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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후기

20210721 뮤지컬 드라큘라 밤공

by All's 2022. 12. 3.





캐스트 - 전동석 박지연 강태을 백형훈 이예은 김도현



이날 캐슷 조합이 정말 좋았다. 젼켱옌.. 또래 피어, 젼예니 실친 페어.. 셋이 엄청 사랑스럽고 엄청 젊게 반짝반짝 빛나서 너무 귀엽고 예뻐서 이날따라 자기의 추함과 늙음과 외로움을 혐오하기까지 하는 백작이 그런 그들의 사랑과 우정과 그 모든 게 합쳐진 완벽한 세상을 질투하는 괴리된 존재가 되는 게 시작부터 너무 좋던 날인데, 지연미나 노선 너무 내 취향이고 그러면서 극의 부족한 서사를 채워줬고, 그에 힘입어 드라큘라라는 존재가 가진 이채로움과 비극이 완성되어서 아주 극이 깔끔해졌다.

드라큘라 얼기설기한 서사 미나들의 노선으로 여백이 채워지고 극의 분위기가 달라지는 거 보는 맛이 드큘에서 이야기적으로 나에게 제일 자극적이고 재밌는 부분인데 지연미나는 미나가 드라큘라를 사랑하는 걸 인정하고 그로 인하여 그를 받아들일 지 말 지 갈등하는 것부터 그 갈등으로 인한 선택까지의 과정이 아주 단단하고 결곡한 사람이던 미나 머레이가 뱀파이어라는 부정한 존재로 파괴되어가는 과정으로 해석하였던데, 미나가 뱀파이어가 되길 선택하고 그로 인해 망가'질' 것이 아니라 망가'져'가고 있다는 그런 방향성 진짜 생각도 못 해본 방식이고 지연배우랑 맞을 때 안 맞을 때 격차가 좀 있는 편이라 관극 전에 걱정도 사실 했는데 지연미나는 너무너무 좋았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시지? 보면서 계속 감탄했다ㅠㅠ

드라큘라의 성에서 조나단이 자러간 뒤 미나를 부르는 드라큘라의 목소리를 조금도 눈치채지 못 하는 때부터 이 미나는 전생과 정말 매우 단절된 미나구나 싶었는데 위트 비 베이에서도 루시를 찾아서 나온 거지 드라큘라의 유혹의 메시지는 절대 듣지 못 했던 이가 미스트에서 루시를 통해 드큘이 그녀의 방어막을 침투하기 시작한 뒤에 루시의 죽음을 겪고도 드라큘라를 완전히 부정하지는 못 하는 건 전생의 사랑이 다가와서가 아니라 현생에서 만난 드라큘라의 고독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시작된 거라 옛사랑을 재회하고 그녀와 다시 만나 무너진 사랑과 세상을 다시 찾으려는 동큘의 바람은 애초에 글러먹은 게 되는 게 참... 지연미나는 자신이 엘리자벳사라는 걸 깨닫고, 그로 인하여 왜 드라큘라만 만나면 자신에게 낯선 혼란이 생기는 지 she에서 드큘의 이야기를 들으며 깨닫기는 하는데, 그가 어느 정도로 죄악에 찬 존재인지는 몰라도 그리고 자신이 전생에서 밀려오는 감정에 혼란스러울지라도 그건 지나간 시간이고 자신은 지금의 삶을 사랑하고 그걸 책임질 의무가 있으니 동큘 진짜 단호하게 밀어내고 끊어내는데, 그래서 드라큘라가 진짜 현재의 세상에서 완전히 유리된 존재가 되었다.

 

드라큘라가 핏기없게 하얗게 화장이 되어있고 눈에 붉은 렌즈를 끼고 있는 걸 자리가 가깝던 멀던 뭐랄까 조명 아래에서 잘 구분 못 하는 사람이라 다들 앓으시는 부분인데도 잘 인식 못 했는데 지연미나가 알 수 없는 두려움을 노래하며 조나단을 향해 갈지라도 드큘을 완전히 다른 존재로 인식하고 가고 있으니까 새삼 오늘 백작님 참 하얗고 세상 사람 같지 않은 모습이구나 그런 요소까지 인식되어서 럽킵얼에서 진짜 유령이 무의미하게 매달리는 거 같더라. 그래서 럽킵얼에서 동큘 역대급으로 안쓰러워 보인 게.. 드큘이 아무리 인외의 존재여도 형태 자체가 인간이고 시작이 인간이고 극 자체가 사랑을 말하는 극이라 완전히 동떨어진 세계 속 존재로 보이지는 않았는데 존재 자체가 그렇게 다가오니까 지연미나가 괴롭지만 당연히 가야만해라는 마음으로 조나단에게 다가가는 동안 제발 전생의 우리의 사랑을 떠올리고 나를 받아달라고 매달리는 동큘의 모든 말들이 다 그냥 허공 속 메아리가 되었다. 이미 끝나버린 사랑과 생명에 집착하여 망가진 존재인 동큘 그 자체가 선명해지는 지점이기도 했고. 되게 안쓰러운데 그게 진짜 구제 가능한 지점이 없어서 가여웠다. 그리고, 그렇기에 혼자 부유하며 지독한 외로움 속에서 다시 만난 사랑에게도 거부당하는 드라큘라가 안쓰러워 보이면서, 바로 그 지점때문에 내가 저 드라큘라 놈은 사랑한다면서 미나 괴롭힌다!!! 지 밖에 모른다!!! 넌 영생 살면서 왜 기다리지를 못 하니 하는 부분이 완전히 이해가 되는 걸로 서사 구멍 하나가 일단 채워졌다. 미나가 이렇게나 단호하게 선을 긋고 그를 물리치는데 루시를 통해 미나의 삶을 흔들지 않고서는 그녀에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거지. 앞서 쓴대로 이날의 동큘은 특히나 켱나단의 젊음과 순수함, 그로 인하여 젼미나의 사랑을 받는 것에 대한 질투가 굉장히 선명했는데 망가지지 않는 한 그를 받아주지 않을 지연미나, 그리고 그런 지연미나와 너무나 완벽한 쌍을 이루는 순수한 존재인 조나단까지 있으니 미나를 흔들어놓지 않고는 그녀에게 다가갈 수가 없었다.

 

위트비 베이에서 재회했을 때, 밤에 그녀를 불러내려고 했는데 루시가 나와버리고 미나는 혼란스러워만 할 때, 그리고 그녀에게 사과하고 조금이라도 말을 나눠보고 싶어 기차역에 찾아갔을 때, 딱 그럴 때 만큼은 동큘이 다시 얻은 젊음만큼이나 온전히 400년 전으로 돌아간 듯 풋풋하고 사랑이 흘러 넘치는 서툼이 보이고 예쁜데 그래서 조급하게 미나에게 다가가다가 미스트에서 실수도 한 것 같고, 기차역에서도 굳이 머리 굴려서 불쌍해보이려는 게 아니라 진짜 머리보다 마음이 먼저 갔던 거에 대해서 진심으로 후회하는 듯한 풋풋함이라 예쁜데(거기서 불쌍해보이려고 머리 굴리는 거 티날 때 있다.. 특히 선녀랑 붙을 때 그럼) 근데 그렇게 서툴지만 행복하게 미나에게 다가갈 때 지금 그대로 엘리자벳사를 되찾기에는 지연미나에게서 조나단의 존재가 느껴지는 순간 켱나단에 대한 질투와 함께 400년동안 악의 존재가 되고, 또 그 시절 동안 축적된 못됨이 튀어나와서 미스트 전에는 루시의 목을 물고, 기차역에서는 미나에게 처량한 존재로 자신의 모습을 꾸미는 게 되더라. 사랑하는 이를 다시 만나서 얻었던 순수한 설렘은 뒤로 밀어지고 그저 그녀를 다시 얻고 싶은 갈급한 존재가 튀어나오는데, 그런 드라큘라가 과거는 과거로 남길 줄 아는 곧은 존재인 지연미나에게서 과거 그들 사이의 사랑과 존재를 부정당하고 실연 당하는 게 너무 안쓰러운데, 또 그게 온당한 죄값인데 드라큘라가 그것을 인정하지 못 하더라. (쓰다보니 동큘 후기와 섞이지만 지연미나의 서사에 대한 얘기를 하고 싶었던 거니 억지로 방향 틀기ㅋㅋ) 그래서 그녀를 갖기 위해 그녀의 세계를 파괴해가면서 지연미나를 부서가는 과정이 2막에서 선명하게 그려지고, 내가 그녀를 망칠 것이다가 아니라 내가 그녀를 망치고 있음을 트레인 시퀀스에서 깨닫고 미나를 지키기 위해서는 자신이 사라져야한다는 걸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는데 이게 다 지연미나 노선이 채우는 설득력인 거지ㅠ 드큘들이 트시에서 미나가 뱀슬처럼 될 수 있다는 걸 깨닫는 것과 미나가 이미 망가져가고 있다는 게 주는 뉘앙스가 엄청나게 다른데 후자인 지연미나로 보니까 드라큘라 배우 한 명이 자기 서사를 정리해서 보이는 걸 떠나서  극이 그냥 말이 된다.

