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트
프란체스카 - 조정은
로버트 킨케이드 - 박은태
리처드 버드 존슨 - 최호중
찰리 - 정의욱
마지 - 홍륜희
마리안/키아라 - 양성령
마이클 - 홍준기
캐롤린 - 김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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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너와 나 단 한 번의 순간
또 다시 오지 않을 순간"
1965년, 미국의 시골 아이오와에서 남편 리처드 버드 존슨과
가정을 꾸리고 살아가는 프란체스카는
단조로운 일상 속에 알 수 없는 공허함을 느낀다.
어느 날, 남편과 아들, 딸이
일리노이 주의 농업 박람회에 참가하기 위해 여행을 떠나고,
홀로 남게 된 프란체스카는 누군가의 아내, 엄마로서의 일상에서 해방되어
오전히 자신만을 위한 날을 보내기로 마음먹는다.
그날 오후, 매디슨 카운티에 있는 '로즈먼 다리'를 찍기 위해 온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사진작가 로버트 킨케이드가
프란체스카 앞에 운명처럼 나타난다.
로버트와 프란체스카는 함께 로즈먼 다리에 가게 되고,
점차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기 시작한다.
자신이 아닌, '엄마'와 '아내'로서의 삶에 더 익숙해져 버린 프란체스카와
존재의 의미를 포착하려 정처 없이 세상을 떠돌던 로버트.
그리고 그들 앞에 운명처럼 찾아온 나을 간의 만남,
그 길의 끝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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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S 감상
흠.... 무대 영상에 대한 기억이 사실 특별히 남아있지 않은데... 크고 작게 확실하게 영상들이 너무 별로가 되어서 그게 관극에 영향을 너무 주고 있어서 거슬렸다. 색채가 과하게 진해지고 낭만성이 떨어진 영상때문에 변화가 그렇게 있지 않은데 그렇게 느껴지는 건지 음악 편곡에서 말하는 듯하던 현악기의 선율과 순간순간 터지는 듯 벅차던 부분들이 훅 줄어들고 소리가 또랑또랑해진 것처럼 느껴지는데 그것도 감상에 악영향을 미쳤네요. 집을 짓다에서 프란체스카가 전쟁으로 폐허가 된 나폴리를 떠나서 아이오와에 완전히 든든하게 자리를 잡고 삶을 꾸린 것 같은 터치로 다가와서.. 불쾌해. 마지막 단어를 쓰는 걸 고민했는데 불쾌하다는 게 너무 나의 상태라 어찌할 수가 없다.
남편은 선량하지만 둔한 사람이고,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들은 잠시도 쉴 틈 없이 신경줄을 갉아먹고, 나라는 사람 그 자체는 신경 쓸 틈도 없이 살다가를 의도하기에는 너무 확실히 뿌리내린 것 같아 보여서 사실 미국으로 온 뒤 그렇게 새로 선택한 삶을 꾸려가는 내내 외롭고 고독했다는 게 드러나는 타이밍이 나에게는 늦게 다가오고, 그 앞에 묘사되는 다른 이웃들의 모습에서 마지와 찰리의 연령대가 훅 낮아진 것과 대화의 분위기가 달라진 게 나를 너무 괴롭게 했다. 사실 언제나 마지와 찰리는 초연부터 내내 프란체스카가 동네에 갑자기 찾아든 낯선 사진작가와 무슨 일이 생길까 걱정과 감시를 함께 전하던 인물인 건 맞았는데, 마지가 로버트에게 관심을 보이자 찰리가 질투를 성적인 뉘앙스를 가득 담아 하고 견제를 하는 게 프란과 로버트의 관계 역시 그런 위기감을 선사하고 있다는 걸 암시하게 하는데 응... 그래요. 프란체스카와 로버트가 서로에게 느끼는 이끌림 불륜이 맞고 남들 눈에는 그냥 그렇고 그런 흔한 짧은 추문과 방종의 시작 같을 지라도 그 둘 자체에게는 그런 게 아니라는 걸 좀 더 충분히 주고 그렇게 관객에게 위기감을 일깨우는 게 맞지 않나 싶더라. 초연에서 재연도 그러더니 이번에는 불륜이다 하는 게 더 심해져서 서로 이 정도까지를 하는 게 맞나 조심스럽다가도 자꾸만 여행자와 동네 주민으로서 스치는 수준을 넘게 되면서도 그렇게 자기들도 모르게 핑계를 더하는 게 그러다가 another life에서 함께 하는 순간이 너무나 자연스러워 보이는 걸로 사실 어쩌면..하고 관객마저도 일단은 그들을 가득 이해하고 가게 해줘야하는 건 줄어들고 지금은 글쎄. 관객이 근데 불륜이잖아 하기 전에 불륜인 거 저희도 알아요 하고 짚어주는 게 너무 부담스럽다.
