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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후기

20220302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밤공

by All's 2022. 12. 6.




캐스트 - 박은태 정유지 이지혜 김봉환 윤영석



(+) 트윗 감상


우리 졔엠마 더 강하고 단단하고 멋진 사람이 되었네ㅠㅠㅠㅠ 지난 7년 간의 세월 동안 수많은 반대와 비난 속에서 거의 신경쇠약 직전까지 간 듯한 은지킬이 왜 엠마 하나만은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지 그냥 알 수 있어ㅠㅠ 크리스틴 만나기 전까지 엠마가 연뮤 캐릭터 중 내 이상형이었던 이유 다시 느꼈다ㅠㅠㅠㅠ 세상이 아무리 뭐라고 해도 아프고 가난한 이들까지 모두 치료받고 구원받아야 한다고 믿고 실험을 계속 하려는 헨리의 신념이 자기 이득만 생각하는 귀족 사회 속 다른 이들과 너무나 다르기에 엠마는 헨리를 선택했고 그를 믿고 지지하고 지켜주는 거야ㅠㅠ
 
진짜 친구인 어터슨마자 헨리의 신념 자체는 그다지 믿지 않는 세상 속에서 헨리라는 사람이 갖고 있는 가치관과 신념이 자신이 원하는 세상의 방향이기에 믿고 굳건하게 지지하고 타인의 비방 속에서도 그를 위해 소리를 내는 엠마를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어ㅠㅠㅠㅠ 아니 그리고 노래는.. 말해 뭐해요ㅠ 진짜 너무 좋아 너무 잘해ㅠ 기도하네 하이노트야 말해뭐해고ㅠㅠ 아 진짜 당신이 나를 받아준다면 너무 사랑해ㅠㅠㅠㅠ 흑흑 혈중 졔농도와 졔부심 같이 찬다

저번 시즌에 한 번만 봐서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비교는 못 하겠고 이번 시즌 은헨리 진짜 지난 세월 동안 받은 비난으로 너무 지치고 날 서서 사람들에게 얼굴이 비칮 않을 때 신경질적이고 진짜 멘탈 파스스 연약해져서 신경줄 얇아져있는데 그런 아슬아슬한 헨리와 강하고 굳건한 졤마 정말 잘 맞아 은 하이드 모드일 때 소리 낮고 단단하게 내는 부분 좋은데 또 하이라이트 부분은 특유의 미성적 고음인 부분은 소리적으로는 순간 헨리?이런 생각이 들긴 하는데 또 듣기에는 다채로워서 좋기도 해서 2막 컨프롱까지 다 듣고 호/불호 판단은 그때 땅땅해야지

아 근데 유지루시 너무 잘하고 너무너무 잘하고 너어무 잘해서 나 너무 슬퍼ㅠㅠㅠㅠ 내가 지킬 보기 괴로운 이유가 주교씬 1위 2위 레드렛인데 주교씬 더 역해져서 으아악 하기 전에 유지 루시가 너무 안타까워서 눈물이 차올라서 힘들었다ㅠㅠㅠㅠ 루시야 그런 놈 믿지 마ㅠㅠㅠㅠ 믿지 말라고ㅠㅠ

혈중 졔농도가 0이 되어서 도저히 안 되겠다 극이 지킬이고 뭐고 졔 수혈을 해야겠다라는 맘으로 본 건데 오늘 조합인 은유졔가 잘 맞고 우리 졔가 너무 잘해서 시간 슝슝 가서 생각보다 편하게 잘 보고 나왔다 의외로운 가뿐함