지연미나는 자기를 지키면서는 드라큘라를 절대 사랑할 수 없는 사람인 게, 그녀는 드라큘라가 she에서 자신의 저주를 말할 때 그가 얻은 게 '영원한 죽음'이라는 저주인 걸 진짜 완전히 이해한 사람이라, 그런 영원한 죽음의 저주에 갇힌 드라큘라가 너무나 안타깝지만, 그렇다고 그 옳지 못한 길을 자기 자신이 지켜지는 동안은 선택할 수가 없는 사람이었다. 내면의 선을 기준으로 흔들리는 마음을 잡으려는 조미나랑은 또 다른 종류의 강함인 게 안타까워도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고 그래서 그를 단호히 뿌리쳤고 조나단을 다시 만나 그려왔던 완벽한 세상을 그와의 결혼으로 완성했는데 산 것도 죽은 것도 아니고 영원한 죽음의 저주나 받은 저 세상 존재가 잊히지 않는 게 괴롭고, 심지어 그가 가장 사랑하는 친구를 그 존재처럼 영혼 잃은 저주받은 존재로 만들었는데 이미 영혼을 빼앗긴 친구가 아더의 손에 최후를 맞을 때 괴롭고, 친구를 그렇게 만든 드라큘라를 미워만 해야 하는데 마치 루시를 이제 내가 사랑했던 그 친구는 죽었다고 놓을 수 없듯이 그를 그저 원망하고 저주하며 그의 최후를 바라는 게 안 되고, 그렇게 생겨난 균열 속에서 드라큘라에 대한 사랑과 연민이 튀어나오기 시작하는 게 그녀가 자신을 버리는 게 되는 게 아니라 드라큘라가 그녀를 파괴하기 시작하는 시점이 된다. 하지만 동큘이 루시를 뱀파이어로 만들면서 지연미나의 삶을 흔들지 않는 이상 마음 속에 없던 구멍 하나 생겼어도 그래도 드라큘라 잊고 완전히 자기 삶 꾸릴 사람이라 조나단 죽을 때까지 기다리거나 숨겨진 내연남으로 사는 것도 기대할 수 없어서(다시 태어난다 해도 지연미나는 제정신이면 드큘 선택 안 함) 드라큘라가 미나를 흔드는 건데, 그 파괴의 과정이 실시간으로 잘 보여가는 건 윙즈부터.

 

젼미나 윙즈에서 시덕션으로 이어지는 과정 동안 그녀가 드라큘라에게 흔들리는 이유가 그녀가 이미 속해있는 세상과 그 사람들은 완벽하고 단단하고 다정한데, she에서 드라큘라의 고백과 함께 느껴버린 동큘이 저주로 인해 얻은 고독을 없애주는 건 그가 그렇게 사랑하고 믿던 신을 저주하게 된 계기인 '자신'이 그를 선택하여 그의 곁에 있어주는 것 뿐이고, 또 근데 그로 인해 오로지 자신만이 구원할 수 있는 특별한 '내 것'이 생기는 거라 원래의 그녀라면 가졌을 이타심과 원래의 그녀라면 지워냈을 소유욕이 피어올라 혼란스러워함을 같이 표현하는 게 재미있는데 내 것일 필요가 없는 옳지 못 한 존재인 드라큘라를 단호하게 내쳤던 1막의 미나가 그런 이타심과 소유욕이 혼재된 마음으로 자신의 세계로 드라큘라를 불러들이는 게 이미 완전히 선이고 단호하던 미나는 망가지고 있다는 게 되는 게 엄청 신기했다. 윙즈에서 그런 식의 설득력을 줄 줄이야ㅠ 하지만 결국 초대를 했다해도 그때까지 완전히 부서진 게 아니기에 갈등하기도 하던 그녀를 드라큘라는 시덕션 내내 계속하여 설득해서 마침내 자신의 피를 먹여 다시 내 것이 되었다 생각했는데 완전히 망가지지 않은 미나의 존재는 드라큘라랑 단둘이 있지 않고 자기가 다시 태어났고 원래 속한 세상의 사람들이 눈에 보이자 본연의 결곡한 모습으로 드라큘라에게 본연의 그녀는 어떤 생명도 죽는 걸 원하지 않는 사람임을 천명하며 드라큘라를 막아서니 모든 건 수포로 돌아갔고 미나는 자신을 다시 버렸다 생각하여 허탈함과 분노에 가득 차서 동큘은 돌아가게 되더라.

 

이때까지 드라큘라는 사실 자신이 그런 과정까지 가는 동안 미나가 망가져가는 건 몰랐는데 트레인 시퀀스에서 최면 속에서 미나를 다시 만나고 미나를 꾀어내는데 그냥 눈으로 보는 걸 떠나서 그녀와 정신이 연결되자 자신이 사랑했던 400년 전의 엘리자벳사부터 지금의 미나까지, 원래 그 결곡하고 아름다운 영혼은 절대 꿈꾸지 않았을 뱀파이어 슬레이브나 할 듯한 욕망이 자신에게도 전해지니 그 순간 자신이 그녀를 망치고 있었다는 걸 동큘이 깨닫고 이게 무슨 일이지 어떻게 이럴 수 있지.라는 표정을 관이 올라가는 동안 보여주는 게 되는데(원래도 관 올라갈 때 이게 뭐지 표정을 하긴 하는데 그 표정의 설득력의 무게가 달라짐) 서사 이음새 완벽해지고 드큘 서사 이렇게 깔끔하게 메꿔진 거 처음이었고, 그렇게 관이 사라진 걸로 최면이 끊어진 걸로 지시된 시점에서 지연미나가 드라큘라가 남아서 묻는 게 아니라 나에게 무슨 일이 있던 건지 혼란스러워하며 헬싱에게 질문하는 부분들, 드라큘라와 가까워질수록 그녀는 망가지는 거라는 걸 알려주는 게 되는 거까지가 너무 좋았다ㅠ 태을헬싱은 최면에 빠진 때에 완전히 다른 이가 되어 영생을 노래했던 젼미나를 봤기에 그녀를 완전히 신용할 수 없겠다 생각하고 지지 말라고 설득하는데, 드라큘라의 존재가 이미 균열을 냈고 미나의 몸 속의 그의 피가 미나를 잠식해가니 드라큘라가 사라지지 않는 한 미나의 의지만으로 지연미나는 자신을 되찾을 수 없는 게 어찌나 마음 아픈 지ㅠㅠ