공연을 보는 내내 로버트에게 사랑한다고 이야기하고 있어도 보는 내 눈에는 정말 내내 선녀프란이 로버트와의 사랑에 확신이 없어보여서 그거에 대한 의구심으로 정말 사랑하나요? 사랑인가요. 그렇게 확신하나요.라고 되묻고 있었는데, 프란체스카에게 로버트가 사랑이 맞더라. 근데 그와 떠나지 않았기에 사랑이었더라. 어릴 때 꿈꾸던 미래와 행복은 나폴리에서는 전쟁으로 미국에서는 치이는 현실 속에서 다 잃었던 중에 너무나 내 맘같은 존재를 통해 나라는 사람을 되돌아보게 된 사랑이기에 그를 사랑한게 맞지만 그와 함께 떠나면, 그 나흘 간의 순간과 다른 색의 삶이 그와도 펼쳐지면 그 사랑이 빛 바랄까봐 그저 그렇게 스치고 지나면 기억 속 사랑으로 남길 수 있지만 그 사랑을 선택해 떠났을 때 가족들에게 상처가 남는다면 그것이 다른 이들의 눈에 불륜 그 자체가 될 뿐이니까, 나로서 더 온전히 행복해질 수 있는 불안한 가능성보다 가장 많은 이들이 덜 아플 현재를 택하고 더는 다른 가능성을 선택하지 않은 길을 가지 않은 것에 대한 번뇌없이 꿋꿋이 살아가길 선택했고 그렇게 살아간 맘이었어요. 아마 불안한 미래를 위해 뛰어드는 것 대신 확실한 현재를 택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의 삶과 맞닿은 선택이겠지. 그 안에서 후회없이 살아가는 건 오히려 충실함이고 강함이라면 강함이겠지.
근데 로버트와의 사랑으로 찾은 스스로의 꿈이 너무 소중했어도 그 이전에 선택하여 만든 아이오와의 가족들과의 삶을 버리지 않는 책임이 오롯이 프란의 선택이었기에 로버트를 따라가지 않았던 프란이 이제는 그래도 떠밀리듯 미국에 남았던 젊은 시절과는 다르니까 프란이 그래도 스스로 온전해졌다고 그렇게... 늘 생각해왔는데 이날은 그저 꿈을 다시 눌러담은, 순간의 진심마저 결국 변질될까 가능성의 순간을 사진과 그림 속 한 순간으로 간직하고만 슬픔으로 다가와서 맘이 너무 헛헛했다. 나를 온전히 깨달았던 순간을 가진 이로서 프란이 성장을 했기에 괜찮다 생각하기에는 아프네.