이게 그렇다고 극에 대한 칭찬은 아닌 게, 몇 년 동안 지킬을 보면서 늘 느낀 지킬의 올드한 빻음에 대한 빡침이 어차피 있을 부분이라고 마음의 준비를 해서 극에 약간은 거리감을 두고 보니까 아 이야기 구조가 정말 단순하고 층위가 깊지 않구나라는 게 새삼 와닿아서 산뜻한 기분인 거라.. 싫다고 난장 떨 거 원작이나 보고 난장 떨자 싶어서 몇 달 전에 소설 원작을 읽었는데 생각보다 굉장히 짧고 단순한 이야기였고 뮤지컬 지킬은 그 단순한 이야기에 인물과 사건 등을 추가하고 변조한 거였구나. 근데 그 추가 부분에 레드렛이나 댄저러스 게임 같은 걸 쇼잉용으로 넣은 게 특히 구리네 했던 걸 관극하면서 확인한 거고, 단순하고 얉은 이야기를 애초에 배우들의 연기와 노래로 비록 숭고함만을 갖고 태어나지는 않았으나 선한 삶을 살고자 하는 의지를 갖고  살고 싶은 인간의 끝없는 투쟁으로 완성하는 극 자체의 한계를 본 거라 역시 이 극이 현재 시점에 좋은 극이라 평가받을 만큼의 극이 아닌데 내가 이게 여전히 이렇게 올드하다니하고 화를 내는 게 약간 무의미하게 느껴진다고 해야하나. 단순한 구조라서 오히려 비틀어서 새로 뒤집어 엎을 포인트를 찾기가 힘든 그런 한계를 봤다. 그렇다고 지금 루시의 직업 설정이나 성매매 과정 등의 상세한 극적 묘사가 쇼 용으로 소비되는 상황도 건드려봤자 뭐하겠어 빻은 대로 두자라고 하고 싶은 건 아닌데.. 그동안 힘내서 열심히 이거저거 뜯어고쳐서 시류에 맞으면서 원 메시지를 표현할 수 있게 만들어내놓으라고 할 만큼 이 극이 화낼 그릇 자체가 없구나 뭐 그런 기분이다. 바뀌려면 여기서 고칠 게 아니라 새로 완전히 다시 창작해서 올라와야 하는 진짜 이야기 구조의 단순함 자체가 예전인 옛날 극임.

단순한 구조 사이에 대사와 넘버들이 차 있고 설정으로 만들어진 캐릭터들이 있다고 해도 주어진 부분 자체가 단순해서 배우들이 채울 구석이 많아서 배우 역량에 따라서 극의 퀄리티가 오락가락할 부분은 명백히 단점이지만 그래서 잘하는 배우들의 잘함이 빛나는 건 또 배우 보고 싶어서 갈 때는 아이러니하게도 장점인 게 지금 기분이야 가뿐한데 역시 입이 쓰다. 배우 역량 펼치기 극인 거는 10년 20년이 지난다고 바뀔 게 아닌데 그거 믿고 계속 이대로 올리면 참 그것도 참.. 이런 생각이 드네

중얼중얼 극을 계속 타래 이어가며 깠지만 그래도 오늘 관극은 근데 진짜 가뿐했다. 앞에도 썼지만 은지킬 유지루시 졔엠마 셋 다 잘하고 셋이 연기적으로도 소리적으로도 잘 맞아서 극이 아다리가 딱딱 맞아서 훅훅 진행이 너무 잘 되어서 단점이라고 욕한 배우 역량 기대기가 매우 잘 됨