평소에도 그런 느낌이 들긴 했는데 오늘은 솔리터리 맨에서 동큘 400여 년 동안 엄청나게 외로워했다는 게 느껴졌는데, 그 외로운 세월 동안 엘리자벳사가 아닌 걸 알지만 괜히 그녀를 떠올리게 하거나, 아니면 예전 자신과 엘자처럼 행복해보이는 연인들을 질투해서 뱀슬로 그들을 만들어서 외로움을 끊어내려는 시도를 해봤으나 어차피 그들은 엘자가 아니고, 또 자신과 달리 뱀파이어가 된 뒤 이지를 잃고 그저 피에 대한 욕망에 종속되는 미천한(동큘은 그렇게 대함. 지가 만들어놓고 이건 정말 아무리 생각해도 못된 부분ㅠ 자기가 만들었으니 책임질 생각도 있고 그렇게 타락한 존재들이 가련하고 애틋도 좀 한데 그게 반려동물도 아니고 애완동물 취급.. 못됐다 진짜ㅠ) 존재가 되어버려서 더더욱 고독에 몸부림치다가 엘리자벳사와 함께 살던 성과 고향을 떠나 새 인생을 꾸릴 결심까지 해본 건데, 신이 고약해서 어쭈 이제 달아나시겠다?하고 고까워서 미나를 그에게 보냈고, 줄리아에 대한 복수를 위해 드라큘라를 그렇게 간절히 쫓고 그를 물리치겠다고 달려들던 반 헬싱이 헬싱의 손으로 줄리아의 영혼을 빼앗긴 육신마저 죽이고 고통스러워하는 걸 보면서, 동큘이 '아 저 뱀슬 원래 줄리아라는 사람이었지. 근데 줄리아였던 존재는 사라지고 그냥 피에 굶주린 미천한 존재가 되어버렸네? 그리고 그런 그녀를 줄리아를 사랑해서 날 쫓던 저 반헬싱이 완전히 죽이네. 이게 내가 미나를 계속 사랑하면 미나와 내가 갖게 되는 결과구나.'하고 깨닫는 게 되었다.

 

트레인 시퀀스에서 감지했기에 '내가 사랑했던 그녀가 망가지면 나는 어쩌지'하던 더 롱거의 절망을 반 헬싱과 줄리아로 인해 확인사살 당했고, 고통스러운 마음으로 자리를 피했는데 그 자리에 찾아와 마침내 지연미나가 그를 사랑한다고 이제 나를 버리고 그를 선택할 거라고 고백하는데 그 고백의 과정에서 지연미나가 동큘을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짓는 표정들 속에 드큘의 성에 처음 왔을 때, 위트비 베이에서 또 재회했을 때의 선량하고 결곡한 그녀의 얼굴이 아닌 거다. 넘버 속 가사에 있는 말 '말을 하지 않아도, 그대의 소리가 들려' 가 드큘과 가까워지면서 미나와 드큘의 정신 공유가 더 깊어진거고 그래서 미나가 드큘의 감정도 이해하게 되지만 드큘 역시 미나의 감정과 생각이 전해지니 사랑한다고 드디어 말해주는 미나의 사랑을 확인할수록 또 그녀가 붕괴되어가는 것도 선명하게 보여서 동큘이 미나의 고백을 들으면서 점점 더 절망에 빠지는데, 그게 너무 납득이 되고 아니 서사가 왜 이렇게까지 잘 차는 거야 우와 하고. 당신을 지키기 위해서 내가 떠날 수 밖에 없다고하며 미나의 손을 같이 붙잡고 자신을 찌르고 관뚜껑이 닫힐 때 개운한 표정까지 가는데 드라큘라야 그래 잘했다 싶어지면서, 내 마음도 같이 후련해지고 개운해졌다. 이건 그래야만 하는 이야기가 되는데 드큘이 그래야만 하는 이야기가 되다니 감격이었다 정말ㅠㅠ

그리고 비록 피날레에서 지연미나가 관을 부여잡고 울부짖는 걸로 끝이 나긴 했지만, 아마 부서지기 전처럼 완전한 영혼을 다시 찾지는 않겠지만, 사랑하기때문에 사랑하는 존재를 망치지 않기 위해 자신을 부수는 동큘로 인해 지연미나의 붕괴는 멈추었고, 본연의 지연미나는 생과 삶의 소중함을 아는 이니까, 드라큘라가 아니라면 그녀를 망칠 수 있는 존재는 이 세상에 없으니 자신과 자신의 삶을 진짜 송두리째 뒤흔들었던 존재로 한동안 정말 많이 아프겠지만 다시 일어날 수 있을 거라고 믿음도 갈 만큼 1막에서 단단했으니 미나 걱정에 속이 상하지도 않기도 하고 이 날 동젼의 이야기 정말 재밌고 좋았다. 뒤끝도 없다.

 

근데 이게, 이미 한 번 무너진 건 온전히 다시 이전대로 돌아갈 수 없으니까 1막에서 드라큘라가 질투해서 망쳐버린 젼켱옌의 사랑스러운 세계는 다시 지어질 수 없다는 건 씁쓸했다. 루시가 죽어서 그 우정을 찾을 수 없는 것도 그렇고, 지연미나가 한 번 무너질 뻔했던 자신과 그녀의 세계를 다시 단단히 세울 거라는 믿음은 있는데 그 세계에 켱나단은 이제 없을 것 같더라. 드큘 성에서의 재회와 위트 비 베이까지 너무나도 사랑스러워서 마스크 속에서 함박웃음을 짓게 했던 아름다운 커플이라 너무 슬펐다.

 

it's over 이후에 미나가 드라큘라를 사랑하는 걸 인정한 걸 느끼는 조나단들은 늘 안타깝기는 한데, 켱나단이 이 날 그 이후에 미나를 살피는데 젼미나가 조나단만을 사랑하던 존재에서 드라큘라를 더 사랑하는 존재로 그녀 스스로를 인정한 걸 알아차리더라. 그 둘의 사랑과 그로 인해 만들어진 세상이 아름답고 완벽했던 만큼 미나가 다른 사람도 사랑한다는 건 마음의 방이 2개가 생기는 게 아니라 이전의 미나는 부서지고, 그들의 세계는 깨졌고 이제 미나와 조나단의 연결고리는 사라졌고 미나가 원한 건 아니지만 젼미나의 세계에서 조나단이 쫓겨난 게 되는데, 바로 그렇기 때문에 뒤에 미나가 자기가 뱀파이어로 완전히 변하면 날 죽여달라고 다짐을 받을 때 켱나단이 나는 절대로 그 약속을 할 수 없다고 말을 못 하더라ㅠ 나는 미나 당신에게 누구보다 소중하고 중요한 이고, 그런 내가 당신을 지키고 싶지 죽이는 일 따윈 할 수 없다고 말할 수 있어야 그 청을 거절할 수 있는데 이제 미나에게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조나단이 아니라 드라큘라니까. 켱나단은 절대 미나의 부탁을 거절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여전히 그녀를 사랑하는데 이제 그녀는 나를 가장 사랑하지 않아 사랑이 끝나버린 고통을 노래하는 before the summmer ends가 너무 아쉽고 안타까웠고, 미나에게 난 당신을 절대 죽이지 않을 거라 미나의 의사를 거스르면서까지 주장할 수 없는 이가 되어버렸기에 미나에게 때가 오면 그녀를 죽이겠다 약속은 하나 차마 그러고 싶지 않기에 그런 일을 만들지 않기 위해 미나의 곁을 떠나 드라큘라를 죽이는 것만이 조나단이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 되는 게 이야기적인 연결은 쩌는데 마음은 너무 아팠다. 드라큘라와 엘리자벳사가 이미 끝나버린 인연인데 그걸 인정하지 못한 드라큘라가 신을 저주하면서 비극이 시작된 극이니, 이미 무너진 지연미나와 켱나단의 사랑을 다시 이어붙이라고 할 수는 없는데 진짜 엄청나게 사랑스러운 연인이었어서 아쉬워ㅠㅠ

 