애매함뿐인 이 세상에서 이런 확실한 감정은 다시는 오지 않는 거라는 대사가 살아났는데, 오히려 그 대사가 살아나서 로버트가 그 절절한 고백을 하는 순간 로버트를 바라보는 게 아니라 괴로워하는 프란의 모습을 보는데 이럴 거면 그 대사를 살리지 말지 싶었는데.. 이렇게 끝이 났기에 사랑으로 남은 걸 거라는 뒷맛으로 남을 사랑의 기억으로서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속 프란체스카와 로버트의 사랑을 마음에 담은 사람이 아니라서 마냥 슬퍼지더라. 그리고 재연 때 버드였던 의욱배우가 찰리로 연기하고 있으니까 결국 모두 다 그렇게 다 비슷한 삶을 살아가는 거라고 세상에 주저앉혀지는 느낌을 받아서 더더욱 괴로웠다. 난 적어도.. 프란체스카가 그래도 아이오와에 남아서 캐롤린과 마이클의 엄마이자 버드의 아내로서의 삶을 살아내며 불안하게 흔들렸던 이들이 다 각자 자신의 삶과 죽음으로 길을 걸어가는 동안에 이전과는 달리 프란이 그 모든 순간들이 진심으로 기뻤으리라 생각했는데 그래 이걸 버텨내기로 한 것 역시 나의 선택이니 흔들림없이 끌어안고 살아가자는 게 행복해보이지 않아서 맘이 너무 헛헛했어. 결국 불륜은 한 여름 밤의 꿈으로 지났고 그렇기에 아름다웠던 거예요.라는 불륜 옹호가 아닌 뉘앙스가 더 강해지기만 하면 되는 걸까.
배우를 좋아해서 배우를 쉴드치기 위해 연출까지 묶어서 얘기하는 게 아니라, 마지와 찰리의 배우 연령대를 낮추고 디모인 속 카페의 사람들이 모두 불륜 커플인 것 같은 분위기를 풍기고, 아이스크림 가게 앞에서 존슨 가 사람들이 하나하나 꼼꼼히 절망하는 모습을 통해 이 사랑이 남의 눈에는 아름답지 않다고 내내 소리친 것과 묶여서 얻은 슬픔이라 맘이 더 슬프네요. 이제 나의 매다리는 진짜 없는 거구나. 인정해야지. 창작진이 운명적 사랑이 싫으시다는데.... 내가 그냥 떠나자.
내가 선녀를 프란체스카로 상플하면서 보고 싶던 건 지독한 허무 속에서 사랑이라는 것을 통해 나를 찾은 시씨였는데 이 연출 속에서 선녀가 가져올 수 있는 답은 드라큘라를 선택하지 않은 미나였다는 게.. 그리고 연출 방향이 점점 그러하니 나는 절대 전자를 볼 수 없을 것임이 끝까지 슬펐어. 그래도 선녀가 언제 이렇게 분량 많은 원톱극을 하겠냐 싶기도 하고 (분량 많은 극이 싫어요? 왜 자꾸 안해요?ㅠㅠ) 결국 아쉬운 부분도 있긴 했지만 선녀한테 프란 넘버가 잘 맞아서 넘버 소화가 기대 이상이라 연기와 노래 양쪽으로 선녀를 담뿍 느끼기 너무 좋으니 조정은이라는 배우를 사랑한다면 꼭 보는 걸 추천.
그렇게 나는 계속 헛헛하고 슬프다 하고 있지만 지금의 방향성 자체가 틀렸나?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이스크림 가게 앞에서 마이클, 캐롤린, 버드가 하나씩 열심히 고개 돌리는 거 너무 구리지만, 마지랑 찰리 대화 로그 제발 통째로 초연으로 돌려내라 싶고, 키아라 버드가 창녀라고 한다고 하는 거 바꾸면 공연이 못 올라가는 계약이라도 되어있냐고 따지고 싶기는 해도 결국 스치고 지났고 다시 만나지 않고 자기들 삶 충실히 살았으니 불륜 옹호 아니라고 땅땅 박아주는 게 덜 불편한 관객들도 많을 테니까 나는 쓸쓸하게 여겼지만 그게 내 오독이고 프란체스카가 후회없이 살게 되었다고 힘을 얻는 방향성이 더 대세적인 감상일 수도 있으니까. 그냥 그냥 내가 슬픈 거야. 내가 그리워하는 건 절대 다시 돌아오지 않음이.
