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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후기

20220420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밤공

by All's 2022. 12. 10.




캐스트 - 전동석 해나 최수진 김봉환 윤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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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에서 2열 차이가 그렇게 컸나 그냥 오늘 동 성대가 미친 건가? 와씨 넘버마다 심장 터질 것 같아 미친ㄷㄷㄷ 와 진짜 노래 왤케 잘해 아니 와.. 진짜 대박ㅠㅠㅠㅠ

동지킬 지킬 전반적인 캐릭터 기조 1막 초반 느낀 늘 좋다고 생각해서 꼭 써야지 공연 보면서도 한 번씩 곱씹다가 얼라이브 맆 끝나고 나면 성대 미쳤다 생각하다 까먹는데 오늘 진짜 간신히 안 잊고 쓰려고 쓰고 있다ㅠ 아 근데 진짜 아니 노래 너무 좋아 진짜ㅠ

안 까먹고 쓰겠다는 거) 이번 시즌 동지킬이 갖고 있는 도전적인 태도가 좋다. 진리를 탐구하는 게 연구의 목적이 아니라 연구를 통해 세상을 바꾸고 세상을 더 좋게 만드는 게 신념인 사람인 게 너무 좋아. 세상이 잘못 돌아가고 있고 그걸 과학과 노력을 통해 바꾸고 이겨낼 수 있다고 믿기에 자기 연구와 그로 인한 결과에 확신이 있어서 분명히 세상을 이롭게 할 수 있는데 겁이 많아서/타인의 삶을 이롭게 하는데 관심이 없어서/(그의 기준에)허울뿐인 명분에 사로잡혀서 자신의 실험을 재가하지 않는 이사회 사람들과 그의 신념을 비웃는 이들을 이해할 수 없어 분노가 쌓인다. 파사드 동안 가진 자는 고개를 꼿꼿이 세우고 다니며 빈자를 무시하고 빈자는 가진 자를 증오하며 선의도 믿지 못 하고 서로 대립하기만 하는 세상을 이사회 끝나고 세상에 환멸을 보이며 바꾸겠다 다짐하고 이사회 끝난 뒤 퇴장하며 그런 혁명의 시작을 막는 이사회에 대한 분노로 눈을 번뜩이는 거 엄청 형형하고 활활 불타서 그런 강한 분노를 불씨로 타오른 하이드인데도 끝까지 하이드에게 지지 않겠다 포기하지 않고 매달리는 타고난 힘이 뭔지 탄탄해. 정말 좋아ㅠ

그리고 해나루시 오늘도 왤케 잘해요 왤케 너무 잘해요ㅠㅠ 지킬이 잘가요 하는 거에 고개 끄덕이는 거 덕후 미치게 하려고 그러시나요 감사하게ㅠㅠㅠㅠ 지킬의 상냥한 치료에 자신이 아는 갚는 법이 그런 거 밖에 없어서 키스를 하고 다음을 이어가려했는데 헨리가 오히려 그럴 필요없다고 거절하고 쫓아내지 않고 친구를 치료하고 대가없이 보내듯 자신을 보냈기에 호의 하나 기대할 수 없는 거리의 여자가 아니라 존중받는 사람으로서의 경험을 해서 그런 삶을 꿈이라도 꿔보고 그렇지만 내 몫은 아니겠지 단도리하는 당신이라면 너무 애틋해서 미치겠어ㅠㅠ

숮엠마는 대사를 새롭게 치시는 부분이 굉장히 많아서 신기함이 너무 크고ㅋㅋㅋ 그래서 디테일 기록을 못 하겠는데 그런 거 다 안 까먹었다가 2막 끝나고 정리해야지ㅎㅎ

수진엠마는 엠마부터가 그 시대에 굉장히 별종이라서 댄버스경 속 꽤나 썩으셨겠다 보면서 계속 그 생각했다. 귀족으로 태어났는데 딱히 귀족같이 생각하고 살아가는 쪽이 아니고 애써서 사교계의 논리에 적응할 맘도 없고ㅋㅋ 아버지 사랑해서 아버지가 아 얘야 쫌 하면서 달래거나 누르면 참긴 하는데 대체 왜들 저러고 살지 같은 느낌이 있는데 그게 비뚤어진 쪽은 아니고 은근 선선하고 배포가 커서 자기처럼 별종 취급받는 헨리랑 동질감이 있었을 것 같고, 근데 이쪽이 배포가 더 있으니까 세상에 덤비다가 지쳐가는 헨리한테 니가 어때서! 그  실험이 어때서!하고 내가 진짜 이상한가? 세상이 대체 왜 이렇게 쓰레기지?하고 동헨리가 괴로워할 때 그 괴로움들을 별거 아니라는 듯 넘겨주고 너는 잘하고 있다고 도닥여줘서 헨리와 엠마가 서로에게 동질감으로 사랑에 빠졌고 헨리는 의지하게 되는 그림이 나오는데 또 헨리가 떠난 뒤에는  약혼을 하고 결혼까지 하는 건 스스로의 삶에서 큰 변화가 생기는 거라 헨리가 탐탁치 않고 그의 옹고집이 불안한 댄버스경을 달래고는 있지만 숮엠마 자체도 잘 해낼 수 있을까 불안하지만 그래도 잘 될 거라는 뉘앙스를 풍기는 게 제일 신기했다. 댄버스경 옆구리를 찌르며 장난치는 건 아빠만을 위한 장난이 아니라 자기 역시 웃기 위한 거였네. 

