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출 - 박강원
기획 - 이정주
출연
강정묵 (쏘린)
박은진 (아르까지나)
오경주 (뜨리고린)
이현지 (도른)
이윤정 (지문)
조모세 (뜨레들레프)
최윤서 (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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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정보]
갈매기 시놉시스 1.
사랑을 하는데 사랑이 잘 안됩니다.
사랑이 쉬운 게 아닙니다.
받으려고 하면 별 거 아닌데
주려고 하면 태산 같아.
줄라치면 별 거 아니지만
받을라치면 태산을 갖고 싶어.
받아보니 대단하고
줄라니 초라해.
받을라니 별 거 없고
줄라니 없어.
소용돌이 안에 들어와있는 기분이야.
태풍의 눈이랄까?
갈매기 시놉시스 2.
안톤 파블로비치 체호프의 대표작 <갈매기> 입니다.
꿈과 사랑, 예술과 삶 사이에서 방황하는 인물들의 이야기입니다.
깊어지는 가을 저녁, 좋은 배우들과 함께 찾아 뵙겠습니다.
◆ 일시 | 2025.11.18(화)~11.20(목) 19:30~21:00
◆ 장소 | CGV 강변 씨네앤포레
◆ 제작 | 정주행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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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S 감상

이렇게 빈 백이 의자 대신 깔린 극장에서 스크린에는 희곡의 지문과 대사가 나오고 의자들에 앉은 상태로 배우들이 가벼운 몸짓 연기로 낭독 공연이 진행되는데, 배우들 자리마다 전구 형태의 조명을 바닥에 깔아서 조도를 적당히 높여보려는 게 느껴졌지만 아무래도 어두워서 바로 옆의 배우들 아니면 표정이 멀고, 그리고 가까운 배우여도 등진 상태면 표정이 보일 수가 없어서 ㅇㅇ 대신 그래서 소리에 집중하게 되는 순간들이 있었다.
원작 희곡의 인물들 중에서 마샤와 샤므라예프, 폴리나, 메드베젠코의 말은 지문을 담당하는 배우의 부분으로, 극 상에서도 지문의 영역으로 대체되었는데 극 안에서 치열한 열정을 포기하는 걸 스스로 선택한 거의 유일한 사람일 마샤의 목고리가 지문의 영역에 들어서서 그런가 니나와 뜨리고린의 이야기에서 니나가 뜨리고린이 자신의 삶의 괴로움을 토로하는 것 뒤에 자신은 가난하고 힘든 삶일지라도 꿈을 위한 그런 삶을 위해 모든 걸 바치는 걸 꿈꾼다는 걸 말하는 게 더 날카롭게 다가와서 신기했다. 지나가던 한 사람이 심심풀이로 즐기다 쏘아죽여버린 갈매기가 바로 내가 아닐까 뜨리고린에게 버림받고 배우로서의 삶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비참함에 정신착란도 겪을 정도로 괴로워하면서도 스스로가 말했던 무대를 위한 길을 위해 가난과 비참함 속에서도 기꺼이 그 길을 걸어가는 삶을 살아가고 언젠가 내가 위대한 배우가 되면 찾아와달라고 꼬스챠에게 말하는 니나의 모습이 비참함을 감추기 위한 허세가 아니라 여전히 뜨리고린을 사랑하고 있다는 외침처럼 진심이기만하게 느껴져서 숨이 막혔다.
그를 이전보다 더 간절히 사랑한다는 니나의 모습에서 이루지 못 한 꿈을 놓을 수 없어 달려가는 이의 모습이 다 하나의 줄기처럼 보이는데, 꼬스챠에게는 니나, 아르까지나에게는 세상의 관심, 뜨리고린에게는 집필의 행위 그 자체 등등으로 번쩍이고 있는 바로 그 꿈이라는 게 삶의 의미와 목표와 이유라는 게 비록 나를 비참하게 만들고 때로는 스스로를 저버리고 싶을만큼의 절망을 줄지라도 그걸 위해 절박하게 살아가는 모습들이 내 몫으로 하기에는 여력이 없다는 내 현재의 마음의 벽으로 그런 버거움을 느꼈다.
공연 끝나고 모세배우가 개인 퇴근길을 하셔서 흔해빠진일하고 원작 희곡에 거의 가까운 이 극의 결말이 정말 다른데 연기하실 때의 느낌이 어떻게 다르셨는지 여쭤본 거에 답해주신 거 정말 간략하게 줄이면, 갈매기라는 작품 자체를 원래 좋아하고 결국 사랑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신다고 얘기하셨는데, 답이 무엇인지 찾는 것도 살아내는 것도 버거운 이 삶 속에서 이분이 찾은 답이 바로 사랑이구나라는 게 와닿아서, 나를 막막하게 만들 정도로 가득 찬 극장 속 에너지를 만들어낸 배우들은 각자의 답인 지표는 다를 수 있어도 바로 이런 확신과 치열함이 있기에 이리도 강렬할까 그런 사람들의 순간과 그 순간을 위해 수많은 이들의 노력이 모이고 펼쳐진 공간과 시간을 겪었으면서 치열하게 살지 않아도 허무한 게 아니라고 꿈을 이루지 못 할 바에 놓으면 안 되는 거냐고만 생각하고 싶은 내가 그냥 지쳐서 떼를 쓰고 있는 거 아닐까 마음이 복잡해진다.
희곡은 그 자체로 이미 완성된 문학이기도 하지만 확실히 사람을 통해 소리날 때, 피어나는 힘이 있기에 이렇게 소리내어 읽혀지고 연기되어 펼쳐지게 되는 것이 마음이 복잡해진 만큼 또 아름답게 다가오기도 한다. 공연을 보기 전에 한 번 제대로 읽고 보는 게 좋을 거 같아서 희곡을 눈으로 읽어냈을 때 맘을 스친 아릿함과는 정말 다른 묵직함이 있어서 그리 느꼈어.
묵직하고 복잡하지 않은 소소한 감상
1. 나는야 강태공은 그냥 웃으라고 넣은 걸까 괜히 신경쓰이게 일부러 넣은 맥거핀일까
2. 배우들 앞의 전구 조명을 2개씩 놓아줘도 될 것 같아. 극장의 어두움 너무 아늑하다 좀 덜 어두워도 될 듯ㅎㅎ
극과 상관없는 궁금증.
뜨리고린 역의 오경주 배우는.... 오의식 오인하 형제랑 무슨 사이이실 가능성이 있는 걸까? 오씨형제랑 너무.. 닮으셔서 매우 깜짝 놀람
도른 역을 여성 배우가 한 것도 좋았고 그 역을 연기한 이현지배우도 너무 멋지셔서 인상 깊었다ㅎㅎ 세상에는 멋있는 사람이 왜 이리 많을까 기쁘게☺️
모세코스챠를 오랜만에 만난다는 맘을 갖고간 것이기도 했는데 좋은 의미로 그 코스챠가 아니더라. 희곡의 방향성에 맞게 좀 더 어리고 더 휘청이고 부서지고 마는 것이 그리운 그 인물이 아니기에 좋았다. 같은 뿌리에서 시작되는 인물을 이렇게 또 다르게 하기도 쉬운 게 아닐텐데 참 좋은 배우야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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