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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후기

20200809 베어 더 뮤지컬 낮공

by All's 2022. 11. 26.

캐스트 - 기세중 문성일 허혜진 이봉준 유희지 박세웅 김경민

 

 


(+) 트위터 단상

세중피터 엄청 주눅들어있어서 안쓰러웠다ㅜ 무엇이 저 아이를 저렇게 힘들게 했을지 알아... 존재 자체가 문제인 것 같은 불안감을 어떻게 모르겠어. 이땅의 영원한 소수인 여성인 걸..

혜진 아이비를 자첫부터 사랑했지만 후 사랑이 갈수록 커지네🥰 진짜 어쩜 이렇게 잘하시냐고요ㅠㅠ

6월 말에 본 리핫이 촉촉해서 좋았다면 오늘 기핫 마티네 모든 게 다 적절해서 좋았다. 튀어나가는 것도 없고 모자란 것도 없고 모든 게 적절하니까 꽉 차게 오네. 아 오늘이 자막인 거 정말 만족스럽다.

사람들 앞에서 괜찮은 척, 완벽한 척 자신을 감추는 핫제이슨은 늘 마음이 아프지만.. 크로스에서마저 마지막에 신부님에게 다 이해한 척 괜찮은 척을 하는 모습에서는 진짜 세상에 대한 희망을 완전히 버린 그 아이의 절망에 나조차도 숨이 막혔다.

핫제이슨이 드디어 숨을 편하게 내쉬는 순간이 현실에서 그 아이의 숨이 온전히 끊긴 때라는 건 너무 와닿아서 오히려 더 속이 끓는다. 더는 길을 찾을 수 없어서 나디아에게 다정한 포옹을, 피터에게 그전까지 하지 않았던 사랑한다는 고백을 남기고 떠나는 것 이외의 선택지를 찾지 못 하게 한 세상에 대한 분노가, 아이들의 분노가 이어진 노보이스가 오늘의 이야기와 다 어우러지는 순간까지 해서 오늘 공연이 정말 좋았어.

극을 보는 중에는.. 피터와 나디아에게 왜 그 아이의 손을 잡아주지 않았냐고 꼭 원망을 한다. 피터에게 샨텔 수녀님이 너에게 해주었듯이 괜찮다고 끌어안아주면 안 되는 거였냐고, 나디아에게 넌 당연히 잘해낼 거라고 괜찮을 거라고 다시 목줄을 죄지 말아달라고 원망을 해. 하지만 사실 안다 그 아이들 역시 답을 찾을 수 없고 믿을 수 없기에 그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다는 걸. 누군가를 잡아줄 수 있을 만큼 그들을 단단하게 지탱해줄 기둥이 없이 스스로를 덜 미워하고 덜 의심하는 것 만으로도 벅찬 삶이었다는 걸. 노 보이스는 그렇게 친구를 가족을 연인을 외면하게 한 세상에 대한 아이들의 원망이자 분노이고, 졸업모를 던지고 뛰쳐나가서 맞닥들이는 아이들의 세상이 조금이라도 제정신을 차리기를 간절히 바라게 된다. 세상이 자신을 용서하지 않아 떠난 제이슨을 알기에 신부님을 용서하겠다 말한 피터의 노력이 시작이 되게. 제이슨에 대한 사랑과 분노와 죄책감을 끌어안고 예쁘고 섹시하게 생겼다는 이유로 세상의 시기와 질투와 진심의 무게마저 무시당한 아이비가 미혼모가 되어서 살아가야할 삶의 무게가 조금이라도 덜어질 수 있게. 더는 슬픔이 반복되지 않게.

세중배우 오늘 자첫한 건데 노래도 연기도 다 잘하고 캐해석도 취향이라 참 좋았다. 계속 주눅들어있고 쭈그러 들어있던 피터가 제이슨에게 사실 미안하지 않다고 할 때 어깨를 폈는데, 그 뒤 닥쳐온 아웃팅의 무게에 연극 대기실에서 힘들어했지만 그래도 그 편 어깨처럼 살아갈 힘을 가진 사람인 게 와닿았어. 피터가 용기있고 홀로 설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걸 보여주어야만 신부님에게 신부님을 용서해요라고 할 때 울림이 오는데 그게 정말 딱 좋았다. 앞에 모든 게 잘 쌓여야만 가능한 울림.

베어는 아주 좋은 메시지를 가진 극이지만 극 스스로가 여러 대상에 대한 혐오를 뿜어내기도 해서 사람 참 기분 복잡하게 만드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는 거니까 좋은 관극이었지. 그래도 혹여나 또 올거면 여성혐오랑 인종차별 등등에 대한 고민은 좀 더 합시다.

더블 캐스팅이지만 날짜와 피터 다캐를 목적으로 표를 잡다보니 허혜진 아이비, 이봉준 맷, 유희지 나디아 고정으로 보았는데 세 분 다 잘하시고 제 취향이시고 특히 허혜진 아이비는 사랑하고요. 예쁜 소녀라는 스스로의 굴레를 지쳐하면서 또 거기에 사로잡힌 대상화된 존재의 복잡함을 너무나 잘 표현하셨고 노래랑 연기에 춤까지 다 잘하시고요. 디테일을 쌓아오는데 그게 나 디테일이야!!!!!하는 게 아닌 자연스러운 캐릭터 빌딩인 게 그냥 다 사랑이었어요. 머발을 보게 된다면 혜진배우는 꼭 맞출 거야.

근데 베어에서 핫 노래 자체적으로 늘 만족하긴 했는데 오늘 진짜 넘 잘했다? 완전 뿌듯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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