박은태라는 배우가 로버트 킨케이드를 무대할 때의 연기도, 목소리도 참 좋아해서 다시 만나서 행복했는데 이 날의 로버트는 프란이 절대 자신을 선택할 리 없다는 걸 알면서도 그에게는 그녀말고 다른 이가 없는, 이미 사로잡혀버린 존재의 어쩔 수 없음이 다가와서 보는 내내 맘이 참 아렸다. 평생 좋아하고 그리워할 드라마가 하나 있다. '소울메이트'라는. 나는 그 드라마를 보면서 수경은 동욱의 소울메이트가 맞지만, 동욱이 수경의 소울메이트는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맘이 아리곤 하는데 이 날의 매다리를 보는데 은버트와 선녀프란이 꼭 그렇게 동욱과 수경 같았어.
그리고 은이랑 묘한 의미로 케미가 좋더라. 난 은선녀 이번에 처음 본 건데 은이 여왕이랑 붙을 때도 그런 느낌을 못 받았는데 선녀랑 있으니 되게 연하처럼 보이더라고? 그게 그림이 좋았어
슬프다 소리 계속 쓰지만 공연 보다가 중간에 혼자 웃겼던 거, 앙상블들 연령대가 훅 낮아져 있길래 초재연에는 제프 빼고 어린 남배가 마이클 역 현진배우 정도라 안젤로 역할을 계속 현진배우가 하던 거 이번에는 젊은 남앙들 많아서 안젤로 마이클 배우가 겸하지 않을지도? 싶었는데 인디애나 바에 버드 말동무 손님1로 세워놓은 남앙이 키도 훤칠하고 말갛게 생겨서 저렇게 젊은 배우를 원래 썼던가?했는데 그 배우가 안젤로 역할 해서 웃겼네요... 호중버드가 체구가 작은 편이니 대비시키려고 더 그랬나 같은 생각도 했네. 그냥 단순히 준기마이클이 차/선녀프란 둘 다 보다 작아서 안젤로 역까지 시키자니 아무리 다른 머리색 가발을 씌워도 그 아들!!배우하고 튈까봐 다른 배우 쓰는 김에 제일 비주얼 좋은 타입 쓰자 한 걸 수도 있다만, 프란이 마이클에게 자신을 유난히 투영하는 걸 안젤로의 그림자를 마이클에게서 느끼기도 하는 걸까 착즙하던 순간도 있어서 괜히 안젤로 배우 이미지 달라진 거에 생각이 좀 많아졌다.
그리고 버터를 뭘 쓰길래 충무-샤롯데까지는 나던 버터향이 더 작은 극장에서도 안 나는 거지? 버터 냄새 맡으면 배고파질 걱정했는데 전혀 아무런 향도 나지 않았어ㅠ 좀 향 진한 버터로 좀 바꿔봐여ㅠ
이번 시즌이라 더 좋아진 점은... 못 찾겠어서 계속 불호만 쏟고 있어서 미안하네. 하지만 배우들은 좋았음.. 단이캐롤린 호중버드 특히 너무 좋음ㅠ 캐롤린은 질색하겠지만 둘이 부녀 맞음ㅋㅋㅋㅋㅋ 또랑또랑 귀엽고 정 깊고ㅎㅎ 마리앙 앙상블로 처음 기억하기 시작한 소은배우도 앙상블하던데 여전히 이쁘시더라. 테일러 볼 걸 그랬나봐ㅠ
...근데 내가 관객들 반응에 시비거는 거 과몰입 오타쿠가 지나치게 완장질하는 거야라고 자제하려고 하는데, 벨텔에서 카인즈 엉엉 우는 거에 웃는 것도 왜 저러나 싶었는데 로버트가 프란 사진 찍고 보내지 않을 거라고 이건 내거니까라고 하는 거에 웃는 건 진짜 너무 싫었다. 그게 웃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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