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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후기

20210811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

by All's 2022. 12. 3.




캐스트 - 노윤 이정화 이봉준 신한결 김서환 이주순 김수혜 최경록 신석수 오주언 김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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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화 벤들라는 궁금한 게 많고 세상이 신기한데 무엇이 궁금한지도 알아가는 느낌이네. 흔들리는 아이들의 이야기라는 것도 느껴져서 이것도 좋다.

그게 맞을까 아닐까 고민했는데 벤들라를 때릴 때 벤들라가 치마를 걷어올렸기에 여자의 맨 다리를 아마도 처음 보는 걸 거고, 휘청이는 모습이 실제로 겪지는 않았어도 후배위를 연상시키고 매를 통한 거여도 이성인 타인의 몸에 나의 힘이 가해져서 휘청이는 걸 보는 게 성적인 자극으로 강렬하게 다가와서 책으로만 알고 실제로는 오히려 무심하게 생각하던 성적 욕망이 설레고 끌리는 존재인 벤들라에게 생생하게 폭력적인 형태 속에서 터지니 시니컬하게 생각하던 수치심과 죄의식이 터져나와서 괴로워하는 멜키어가 진짜 아 아이구나 확신이 들어서 애틋했다. 멜키어에게 바닥에 밀쳐진 뒤에 쓰러져있던 벤들라가 주위에 달려온 친구들의 손을 물리치고 오히려 찬찬히 자기 스스로 일어나는 것과 참 다르지. 벤들라는 자신이 궁금해하던 폭력이라는 존재 자체가 단순히 궁금해해서는 안 되는 거였다는 것과 폭력을 가하는 것을 청하는 것도 그걸 원치않는 이에게 폭력일 수 있다는 걸 놀란 멜키어의 눈을 보고 알았기에 끊임없이 그 아이에게 미안함과 용서를 말하고. 성숙한 외피를 두르고 있던 아이는 내면의 미숙함이 튀어나오고 어리고 뭔가를 잘 모르는 것 같던 존재는 한 단계 이해와 성숙을 이루고. 그런 뒤에 서로의 마음에 솔직해지고. 아름답다.

모리츠 정말 섬세하고 사랑스러운 아이인데 그 섬세함이 배려받지 못 하고 세상을 살아내기 위해 맞지 않은 짐들을 버겁게 짊어지고 간신히 버티고 버티다가 한 번 주저앉았다고 그래도 버티며 살아가려던 세상을 만든 어른들에게 버림받은 뒤 절망하고 더는 간신히 버티는 것마저 포기하게 되는 게 너무 아프다. 세상이 자신에게 강요하는 기준들을 소화하는 것마저 버거워서 내면과 몸의 변화마저 순수하게 고민하지 못 하던 아이가 파니의 가식적인 친절을 진심으로 여기고 혹시나  희망을 걸어볼 사람이 있는 걸까 생각했다가 그 사람마저 자신을 억압하고 폭행하는 다른 어른들과 똑같은 사람이라는 거에 절망하는 게 너무 슬펐다. 양육자의 폭력을 고발한 지 보호자들이 지켜줘야 할 세상에서 떠밀려 자유로운 듯 웃지만 고독하게 자신의 삶을 지탱하는 일세와 자신을 끊임없이 괴롭히고 비난해도 그 세상에 속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다 그것마저 포기한 모리츠가 아무런 고민없이 그저 행복하게 웃었던 어린 날을 함께 회상하는 돈 두 새드니스, 블루 윈드가 그 어느 때보다 와닿아서 너무 슬펐다. 지금 그때처럼 행복한 게 아니라 그때가 지나간 일이기에 아름답다는 걸 절절히 느끼기에 그리워하는 게 마음이 아파

