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트
채나 역 - 김소정
란 역 - 김상민
남자 역 - 한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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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2031년.
서로의 이름도, 병명도 물을 수 없는 한 병원.
이곳에 유명한 싱어송라이터 '채나'가 입원한다.
사고로 영원히 두 다리를 잃고
삶의 의지와 희망을 모두 잃어버린 '채나'.
그녀는 이곳에서 간병인 대신 간호 로봇 '란'을 고용한다.
감정을 학습해야 인간다워질 수 있는 '란'
하지만 '채나'의 무관심으로 충분히 감정을 학습하지 못한 '란'은
기계적임 말만 반복하며 자신의 존재 이유를 다하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날. 병원 옥상에서 낯익은 노랫소리가 들려온다.
'채나'는 그곳에서 자신의 곡을 연구하고 있는
한 '남자'를 우연히 마주치게 된다.
세상에 없는 노래를 만들겠다는 한 남자.
죽지 못해 살아가는 한 여자.
자신의 쓸모를 다하지 못하고 있는 란.
광장에서의 우연한 만남이,
똑같은 시간, 똑같은 공간, 똑같은 하루를 살아가던
그들의 삶을 변화시키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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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S 감상
따뜻하고 귀엽네하고 잘 보고 있다가.. 말미에 세상을 그냥 살아가면 된다는 부분에 나의 해결되지 않은 번뇌가 찔려서 맘이 복잡해졌다. 극은 잘못이 없지요. 복잡하지 않게 오히려 정말 필요한 삶의 자세를 성의있고 착하게 일러줬는데 내가 준비가 안 됐다.
맘이 복잡할 때는 배우 얘기부터! 채나 역의 소정배우 상세 정보 프로필로는 못 알아차렸는데 무대 위에 올라선 모습과 목소리를 듣고 어 혹시 사형수는 울었다에서 여동생 역 했던 배우분인가 싶었는데 맞더라. 그때도 노래랑 연기가 안정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잘하시고 채나가 절망이 갈무리가 되지 않아서 스스로가 원하는 걸 제대로 알지 못 하고 세상을 상냥하게 대할 수 있는 에너지는 바닥난, 그렇지만 외로운 사람이었는데 그게 오롯이 전달되어서 많이 안쓰럽고 애틋했다. 사고 전에도 후에도, 그걸 잘한다고 해줘서 했다고는 했지만 노래할 때 참으로 행복해보였는데 하반신 마비가 되었어도 복근은 그래도 살아있나봐 노래할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야라고 몰입을 한 건지 안 한 건지 스스로도 좀 어처구니없는 데에 집착하네 싶은 생각을 하면서도 실은 노래하고 싶은 마음이 절실히 보여서 그런 생각이 들었나 싶게 맘이 쓰였다.
란 배역이 젠더프리 배역인데 극에서 채나와 남자가 서로 이름을 알면 안 되는 설정이라 채나의 로봇인 란이 채나에게 이름 대신 누나라고 부르라는 명령을 남자는 오빠라고 부르라고 해서 남자가 징글맞아하는 웃포가 여배가 할 때는 언니랑 형님 정도로 달라지려나 그리고 남자 배역이 분위기 자체를 끌어올린다면 란 배역은 객석에서 기특하고 귀여워하는 마치 정말 반려동물같은 매력이 있어야하는 역이었는데 오늘의 란 성민배우는 말 잘 듣는 순둥한 남동생같은 느낌으로 귀여웠는데 다연배우는 어떻게 귀여우려나 오늘 즐거웠어서 다른 성별의 연기도 궁금해짐ㅎㅎ
남자 역의 한희도 배우가 무대 위에서 다른 캐릭터들의 감정을 건드리고 터트리게 하고 그걸 객석에게도 전하는 걸 유연하게 잘하셔서 처음 보는 분 같은데 굉장히 좋았다. 근데 이진혁 배우를 처음 봤을 때 송용진 배우가 너무 겹쳐보여서 자꾸만 그 생각이 났듯이 문경초배우랑 되게 닮았는데 심지어 목소리까지 비슷해서 성이 너무 겹치는 부분이 없으니까 외가 쪽 친척일까 고종사촌도 가능하잖아 따위의 생각까지 함ㅋㅋㅋ 오늘 캐스팅 상세 정보 보고 괜히 끌리는 인상들로 본 건데 주파수가 잘 맞아서 인상 선택을 앞으로도 믿어볼까봐.
시놉시스를 보고 예상한 이야기는 채나와 남자의 교류를 통해 변화된 일상이 란에게 준 영향으로 큰 사건이 발생하게 되는 쪽일까였는데 실제로 만난 극에서 란은 채나가 세상에 조금씩 다시 마음을 열기 시작한 증거였고 남자에게는 자신으로 인해 슬퍼지지 않을 대나무숲이었고 진짜 사건들은 정말 서로가 사실 서로를 질투할 수 밖에 없었던 채나와 남자 사이에서 오롯이 이루어졌는데, 정작 자신의 가족들에게는 스스로의 비밀을 말하지 못 하면서도 차마 채나를 그냥 지나치지 못 하던 남자를 보면서 그가 채나가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이 채나의 이어지는 삶이 세상에 없는 이노래가 남아 불리길 바라는 그런 의미처럼 자신의 마음이 남길 바라는 종류의 행동은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적어도 채나와 란의 기억 속에는 그의 서툰 음악도 이상하지만 힘이 되어준 말과 행동들이 남고 그리고 그렇게 도란도란 살아갈 채나와 란이 함께 부르는 노래 속에서 살아있으니 살아있는 그런 마음이었을까 같은 생각.
채나가 남자에게 마음을 열어가고 그러면서 란과의 관계도 좀 더 가까워지는 과정이 귀여우면서도 솔직해서 매우 좋았는데 남자의 비밀을 전해들은 란이 사람들이 말하는 행복에 대해 노래하는 넘버는 솔직히 너무 노래로 메시지를 전하는 감이 있어서 그 부분이랑 그 바로 앞에 일상이 변해가고 있다는 넘버가 무대 세트 한계로 인해 뭔가 삶이 자잘자잘하게 변하는 모습을 영상 등을 추가로 활용하거나 해서 풍부하게 선사할 수 없는 부분이 그림이 전해지지 않고 두루뭉술하게 다가와서 아쉬운 거 그런 거, 그리고 같은 상처를 가진 이를 만나는 것 만으로 상처가 치유되는 건 사실 쉽지 않다는 개인적인 믿음을 깨부술 만큼 채나와 남자의 마지막 씬이 나에게 개인적인 설득력을 주지는 않았다는 부분을 제외하면 저번에 사형수는 울었다를 봤을 때도 그렇고 충실한 창작극을 만날 수 있어서 기뻤다. 생각보다 기승전결과 적절한 웃음 포인트 분배가 들어간 창초극 만나는 건 너무너무 힘든 일인데 이번에도 좋은 시간이었네. 나는 상업적인 인간이라 극이 계속 올라오려면 불가사리가 상업제작사에 판권을 팔듯이 극이 상업제작사에 팔려야 하는 걸까 같은 생각을 지우지 못 하는데 이 작품은 구 연우무대 느낌이라서 좀 아련해짐. 오당잠 생각이 자꾸만 나.
연우무대에서 우리 죽지 않았는데 '구'라니요 할 법한 말이지만.. 내가 떠올리는 건 2013~2015년 사이의 그때의 그 연우무대..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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