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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후기

20220413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낮공

by All's 2022. 12. 10.




캐스트 - 카이 선민 이지혜 김봉환 윤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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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민루시 저번에 봤을 때보다 오늘 회차 컨디션이 더 좋으신 것 같아ㅎㅎ 2막 인히쟈 기대된다😆

카헨리 약혼식에서 이사회 때 힘들었던 거 엠마한테 힘들었다고 응석부리는 느낌이라 아이고 그랬어요하고 졤마가 받아주는 그림이 되어서 뭔가 오늘 엠마가 연상같은 느낌이 나서 색다르구만ㅎㅎ

카지킬은 이사회 전까지 진짜 자기 실험이나 신념에 의심이 전혀 없고 세상에 대한 불만도 엄청 크지는 않은 느낌? 젊고 패기있고 세상에 그렇게 부침도 많이는 안 느꼈고, 또 본인 자체도 사회성 있는 학자 느낌이라 강연하듯이 차분이 말해서 이사회 설득할 거라고 이사회 내내 자신감이 가득한 게 인상적인 지킬이었다. 헨리일 때 그런 사회성 있는 이사회에서의 모습과 어터슨과만 있을 때 분노하는 부분, 레드렛에서 루시를 안 보는 척 곁눈으로 보다가 고개가 돌아가는 부분 등이 본인 스스로가 완전히 결곡한 사람이라고 여기지는 않았을 법한 인물이라 헨리와 하이드가 한 인물이라는 걸 넓은 범주로 보여주려고 하고 있구나 싶고, 그래서 1막 얼라이브 이후에 태도 변화도 엄청 크지는 않다. 1막에서는 아직 하이드에게 크게 지배당하지는 않으나 실험이 맘대로 안 되는 상황/2막에서는 하이드를 제어할 수 없다는 거에 무너지고 괴로운 지킬로 느껴졌는데 배우의 의도는 알겠는데 억눌린 분노와 욕망의 격차를 좀 더 크게 보여주는 게 극적으로는 더 재밌지 않을까 싶은데 개취로는 좀 아쉽긴 했다. 지킬 첫 시즌 하는 지킬들이 대부분 그렇긴한데 헨리 넘버를 부러 힘을 더 빼고 부르는 경향이 있는데 어차피 넘버 자체가 하이드 넘버가 워낙 세니까 헨리 넘버에 힘을 더 줘도 좋을 듯? 헨리에게서 위선자 기질을 많이 보여줘서 하이드는 헨리의 억눌린 욕망일 뿐이고 그렇기 때문에 하이드를 완전히 잠재울 수 없는 것으로 이어지는 노선 좋아하는 방향성인데 그러니까 헨리 넘버에 힘을 더 강하게 주고 불러도 되지 않을까는 내가 하이드보다 헨리 쪽 넘버를 더 좋아해서ㅋㅋ

개취로 그걸 바라는 부분도 있는 것 같고ㅋㅋㅋㅋ 지금 이 순간 전에 풀한테 다정한 말투가 아니라 적당히 예의를 차리는 주인님이던데 속마음을 다 보여주는 사람은 자기 바운더리에 완전히 속한 어터슨과 엠마 뿐이라 이사회 끝난 뒤와 약혼식에서 힘듬을 토로하는 모습처럼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힘든 티도 안 내고 적당히 사교적이어도(약혼식에서도 댄버스경을 다시 설득해보려는 느낌이기도 했고) 어터슨과 엠마는 그가 진짜 힘들어했다는 걸 알았기때문에 그가 자신들을 제대로 만나지 않으려고 하고 피하고 실험실에 틀어박히고 하는 일들이 그동안의 괴로움이 드디어 찾아온 기회가 좌절되고 완전히 무너진 거라고 생각해서 헨리의 기행을 이해하려고 하고 인내하려고 한 거 같다는 생각을 했다. 카헨리 자체도 기대고 싶은 마음을 숨기지 않기도 하고ㅇㅇ 존에게 하이드일때조차 말렸잖아요하는 대사 간만에 들었는데 하이드와 헨리가 완전히 모든 순간을 공유하지는 않아도 헨리가 하이드의 상황을 아는 게 어울리는 지킬이라 그 대사 살려가는 거 잘 맞았다. 하이드를 제어는 못 해도 내가 상황을 더 알고 있으니 어떻게든 해낼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컨프롱까지 이어지고, 내가 '나'를 완전히 다스릴 수 있다 여겼지만 인간이란 존재의 한계로 실패할 수 밖에 없지.