아마 다른 모든 아이들도 그렇게 저마다의 아픔이 있었지만 그게 다 나만의 고통이고 슬픔이라고 생각했던 게 모리츠의 죽음 이후에 나 뿐 아니라 우리 모두가 고통받고 있다는 걸 알았고, 그 원인을 멜키어의 편지가 준 성적 자극으로 인한 도덕적 타락이라고 떠넘기려는 어른들과 달리 아이들은 모리츠가 삶을 지탱할 수 없게 떠민 존재들이 누구인지, 그들이 만들어둔 세상이 어떤지 정확하게 알기에 2막에 어른들이 등장할 때 주변을 둘러싼 아이들이 어른들을 응시할 때 날카로워진 눈빛을 보였고, 바로 그랬기에 지금 살아가는 세상에 대해 막연히 갖고 있던 답답함과 의문들이 바로 세상이 잘못 되었다는 것을 온전히 깨달았기에 바로 그 세상을 바꾸기 위해 힘을 모을 것이라며 함께 모여 벤들라와 모리츠가 잊혀지지 않게 싸워나갈 것을 결심했지만 그럼에도 고독한 싸움을 생각하며 지쳐있던 멜키어의 어깨에 모은 손의 중심인 일세의 손이 닿고 다함께 춤을 출 때 울컥 해도 눈물이 잘 안 나는 편인데 진짜 울컥 해서 눈물이 났다. 혼자 고독하게 세상을 버티다 떠밀려진 모리츠처럼,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수술을 받다 아이와 함께 죽음의 이유마저 지워진 벤들라처럼 더 이상 잊혀지는 사람들을 만들지 않게 함께 길을 걸어갈 거라는 결심과 의지가 축제처럼 피어나는 걸 보며 절망과 슬픔에 지지 않고 싸워서 이겨낼 아름다운 이들 그 자체가 혼자가 아니라는 게 너무 감격스러웠다.

those you've known 뒤에 지키고 싸워나갈 결심을 했지만 사랑했던 친구와 연인과 아이를 잃고 주저앉아있는 윤멜키가 너무나 고독하고 서글프고 외로워하는 게 보여서, 자신이 깨달은 지독하게 잔혹한 세상을 홀로 바꿔나가야 할 길 앞에서 힘들고 외로운 싸움을 생각하며 힘들어하던 그 아이에게 넌 혼자가 아니야라며 모두가 함께 춤 추고, 그리고 일세가 눈을 맞추는 그 순간이.. 혼자가 아니야라는 그 한 마디를 들을 수 없었기에 세상을 떠났거나 세상에서 지워졌거나, 버티고 살아가지만 아픈 아이들에게 얼마나 필요했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바로 그 이야기를 해주는 게 너무 좋았다. 아프고 외로운 아이들에게 혼자가 아니라는 힘을 줄 수 있는 온전한 동지가 되어줄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세상을 이루는 적은 아닌 어른으로 살아가도록 진짜 노력할 거야.

오늘 드디어 일세 제외 전캐 찍었는데 진짜 다들 잘하고 다들 좋다ㅎㅎ 달컴 캐슷은 믿보였지만 진짜 다 각자의 매력이 있고 캐릭터가 살아서 애들 다 예뻐 다 좋아ㅠ

대식 게오르그 피아노 선생님은 레슨에 늦는 거 싫어하신다고 할 때 죄책감과 기대감을 섞어서 말하는 거 볼 때 게오르그 자기가 피아노 쌤한테 성적인 망상하는 거 저렇게 티 내는 거 재밌다 생각했는데 석수 게오르그는 그 부분을 되게 산뜻하게 말하는데 헐 또 여기는 자기 욕망에 되게 솔직하네 싶은 것도 재밌게 달랐고, 늘 하시는 건지는 모르겠는데 수혜 마르타가 모리츠 관에 꽃잎을 뿌리고도 손에 꽃잎이 남아있던 걸 물러선 뒤에 다시 꽃 쥐면서 우는데, 그게 너무 슬퍼서 눈물이 훅 나고 나버릴 정도로 찡했다.

