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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후기

20220210 뮤지컬 하데스타운

by All's 2022. 12. 5.




캐스트 - 조형균 최재림 김선영 김수하 김우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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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진짜 수하에우리는 너무 우리 아기 고양이라 하ㅠㅠ 세상에 내몰리는 게 보여서 너무 슬프다ㅠ 도망치고 싶지 않지만 버틸 수 없어 먼저 떠나온 삶을 살았고 아무도 진심으로 다정하게 대해주지 않아 외로웠던 아이라 진심으로 자신을 아껴준 오르페루스와 오르페우스와의 세계에 머무르고 싶었지만 다시 그 여름까지 버텨낼 수 있을 모든 것들을 빼앗겨서 소중한 거 하나 지킬 수 없어 내몰리는 게 너무 가여워 너무나 소중했던 것을 세상에 뺏긴 게 아니라 두고 온 거라고 생각하기라도 해야 덜 슬프기에 그렇게 스스로에게 다짐하며 광산의 인부들과 같은 노래와 동작을 하는 게 슬프고 아픈데 그렇지 않다고 억지로 참아내며 괜찮다고 세뇌하는 것 같아 슬프다 정말.

이렇게 여리고 외롭던 수하에우리디케가 그게 진실이면에서 오르페우스의 노래와 함께 각성해가는 다른 인부들을 보며 체념하고 살아내는 것 외에 고개를 들고 소리를 높이는 걸로 저항할 수도 있는 거구나라는 깨달음을 얻어가는 과정이 오늘따라 선명하게 보여서 수하 에우리디케의 변화의 씨앗을 만나게 된 게 너무 좋았다. 그게 완전히 싹을 틔운 건 아니고 씨앗을 품기 시작한 정도라 이제 곧 가까운 삶 속에서 세상이 완전히 바로잡힐 거라는 희망이 강렬하게 닿지는 않았지만 자리잡은 그 씨앗이 이제 봄이 다시 온 세상에서 자라나기 시작할 거고 언젠가는 완전히 싹을 틔워 낼거라는 희망의 가능성이 반짝여서 그 길이 멀 것 같아 꽤 오래 걸리겠지라는 생각에 슬펐지만,  그래도 슬프기만 하지는 않았어.

여왕페르세포네와 소녀하데스를 다른 페르세포네와 하데스와도 보고 싶지만 두 분의 본체 관계성을 떠나서 둘로 보게 될 때 소녀하데스의 저돌적인 연하남 느낌이 주는 권태기의 양상이 너무 재밌어서 이 날도 정말 좋았다. 여왕 페르세포네는 정말 지쳐있는 모습이 강해서, 하데스타운에 있는 건 자신이 하데스를 택했던 과거의 책임감으로 간신히 버티는 것 같고, 벽에 틈이 있다는 이야기를 하며 벽의 틈을 바라볼 때는 정말 제발 어서 저 틈을 지하세계 속 이들이 찾아내서 이 하데스 타운을 전복시키길 기원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하데스와의 관계도, 겨울 동안 하데스 타운에 머물러야 하는 것도 진력이 난 느낌이고, 하데스가 지하 세계를 꾸리고 밝히는 모든 일이 그대를 향한 내 열정임을 알아달라고 제발 나를 좀 봐달라고 어필하는 것에 내가 이런 걸 좋아할 거라고 생각하는 거 자체를 페르세포네 자신을 이해하지 못 하면서 애정을 갈구하는 하데스에 대한 환멸을 느끼는 것처럼 보여서 이 날은 특히 아니 에픽3에서 어떻게 되돌아갈 수 있지? 싶었는데, 에픽3에서 오르페우스가 오랜 옛 노래를 꺼내들었을 때 잊고 있던 사랑의 기억을 떠올리는 주체가 하데스가 아니라 페르세포네가 되면서 자신이 얼마나 하데스를 사랑했는지 떠올리며 눈물이 차오르고 잊고 있던 사랑의 각성에 젖어드는 걸 보는데, 상황에 지쳐서 사랑을 잃었던 사람이 사랑을 다시 찾아낸 모습을 본 게 너무 아름다워서 눈물이 절로 나고 말았다.

양데스로 볼 때는 에픽3에서 하데스가 페르세포네를 처음 보고 나타났던 형태의 사랑을 다시 되찾은 거였다면, 페르세포네가 잊고 있던 사랑을 찾는 동안 하데스의 잘못된 사랑 방식과 페르세포네가 동의할 수 없는 통치 방식으로 인해 외면받고 있던 소녀 하데스의 페르세포네에 대한 사랑이 이해받는 순간으로 에픽3이 바뀌는데, 오르페우스의 노래가 잊혀져있던 것들을 깨우고 되살리는 큰 힘은 같겠지만 페르세포네에게는 소생이, 인부들에게는 각성이, 하데스에게는 이해를 통한 위로가 되어 다채로운 감정들이 차갑고 냉혹하던 하데스 타운 안에 가득 차 터져나오는 순간이 그래서 양케나 때와 다른 느낌으로 꾸려진 그 순간도 너무 좋아서 그 감동이 며칠이 지난 아직까지도 생생할 만큼 좋았다. 전날 양켸나 에픽 3에서 하데스가 눈물을 닦아주고 다시 손을 잡을 때 감동이 너무 어마어마해서 에픽3 또 좋을 수 있을까 했는데 어쩜 다르니까 역시 좋구나하면서 감격에 젖었던ㅠ

그런 다른 감정의 색이 페르세포네가 에픽3에서 하데스가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걸 외면해왔던 것에 대한 (오르페우스를 바로 올려보내지 않는 것에 또 화가 나 버렸지만) 보상으로 여왕 페르세포네가 하데스 타운의 붕괴가 아니라 하데스 타운이 자정이 가능한가 유보하는 것으로 태도가 변하는 게 하데스와의 관계가 파국이라고만 생각해온 걸 되돌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며 봄-가을에 다시 해보자는 것으로 이어질 때 다 뒤집어 엎어지길 바라는 혁명에 대한 이글거리는 내 열망과는 맞지 않지만, 세상의 모든 부분이 다면적이기에 지상의 사람들, 하데스 타운의 인부들, 그리고 신들이 각각 상징하는 계층의 삶과 그 계층에 속한 이들의 마음이 각자 조화를 이루어서 무너진 균형이 맞춰지는 것 또한 긍정적인 변화라는 걸 생각하게 해주어서 그것도 좋았다. 무너지고 다시 세우는 것도 좋지만,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변하여 전체가 결국 변한다면 그것 또한 옳은 변화라는 걸 생각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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