지혜배우가 과하지 않게 캐릭터에 결을 넣는 부분을 엠마가 분량이 적다보니 새삼 느낀 게 이게 슬픈 기쁨이긴한데 진짜 적은 등장씬 내에서 모든 동작과 상대역들과의 리액션에 꼼꼼히 의미를 담아둔 부분들이 너무 좋았다.     약혼신 씬은 엠마 캐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언제나 행복한 씬이 맞지만 아직 도착하지 않은 헨리를 비호하며 웃으면서 내 인생과 내 약혼자에 대해 쓸데없이 입을 움직이는 이들과 얼굴을 마주할 때 우아하게 대적하는 사이에도 그들과 얼굴이 마주치지 않는 타이밍에는 불쾌함과 혐오감이 서린 표정을 내비쳐 관객에게 엠마가 지금 이들을 헨리만큼이나 혐오하고 있음을 섬세하게 비친 뒤에 자신에게 질척거리며 헨리를 비방하는 스트라이더에게 (당시 귀족 여성들에게는 어떤 배우자를 선택하는 지가 자신의 인생의 방향에 대한 선택과 동일했겠지. 그거는 그냥 그 자체로 슬프다ㅠ) 사랑하는 부모님일지라도 자신을 억압하는 아버지의 강제를 떠나 성인으로서 헨리 지킬이 엠마 커루가 원하는 삶의 방향성을 가진 이라서 그를 사랑하고 선택한 것이니 그만 자신에게 다가오라고 단호하게 경고하는 거 정말 아 어쩜 이렇게 잘해하고 너무 좋았다. 스트라이더에게는 냉정하게 굳어있던 얼굴이 허둥지둥 등장한 헨리를 보고 화사하게 풀어지며 답답함과 불쾌함을 표하던 목소리마저 사르르 반짝일 때 그저 자유로워지고 싶어서 지킬을 선택한 게 아니라 위선적인 귀족 사회 속에서 유일하게 맘이 맞았던 이에게 가지는 깊은 사랑이 반짝이는 건 진짜 이걸 다시 보고듣다니 새삼 감격스러웠고ㅠㅠ 너무 좋다ㅠ 진짜 유일하게 자신을 오롯이 믿어주고 사랑하는 사람인 엠마와 같이 있기에 내내 날서있고 위태롭게 보이던 은헨리가 약혼식 씬 내내 진심으로 웃고 행복해하고 마음의 안정을 찾는 게 은헨리 졔엠마 노선 정말 잘 맞네 감탄하는 걸로 이어진 부분이기도 했다.  엠마가 헨리의 기둥이자 이해자라 웨딩에서 눈 앞에서 변모하는 모습을 봤는데도 역시나 그를 믿는다며 손을 뻗어 얼굴을 쓰다듬는 엠마의 강한 믿음과 사랑에 그전부터 그래왔듯이 자신의 유일한 이해자에게 감응하여 헨리가 잠시나마 하이드에게서 풀려나는 게 완벽하게 이해되었고 너무 좋았어

그리고 헨리에게만도 내내 풀어져있는 건 아니고 아무리 힘들어도 엠마에게 솔직했을 지킬이 몇주 째 얼굴을 보여주지 않는 것에 일련의 사건들과 시기가 맞는 것에 걱정과 불안감을 함께 가지고 실험실 문이 열려있기에 들어가 헨리를 확인하려한 것 아닐까 생각이 드는 뉘앙스만 풍긴 건 정말 최고ㅠ 실험일지에 적힌 '우리'라는 부분에 대한 그 미묘한 불안이 서린 표정이 자신을 밀어내는 헨리에게 관계의 종말을 느끼고 그가 자신에게 마음을 열지 않는다면 아직 헨리를 사랑한다해도 함께하는 삶은 끝난 거겠지 돌아서려다 그녀를 사랑한다는 헨리의 말에 다시금 마음을 다잡고 피폐한 그를 다시금 안아 다독이는 것에 정말 눈물났고..ㅠㅠ 은지킬이 한때는 꿈에 내내 하이드가 튀어나올까 겁이 나서 왼쪽으로 엠마가 다가서거나 왼손이나 왼팔에 엠마가 손을 뻗으면 피하고 엠마에게 안겨있을 때도 오른판로 마주 손을 뻗는 걸 관객인 나에게는 보여도 극 속 엠마는 알 수 없는 차이이기에 자신에게 매달리면서도 밀어내는 헨리의 이중적인 태도가 혼란스러울 것이고 실험일지로 인해 불안한 의심 또한 싹텄을 것임에도 그 어느 때보다 당신이 필요하며 사랑한다는 헨리의 고백에 그렇다면 나는 당신의 돌아올 곳이 되어 기다리겠다는 다짐을 말하고 돌아서서 in his eyes에서 그에 대한 믿음과 사랑을 다시 되새기며 환하게 반짝이며 헨리의 돌아올 곳과 구원의 상징이 되어 서있는 걸로 이어지는 것까지도 그냥 다 좋았다.
 