주순에른스트 자기가 한센을 좋아한다는 건 너무너무 잘 아는데 사랑한다는 것만 알고 감정의 색이 어떤 건지 모를 만큼 진짜 순진할 정도로 순수해서 한센이 유혹하기 위해 다가와서 하는 말에도 오토랑 게오르그 얘기까지 농담하는 줄 알고 웃다가 몸이 너무 가까워져서 신체적으로 자극이 되니까 이게 뭐지하고 당황하는 거 귀여웠다ㅎㅎ 그치 사랑하고 좋아하고 그런 게 또 어떤 색인지조차 자기도 모를 수 있지. 다 처음인 감정일 테니까 생각하니까 그게 너무 예뻤다

봉리츠 처음 봤을 때도 좋긴 했는데 오늘 진짜 너무 좋았다.. 모리츠가 죽음을 선택한 게 아니라 죽임을 당했다는 게 너무 와닿았고.. 그리스어보다 건강이 더 중요하다고 하며 이마를 짚어주는 파니의 손에 감동하는 순간부터가 너무  ... 거짓 친절에도 그런 것마저 겪어보지 못 해서 엄마의 위선에 시니컬한 윤멜키와 달리 그 손길에 놀라는 그 순간이 너무.. 모리츠가 견뎌오고 겪어온 세상과 어른들이 얼마나 척박했기에 그랬을지 역으로 느껴져서 속으로 아 세상에..하고 아팠다.

안나는 캐릭터 자체의 성격이 많이 달라보이기보다는 주언안나가 좀 더 본체가 터프해보이는 느낌인데, 그냥 안나라는 인물 자체가 좋다. 친구들 모두를 생각하고 있다는 게 테아 일세 안나 마르타가 모여서 멜키어의 편지를 읽을 때 일세가 불쌍한 멜키어라고 할 때 불쌍한 벤들라!라고 말을 할 때 같은 부분이 좋다. 벤들라를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다는 그런 부분이 마음을 울컥하게 해. 마르타의 풀린 리본을 걱정해주는 것도 그렇고 인물 소개에 나온 사려깊고 친구들을 생각한다는 그런 부분이 진짜 잘 보여지는 인물인데 조용히 친구들 모두를 살피는 다정한 사람이 그 다정함이 티나기가 또 어려운 건데 안나들 다 잘 보여주셔서 좋다.

직알 공감ㅜ 서연벤들라도 체구가 작으신 편인데 정화벤들라 진짜 작고 작아서ㅠ 손도 완전 애기 손이고ㅠ 작고 어린아이가 멜키어와 만나며 자신의 감정을 일깨우고 사상에 대한 얘기를 나누며 무의식적으로 생각하던 것에 대해 확정적인 이야기를 하고, 마르타가 겪는 폭력에 대해 번뇌하다

그거에 맞부딪쳐보려는 시도도 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성장하기 위해 애쓰는 게 보이는데 몸도 감정도 생각도 훅 커서 자라난 아이가 보이니까 아 이게 진짜 뭉클해서..ㅠ 윤멜키가 체격이 단단하고 벤들라와 만나는 모든 순간의 감정에 아이답게 설레하는 거와 대비가 너무 좋았다.

윤멜키는 책을 통해 성적 호기심에 대한 궁금증을 본인이 다 풀어냈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페니스와 버자이너에 집착하는 세상 사람들이 우습다고 시니컬한 태도를 보이는 게 오히려 책으로 그런 거에 대한 학습을 끝내니 아 이거 다 겪는 과정이구나하고 마음 속으로 성적인 부분에 대해서 자체 스킵했었기에 벤들라에게 끌리는 마음의 표현이 풋풋하고 소년적인데, 그래서 자신이 스킵했던 성적인 욕망이 진짜 마음이 끌리는 이성인 벤들라에게 터져버린 순간부터는 단단하고 웃자란 듯 보였던 외피 속 소년이 튀어나오고 어리고 작은 소녀 그 자체로 보이던 정화벤들라는 멜키어와 재회부터 어른들의 의도된 교육의 부재로 성적 지식은 전무해도 멜키어가 이성이라는 자각을 온전히 가지고 무작정 같이 있는 게 즐거워서 옆에 있어주길 바라는 멜키어에게 경계를 두다가 점점  감정의 확신과 함께 손이 닿고, 키스를 하고, 마침내 관계를 맺는 동안 눈빛이 단단해지며 어른이 되어가는 대비가 1막에도 썼지만 진짜 너무 좋았다. 단단한 사람이 더욱더 강한 확신을 찾아가는 서윤벤들라도 너무너무 좋았는데 정화벤들라도 또 좋아서 서윤벤들라 너무 좋게 봐서 이미 너무 좋은 게 있어서 다른 사람을 비교하며 별로로 느끼면 어쩌나 걱정을 했는데 또 다르게도 좋아서 너무 기뻤다ㅠ

