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트
태일 목소리 역 - 김리현
태일 외 목소리 역 - 이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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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1964년, 열 여섯 살의 태일은
학업을 마치지 못한 채 평화시장 시다로 취직한다.
불우했던 과거에 얽매일 것도, 외면할 것도 없이
태일은 오직 내일이 되면 행복해질 거라는 믿음으로
재봉사가 되기 위해 열심히 일한다.
그러나 평화시장의 일상은 노동 지옥과 다를 바 없다.
불합리와 불공정, 폐해로 가득한 현장에서 태일은
노동자, 아니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권리를 위해 싸우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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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S 감상
무대 위 하나하나 커지던 촛불의 마지막 의미를 깨닫게 되는 순간이 너무 버거운 슬픔이었다. 그가 하나하나 뜻을 모아 붙인 그 불빛이 아직도 켜져있어야함이 고통스럽다. 세상이 너무 가혹하다. 밉다.
리현이도 너무 잘하고 오셀로의 재심에서 너무너무 좋게 본 예지배우도 너무 잘하고.. 정말 너무 좋은데 좋아서 너무 가슴이 아팠다. 목소리 프로젝트의 이야기들이 아직도 진행 중이라는 생각이 들 때 너무 괴로워ㅠㅠ
목소리 프로젝트의 공연의 시작이라는 걸 아마 초연하고 완전히 같은 연출이 아닐테지만 알 수 있었다. 조금 더 일반적인 뮤지컬과 같은 느낌도 있는데 중심이 되는 인물은 한 명이, 그 인물의 주변인들을 다른 한 존재들이 다양하게, 한 사람을 깊이 있게 조명하면서 같은 얼굴로 다양한 이들이 주변인으로 나오는 걸 보면서 오히려 세상의 모두가 그 안에 있게 몰입시키는. 태일을 괴롭게 하는 가진 이들, 착취하는 이들, 결탁하여 무시하는 이들의 표정은 객석에 빗겨 오히려 그 표정은 덜 보이고 그저 그 거대한 덩어리들을 던지고 고달픈 삶을 살아가는 이들의 표정이 객석에 정면으로 생생히 전해질 때, 그 얼굴이 태일의 어린 동생들과 비슷하거나 그 보다도 어리기도한 아이들의 순진한 눈빛과 차마 쉽게 갈무리도 못 하는 두려움일 때 내 몫의 먹을 것과 교통비를 털어 산 풀빵으로는 그 아이들을 온전히 위로할 수 없음에 두렵고 겁이 나도 이제는 결국 나를 다 던지는 것으로라도 그들을 위한 세상의 빛을 켜주고 싶었을 한 사람의 간절함이 오히려 마지막에는 그저 무대 위에 켜진 촛불들로만 남을 때 그가 온 몸으로 밝힌 불로 인해 나를 비롯해 현재의 많은 이들이 지금 조금 더 인간다운 삶을 살게 되었지만 그 빛이 비치지 못 하는 세상이 아직도 너무나 건재함을 알아서 그런 그늘에 빛을 밝히지 못 하고 있는 스스로가 부끄러웠다. 극을 보는 내내 그렇게 부끄러웠다. 다니던 회사의 크고 작은 불합리에 속으로만 화를 내고 퇴사할 때도 혹여나 찍히기라도 할까 그냥 허울 뿐인 좋은 말로 정리하고 나온 비겁한 나같은 인간이 싫었다. 용기를.. 내야할텐데 내고 싶은데 나도 꼭 그렇게 목소리를 내야지라고 자신만만하게 말할 수 없음이 싫다. 그래도 나중에 다시 이건 아니라는 걸 알게 되는 순간에 오늘의 공연이 떠오를 수 있게 곱씹고 싶다. 같이 촛불을 켜달라고 조심히 객석에 말을 걸던 다정함을 한 순간의 위안으로만 쓰지 않게 노력해야지. 하고 싶다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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