켱나단 미나가 약혼자에게 돌아가라고 명령하는 사람도 있고요 할 때 이 못된 입!하는 느낌으로 자기 입 툭 치는 거 원래도 엄청 귀여워하긴 하는데ㅠ 이날 좀 세게 쳐서 젼미나가 놀라서 다가와서 손 잡으니까 혼내줬어요.. 이러고, 거기에 젼미나가 약혼자의 애교가 귀여워서 해사하게 웃는데 여자를 웃게 하는 법이 이거고 젼켱 너무 사랑스럽고 완벽한 한쌍이었단 말이야. 앞에 1막에 럽킵얼 좋았던 거 엄청 긴 분량으로 풀었지만 개인적인 1막 최고 하이라이트가 거기였는데ㅠㅠ 너무너무너무 사랑스러운 커플이라ㅠㅠ 아 극 여기서 끝나버려 위트 비 베이 지나고 얘네 찢어지는 거 나는 못 본다 마인드로 시작해 1막을 넘어 이날 집에서도 계속 젼켱 예뻐.. 너무 예뻐...하고 되새김질했을 만큼 고왔다ㅠㅠ 하여간.. 젼미나켱나단의 이별 너무 아쉽고 안타까워ㅠ

지연미나 호, 극호, 극극호를 찍었지만 이게 나쁘다 싫다 그런 종류는 아니고 약간 아쉬운 거는 하나 있었는데 그게 넘버를 너무 잘 부른다. 이게 뭔 헛소리냐 싶을 것 같은데ㅋㅋㅋㅋ 미나의 솔로 넘버들이 대부분 미나의 혼란을 표현하는 넘버인데 지연배우가 체구는 어마어마하게 가녀려도 성량이 매우 좋고 진성이 단단하니까 본인 기준으로는 여리게 부르고 있는 부분이 분명히 있는데 이게 그럼에도 단단하게 들려서 몸짓이나 표졍 연기에 비해서 덜 힘들어하는 걸로 느껴지고, 아마 지연미나만!봤다면 그래도 미나가 힘들구나ㅠ할텐데 이 미나 저 미나 고루고루 본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너무 튼튼하게 들려서 오히려 타고난 달란트가 본인을 방해하는 구나 싶었다. 초연 썸머미나가 넘버로 의외로 좋은 평을 안 받던 게 의아했는데 이게 이런 느낌이었을까 생각했다.

배우들 얘기를 좀 더 풀고 마무리를 지어야지..

선민배우도, 예은배우도 배우의 역량에 비해서 정말 도구적인 역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호불호를 따지는 게 의미가 있나 싶으면서도 또 두분 다 그냥 아주 개인적인 취향 부분에서 조금씩 안 맞는 부분들이 있었는데 이 날은 오랜만에 예은루시를 본 건데 예은루시의 연기로 인해 미스트가 루시가 꿈 속에서 자기를 홀렸던 드라큘라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라 마치 드라큘라가 루시의 몸을 빌어 미나를 꾀는 것 같은 것처럼 느껴졌는데 그게 굉장히 좋았다. 그냥 드라큘라 자체로는 미나를 흔드는 걸 못 하는 지연미나의 서사에서 루시를 통해 그녀에게 침투한다는 결이 생기니까 설득력이 엄청 생기더라. 미나가 상처를 발견하기 전까지는 계속 정신이 살짝 혼미한 상태같던 게 통증으로 인해 정신이 번쩍 든 걸로 느껴지는 것도 있고, 비록 그 시점 뒤라도 루시가 미나가 급히 떠나야 한다는 말을 들었기에 흡혈로 인해 루시에게 침투해 있던 드라큘라가 미나가 떠나는 걸 알아내는 구나라는 서사 구멍 땜질도 생겼다ㅋㅋ 아 정말 땜질할 게 너무 많은 극이야.

 

아 이거 맨날 써야지하고 까먹는 건데 극 자체가 하는 설정 상 차별인데 대박 슬프고 큘 얄미운 게, 루시가 창문 열 때는 뱀슬들이 같이 등장하고 드라큘라는 한 마디도 안 하는데 미나를 찾아갈 때는 뱀슬도 없고 자기가 감격해서 먼저 노래하는 거ㅠ 미나와의 시간은 아무하고도 나누고 싶지 않아서 그렇게 홀로 찾아가는 그런 독점욕 귀엽기도 하고 미나는 그만큼 그에게 유일하고 특별하고 다 알겠는데ㅠ 또 그래서 드라큘라에게 유혹 당해서 행복해야할 결혼 첫날밤에 사랑하던 이를 거부하고 자기 생명을 바치는 루시의 처지가 너무 대비되고 너무 슬프다ㅠㅠ 루시 넘버도 다 좋고 귀여움에서 섹시함까지 넘나들 수 있고 의상도 여러 개인 역이지만... 루시라는 역 자체는 배우 낭비가 너무 심해서 참 슬프다. 배우들이 잘할 수록 슬퍼ㅠ 3연 쑤루시처럼 대극장 필모 뻗어가느라 하는 거면 모를까 배우 낭비 마음 아프니 다음 상연에는 잘하는데 그걸 알릴 기회가 간절할 신인들에게 돌아가길 예은루시가 어느 때보다도 더 좋아서 새삼 아까워서 바라본다ㅠㅠ

엉나단과 켱나단 둘다 좋은 해석을 가져왔고 누구로 봐도 만족스럽지만 켱을 워낙 귀여워해서 켱나단 자첫한 날에 켱나단 좋다고 좋다고 한 전적이 있는데 아니 근데 켱나단이 그때도 난 좋았는데 너무 더 좋아져서 요즘 드큘 후기에 켱나단 지분이 되게 많다 싶었는데 그게 확 이해가 되었다. (뱀슬들이 가슴이랑 입술 주위에 립스틱 흔적 남기는 그런 거 말고--... 쓰는 김에 말하는데 난 그거 불호다. 가뜩이나 관람 가능 연령 하한선에 비해 극이 수위가 좀 있는 편인데 굳이 거기까지 하는 걸 왜 좋게 봐야하는 지 이해가 안 된다. 건장한 성인남성 상의 탈의 시키고 몸매 좋은 성인 여성 셋이 야한 옷 입고 둘러싸서 성행위 연상시키는 춤 추는 걸로도 이미 야한데 뭘 굳이 거기까지..) 미나바라기에 순수하고 선량한 인물인데 포에버 영에서 뱀슬들에게 제대로 홀려있는 게 사람들따라 호불호 갈릴 수 있는 영역인데, 그걸 방 안에 차오는 연기가 문제인 것처럼 숨을 참으며 연기를 들이마시지 않으려는 액팅을 하더라. 정말 그 설정일 수도 있지만 난 그 연기가 그냥 분위기 조성용이라보고ㅋㅋㅋ 조나단이 포에버 영에서 프블까지 뱀슬과 드큘에게 홀리는 건 그들의 권능 때문이라고 보지만 드큘의 권능 묘사가 연약한 이 극에서 그런 부가적인 요소때문에 내가 홀린 거지 난 순수한 존재고 미나밖에 모른다!라는 노선을 유지할 핑계거리를 만들어내다니 너무 기특해서 속으로 우와-함ㅋㅋㅋ 몇 년 전부터 뭔가 남자 연예인이나 남캐가 매력적인 요소를 보이면 거의 조건반사처럼 여우같다, 폭스하는 게 비유가 너무 남발하는 거 같아서 좋아하지 않았는데 나는 미나를 여전히 사랑하는데 어쩔 수 없이 약 때문에 그런 거야!!하는 디테일 만든 거 진짜 FOX 인정, 앙킁하고 좋았다ㅋㅋ 위트 비 베이에서 소리를 좀 더 가볍게 내서 사랑스럽게 부르는 노래 처리도 좋았고, 2막 감정 연기는 더 깊어지고 이번 내 최애 조나단은 원래도 그랬지만 이제 진짜 완전히 형훈이임ㅠㅠ