아 손 얘기를 하니까 생각나는 게 주순에른스트 오늘 남배들 중에 제일 큰 거 같은데 필사적으로 작은 척 하셨는데ㅋㅋ the word of your body 맆에서 멜키랑 벤들라가 했던 것처럼 에른스트랑 한센도 손 안무하는데 주순에른스트 손이 더 큰 거야ㅋㅋ 아 진짜 한센이 자기가 훨씬 더 알고 성숙하게 유혹하는 연기하는데 에른 손에 한센 손이 들어갈 크기인 게 아 너무 얌마 결국 너도 애야 애라고 싶어서 그러면 안 되는데 속으로 좀 웃었네ㅎㅎ 싸 자첫부터 느낀 건데 동성애를 다루는 걸 무겁게만 생각했어서 원래 예상한 거에 비해 실제 극에서의 에른스트와 한센의 씬이 산뜻한 느낌인 게 신기했는데 그게 또 좋다. 그냥 그런 감정들과 사람들도 있을 수 있는 게 당연하니까 그런 아이들의 모습도 너무 심각하지 않게 당연하게 보여주는 거라는 태도가 느껴져서 외려 꽉 막힌 사고관이 했던 예상에 비해 산뜻한 실제 씬이 주는 사고의 환기가 너무 좋아.

아 얘기가 좀 다르게 방향이 샜네ㅎㅎ 여튼 주순 에른스트 손이 더 큰 게 한센과 에른스트 관계가 나에게 좀 산뜻하게 애초에 오던 거를 외적으로도 극적으로 만들어주신 게 있어서 좋았다 그런 얘기ㅎㅎ 자기가 한센을 사랑하는 건 알아도 성적으로도 끌릴 수 있다는 건 생각도 못 하던 순진한 아이가 몸은 누구보다 크고 훌쩍 자라있다는 거 재밌고 귀여웠어ㅎㅎ 펀홈에서 뵈었을 때 느낌이 좋다는 생각이야 했지만 역할 자체가 멀티였기에 한 역할을 쭉 끌고 갈 때 볼 수 있는 거랑은 다르니까 에른스트로 보면서 진짜 배우를 제대로 만났다 싶은데 그렇게 본 느낌 또한 좋아서 기쁘다

최소 관극 전캐 찍기를 하려고 했던 거 최대한 적은 횟수로 더블 캐슷 중에 취향일 조합 나중에 짜내서 티켓팅 하려는 목적이었는데.. 대부분의 역에서 확연히 더 좋은 사람없게 각자 다 매력있어서 아 어쩌란 말이냐 되어버림.. 애정이 생긴 극에 대해 하는 립서비스가 아니라 진짜 다들 예뻐ㅠ

확연히 더 내 취향인 더블 캐슷도 그냥 원래 좋아하는 배우이거나 내 타고난 취향에 훅 꽂히는 그런 거여서 다음 티켓 오픈 때는 유일하게 못 본 배우인 유민 일세 기준으로 표 잡게될 듯.

배우들 캐해석에 정해진 정답이 어딨냐 아무리 말해도 배우들끼리 다른 게 틀린 걸로 여겨질 때도 솔직히 있는데, 스프링 어웨이크닝에서 더블들의 차이는 세상 모든 아이들이 다 다르듯 각자 다른 것처럼 다가와서 이렇게 다름마저 각자 재밌나 싶기도 하다.

