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트
향안 역 - 최수진
환기 역 - 박영수
동림 역 - 김이후
이상 역 - 변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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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사람이 가도 남는 건 무엇일까"
2004년 2월 29일, 향안은 생의 마지막 순간
자신의 생을 돌아보듯 수첩을 거꾸로 한 장씩, 한 장씩 넘긴다.
생의 마지막 순간을 앞둔 2004년의 기억부터
향안의 시간은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고,
1936년 시인 이상을 낙랑파라에서 처음 만났던 동림으로서의 시간은
순서대로 흐르기 시작한다.
예술가와 사랑에 빠져 아픈 순간에도 용기 있는 선택을 하는 동림을 보며
향안은 자신의 인생 골목골목마다 일어났던 일들이
결국 자신의 빛으로 만들었다는 것을,
사람은 가고 예술은 남아
- 레정 빡뜨 메 라흐 헤스트 -
이상과 함께 했던, 그리고 환기와 함께 하는 모든 순간을 지나
자신이 예술이 되었음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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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S 감상
이 극은 정말 어쩜 이렇게도 아름다울까. 오늘 공연을 보기 위해 어제까지 좀 고생을 해야했어서 막이 오르기 전까지 지친다는 마음이 너무 컸는데 라흐 헤스트 무대 속 빛깔들이 무대 위 번져나오기 시작하는, 그저 무대 위 불이 켜진 그 순간부터 막막함도 고단함도 서러움도 다 씻겨나가기 시작했다. 내 삶도, 내가 사랑하는 것들도 아낌없이 사랑하고 달려가는 이들의 마음을 담은 이야기인, 그리고 그 자체로 맑고 아름다운 무대와 음악과 말들이 좋다. 나는 이 극이 좋아. 아... 진짜 연뮤 탈덕 전에 이지혜가 향안하는 거 보고 탈덕해야 내가 한이 없을텐데ㅠㅠ 제발요 연뮤신님 이 아름다운 극과 내 사랑하는 이의 앙상블도 만날 수 있게 해주세요ㅠㅠ 오늘의 공연도 역시나 너무 좋아서 그만 계속 바람을 놓을 수 없게 되어ㅠㅠ
숮향안 환기를 정말 너무너무 많이 사랑하는 그리움이 빛깔들부터 가득 담겨서 그게 너무 애틋해서 그만 시작부터 울컥하고 말았는데 향안, 그 이름을 내게 줘요도 그래서 또다시 온 마음을 던지는 사랑을 위해 뛰어들 결심을 하는, 정말 그와 함께 하는 삶을 살아갈 이로서 '향안'이라는 이름을 달라는 것으로 왔는데 후동림이 정말 씩씩하고 맑고 다가올 고통의 크기를 예상도 못 할 만큼 정말 모든 걸 처음 겪어보는 맑은 청춘이었기에 그 일을 겪어낸 뒤 결국 씩씩하게 다시 살아가는 '동림'이지만 그 고통 자체가 너무나 컸기에 오히려 시간이 지난 뒤 다시 사랑을 하는 게 겁났지만 그럼에도 다시 온 마음을 다해 환기에게 자신의 마음을 보이며 둘이 함께 같이 작은 언덕을 만들고 그 언덕의 세계를 확장해갈 모험을 함께 할 사랑에 마음을 쏟는 그 모습이 멀리 가는 것도 맘에 들고 죽는 것도 싫지 않다던 어린 동림과 꼭 같은 주파수로 다가와 원래는 나를 찾는 순간으로 울컥하던 순간이 다시 용기를 낸 솔직한 이의 순수함으로서 애틋하게 맘이 울렸다. 솔직히 개취로 더 깊이 울리는 게 있기야 하지만 향안이라는 역이 수진배우의 이야기 속에서 다르게 또 마음에 스미면서 얼마나 아름다운 인물인지 결국 더더 알고 사랑하게 되었다.. 향안은 정말 너무 멋진 역이고 숮향안도 사랑해ㅠ
난 김이후라는 배우의 얼굴도 좋고, 목소리도 맘에 들고, 새침한 듯 맑고 깨끗한 타고난 분위기도 좋고, 꾸밈없이 툭 터져나오는 깨끗한 감정 표현도 좋고, 이후라는 배우 자체에 내가 호감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예쁨이 너무너무 많아서 오늘도 잘 보았고, 필모를 모두 챙기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꾸준히 봐오는 입장에서 성실하게 연기도 노래도 실력을 계속 늘려오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오늘 후동림을 보는데 시대극적인 대사투를 아주 자연스럽게 구사할 수 있는 연기적 스킬이 아직은 부족하다고 솔직히 느껴지더라. 사실 그전에 봐온 주연동림은 노래가 굉장히 아쉬웠던 부분을 후동림이 대신 많이 채워주기는 했고, 후배우가 가져온 동림의 자체의 맑으면서 단단한, 수정같은 겉보기에는 너무 깨끗하여 오히려 약해보이기도 하지만 실은 유리처럼 깨지는 존재가 아닌 단단함이 너무 좋았다. 그렇게 좋아서 거기에 극의 시대적 분위기까지 담아낼 수 있는 스킬적 능숙함이 더해지면 얼마나 좋을까 또 욕심이 나더라고ㅜ 지금은 오히려 동림이 약간 현대의 사람같아서 시간의 흐름에 따라 미묘하게 어투의 뉘앙스 조절을 하고 있는 다른 배우들과 달리 살짝 인물이 뜬 느낌이 나는 것마저 다 싹 다 완전히 해결된 후동림을 언젠가는 만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고 또 그걸 기다려본다.