동은 늘 좋아하고 본진이라 오히려 배우 단위로 뭘 쓰자니 동어반복만 할 것 같지만 그래도 남겨보면? 이날은 진짜 드라큘라가 소멸해야만 하는 존재라는 걸 사랑으로서도 원죄로서도 다 이해했다. 동큘이 원래 가지고 가는 이야기가 지연미나이 설득력으로 채워지는 게 있었는데 또 특히나 그녀가 사랑을 고백할 때는 그 고백이 이어질수록 미나가 망가져간다는 거에 가슴아파서 그 고백을 음미하지 못 하고 고통스러워하는 게 유난히도 좋았다. 사랑해서 포기하는 걸 400년 전부터 할 걸 왜 하지 못 해서 그 많은 사람을 죽이고 다시 만난 사랑을 고통스럽게 하니 싶으면서도 정말 너무 안쓰러웠는데, 동큘의 드라큘라가 오만방자한 왕자님이라서 늘 비꼬롬한 자세를 일부 가지고 극을 봐왔어서 이렇게 깔끔하게 안쓰러운 게 처음이라 특히 좋았던 기분이 오래 간다. 프레시 블러드에서 늙은 할배에서 젊은 드라큘라로의 목소리 변화는 워낙에 극적이게 잘 해내기는 하는데 늙고 외롭고 추한 자신에 대한 혐오가 솔리터리 맨부터 엄청 강하게 표현된 날이라 인생 유일한 사랑인 엘자의 환생 미나가 찾아왔는데, 그런 그녀가 조나단이라는 젊고 생명있고 순수한 존재를 사랑한다니까 조나단을 정말 질투하던 백작이 바로 그의 피를 재물로 다시 젊어지고 환희에 차게 표현하는 연기를 하는 걸 열심히 봤더니 회춘하면서 목소리 들뜨고 장갑 벗어던지면서 기뻐할 때 목소리 변화를 잘 내는 거 이상의 이야기가 읽혔다. 나도 드디어 다시 젊고 아름다워졌다는 치기어린 기쁨이 열렬하게 느껴졌는데 새로운 인생을 살아보려는 순간 찾아온 연인의 환생체를 보고 드디어 모든 게 완전해질거라 여기며 행복했을텐데.. 끝이라 생각마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넘버는 말하지만, 사실은 드디어 끝이 시작된 걸 모르고 기뻐하는 순간으로 다가와 평소보다 유난히 좋았다.

여튼 난 동젼(+켱옌) 서사 너무 재밌긴 했는데, 이게 드라큘라는 상처받은 파괴자고 미나는 망쳐지는 희생양 구도라 극이 안타까운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돌이킬 수 없는 것과 과거에 집착하여 현생을 망치지 말고 순리대로 살아야 모든 게 지켜진다는 전설을 판타지 형태로 가공한 이야기가 되는 터라 안 맞아하는 분들이 왜 안 맞아하는 지는 알 것 같긴 했다ㅋㅋㅋ 일단 나부터 평소처럼 드큘을 망한 사랑이야기로 소비한 게 아니고 판타지 가미된 교훈을 주는 전설/민담 수준으로 소비했기에ㅋㅋㅋ 그렇지만 난 말이 되는 이야기를 쩔어주는 넘버와 기깔나는 무대 수행으로 보는 거 너무 좋아해서 진짜 좋았다. 보면서 시간 훅훅 간다. 너무 재밌다 나 오늘 되게 재밌게 잘 보고 있다 체감하며 보긴 했고 후기에서도 썼듯이 오늘 서사 꽉꽉 차게 이해했는데 가슴이 미어지는 슬픔이나 완전한 구원 서사라거나 감정적으로 가슴이 저리게 하고 머리가 멍해지는 그런 종류의 충만감을 느낀 건 아니라 일반적으로 내가 자체 레전! 막 이런 얘기 할 때의 감각은 아닌데, 나 진짜 드큘 이번 시즌에 나름 열심히 보고 있으면서도 서사 구멍 너무 싫다 할배 못됐다 이런 생각 안 하고 그냥 아 드큘 이야기 재밌다 본 게 너무 재밌고 신기하고 진짜 곱씹을수록 이 관극 너무 만족스러웠다. 동젼켱옌 노래 연기 다 너무 잘하고 또래들끼리 모두 모여서 어딘가 하여간 비슷한 어떤 그게 잘 어우러지고 톡톡 튀고 그 와중에 내가 더 잘 맞고 좋아하는 탤헬싱이라 헬싱 노선도 좋고, 오케도 오케는 막 안 달렸고ㅋㅋㅋㅋ

앞으로 잡아둔 표가 동선녀 막공 뿐인데... 원죄도 뚜렷하고 하는 짓도 얄미운 동큘로 봤을 때 큘이 안 미운 신기한 경험을 해서 하는 짓이 이미 안 밉고 안쓰러운 느낌도 잘 드는 톡큘과 지연미나의 조합이 어떤 느낌을 줄지 굉장히 궁금한데 못 가는 날이라 보내야만 해서 슬프다ㅠㅠ 다음 시즌에 지연미나 또 와서 다른 큘과도 볼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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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윗 감상


헐 나 동젼 엄청 잘 맞아 완전 재밌어!!!

젼미나 자신이 엘리자벳사라는 걸 깨닫고, 그로 인하여 왜 드라큘라만 만나면 자신에게 낯선 혼란이 생기는 지 드디어 깨닫기는 하는데, 그가 어느 정도로 죄악에 찬 존재인지는 몰라도 그리고 자신이 전생에서 밀려오는 감정에 혼란스러울지라도 그건 지나간 시간이고 자신은 지금의 삶을 사랑하고 그걸 책임질 의무가 있으니 동큘 진짜 단호하게 밀어내고 끊어내는데, 이래서 드라큘라가 진짜 현재의 세상에서 완전히 유리된 존재가 되는데 그래서 혼자 부유하게 되고 지독한 외로움 속에서 다시 만난 사랑에게도 거부당하니 안쓰러운데, 바로 그 지점때문에 내가 저 드라큘라 놈은 사랑한다면서 미나 괴롭힌다!!! 지 밖에 모른다!!! 넌 영생 살면서 왜 기다리지를 못 하니 하는 부분이 완전히 이해가 된다. 미나가 이렇게나 단호하게 선을 긋고 그를 물리치는데 루시를 통해 미나의 삶을 흔들지 않고서는 그녀에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이 없어서 도저히 어쩔 수가 없어져서 서사가 훅 차올라
 
그리고 젼켱옌.. 또래 피어, 젼예니 실친 페어.. 셋이 엄청 사랑스럽고 엄청 젊게 반짝반짝 빛나서 너무 귀엽고 예뻐서 오늘따라 자기의 추함과 늙음과 외로움을 혐오하기까지 하는 백작이 그런 그들의 사랑과 우정과 그 모든 게 합쳐진 완벽한 세상을 질투하는 괴리된 존재가 되는 게 너무 좋다

진짜 오늘은 동큘이 특히나 켱나단의 젊음과 순수함, 그로 인하여 젼미나의 사랑을 받은 부분을 질투하는 게 너무 재밌어ㅠ 예은루시 미스트에서 마치 드라큘라가 루시의 몸을 빌어 미나를 꾀는 것 같은 것처럼 느껴지는 거 첨인데 그거도 좋아ㅠ 미나와 위트 비 베이에서 재회했을 때, 밤에 그녀를 불러내려고 했는데 루시가 나와버리고 미나는 혼란스러워만 할 때, 그리고 그녀에게 사과하고 조금이라도 말을 나눠보고 싶어 기차역에 찾아갔을 때, 다시 얻은 젊음 만큼이나 온전히 400년 전으로 돌아간 풋풋하고 사랑이 흘러 넘치던 서툰 사람이 조급하게 실수할 때 굳이 머리 굴려서 불쌍해보이려는 게 아니라 진짜 머리보다 마음이 먼저 가는 풋풋함인데 그럴 때마다 젼미나에게서 조나단의 존재가 느껴지는 순간 질투와 함께 400년동안 악의 존재가 되게 한 못난 못됨이 튀어나와서 루시의 목을 물고, 미나에게 처량한 존재로 자신의 모습을 꾸미고, 사랑하는 이를 다시 만나서 얻었던 순수한 설렘은 뒤로 밀어지고 그저 그녀를 다시 얻고 싶은 갈급한 존재가 튀어나오는데, 그런 드라큘라가 과거는 과거로 남길 줄 아는 곧은 존재에게서 그들 사이의 사랑과 존재를 부정당하고 실연 당하는 게 너무 안쓰러운데, 또 그게 온당한 죄값인데 드라큘라가 그것을 인정하지 못 하고 그녀를 갖기 위해 그녀의 세계를 파괴해가면서 지연미나를 부서가는 과정이 그래서 그녀를 지키 위해서는 자신이 사라져야한다는 걸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게 굉장히 설득력있다. 이게 드라큘라 배우 한 명이 자기 서사를 정리해서 보이는 걸 떠나서 젼미나라 같이 만들어지는 서사고, 진짜 난 드큘 서사 구멍 숭숭인 거 재밌게 본 모든 날에 그럼에도 흥 소리 나오게 하는 부분인데 오늘이 가장 완벽하게 이야기가 채워진다.

