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트
샬롯 역 - 문진아
브랜웰 역 - 황순종
에밀리 역 - 김수연
앤 역 - 임예진
밴드 - 이나영(키보드) 대니 리(드럼) 노경진(기타) 곽석규(베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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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19세기 다큐멘터리 촬영 현장
『제인 에어』의 작가도, 필명 커러 벨도 아닌
평범한 목사의 아내, 아서 니콜스 부인으로 살고 있는
샬롯 브론테의 인터뷰가 진행 중이다.
어느새 샬롯 앞에 나타난 브랜웰, 에미릴, 앤.
그들으 황량한 하워스의 낡은 목사관에서의 어린 시절로 돌아간다.
책과 잡지를 친구 삼아
종이 위에 자기들만의 세상을 만들던 아이들은
어느덧 예술가를 꿈꾸고,
하워스를 벗어나는 눈부신 미래를 상상한다.
하지만 가난과 금지된 열망, 그리고 여성이라는 편견 속에
끊임없이 좌절하고 상처받는데...
이제는 찬란히 빛나는 '브론테'라는 이름 뒤에 가려진
지극히 평범했던 브론테들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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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S 감상
초연 때 자첫자막할 때 너무 추운 공연장에서 분절된 극을 만나다보니 넘버가 무진장 좋지만 이해를 못 했다는 감각만 남아있었어서 이제 그게 이 작품의 형식미 자체였다는 걸 알게된 뒤 다시 잘못된 편견없이 제대로 만나보고 싶었는데 극장이 달라지면서 세트랑 동선이 달라진 영향이 굉장히 커서 제대로 기억나는 게 없다 생각했던 극의 황량함 자체를 그래도 기억 속에 남겨두고 있었다는 걸 좀 아쉽게 체감하고 있다. 아트원 1관에 비해 플러스씨어터가 좁다보니까 세트 자체가 좁아지고 낮아지니까 4명의 브론테들이 존재하는 공간이 무대 위에 그들이 다 같이 있어도 어딘지 자기만의 세계에 유리되어 있던 삭막함이 사라져버리네. 조명으로 각자에게 스포트라이트를 주고 모두 그렇게 각자의 세계가 있다는 걸 짚어주고 싶어하긴 하는데 공간이 좁으니까 빛들 사이가 결국 만나는 지점들이 있어서 극 안에서 결국 살아있는 존재는 샬롯뿐인데 지금은 모두가 하나의 묶음으로 브론테 가족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모든 순간들이 서로 조금씩 연결되어 있는 것 같으니까 날 것 그대로의 기억의 회상이 아닌 느낌을 받고 있는데 초연 때 그거에 적응하지 못 해서 극을 제대로 보지 못 했었는데 그때 왜 부드럽지 못 할까 했던 부분이 역으로 체감이 된다.
1막에서 한 손의 손가락들같던 브론테들이 2막에서 점점 한 명씩 뜯겨져나가는 것으로 극이 전에 가졌던 황폐한 허망함이 들어찼다가 그럼 허망감에 져서 치열하게 살아간 그 순간들을 정말 무의미했다고 잊고 살 것이냐는 외침들 속에서 '아냐'를 외치며 샬롯이 다시 자신으로 서는 순간, 작가로서의 성공 이후에도 결국 아무도 구해내지 못 하고 다 허망하게 죽었을 뿐이라고 스스로의 불꽃을 외면하던 순간이, 다른 브론테들의 치열함이 모두다 함께 다같이 살아나는 게 극적이라서 좋았다. 이전 시즌에는 황폐한 하워드 속 각자 날카롭게 살아있던 인물들의 서걱함이 흩어져있다가 샬롯의 마지막 외침과 함께 빛은 한 곳에 모여도 각자의 자리에서 날이 바짝 선 거 같은 어떤 날카로운 자극이 있었다고 기억에 남아있는데, 그런 감상을 준 초연의 날선 황폐함이 다큐를 표방한 극의 정체성과 더 잘 맞다 싶지만 지금이 이해가 더 쉬운 것도 맞아서 무대가 너무 좁아서 부드러운 연결성이 과하게 생긴 건 별로여도 왜 제작진이 이런 선택을 했을지 이해가 되어서.. 삼연이 온다면 또 그 안에서 합의점을 찾을 수 있길 바라본다. 그때는 적어도 무대가 넓어져서 다시 바다를 무대 중심에서 느끼고 머리카락을 목걸이에 모으던 걸로 다시 돌아가면 좋겠어. 특히 머리카락ㅠ 지금 목걸이를 걸어주는 형태는 샬롯이 다른 브론테들의 유지를 잇는 것 같은 뉘앙스를 주는 것도 좀 그런데 머리카락 한줌 토막으로밖에 남지 않은 사랑했던 이들에 대한 허탈함이 안 살아서 아쉽다ㅠ
바뀐 형태로 다시 보아도 따뜻한 이야기 좋아하는 나의 취형은 아닌 극이지만 문진아의 샬롯 브론테를 본 게 너무 좋은 선택이었다는 건 확실하다. 연극 제인에서 제인의 삶을 그려낼 때 고통 속에서도 다시 빛을 향해 걸어가 자기 자신만의 공간을 꾸린 뒤 환하게 웃었던 진아제인이 그런 제인을 만들어냈던 브론테가 되어 자신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끊임없이 다시 일어서고, 달려가고, 글을 쓰고, 소리치는 순간으로 아무리 남들이 나를 보잘 것 없이 보더라도 나는 나로서 날 위해 살아가겠다고 분연히 일어서는 순간들 아름다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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