카지킬은 본인이 완벽하게 선하지는 않아도 그래도 세상의 도덕을 지키며 살아가고 있으니 그걸 다스리지 못 하는 다른 위선자나 악인들, 그리고 길이 망가진 환자들을 정신 분리를 통해 제어력을 길러주면 세상이 좋은 방향으로 흘러갈 거라고 여긴 거 같은데 그의 실험은 악한 욕망에 고삐를 거는 게 아니라 있던 빗장을 풀어주는 방향의 결과를 내버려서 아무리 다시 채우려고 해도 망가진 문을 닫을 수 없어서 잠재우는 걸 포기하고 끝을 내야만 했다는 게 비극이었다. 헨리가 다시 자신을 찾고 선량하고 의지있는 그들의 사람으로 돌아올 거라 믿었던 엠마와 어터슨의 마음이 잘 보여서 슬펐어ㅠ

카지킬 여튼 노선은 괜찮음ㅇㅇ 근데 나한테는 1막이 특히 좀 심심해서, 이미 전체 그림이 확고하니까 지킬과 하이드 양쪽에게 차이를 더 줘도 본인 해석 전달 충분히 될 것 같아서 헨리랑 하이드 양쪽 다 더 강하게 가서 말초적 재미를 더 얹어주면  좋지 않을까 개인 취향 얹어본다.

다른 분들 후기보며 좋았던 부분 되새기기! 오늘 졤마 평소보다 더 열심히 봤는데 머더머더 내내 댄버스경이랑 엠마랑 서로서로 챙기는 거랑 웨딩 때 헨리가 도망치려다가 다시 하이드 되어서 달려들 때 엠마는 댄버스경을 댄버스경은 엠마를 서로 팔로 막으며 지키려는 거 겹쳐져서 으아아 함ㅠ 엠마랑 댄버스경 늘 하던 거겠지만 그런 게 유난히 와닿는 날이 있는데 그게 오늘이었어ㅠㅠㅠㅠ

봉환쌤이야 언제나 어느 시즌이나 어느 날이나 좋지만 이번 시즌에 좀 더 고압적이고 위선적인 느낌을 주시는 부분 이렇게 오래 하시는데도 연구를 계속 하시네 새삼 감탄하며 보고 있는데 오늘은 이사회에서 아이/네이 타임에서 반대하는 사람들의 숫자를 세시는 걸 보면서 다섯이 반대하지 않았다면 기권이 아니라 헨리 기 살리기를 위해서라도 찬성을 들 것을 모두가 결사 반대이니 헨리와 이사회 멤버들 사이에서 누구와도 척을 지지 않기 위해 기권이라는 선택을 하는 게 위선적이란 생각을 새삼 했다. 졤마는 아버지의 억압에 답답함과 불만이 가득해도 아버지를 많이 사랑해서 곁을 지키다보니

아버지의 그런 좋게 보면 외교적, 안 좋게 말하면 위선적인 면을 확실히 물려받은 게 있어서 척을 지어도 될 대상과 아닌 대상의 기준과 강도가 다를 뿐 행동 양태가 비슷한 부분이 있는 거 볼수록 흥미롭다. 본진이고 다관람이니 졤마 위주로 볼 수 밖에 없지만 엠마들이 아버지와의 관계를 통해 내보이는 면모로 주어진 게 적은 캐릭터에 결을 불어넣는 걸 보는 건 누구로 봐도 재밌어. 그 부분을 대충 연기하는 엠마를 본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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