저번 시즌 그라데이션 컨프론테이션이 한 번만 본 거였음에도 너무 재밌고 좋았어서 이번 시즌에 그거 다시 안 가져오신 게 개인적으로는 약간 아쉽지만 그라데이션 컨프롱이 없게 가져온 이번 시즌 은지킬의 캐릭터 방향성 자체는 근데 또 맘에 드는데 이 단어 후기에서 내내 쓰고 있지만 진짜 은헨리 7년 동안 실험 관련해서 계속 세상에서 비난받고 암초에 부딪치고 그 와중에 아버지 상태는 계속 나빠져서 원래는 밝고 단단했을 사람이 신경쇠약 상태에 빠진 거라 판단력이 흐려져서 자기 몸에 약물 실험을 하는 말도 안 되는 판단을 하게 된 것처럼 보이고, 이미 약해진 상태에서 억눌리면서 헨리의 안에서 꿈틀거렸던 하이드가 튀어나온 거라 하이드에게 속절없이 휘둘리며 주도권을 뺏겨가는 것처럼 느껴졌고 그 상황에서 하이드가 아닌 헨리로 버틸 수 있는 길을 비추는 등대같은 존재가 엠마였을 거라는 생각을 하게 하는데 하이드를 억누르느라 사용인들이나 어터슨에게 패악을 부리는 거에 비하며 엠마가 일기장 봤을 때 소리치는 건 강도가 그나마 약하고 헨리로서 엠마를 절대 다치지 않게 하겠다는 의지를 엠마 앞에서 왼손과 팔을 필사적으로 누르는 게 보였다. 개인적으로 헨리의 행동에서 안타까움과 역함을 동시에 느끼는 부분이 인히쟈에서 헨리가 엠마의 집 근처에서 발코니에 나와있을 엠마를 지켜보다 떠난 뒤에 하이드가 되어서 루시를 찾아가는 뉘앙스를 풍기는 in his eyes에서 dangerous game까지의 연결인데 헨리 멀리서나마 엠마를 보면서 사랑하는 이를 다시 가까이에서 보고 만질 수 있길 바라며 마음을 끓이던 게 루시에 대한 성적욕구로 치환되어 하이드가 된 뒤 루시를 찾아가서 저러고 루시를 괴롭히고 있구나 생각하면 마음의 등불인 사랑하는 사람은 손 잡는 거 하나 조심하면서 욕구는 성매매로 푸는 걸 사랑이라고 하는 남자놈들 떠올라서 그런데.. 이게 근데 극이 진짜 말하는 그게 맞고 그런 짓을 할만큼 헨리가 하이드에게 잠식당하며 타락해가는 거라 그렇게 느껴지면 배우가 잘한 건데 은지킬 그거 참 잘하더라ㅠ 그래도 그나마 한때는 꿈에에서 하이드테 넘어갈락말락 하면서도 엠마 앞에서 절절하게 노력하는 게 너무 잘 보였어서 덜 빡치긴 했다ㅠ

1막에서 진성과 저음 하이드에서 강하게 쓰다가 하이라이트 고음은 평소의 미성처럼 지르는 거 헨리도 보이는 것 같은데 이게 맞나 2막 다 보고 호불호 정하겠다고 했는데 소리적 노선으로는 난 아예 확 분리하는 걸 좋아한다만 은지킬은 헨리가 이미 많이 나약한 상태에서 하이드에게 주도권을 정말 급속도로 뺏겨가고 그렇게 헨리에게서 신체와 자아의 주도권을 뺏어가면서 하이드가 헨리를 압도적으로 잡아먹는 거라 2막에서 점점 더 하이드가 소리적으로 말투적으로 헨리와 차별점을 더 없애가는 걸로 흘러가서 이런 의도로 그렇게 노래하고 연기한 거구나 이해되어서 좋았고 만족했다. 하이드가 헨리의 억눌린 분노와 욕망이 극대화된 또다른 지킬이자 또 그 자체만의 고유한 자아도 점점 강해지기에 헨리가 증오하는 이들 뿐 아니라 사랑하고 아끼는 이 마저 해칠 수 있게 되었다는 걸 보여주는 게 루시 데쓰구나였다는 걸 완전히 이해한 날이었는데 나약하고 타락한 혐오스러운 나를 그전부터 헨리를 알던 사람들은 왜 이렇게 변했냐고 걱정하고 두려워하는 것과 달리 당신은 내가 만나온 사람들과 다르고 너무나 멋지고 상냥한 사람이라고 바라봐주는 존재라 헨리가 루시를 통해 아직 헨리로서의 내가 남아있다는 걸 확인받을 수 있어서 루시를 욕정과는 다른 맘으로도 좋아했기에 헨리로서는 루시를 절대 죽이고 싶지 않았는데 하이드는 헨리를 고결하고 특별하게 여기고 한 몸을 쓰는 자신은 혐오하고 거부하는 루시를 파괴해서 헨리에게 너는 이제 끝났다는 걸 보여주는 씬이었다는 걸 굉장히 확실하게 느꼈고, 나는 널 좋아하는데 왜 너는 딴 놈 좋아해?하고 죽이는 느낌말고 다른 감상을 얻을 수 있게 해준게 참 좋았다(그렇다고 이해된다는 건 아님 루시를 왜 죽여 미친 하이드 새끼야 자기를 증명하겠다고 타인을 죽이는 행위도 끔찍함 질투로 죽이는 거랑 싫은 색은 달라도 역시 싫음) 헨리가 아끼는 존재마저 죽일 수 있게 강력했던 하이드를 과연 헨리가 진짜 잠재울 수 있었을까? 의구심이 들게 미묘하게 이건 절대 승리했다고 장담할 수 없겠다는 끝맛을 주는 컨프론테이션과도 잘 이어졌다. 하이드는 자신만만하고 당당하게 지킬을 윽박지르고 헨리는 진짜 없는 힘을 쥐어짜내서 겨우 맞서는 처절한 싸움의 미묘한 끝맛이 웨딩의 비극을 그 자체로 이해시켰다. 기존에 은이 표현하는 인물들의 이거 뭔가 그리스도 생각나는 걸?의 여운과 다른 방향성이라 새롭기도 매우 새로웠고 이야기 연결성이 너무 좋아서 나는 이번 시즌 은지킬 해석 맘에 드는데 저번 시즌보다 이번 시즌 왠지 호불호 갈릴 것 같기는 하다. 하지만 난 나약함도 잘하는 구나 싶고 좋았다.

