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스트
경우 역 - 문성일
수창 역 - 이세호
수향 역 - 김보정
명기 역 - 이주순
미래 역 - 박도연
태진 역 - 김대일
쿠마타 역 - 심우성
노기자카 역 - 신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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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최후에 웃자! 그것을 위해서 모두들, 어쩔 수 없으니까 웃었지."
1952년, 오사카.
일제강점기가 끝이 나고, 고향 땅에서는 한민족이 남북으로 갈라져 전쟁을 하는 시대.
철을 훔쳐 가까스로 생계를 이어나가는 처지이지만 웃음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두 청년, '수창'과 '경우'.
그들은 열면 안 되는 곳에 가게를 열기도 하고, 팔면 안 되는 물건을 팔기도 하며,
경찰과 끊임없이 추격전을 펼치는 아슬아슬한 매일을 살아나간다.
어느 날, 수창은 고향 땅에 돌아가 가족과 함께 행복하게 살겠다고 결심하며 북한으로 홀로 먼저 떠난다.
수창은 일본에 남겨진 가족들의 귀국 순서 역시 곡 돌아올 거라고 장담했고 재회를 기약하며 떠났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소식이 끊긴다.
시대가 흐르고.
경우의 아들 '명기'는 조선학교에 다니며 일본 학생들과 싸움박질을 멈추지 않고 폭주한다.
그의 방식대로, 자신의 시대를 살아내고 있는 것이다.
한편,
경우와 명기, 두 세대에 걸친 조선인을 치열하게 쫓던 경찰 '쿠마타'에게도 숨겨진 비밀이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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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S 감상
작년 봄에 보았을 때 내 안에 너무 강하게 뭉쳐있는 뒤틀린 혐오로 인해서 극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견디지 못 하고, 그걸 열심히 전달하는 배우들의 폭발하는 에너지까지 모든 걸 버겁게 여겨서 무겁게 기억하고 있었는데 그래서 다시 보는 걸 오래 망설였는데 막상 객석에 앉아서 여전히 풀리지 않은 내 안의 미숙함이 있음에도 이전보다 극을 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찬찬히 곱씹을수록 극이 전하고자한 마음이 따스하게 스미고 있다. 태어나 직접 본 적도 없는 조국을 그리며 폭력 속에 살아야 하는 이들도, 살았고 그리워하나 나의 조국은 될 수 없는 곳을 간직한 이들도. 그들이 그렇게 고통스러운 이유는 선을 긋고 그 선으로 차별하고 대립하고 싸우고 또 그 싸움과 분노와 폭력을 이어가는 선 긋기의 이어짐때문이라는 게, 폭력에 대한 앙갚음을 폭력으로 이어가 상처의 역사를 되풀이하며 미래를 망치지 말라는, 경계로 인하여 아픈 이의 고백이 흐릿하게 시작하여 점점 선명히 맘에 박힌다.
일제의 식민통치와 그 시절의 각종 만행, 재일 동포들에 대한 차별과 폭력 등등에 대해 반성없던 과거와 현재가 해결되지 않은 시점에서 너무 화해에 집중한 이야기가 아닌가 생각했는데, 반성과 사과를 요구하는 것과 살아갈 이들이 선을 긋지 않고 함께 그저 자신들로 살아가는 것이 공존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는 걸 머리로도 가슴으로도 못 받아들이고 있어서 자둘을 망설인 거였는데 관극 이후에 서서히 마음이 열려간다. 손을 내밀고 등을 기대는 게 따스했잖아. 그걸 기억해보자.. 싶어졌어.

갑자기 이벤트가 닥쳐온 날이었는데! 커튼콜이 끝난 뒤 이어진 바로 이 작가님의 무대인사가 참 좋았다. 아마도 오사카에서라고 하신 거 같은데 단편 연극제에서 작품이 수상을 하고 오세혁 연출에 의해 불의 전차와 연을 맺게 되었는데, 이제 불의 전차에서 네번이나 공연을 했고, 작품이 자신의 품을 건강하게 떠난 자식같았다고 공연을 본 소감을 전하셨는데, 그 목소리에 행복함과 뿌듯함이 정말 가득 담겨계셨다. 일본에서 쓰여진 이 작품이 한국에서 생명력을 갖고 공연되어지는 그 모습 자체가 이 극이 말하고 싶어한 폭력이 이어지지 않는, 경계가 무의미해지는 순간이라고 느끼셨을까 싶었어.
배우 개인사와 극을 보는 감상을 연결시키는 건 좋은 감상법이 아니지만 아무래도 경우를 연기하고 있는 성일배우를 보면서 얕은 먹먹함을 느끼지 않는 건 불가능하더라. 일본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자라고 살아가고 있는 그가 태어나지 않은 조국을 그리며 자신의 슬픔은 과거로 남기를 바라는 이를 무대 위에서 풀어내는 걸 보는데.. 그가 사랑하는 친구와 첫사랑과 결국 맞이하지 못 했던 가진 것도 없으면서 꿈꾼 행복이 이루어지지 못 하게 된 슬픔에만 머무르지 않고 명기가 쿠마타와 함께 떠나는 길을 배웅할 수 있다는 게 먹먹했다.
보정배우와 성일배우의 연기 결이 서로 잘 맞을 것 같다는 내 맘대로의 기대가 있었는데 큰 기대보다 더 큰 결과물로 목도하여 아 정말 좋다 너무 좋다 제발 둘이 같극 또 해주세요 기도하게 되었다... 성일보정 제 취향 같극에서 또 만나주세요 제발 너무 좋아...ㅠㅠㅠㅠ

나 지정 폴라라는 거 처음 뽑아/받아봄ㅋㅋㅋ 감사합니다 불의 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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