라흐헤스트 극 넘버들 너무 아름답고 인물들 다 멋지지만 향안 환기는 시간을 거슬러가는 연기를 해야하고, 동림 이상은 아예 일제강점기 시절 모더니스트의 분위기를 내야하는 와중에 넘버들 다 어려워서 참 보는 나는 좋은데 하는 사람들은 힘들겠다 싶은 극이고 그런 면에서 향안 사랑하는 디테일이 너무 사랑스럽고 굵직한 캐릭터 표현 자체도 너무너무 좋아하고 비주얼도 짱이지만 슈환기 저번 시즌에 노래는 진짜 대애단히 아쉬웠는데 지금도 사실 명창이라고 하긴 그렇지만 고음 부를 때 목소리가 좀 뒤집어지는 듯 나던 걸 저번 시즌보다 소리 볼륨은 작아졌어도 소리 자체를 좀 깔끔하게 잡아서 부른다고 해야하나? 노래가 오히려 좀 더 나아지셔서 혼자 좀 감동했다ㅠ 난 성실한 배우들이 좋다. 그런 면에서 후동림 연기와 슈환기 노래에 다 어떤 아쉬움이 있더라도 노력의 흔적이 보임에 맘이 찡했어ㅠ 다시 하는 극이기에 더 열심히 하는 거 이쁘잖아ㅠ
희상이상 좋더라... 희상배우 자체가 잔잔하게 내 취향 요소를 많이 가진 분이라 당연히 좋을 거라 생각하기는 했는데 그가 가져온 이상이 세상에 호기심도 많고 관심이 많고 그렇기에 세상 속에서 알고 싶고 그렇게 자신도 알리고 싶은데 그렇기에 속을 꺼내놓으면 그 형태가 시, 소설 무엇이어도 이해받지 못 하기에 세상 자체가 감옥이라 몸보다 마음이 말라 비틀어져가는 지옥 속을 살아가는 이라서 맘이 너무 아팠다. 동림에게 까라마조프의 형제들 을 이해하냐고 묻는 이상의 말 조금만 잘못 쳐도 동림의 수준을 무시하는 것처럼 들릴 수 있는데 (다른 이상이 그렇다는 거 아님) 희상이상의 물음에 동지를 만난 것인가에 대한 기대와 너무나 많은 실망으로 그 기대를 억지로 누르려는 방어 기제가 같이 담겨있는데 그렇게 켜켜이 쌓인 고독을 순하게 웃어넘기듯 곱게 이야기하는 사람이라 내 마음의 빗장이 동림의 마음이 열리는 것보다 더 빨리 열려버리고 말더라. 난 외롭고 솔직한 사람이 좋다. 맘이 가지 않을 수 없어. 고독한 세상 속에서 다 드러내기도 비참해 줄여서 말하는 속내까지 다 알아주는 동림을 만나 외로움이 조금은 걷히는 듯 하여도 온 세상에 거부당하는 절망은 동림이 있어도 풀어낼 수 없어 결국 다른 세상을 찾아가봤음에도 이상을 찾지 못한 그가, 참 나쁜데 그럼에도 마냥 미울 수가 없었다. 슬픔과 고독 앞에 솔직한 것마저 쉽사리 용기내지 못 하는 사람은 그 시대의 사람이나 그 시대의 사람이기에는 너무 앞선 이의 솔직한 절규가, 처절한 몸부림이 먹먹했다. 그의 시대에는 더더욱 힘든 일이었을테니까 차마 원망 못 하겠어.
아 근데 슈랑 희상.. 닮았다고 평소에 생각을 원래 했는데 진짜 닮았더라. 향안 환기 동림 이상 다같이 무대에 나오는 씬들에서 깜짝깜짝 놀람. 그리고 숮향안이랑 후동림이 창법 자체는 꽤 다른데 숮향안이 환기와 편지를 주고받는 쯤에 부르는 넘버 때 둘이 음색이 생각보다 닮아있어서 또 놀람.
드아센 1관보다 예사1관이 무대 깊이가 조금 덜 깊은 건지 극장 규모는 이쪽이 오히려 살짝 더 큰 거 아닌가 싶은데 무대 깊이감이 약간은 아쉬웠는데 그럼에도 여전히 유화에 가까운 화풍일텐데도 수채화같이 빛이 번지는 무대의 아름다움은 그대로라서 너무 좋았다.
그리고 그런 잔잔하면서도 아름다운 감성, 부드러운 음악, 예술에 대한 취향을 나누는 대화, 그림같은 무대 등등이 마치 수채화같이 촉촉하게 아름다운 게 벨텔과 라흐 헤스트가 같은 결이라는 걸 벨텔 잔잔하게 달리고 머지 않은 시점에 봐서 더 와닿는 중이었는데 향안과 환기가 펜팔하다가 재회하고 환기가 보낸 편지의 그림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피카소 얘기를 하는 씬이 너무너무 클롭슈톡에 대해 이야기하는 벨텔과 롯데와 겹쳐보여서 내가 지금 슈벨텔 숮롯데 미리보기하는 건가 싶었다ㅎㅎ 아름답고 좋은 지뢰였어ㅠ 난 곱고 예쁜 극들을 참으로 좋아하고 그래서 서로 닮아있네 웃었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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