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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후기

20200716 뮤지컬 펀홈

by All's 2022. 11. 26.

캐스트 - 방진의 유주혜 유시현 최재웅 류수화 이준용 이운재 이경미 황두현

 

 


(+) 트위터 단상

 


43세의 앨리슨이 선택한 화해를 이해해. 이해할 수 있어. 그런데 내가 너무 괴로워.

내가 그 아이의 모든 걸 가르쳤다고 말함에도 아니라고 부정하지 않게 한 아버지. 그런 아버지가 자신을 억압하며 스스로를 부정하고 진실을 외면하며 자신도 세상도 속였으며 망가졌다고 여긴 스스로를 고치고픈 욕망의 대리자로 집을, 가족을 대했고 끝내 도망쳐버리기까지 한 인생의 뒤흔듬을 이해하고 싶고 알아내고 싶었던 앨리슨의 치열함이, 사랑해준다 믿었으나 앨리슨을 그 자체로 인정해주지 못 한 사람과 가족을 지녔던 자신의 삶을 속속들이 뒤집어파내어 결국 그럼에도 남겨줬고 알려줬고 그래서 그와 다른 평행선이 될 수 있었던 자신을 알고 날아오른 앨리슨이 너무 대단한데 근데 나는 앨리슨이 아니라 너무 아프고 너무 괴롭다.

공연이 정말 너무 좋아요. 그래서 지금은 개인적인 괴로움으로 너무 아팠지만 다시 극을 만나면서 고통을 마주하는 법을 배우고 싶어서 자첫자막으로 끝내지 않으려고 해요. 아주 단단하고 희망적인 한 사람의 굳건한 시선을 볼 수 있어요.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꼭 보셨으면 좋겠어요. 꼭이요.

7세 앨리슨 유시현 배우 잘해요. 정말정말 잘해요. 너무너무 잘해요.

아역 캐스팅 뜨는 거 기다리며 표 잡으실 필요없을 것 같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서 써요. 정말 너무너무 잘해요. 원래 캐스팅 잘하는 곳이지만 진짜 정말 너무 잘하거든요.

20대의 앨리슨이 7세의 앨리슨이 각자 세상이 새로 열리는 순간들을 노래하는 넘버가 있어요. 미치도록 아름답고 뭉클해요. 상상도 못 했던 세계가 바로 나였음을 알았을 때의 전율과 감동과 작은 혼란과 이전의 시절에 대한 슬픔 그걸 모두 감싸안는 결국은 행복. 내가 바라던 내가 세상에 존재함을 확인하는 순간의 행복에 온전히 빠져든 그 순간들이 너무 아름답고 멋졌어요. 내가 남들과 조금 다를 수 있지만 근데 그걸 진짜 깨닫고 온전히 나를 끌어안으면 행복해지는 거라고 당연해지고 완전해지는 거라고 두려울 필요 없다고 말해주는 것 같았어요. 아름답고 눈물나고 고마웠어요.

클로짓 게이인 아버지를 감싸는 이야기가 아닐까라는 걱정으로 펀홈 잡는 게 두려우신 분들은 절대 그럴 걱정 안 하셔도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서 한 직알. 펀홈은 앨리슨의 이야기에요. 앨리슨이 돌아보았던 세상에 아버지인 브루스도 있었을 뿐. 이건 앨리슨이 자기 삶을 나를 찾는 이야기입니다.
 
....19세 앨리슨을 다 20대라고 써놓았고.. 9세를 7세라고 써놓고.... 다들 잘 찰떡같이ㅠㅠ 서칭으로 혹시 보시는 분들은 어쩌지ㅠㅠㅠㅠ

극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충격적이고 고통스러웠던 장면은 브루스가 어린 앨리슨에게 가위를 가져오라고 시키기 위해 염하는 장소에 불러들였던 때였다. 니 삶이 죽은 것 같다고 어린 그 아이에게도 그 어린애에게도 심지어 널 닮은 걸 알면서 그래야만 했니. 화가 났다.

인생에서 보통 시신을 처음 보는 순간은 가족장을 치를 때겠지. 일반적으로 사랑하는 존재인 가족이기에 그래도 애틋하게 볼 수 있지만 왜 어린 앨리슨에게 그렇게 가혹했나요. 일기에 제대로 적지도 못 하게 그냥 넘어간 척 해야만 해야 견딜 수 있는 순간을 왜 준 건가요.

앨리슨에게는 평생 브루스에게 답을 들을 수 없게 된 많은 질문들이 있겠지만 난 그 질문이 정말 너무 화가 났다. 정말 너무나도.

앨리슨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발견하고 만난 순간을 기억했고 전 그 순간을 보며 원하지만 그렇다고 자신있게 말하지 못 해서 괴로웠던 순간들을 기억했어요. 아주 어릴 때는 예쁜 거 정말 좋다며 잘만 신었던 구두들. 키도 크고 덩치도 크고 예쁘지도 않은 내가 그런 걸해도
[20대의 앨리슨이 7세의 앨리슨이 각자 세상이 새로 열리는 순간들을 노래하는 넘버가 있어요. 미치도록 아름답고 뭉클해요. 상상도 못 했던 세계가 바로 나였음을 알았을 때의 전율과 감동과 작은 혼란과 이전의 시절에 대한 슬픔 그걸 모두 감싸안는 결국은 행복. 내가 바라던 내가 세상에 존재함을]
되는 걸까라는 생각을 하며 어느 순간부터 운동화를 신고 바지만 입게 되었죠. (요즘은 그 편함을 더 사랑하지만ㅎㅎ) 예쁘지 않은 나에게 그런 예쁜 것들은 허락될 수 없는 거라고 생각했던 시절을 자신이 바라던 세상을 만나고 오롯이 기뻐하는 앨리슨을 보며 위로받았어요. 아 저렇게 살아낸 사람이 있구나라는 것에 대한 감격으로요. 어떤 한 부분이 개인적인 트라우마를 자극해서 끝나고 얼마 동안 좀 많이 힘들었지만.. 그렇지만. 나를 많이 사랑하지만 그럼에도 자존감이 가끔 무너지는 사람으로서, 열심히 치열하게 자신의 생을 살아낸 앨리슨을 보며 그 용기를 보면서 나를 사랑하는 것이 가끔 혹은 자주 또는 내내 힘든 이가 힘을 얻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극이니까요. 이 버거운 세상을 튼튼하게 살아낸 사람이 있다는 증거로 극이 존재하고 그 안에서 앨리슨은 살아냈으니까요. 나로서. 진실되게요. 힘을 얻으실 거예요.

처음에 말을 잘못 썼어. 앨리슨은 화해한 게 아니다. 그저 자신의 생을 이해한 거야. 그리고 그래서 정말 멋진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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