지연미나는 자기를 지키면서는 드라큘라를 절대 사랑할 수 없는 사람인 게, 그녀는 드라큘라가 she에서 자신의 저주를 말할 때 그가 얻은 게 '영원한 죽음'이라는 저주인 걸 진짜 완전히 이해한 사람이라, 그런 영원한 죽음의 저주에 갇힌 드라큘라가 너무나 안타깝지만, 그렇다고 그 옳지 못한 길을 자기 자신이 지켜지는 동안은 선택할 수가 없는 사람이었다. 내면의 선을 기준으로 흔들리는 마음을 잡으려는 조미나랑은 또 다른 종류의 강함인 게 안타까워도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고 그래서 그를 단호히 뿌리쳤고 조나단을 다시 만나 그려왔던 완벽한 세상을 그와의 결혼으로 완성했는데 산 것도 죽은 것도 아니고 영원한 죽음의 저주나 받은 저 세상 존재가 잊히지 않는 게 괴롭고, 심지어 그가 가장 사랑하는 친구를 그 존재처럼 영혼 잃은 저주받은 존재로 만들었는데 이미 영혼을 빼앗긴 친구가 아더의 손에 최후를 맞을 때 괴롭고, 친구를 그렇게 만든 드라큘라를 미워만 해야 하는데 마치 루시를 이제 내가 사랑했던 그 친구는 죽었다고 놓을 수 없듯이 그를 그저 원망하고 저주하며 그의 최후를 바라는 게 안 되고, 그렇게 생겨난 균열 속에서 드라큘라에 대한 사랑과 연민이 튀어나오기 시작하는 게 그녀가 자신을 버리는 게 되는 게 아니라 드라큘라가 그녀를 파괴하는 게 되더라.

동큘이 루시를 뱀파이어로 만들면서 지연미나의 삶을 흔들지 않는 이상 마음 속에 없던 구멍 하나 생겼어도 그래도 드라큘라 잊고 완전히 자기 삶 꾸릴 사람이라 조나단 죽을 때까지 기다리거나 숨겨진 내연남으로 사는 것도 기대할 수 없어서 드라큘라가 미나를 흔드는 과정이 말이 되는데, 문제는 흔들리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미나가 파괴되는 거라서 미나가 드라큘라에 대한 사랑을 인정하고  뱀파이어가 되기로 결심을 하고 그렇게 되면 타락하는 게 아니라 미나가 드라큘라에게 점점 더 흔들리고 그를 선택하는 거 자체가 미나의 영혼이 붕괴되는 거라 파괴되어가는 그녀를 지키기 위해 드라큘라가 자신을 없애는 거 말고는 다른 선택지가 없어진다. 지연미나 윙즈에서 시덕션으로 이어지는 과정 동안 그녀가 드라큘라에게 흔들리는 이유가 그녀가 이미 속해있는 세상과 그 사람들은 완벽하고 단단하고 다정한데, she에서 드라큘라의 고백과 함께 느껴버린 동큘이 저주로 인해 얻은 고독을 없애주는 건 그가 그렇게 사랑하고 믿던 신을 저주하게 된 계기인 '자신'이 그를 선택하여 그의 곁에 있어주는 것 뿐이고, 또 근데 그로 인해 오로지 자신만이 구원할 수 있는 특별한 '내 것'이 생겨서라 이타심과 소유욕을 같이 표현하는 게 재미있는데 내것일 필요가 없는 옳지 못 한 존재인 드라큘라를 단호하게 내쳤던 1막의 미나가 그런 이타심과 소유욕이 혼재된 마음으로 자신의 세계로 드라큘라를 불러들이는 게 이미 그랬던 미나는 망가지고 있다는 게 되는 게 엄청 신기했다.하지만 완전히 부서진 게 아니기에 갈등하기도 하던 그녀를 계속하여 설득해서 마침내 자신의 피를 먹여 다시 내 것이 되었다 생각했는데 완전히 망가지지 않은 미나의 존재는 드라큘라랑 단둘이 있지 않고 자기가 다시 태어났고 원래 속한 세상의 사람들이 눈에 보이자 본연의 결곡한 모습으로 드라큘라에게 본연의 그녀는 어떤 생명도 죽는 걸 원하지 않는 사람임을 천명하며 드라큘라를 막아서니 모든 건 수포로 돌아갔고 미나는 자신을 다시 버렸다 생각하여 분노에 가득 차서 동큘 돌아갔는데, 사실 자신이 그런 과정까지 가는 동안 미나가 망가져가는 건 몰랐는데 트레인 시퀀스에서 최면 속에서 미나를 다시 만나고 미나를 꾀어내는데 그냥 눈으로 보는 걸 떠나서 그녀와 정신이 연결되자 자신이 사랑했던 400년 전의 엘리자벳사부터 지금의 미나까지, 원래 그 결곡하고 아름다운 영혼은 절대 꿈꾸지 않았을 뱀파이어 슬레이브나 할 듯한 욕망이 자신에게도 전해지니 그 순간 자신이 그녀를 망치고 있었다는 걸 동큘이 깨닫고 이게 무슨 일이지 어떻게 이럴 수 있지.라는 표정을 관이 올라가는 동안 보여주는데 서사 이음새 완벽해지고 아 드큘 서사 이렇게 깔끔하게 메꿔진 거 처음이었고, 그렇게 관이 사라진 걸로 최면이 끊어진 걸로 지시된 시점에서 지연미나가 드라큘라가 남아서 묻는 게 아니라 나에게 무슨 일이 있던 건지 혼란스러워하며 헬싱에게 질문하는 부분들, 드라큘라와 가까워질수록 그녀는 망가지는 거라는 걸 알려주는 거 깔끔해ㅠ 탤헬싱은 최면에 빠진 때에 완전히 다른 이가 되어 영생을 노래했던 젼미나를 봤기에 그녀를 완전히 신용할 수 없겠다 생각하고 지지 말라고 설득하는데 드라큘라의 존재가 이미 균열을 냈고 미나의 몸 속의 그의 피가 미나를 잠식해가니 드라큘라가 사라지지 않는 한 미나의 의지만으로 지연미나는 자신을 되찾을 수 없는데 어쩌겠나ㅠ
 
평소에도 그런 느낌이 들긴 했는데 오늘은 솔리터리 맨에서 동큘 400여 년 동안 엄청나게 외로워했다는 게 느껴졌는데, 그 외로운 세월 동안 엘리자벳사가 아닌 걸 알지만 괜히 그녀를 떠올리게 하거나, 아니면 예전 자신과 엘자처럼 행복해보이는 연인들을 질투해서 뱀슬로 그들을 만들어서 외로움을 끊어내려는 시도를 해봤으나 어차피 그들은 엘자가 아니고, 또 자신과 달리 뱀파이어가 된 뒤 이지를 잃고 그저 피에 대한 욕망에 종속되는 미천한(동큘은 그렇게 대함. 지가 만들어놓고 이건 정말 아무리 생각해도 못된 부분ㅠ 자기가 만들었으니 책임질 생각도 있고 그렇게 타락한 존재들이 가련하고 애틋도 좀 한데 그게 반려동물도 아니고 애완동물 취급.. 못됐다 진짜ㅠ) 존재가 되어버려서 더더욱 고독에 몸부림치다가 엘리자벳사와 함께 살던 성과 고향을 떠나 새 인생을 꾸릴 결심까지 해본 건데, 신이 고약해서 어쭈 이제 달아나시겠다?하고 고까워서 미나를 그에게 보냈고, 줄리아에 대한 복수를 위해 드라큘라를 그렇게 간절히 쫓고 그를 물리치겠다고 달려들던 반 헬싱이 헬싱의 손으로 줄리아의 영혼을 빼앗긴 육신마저 죽이고 고통스러워하는 걸 보면서, 동큘이 아 저 뱀슬 원래 줄리아라는 사람이었지. 근데 줄리아였던 존재는 사라지고 그냥 피에 굶주린 미천한 존재가 되어버렸네