좋은 극이라고 볼 때마다 꼭 더 좋은 건 아닌데, 스프링 어웨이크닝은 자첫 때는 여운을 곱씹으면서 이것도 좋았고 저것도 좋았고 아 좋은 공연이네 했던 거에 비해 자둘에서 자셋을 거치는 동안 볼수록 아 진짜 좋네라는 감상이 커진다. 다음이 어떻게 흘러갈지 긴장하지 않고 차근차근 아이들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더 많은 게 다가온다. 보는 동안 체감 시간도 그래서 더 훌쩍 지나간다. 오늘 2막은 진짜 체감 30분이었어.

스프링 어웨이크닝 속 어른들은 하나같이 다 나쁜 어른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지만 볼수록 정말 더 새삼 나쁘게 느껴지는 사람은 파니 가보어다. 아이들을 이해하는 것 같은 외피를 쓰고 결국 자신의 생각을 조용히 강요하는 모습이 너무나 위선적이고 숨 막혀.

모리츠가 있을 때는 건강을 걱정하고 파격적인 작품을 보는 아이들을 이해하는 듯 말하지만 그 아이가 떠난 뒤 창백해보였다며 아이의 단점을 지적하고, 멜키어에게 파우스트를 보는 건 좋지 않다고 조용히 자신의 의견으로 아이를 제어하려할 때 숨이 막히고 모리츠의 편지의 답장에서 신경쓰이는 부분이 자살을 암시하는 부분이라고 할 때 그게 자신을 협박하는 것처럼 씌였다고 할 때 진짜 갑갑해진다. 아이에게 자유를 주는 척하지만 절대 어른인 자신의 권위에 도전해서는 안 된다고 찍어누르는 부분이 너무 소름끼쳐. 그런데 또 내가 착한 어른이 되겠다면서 그런 사람이 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크게 느껴서 그 부분이 너무 소름끼친다. 나는 좋은 사람이라는 착각 속에서 자신이 좋은 이라고 생각도 않는 사람들보다 더 아이들에게 절망을 주는 위선자가 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을 준다.

수화배우는 레베카에서 처음 봤을 때도 수다스러운 밝음과 막심에 대한 불안에 괴로워하는 예민함을 자연스럽게 이어서 표현하시는 게 너무 멋져서 좋았지만 펀홈에 이어 싸까지 보면서 정말정말 연기가 좋아서 너무 감탄하게 된다. 심지어 선생님 연기들의 모에력도 미쳤음ㅠ

사실 파니가 마지막으로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다면...이라고 하기 전까지는 그래도 양육자가 아닌 어른으로서 해줄 수 있는 충고이고 도움도 주려는 거 같고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협박을 하는 뉘앙스를 느낀다고 할 때 결국 찍어누르는 거구나 뒤통서를 맞는 것 같아서 처음부터 끝까지 설교 뿐이라 할 때의 모리츠가 제일 절망한 부분도 그게 아닐까 싶어져서 괴로워진다. 모리츠는 진짜 살고 싶어서 마지막 구조 신호로 제발 날 도와달라고 S.O.S 를 친 건데 파니에게는 그게 그냥 돈을 얻기 위한 협박으로 느껴졌다는 게 너무 슬프다. 파니의 편지는 모리츠가 찢어서 던져버렸기에 모리츠의 자살 동기가 명확하게 적힌 그 편지는 발견되지 않고 멜키어가 성행위에 대해 설명해준 편지만 발견되어서 어른들이 모리츠의 비극에 대한 책임을 아이들의 탓으로 돌리는 부분도 너무 절망적이지. 장례식 때 그래도 무너지듯 울어버렸던 모리츠의 아버지가 모리츠의 유품을 정리하면서 아이의 죽음의 원인을 자신의 어깨에 손을 얹어주었던 사람, 친구를 잃어 힘들고 슬픈데도 그 친구의 아버지를 먼저 위로한 아들의 친구의 탓으로 돌려버리는 부분이 정말 너무 화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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