유지루시 당연히 잘하시겠지 생각은 했는데 근데 너무 좋아서 루시 생각하면 마음 아파 사람은 어제 진짜 가슴이 너무 아팠다ㅠㅠ 내 삶은 대체 왜 이러지 지쳐있는 사람이었는데 자기한테 끌리는 게 분명한 헨리가 자신이 거리의 여자인데도 돈을 지불해서 사려고 들지 않고 친구라는 말로 거리를 두려는 거 자체가 그냥 신기했고, 내가 아무리 이런 일을 한다고 해도 매맞고 착취 당하는 게 슬펐는데 그런 걸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 사람을 다시 만나보고 싶은 마음에 헨리를 찾아갔을 때 예의를 갖춰 자신을 대해주는 거에 마음이 끌려 키스까지 했는데도 그 자리에서 다시 거리를 두었기 때문에 헨리와 같은 사람과 함께 할 수 있다면 나도 존중받는 존재로 남들처럼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거라고 꿈꾸기 시작하는 루시라 너무 애틋했다ㅠㅠ 은지킬 루시를 치료하는 주 손이 내내 왼손이라 하이드가 헨리인 척하며 건네는 말에 루시가 끌리기만 한 거면 너무 속상했을텐데 루시를 밀어낸 부분은 헨리의 의지이고, 바로 그 부분에서 진짜 희망과 꿈을 꾸기 시작한 거라 헨리를 또다른 삶의 가능성으로 보는 게 맞아서 하이드와의 싸움 속에서 엠마를 보지 못 하는 동안 루시가 헨리의 또다른 희망의 촛불이었던 게 너무 잘 드러나는 루시였고ㅠ 지쳐있고 순수한 부분이 최애 루시인 공주루시와 겹쳐보이는 게 있어서 당연히 아이다하러 가셔야 하는 거지만 214 류공조 취소되어서 공주루시 또 못 보는 거 슬펐던 거에 대한 뜻밖의 그리움 충족이 있어서 그것도 너무 좋았다ㅠㅠ