그리고 그런 그녀를 줄리아를 사랑해서 날 쫓던 저 반헬싱이 완전히 죽이네. 이게 내가 미나를 계속 사랑하면 미나와 내가 갖게 되는 결과구나. 깨닫던데 트레인 시퀀스에서 감지한 절망을 반 헬싱과 줄리아로 인해 확인사살 당했고, 고통스러운 마음으로 자리를 피했는데 그 자리에 찾아와 마침내 지연미나가 그를 사랑한다고 이제 나를 버리고 그를 선택할 거라고 고백하는데 그 고백의 과정에서 지연미나가 동큘을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짓는 표정들 속에 드큘의 성에 처음 왔을 때, 위트비 베이에서 또 재회했을 때의 선량하고 결곡한 그녀의 얼굴이 아니기에 미나의 사랑을 확인할수록 또 그녀가 붕괴되어가는 게 보여서 동큘이 미나의 고백을 들으면서 점점 더 절망에 빠지는 게 너무 납득이 되고 아니 서사가 왜 이렇게까지 잘 차는 거야 우와 하고. 당신을 지키기 위해서 내가 떠날 수 밖에 없다고하며 미나의 손을 같이 붙잡고 자신을 찌르고 관뚜껑이 닫힐 때 개운한 표정인데 그래 잘했다 싶어지면서, 내 마음도 같이 후련해지고 개운해졌다.
 
오늘의 피날레에서 지연미나가 관을 부여잡고 울부짖는 걸로 끝이 나긴 했지만, 아마 부서지기 전처럼 완전한 영혼을 다시 찾지는 않았겠지만, 사랑하기때문에 사랑하는 존재를 망치지 않기 위해 자신을 부수는 동큘로 인해 지연미나의 붕괴는 멈추었고, 본연의 지연미나는 생과 삶의 소중함을 아는 이니까, 드라큘라가 아니라면 그녀를 망칠 수 있는 존재는 이 세상에 없으니 자신과 자신의 삶을 진짜 송두리째 뒤흔들었던 존재로 한동안 정말 많이 아프겠지만 다시 일어날 수 있을 거라고 믿음이 가서 미나 걱정에 속이 상하지도 않기도 하고 오늘 동젼이 정말 재밌고 좋았다.

근데 이게, 이미 한 번 무너진 건 온전히 다시 이전대로 돌아갈 수 없으니까 1막에서 드라큘라가 질투해서 망쳐버린 젼켱옌의 사랑스러운 세계는 다시 지어질 수 없다는 건 씁쓸하긴 하다. 지연미나가 한 번 무너질 뻔했던 자신과 그녀의 세계를 다시 단단히 세울 거라는 믿음은 있는데 그 세계에 켱나단은 이제 없을 것 같아서 드큘 성에서의 재회와 위트 비 베이까지 너무나도 사랑스러워서 마스크 속에서 함박웃음을 짓게 했던 젼켱의 사랑마저 저물어버린 건 너무 아쉬워ㅠ

it's over 이후에 미나가 드라큘라를 사랑하는 걸 인정한 걸 느끼는 조나단들은 늘 안타깝기는 한데, 젼켱 1막에서 미치도록 사랑스러웠던 만큼 켱나단이 젼미나가 조나단만을 사랑하던 존재에서 드라큘라를 사랑한다는 걸 그녀가 인정했다는 걸 깨닫고 둘이 사랑이 끝나버린 걸 깨닫는 게, 그 둘의 사랑과 그로 인해 만들어진 세상이 아름답고 완벽했던 만큼 미나가 다른 사람도 사랑한다는 게 마음의 방이 2개가 생기는 게 아니라 이전의 미나는 부서지고, 그들의 세계는 깨졌고 이제 미나와 조나단의 연결고리는 사라졌고 미나가 원한 건 아니지만 젼미나의 세계에서 조나단이 쫓겨난 게 되는데 바로 그렇기 때문에 켱나단이 때가 되면 자신을 죽여달라는 젼미나에게 나는 절대로 그 약속을 할 수 없다고 말을 못 하는 게 되는 거야ㅠ 나는 미나 당신에게 누구보다 소중하고 중요한 이이고, 그런 나는 당신을 지키고 싶지 죽이는 일 따윈 할 수 없다고 말할 수 없어졌다. 왜냐면 이제 미나에게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조나단이 아니라 드라큘라니까. 나는 여전히 그녀를 사랑하는데 이제 그녀는 나를 가장 사랑하지 않아 사랑이 끝나버린 고통을 노래하는 before the summmer ends가 너무 아쉽고 안타까웠고, 미나에게 난 당신을 절대 죽이지 않을 거라 미나의 의사를 거스르면서까지 주장할 수 없는 이가 되어버렸기에 미나에게 때가 오면 그녀를 죽이겠다 약속은 하나 차마 그러고 싶지 않기에 그런 일을 만들지 않기 위해 미나의 곁을 떠나 드라큘라를 죽이는 것만이 조나단이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 되는 게 너무 슬펐다.

드라큘라와 엘리자벳사가 이미 끝나버린 인연인데 그걸 인정하지 못한 드라큘라가 신을 저주하면서 비극이 시작된 극이니, 이미 무너진 지연미나와 켱나단의 사랑을 다시 이어붙이라고 할 수는 없는데 진짜 엄청나게 사랑스러운 연인이었어서 너무 아쉽고 안타까워ㅠ

여튼 난 동젼 서사 너무 재밌긴 했는데, 이게 드라큘라는 상처받은 파괴자고 미나는 망쳐지는 희생양 구도라 극이 안타까운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돌이킬 수 없는 것과 과거에 집착하여 현생을 망치지 말고 순리대로 살아야 모든 게 지켜진다는 전설을 판타지 형태로 가공한 이야기가 되는 터라 안 맞아하는 분들이 왜 안 맞아하는 지는 알 것 같긴하다ㅋㅋㅋ 일단 나부터 오늘 평소처럼 드큘을 망한 사랑이야기로 소비한 게 아니기때문에ㅋㅋㅋ 그렇지만 난 말이 되는 이야기를 쩔어주는 넘버와 기깔나는 무대 수행으로 보는 거 너무 좋아해서 오늘 진짜 좋았다.

드라큘라 얼기설기한 서사 미나들의 노선으로 여백이 채워지고 극의 분위기가 달라지는 거 보는 맛이 드큘에서 이야기적으로 나에게 제일 자극적이고 재밌는 부분인데 지연미나가 가져온 방향성 진짜 생각도 못 해본 방식이고 지연배우랑 맞을 때 안 맞을 때 격차가 좀 있는 편이라 관극 전에 걱정도 사실 했는데 아 미나는 너무너무 좋았다. 미나가 무너지는 시점을 고민을 하는 거부터 미나가 파괴되어가는 거라고 잡다니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시지? 와 배우들의 해석력은 정말 와 신기해.

