?) 지킬은 배우가 소리로 채워야하는 여백이 많은 극이라 어레인지하면서 소리가 다채로워지는 게 재밌어서 의외롭게 호만 뜨는 중ㅋㅋ

이번 시즌 지킬은 유난히 연기를 보는 내 입장에서 재밌게 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 너무 얄밉고 재밌는 부분 루시 상냥하게 대하거 다친 거에 놀라고 그러다가 루시가 에드워드 하이드의 이름을 꺼내자 진짜 등골이 오싹하게 눈빛이 싸해졌다가 과하게 다정하고 상냥한 목소리로 루시에게 '그런데 왜 날 찾아왔죠?'라고 할 때. 그냥 그런 스킬을 쓰는 거 자체도 재밌는데 하이드가 마냥 포악한 게 아니라 여리고 상냥한 척 헨리의 껍데기를 쓰고 상황을 지켜볼 수 있는 존재라는 걸 보여주고 가기 때문에 루시 데스에서 하이드가 자신을 감싼 팔과 노래하는 소리에 루시들이 기이하리만치 경계심이 풀리도록 하는 걸로 이어져서 좋아. 자신이 인생의 빛이라 믿었던 존재의 손에 의해 삶의 희망과 가능성이 꺼지는 걸 루시가 알면서 갈 수도 있다 생각하면 가슴이 찢어지는데ㅠ 또 끝까지 루시가 모른다 생각하면 그것도 너무 속상해서 그래도 난 루시가 알아챌 여지 있는 게 낫다ㅠ(좋다X 낫다O)

진짜 루시 죽는 건 어째 볼 때마다 슬프고 괴롭고.. 해나루시 방에서 어터슨한테 헨리 얘기할 때나 떠올릴 때 초를 보면서 말해서 그녀에게 헨리가 정말 어두운 삶의 빛이었구나 싶은 게 훅 보여서 너무 더 괴로웠다ㅠㅠ

오늘 조합. 다시 만난 해나루시 새 노선도 재밌고, 선녀엠마 좋고 동지킬도 좋고 각자는 다 좋고 색다른 여운도 남기고 나쁘지 않은 관극이었긴한데 성대합이나 이런 거 저런 거 다 생각하면 조엠마 216 류공조로 만났으면 역시 더 좋았을 거야 싶긴 하다ㅠ 동선녀 엘리에서 탄젠빌 같을 싸우는 넘버 할 때는 짱짱 좋았는데 take me as I am 은 서로 싹 묻어나지는 않는 느낌ㅠ 드큘 시덕션 같은 건 좋았는데 같은 혼할배 넘버인데 왜죠 ㅠ 그래도 선녀엠마가 헨리 달래고 위로하고 귀여워해주는 그림은 매우 행복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엠마헨리 말고 엠마루시 듀엣합 좋았으니까요ㅎㅎ 캐릭터 해석적으로 흥미롭기도 했지만 해나루시 땅땅한 소리랑 선녀엠마 부드러운 음색 섞이는 느낌이 요 근래 봐온 윶졔랑 반대 파트 다른 방식으로 소리 섞이는데 그게 또 잘 맞아서 우와 했다ㅎㅎ

어제 선녀엠마 take me as I am에서 헨리가 댄버스경이랑 얘기하고 둘이 다시 얘기할 때 오셨네요~하는 거 서운한 척 안 하는 부분 신기했다ㅋㅋ 선선하게 네 박사님~해서 그동안 본 엠마들 다 척이지만 늦어서 기분 상한 척하는 거 보다가 다르게 하는 거 처음 봐서 그냥 그게 너무 신기했다ㅎㅎ 헨리가 두문불출하기 시작한 뒤에 헨리가 만나주지 않는다고 걱정된다고 하는 게 헨리가 나를 만나주지 않는 부분보다 좌절이 많았던 헨리가 나쁜 상태에 빠졌을까를 걱정하는 기색이 훨씬 커서 헨리에 대해 어디까지 받아줄 마음인 건가 그 이해의 폭과 한계가 궁금했을 정도.

선녀엠마 자유로운 삶을 위해 지킬을 선택한 전략적인 결혼을 택한 느낌이라는 얘기를 보고 들어왔는데 어제가 달랐던 건가 싶기도 하고. 인히쟈에서 괴로움마저 안고 견디려는 모습을 볼 때 느낀 건 날 닮아 사랑하기 시작한 존재를 나의 고통까지 감수할 만큼 너무 사랑하는 번뇌였는데 조미나도 자신의 신념을 버리는 사랑을 하게되는 거라 비슷하다하기에는 결이 다른 절망적인 사랑이라 시작이 전략적 선택이었다면 주객전도 아닐 수 없다 그런 생각을 했다. 미나는 나를 지킬 것인가 말 것인가인데 엠마는 애초에 지킬을 자기처럼 보고 아낀 거가 자기애를 넘어설 것인가로 느껴져서 그렇게나 다르게 느껴졌나 싶음.

쓰려다가 까먹은 거 뒷북 써놓기. 이번 시즌에 동이 실험 이후에 풀한테 벨을 4번이나 눌렀다고 역정내는 씬과 비셋 약방에서 갑질할 때 어터슨 말대로 악마가 스트레스 받은 듯 성질 부리는 게 좋다. 지금 이 순간 직전에 풀한테 상냥한 주인님 모드였던 것과 완전히 달라진 태도였다가 어터슨에게는 애써서 실험 전 디폴트 모드로 다정하고 예의 바르던 상태에 가까운 태도를 티나게 갈아끼우는 거 특히 좋다. 이번에 연기 볼 구석이 정말 많아ㅠ 재밌어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