그렇다고 유지루시가 공주루시2냐면 그건 아니고 뉴 라이프에서 어터슨이 왜 헨리 대신 온 거냐고 물었을 때 어터슨이 그건 내가 헨리의 친구이기에라고 했을 때 그걸 헨리가 자신을 버렸다고만 받아들이지 않고, 비록 헨리와 사랑을 나눈 건 아니게 되었지만 나 역시 자신을 존중해진 신사의 친구라면 지금의 이 만남과 인연과 사랑은 여기서 끝일지라도 나는 새로운 관계와 삶을 열 인연의 시작을 만났고 헨리로 인해 새로운 곳으로 떠날 기회도 생겼기에 진짜 다른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존재가 된 거라는 희망을 가득 담고 뉴 라이프를 부르는 게 너무 새로운 해석이라 그게 정말 좋았다. 정말 긍정적으로 자신의 새 삶의 가능성을 믿는 루시라 그 뒤에 하이드가 루시의 가능성을 끝장내는 게 더 끔찍하긴 했지만... 자신을 마냥 헨리에게 버려진 존재로 여기지 않고 스스로를 긍정하는 태도를 갖게 된 루시를 보는 건 뭉클했어ㅠㅠ

살짝 허스키한 보이스로 소화하는 루시 넘버들 정말 너무 좋았고 레드렛.. 춤 너무 잘추고 잘하는데 잘해서 좋지만 잘해서 슬프고ㅠ 댄저에서 하이드에 의해 자극당할 때 끌림이 전혀 없지 않지만 그 끌림마저 혐오하며 하이드를 거부하는 게 마음은 아프지만 당하면서 느낀다는 미친 놈들의 논리에 반하는 해석이라 좋아하는 방향의 해석이라 고마웠는데 키가 작지 않으신대도 워낙 마르고 여리여리하셔서 하이드한테 휙휙 휘둘리는 거 자체가 맘이 너무 아팠다ㅠ 하 댄저 진짜.. 수위도가 높든 말든 늘 괴로워ㅠ

봉환댄버스경은 참 긴 세월 해오시는 거라 매너리즘에 빠지기 진짜 쉬우실텐데 대충 한다는 느낌이 안 드시는 게 새삼 감탄스러웠다. 묘하게 더 완고하고 정말 엠마가 헨리가 좋다고 해서 사위가 될 것이기에 이야기도 들어주고 이사회도 열어주는 뉘앙스가 강해지셔서 엠마가 아버지의 엄격함에 숨막혀 한 부분에 대한 이해가 더 잘 되어서 좋았다. 댄버스도 사실 이사회의 위선자들과 딱히 근본적으로 다른 인간은 아니었을 거라는 느낌을 더 크게 받아서 좋았다.

다른 분들이 팬텀 지뢰 밟힌다고 하시는 후기들을 보면서도 나는 안 그럴 지도 몰라라고 생각했던 윤팬텀의 윤어터스튼은 나에게도 팬텀 지뢰를 주셨다고 합니다. 웨딩 씬 구도가 그렇게까지 팬텀 지뢰가 될 줄은 진짜 몰랐는데ㅋㅋㅋ 희정어터슨보다 윤어터슨 많이 젊고 또 동안이시기도 해서 아무리 헨리들 대부분이 그의 아들역을 하셨다해도 막내 삼촌과 조카 정도의 나이차이인 친구같은 느낌이 드는 게 헨리 데리고 사창가 가는 것도 애 데리고 그런 곳 가는 거 안 창피합니까? 느낌 안 나서 좋았는데 그렇다보니 사람 좋은 큰 형님이 우리 동생도 이제 남자가 되었으니 이런 곳 한 번 가봐야지하고 데려가는 느낌이 나서 역하게 느껴지는 건 또 장단이 있었네. 윤어터슨 원작 소설 어터슨과 싱크로가 좋으신 게 내 친구인 사람들은 좋아하지만 그들이 정확히 뭘하든 큰 관심없고 우아하고 고상한 것과 저열하고 타락한 거 어느 쪽에도 적당히 대꾸 맞출 수 있는 사람임. 그렇다보니 헨리의 얘기를 잘 들어주고 속상한 헨리 위로는 해줘도 진심으로 헨리의 사상 동의하는 건 아니라 병원에서 이사회까지 이제 그만 좀 하지 싶어하는 게 지킬의 고립감을 격화 시키는 게 좋았다. 약간 카리에르 생각이 난 게, 호인으로 보이는데 지저분한 구석이 있어서 그랬던 거 같아. 뭐 어쨌든 노래도 연기도 당연히 좋았지요 지킬 지금도 하셔도 될 분이 어터슨 하시는 거니까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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