오늘 근데 럽킵얼에서 동큘 역대급으로 안쓰러워 보인 게.. 드큘이 아무리 인외의 존재여도 형태 자체가 인간이고 시작이 인간이고 극 자체가 사랑을 말하는 극이라 완전히 동떨어진 세계 속 존재로 보이지는 않았는데 지연미나가 괴롭지만 당연히 가야만해라는 마음으로 조나단에게 다가가는 동안 제발 전생의 우리의 사랑을 떠올리고 나를 받아달라고 매달리는 동큘의 모든 말들이 다 그냥 허공 속 메아리로 보이고 존재 자체도 그렇게 보이는 거야. 드라큘라의 성에서 조나단이 자러간 뒤 미나를 부르는 드라큘라의 목소리를 조금도 눈치채지 못 하는 때부터 이 미나는 전생과 정말 매우 단절된 미나구나 싶었는데 위트 비 베이에서도 루시를 찾아서 나온 거지 드라큘라의 유혹의 메시지는 절대 듣지 못 했던 이가 미스트에서 루시를 통해 드큘이 그녀의 방어막을 침투하기 시작한 뒤에 루시의 죽음을 겪고도 드라큘라를 완전히 부정하지는 못 하는 건 전생의 사랑이 다가와서가 아니라 현생에서 만난 드라큘라의 고독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시작된 거라 옛사랑을 재회하고 그녀와 다시 만나 무너진 사랑과 세상을 다시 찾으려는 동큘의 바람은 애초에 글러먹은 게 되는 게 참...

이미 끝나버린 사랑과 생명에 집착하여 망가진 존재인 동큘 그 자체가 선명해지는 지점이기도 했고. 되게 안쓰러운데 그게 진짜 구제 가능한 지점이 없어서 가여웠다. 오늘은 진짜 드라큘라가 소멸해야만 하는 존재라는 걸 사랑으로서도 원죄로서도 다 이해했어.

근데 미나가 손에 잡히지 않으니까 럽킵얼이고, 시덕션이고 계속 간절하게 날 선택해줘요 날 사랑해줘요하고 매달리니까 뭔가 역대급으로 안쓰러워보였다는 말을 또 하고, 심지어 그와중에 그녀가 사랑을 고백할 때는 그 고백이 이어질수록 미나가 망가져간다는 거에 가슴아파서 그 고백을 음미하지 못 하고 고통스러워하니까 오늘은 진짜 그럼에도 역시 사랑해서 포기하는 걸 400년 전부터 할 걸 왜 하지 못 해서 그 많은 사람을 죽이고 다시 만난 사랑을 고통스럽게 하니 싶으면서도 정말 너무 안쓰러웠다. 이렇게 오롯이 안타깝다 생각한 건 완전히 처음이야.

프레시 블러드에서 늙은 할배에서 젊은 드라큘라로의 목소리 변화는 워낙에 극적이게 잘 해내기는 하는데 늙고 외롭고 추한 자신에 대한 혐오가 강렬한 와중에 인생 유일한 사랑인 엘자의 환생 미나가 찾아왔는데, 그런 그녀가 조나단이라는 젊고 생명있고 순수한 존재를 사랑한다니까 조나단을 정말 질투하던 백작이 바로 그의 피를 재물로 다시 젊어지고 환희에 차게 표현하는 연기를 열심히 봤더니 목소리 변화를 잘 내는 걸 이상의 이야기가 읽혔다. 나도 드디어 다시 젊고 아름다워졌다는 치기어린 기쁨이 열렬하게 느껴졌는데 새로운 인생을 살아보려는 순간 찾아온 연인의 환생체를 보고 드디어 모든 게 완전해질거라 여기며 행복했을텐데.. 끝이라 생각마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넘버는 말하지만, 사실은 드디어 끝이 시작된 걸 모르고 기뻐하는 동큘의 프블, 극을 다 보고 다시 되짚어보니 참으로 안타깝고 안쓰럽다.. 에효ㅠ

아 근데 지금 깨닫고 충격받은 건데 젼켱 고스트에서 몰리랑 칼이었잖아요ㅋㅋㅋ 켱칼이 2막에서 몰리 꼬시려는 넘버 할 때 내가 아이비몰리랑 음색합 미친다 생각하면서도 칼 나쁜 놈 ㅂㄷㅂㄷ 했었는데ㅋㅋㅋ 몰리랑 칼이 급 전생에 저 세상 미친 케미 절대 지켜 소리 나오는 연인 되어버렸네ㅋㅋ

와 근데 진짜 오늘 위트 비 베이 너무 너무 너무 너무 너무 너무 젼켱 귀여워서 지금도 잊혀지지가 않는다.. 켱나단 미나가 약혼자에게 돌아가라고 명령하는 사람도 있고요 할 때 이 못된 입!하는 느낌으로 자기 입 툭 치는 거 원래도 엄청 귀여워하긴 하는데ㅠ 오늘 좀 세게 쳐서 젼미나가 놀라서 다가와서 손 잡으니까 혼내줬어요.. 이랬다구.... 진짜 거기에 젼미나 해사하게 웃는데 여자를 웃게 하는 법이 이거고 젼켱 너무 사랑스럽고 완벽한 한쌍이라 아 극 여기서 끝나버려 위트 비 베이 지나고 얘네 찢어지는 거 나는 못 본다 마인드 막 되어버렸다고요ㅠㅠ 아 젼켱.. 전생에서 못 이룬 사랑 고스트에서는 아예 이럴 바에 극악의 남남으로 남아버린 그런 건가요.... 아니 후생에서라도 행복한 거 보고 싶으니까 담에는 같이 사랑하고 이어지는 역으로 만나주세요. 하 정말 너무 사랑스러웠어서 지금 다시 떠올리면서 현실로 헤벌쭉하고 있음ㅋㅋ 혼내줬어요...ㅇ-<-<

아 이거 맨날 써야지하고 까먹는 건데 극 자체가 하는 설정상 차별인데 대박 슬프고 큘 얄미운 게, 루시가 창문 열 때는 뱀슬들이 같이 등장하고 드라큘라는 한 마디도 안 하는데 미나를 찾아갈 때는 뱀슬도 없고 자기가 감격해서 먼저 노래하는 거ㅠ 미나와의 시간은 아무하고도 나누고 싶지 않아서 그렇게 홀로 찾아가는 그런 독점욕 귀엽기도 하고 미나는 그만큼 그에게 유일하고 특별하고 다 알겠는데ㅠ 또 그래서 드라큘라에게 유혹 당해서 행복해야할 결혼 첫날밤에 사랑하던 이를 거부하고 자기 생명을 바치는 루시의 처지가 너무 대비되고 너무 슬픔ㅠㅠ

보면서 시간 훅훅 간다. 너무 재밌다 나 오늘 되게 재밌게 잘 보고 있다 체감하며 보긴 했고 후기에서도 썼듯이 오늘 서사 꽉꽉 차게 이해했는데 공연 보면서 동큘이 오늘 핏기없게 하얗게 화장이 되어있고 눈에 붉은 렌즈를 끼고 있고 자리가 가깝던 멀던 뭐랄까 조명 아래에서 잘 구분 못 해서 다들 앓으시는 부분인데도 잘 인식 못 하던 게 극이 잘 와닿고 이해가 되니까 와서 새삼 오늘 백작님 참 하얗고 세상 사람 같지 않은 모습이구나 그런 요소까지 인식되어서 럽킵얼에서 진짜 유령이 무의미하게 매달리는 거 같다.. 와.. 이랬다. 가슴이 미어지는 슬픔이나 완전한 구원 서사라거나 감정적으로 가슴이 저리게 하고 머리가 멍해지는 그런 종류의 충만감을 느낀 건 아니라 일반적으로 내가 자체 레전! 막 이런 얘기 할 때의 감각은 아닌데, 나 진짜 드큘 이번 시즌에 나름 열심히 보고 있으면서도 서사 구멍 너무 싫다 할배 못됐다 이런 생각 안 하고 그냥 아 드큘 이야기 재밌다 본 게 너무 재밌고 신기하고 진짜 곱씹을수록 이 관극 너무 만족스러워. 동젼켱옌 노래 연기 다 너무 잘하고 또래들끼리 모두 모여서 어딘가 하여간 비슷한 어떤 그게 잘 어우러지고 톡톡 튀고 그 와중에 내가 더 잘 맞고 좋아하는 탤헬싱이라 헬싱 노선도 좋고, 오케도 오케는 막 안 달렸어ㅋㅋㅋ

되새길수록 너무 좋은 시간이었다. 행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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