시대적으로 좀 특이한 별종이기는한데 어떤 의미로는 굉장히 보통 사람이라 기존 엠마들과 다른 느낌이라는 후기가 지배적일 때 아니 모든 엠마는 다 달라!!하던 입장에서 어떤 부분일까 궁금하던 게 아 이런 느낌이었구나, 지킬의 등대이자 등불이자 기댈 수 있는 태산이 아닌 조금 더 품이 넓은 보통 사람이라 그랬구나 이제 알겠고, 그런데 그 보통 사람이 엠마의 기준에서는 그저 세상을 이롭게 만들려는 방법이 더 도전적이었을 뿐인 선량한 지킬이 뭘 그렇게 잘못 했다고 실험이 실패해 하이드가 발현되어 하이드를 없애기 위해 죽어야했나 헨리의 죽음으로 신을 원망하고, 신에게 분노하면서 끝을 맺는데 오싹했다. 세상을 찢어발기려는 눈빛이라 어쩌면 저 사람에게서 하이드가 나타나 세상에 복수하겠다 할 수도 있겠다는 느낌을 받아서 무서웠어.

이야기 방향성 자체는 교훈 가득한 지킬앤하이드의 끝을 엠마의 눈빛으로 마치 스위니토드 같은 도시괴담으로 끝 맛을 바꿔내는 거 굉장히 신선하긴 했는데 아 진짜 솔직히 내 취향은 아니었다ㅋㅋ 그래도 이런 엠마도 있어도 좋지 생각은 드네ㅋㅋ 마지막에 신을 노려본다는 거 드큘 미나같은 느낌일까 못사 상태일 때의 상상은 거기가 한계였어서 직접 보지 않았다면 절대 상상도 못 했을 느낌이라 이런 색다른 캐해는 못사로 남았으면 아깝지 싶어서 취향은 아니어도 본 거 후회는 없다. 수진배우 필모를 많이 보지는 못 했고 사찬-뉴시즈-오펀스-리지-지킬 정도로 이어져왔는데 특유의 건강한 개구짐에 분노나 비웃음을 섞어서 보여주시는 거에 종류를 또 추가하셨구나 컬렉션 추가했으니 유의미한 걸로.

저번 관극 때도 그렇고 동헨리 원써폰에서 떠나려는 엠마를 붙잡을 때 당신만을 사랑해라고 하는데 마음의 방이 사랑이 두개든 사랑과 욕정으로 두개든 하이드를 완전히 자신과 분리된 존재라 여기지 않아서 그렇게 방 두개 생긴 걸 스스로 용납할 수 없어서 부러 '당신만'이라고 단서를 다는 느낌이라 야 이 나쁜놈아라고 울화가 치밀고ㅋㅋㅋㅋ 그동안은 숮엠마에게 그녀의 독특한 가치관과 배포에 세상 기준에 별일도 별일 아니라고 위로받아왔고 힘을 얻어왔지만 하이드는 너무 별일이라 차마 엠마에게 예전처럼 기댈 수가 없어서 괴롭고 쓸쓸해하는 거 안타까웠는데 굳이 '당신만'이라고 그러는 게 어디있니. 떠나려는 사람을 붙잡으면서 애초에 온전히 전후사정도 안 밝히고 있으면서 그게 스스로에게 거는 최면임을 알지만 그럼에도 그거 기만이야라고 생각하게 되는 지점인데 그런 결함이 지킬이 하이드를 내재한 위선자인 면을 짚어주기도 해서 캐릭터 동헨리는 욕하지만 결과물로는 좋고 그렇다. 만만하게 지지 않겠다고 아득바득 애쓰고 끝내 희망을 놓지 않는 헨리의 강경함이 돋보일 정도의 날이었는데 강한 부정은 강한 긍정이라 하이드가 여유롭다 싶을 만큼 승기를 바짝 쥔 상태라 더 그랬어서 2막에서 하이드의 오만함의 절정인 댄저가 자기 처지가 싫은데 심지어 원치 않는 상황에서 몸이 자극당해 쾌락이 같이 오는 것에 매혹과 환멸을 오가는 걸 너무 잘 표현하는 해나루시와 붙으니 텐션이 너무 좋아서 댄저는 싫은데 배우들은 잘하고 아 역시 상황은 너무 싫고.. 배우들이 잘해도 이렇게 괴롭다😂

동해나 잘하고 잘 맞아서 같이 붙는 장면들이 레드렛이랑 당신이라면이랑 댄저랑 루시데스라 상황은 다 열받는데 눈과 귀가 즐겁고 마음이 재밌으면서 괴로웠다😂  그치만 극을 보는 시간을 의미있게 만들어주셨으니 결론은 그저 감사할 뿐

이번 시즌 지킬 관극하는 내내 계속 원음감이셨어서 오늘 부음감님으로 처음이었는데 막귀에 나부터 박치라 오케에 둔한데 아 그동안 달려온 거구나 깨달을 정도였어서 이전까지 대체 싶어서 슬프면서 행복했어ㅠㅠ

1막 최애씬 약혼식 진짜 수진엠마 대사 다르게 치시는 거 신기해서 와와하느라 기억에서 디테일 다 날아가서 아쉽네ㅠㅠ 숮엠마 하나도 안 삐지고 안 서운한 거 다 티나는데 괜히 동헨리가 삐졌어요?하고 시작해서 거기에 또 괜히 안 삐친 티 다 나는데 그런 척만하는 숮엠마랑 티키타카 귀여웠어ㅎㅎ 둘이 코키스 한 다음에 이마까지 맞대고 도리도리할 때 왼쪽 오른쪽 하는 타이밍이 맞춘 듯이 꼭 맞아서 그게 너무 예뻤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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