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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후기

20250508 뮤지컬 라흐 헤스트

by All's 2025. 5. 31.

2025년 5월 8일
뮤지컬 라흐 헤스트
캐스팅 보드
향안 - 최수진
환기 - 박영수
동림 - 김주연
이상 - 임진섭


캐스트
향안 - 최수진
환기 - 박영수
동림 - 김주연
이상 - 임진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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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사람이 가도 남는 건 무엇일까"

2004년 2월 29일, 향안은 생의 마지막 순간
자신의 생을 돌아보듯 수첩을 거꾸로 한 장씩, 한 장씩 넘긴다.
생의 마지막 순간을 앞둔 2004년의 기억부터
향안의 시간은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고,
1936년 시인 이상을 낙랑파라에서 처음 만났던 동림으로서의 시간은
순서대로 흐르기 시작한다.

예술가와 사랑에 빠져 아픈 순간에도 용기 있는 선택을 하는 동림을 보며
향안은 자신의 인생 골목골목마다 일어났던 일들이
결국 자신의 빛으로 만들었다는 것을,

사람은 가고 예술은 남아
- 레정 빡뜨 메 라흐 헤스트 -

이상과 함께 했던, 그리고 환기와 함께 하는 모든 순간을 지나
자신이 예술이 되었음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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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S 감상

오늘 컨디션 되게 안 좋은데 또 보고 싶은 사람들+이상 전캐 가능+자리가 좋음 등등이 아까워서 양도 안 하고 봤는데 잘했다.. 너무 잘했다. 너무 만족스러운 관극이라 행복해ㅠ 그치 내가 바라던 게 이거지 역시 라흐 헤스트지 하고 내적 심장 토닥임 했다ㅠㅠ

난 남캐를 볼 때 말랑말랑한 걸 기본적으로 좋아하기 때문에 체구도 크고 아우라도 강한 진섭이가 무서울까봐 계속 피했는데 진섭이상이 가져온 노선이 실제로 보니까 굉장히 납득이 가서 그가 자신의 이상을 알아주지 않는 세상에 분노하고, 그러면서 세상에 제대로 스스로를 내보이지 못 하는 자신을 수치스러워하기에 내보이는 광증이 일견 지독한 순수로 다가와서 그가 정말 이기적이지만 그럼에도 이해가 가고 안타까웠다. 동림과 낭랑파라에서 처음 카라마조프의 형제들 얘기를 할 때 정말 그걸 이해해? 떠보듯이 이야기해서 난 천퍼센트 동림맘이라 순간 욱 했는데 같은 감상이 튀어나와버린 뒤 멋지게 건네는 듯 하지만 실은 머뭇거리는 손끝 등이 거울 시를 통하여 너에게 이렇게 시라는 매개체로 다가가고 있지만 실은 나는 내 속을 보이는 것이 두렵기도 한 마음을 이상이 동림에게 보였던 것처럼 이 공연 속 이상의 모습을 선명하게 드러내서 너무 좋았다. 동림과 같이 빗방울을 세다가 모차르트 이야기를 할 때 눈을 번뜩이는데 그 순간 드러난 광기에 섞인 불안함도 동림이 알아챈 천재의 초조함이 튀어나온 순간이라는 게 선명했고, 그렇게 자신의 너무나 내밀한 속내까지 동림에게 들키는 것이 부끄러우면서도 좋지만 그렇게 나를 알아주는 감각을 겪고나니 나를 알아줄 다른 세상을 그런 '이상'을 더 간절히 꿈꿀 수 밖에 없게 된 행복이 비극의 씨앗이 되는 순간이 정말 선명하더라. 그리고 그렇게 나를 알아주길 바라면서도 그런 약함을 비롯하여 생활고로 인해 어린 아내가 일을 나가게 만드는 상황 등등이 다 너무 수치스러워서 그런 현실을 도피하고 싶어 동경에 가고 싶은 이기심이 오히려 좋았다. 스스로가 수치를 둘러싸고 있는 현실이 너무너무 싫어서 자신이 꿈꾸는 이상이 있을 것 같은 동경에서 온전한 자신이 되어 마음껏 시를 쓰고 싶어하는 게 그리고 도리어 순수해보여서 그게 무너진 뒤 부서져 망가져가는 것까지도 다 너무 이해가 되더라. 지나친 순수 가여워.
  
그리고 이러니 저러니해도.... 노래 너무 잘함. 음색 진짜 미쳤음. 그렇게 음색 자체가 부드러운데 단단하고 탄탄하게 쭉 뻗기도 하는데 노래 스킬도 좋은 거 진짜 너무 고맙고 너무 좋고... 너로 인하여 4중창에서 뒤의 말미에 어느 부분 진짜 찌르듯이 나올 때 너무 좋아서 소름끼쳤어ㅠ

다른 배우들은 다 이미 본 사람들이고 그동안 내가 본 이상들이 다들 말랑하고 부드러운 쪽이라(그런 거 좋아해서 그런 이미지로 일부러 찾아보기도 했고ㅋㅋㅋ) 새로운 게 커서 진섭이상 위주로 후기 썼지만.. 숮향안, 주연동림, 슈환기까지 다 너무 완전히 좋았다ㅠ 진짜 오늘 보길 너무 잘했어ㅠ

항상 좋아하는 부분이라 객석에 앉는 순간부터 기대하면서 보는 부분들도 좋았고, 이상하게 극을 바로 떠올릴 때는 흐릿하다가 공연에서는 벅참을 어찌하지 못 하는 부분인 변동림으로 남아부터가 너무너무 좋아서 정말 너무나 벅찼다. "우리의 과거를 지킬게 너는 모험을 계속해" 살아낸, 살아갈 모든 순간을 아낌없이 사랑하는 이런 마음을 나에게 들려주어 고마워요. 진짜 너무 아름다운 극이야 라흐 헤스트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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