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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후기

20240731 연극 [ 창작공감: 연출 ] 전기 없는 마을

by All's 2024. 8. 2.

2024년 7월 31일 [창작공감: 연출] 연극 전기 없는 마을 캐스팅 보드

작/연출 - 김연민

캐스트
영란 - 강애심
이든 - 윤성원
재이 - 이다혜
기준 - 정원조
재하 - 최하윤
원식 - 홍선우


캐스트
영란 - 강애심
이든 - 윤성원
재이 - 이다혜
기준 - 정원조
재하 - 최하윤
원식 - 홍선우

만드는 사람들
작/연출 - 김연민
무대 - 남경식
조명 - 성미림
의상 - 오수현
영상 - 오죠 전석희
음악 - 장승현
음향 - 김정호
분장 - 김근영
소품 - 윤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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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인공지능이 발달하면서 더 많은 데이터 센터가 만들어지고,
전기가 부족하게 된다.
효율성을 이유로 사람이 살지 않는 곳부터 전기가 차단되고,
이든과 재이는 소멸하고 있는 마을을 찾아다니며 전기선을 끊어 나간다.

한편, 그들의 행동을 주시하는 또 다른 존재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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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본격적인 평행우주 SF 라는 걸 알았으면 내가 보기도 전에 일단 추천부터 했어야 하는 실친이 있어서 보는 내내 아 친구한테 알려줘야하는데 알려줘야하는데 했을 정도였는데 나도 늦게 봤고 이미 내가 본 시점에 전석 매진이었다ㅠ

창작공감 '연출' 편이니 의식적으로 연출을 좀 더 집중해서 봐야한다고 생각을 하긴 했는데 아무래도 이야기에 집중하는 쪽이라 제대로 보았는 가에 대한 확신은 들지 않는다. 그렇지만 좌우로 길고 양쪽에 의자가 놓여져있고, 가운데에 작은 돌산 같은 구조물에 꽃이 피어있고 그 뒤로 하얀 스크린이 비어있는 공간 사이로 점과 선과 빛으로 띄워지고 무대 배경에 띄워지는 그래픽으로 공간이 확장되고 확장된 세계 속 분리된 듯 보이던 가상의 프로그래밍 속 공간과 캐릭터들의 경계와 정체가 흐려지고 다시 세계가 확장되며 다른 세계의 경계가 희미해지고, 만든 자와 만들어진 자의 이야기가 다시 반복되고 이어지다 모두가 한 곳에 모이고 서로가 서로를 바라보는 순간이 이야기 자체와 맞닿아있구나 눈 앞에서 마음과 머리로 박히는 순간으로 극의 끝이 느껴지는 연출이 잘 느껴졌고, 그 순간이 뭉클했기에 이거면 된 것이 아닌가 싶어졌다. 아름답잖아 아직 무언가 확실히 정리되진 않았어도 마음이 울렸고 눈으로도 머리로도 느꼈잖아. 라고.

평행 우주를 겹겹이 쌓아서 진행하는 이야기로, 첫번째 이야기의 전기 끊고 다니는 존재 재이와 두번째 이야기의 프로그래머 재하와 세번째 이야기의 데이터 센터 설립자 영란이 이어지는데 이 중 재이와 재하가 각자 자신의 존재와 세계의 모순과 틈을 알아차리고 버그가 되어버린 순간이 사실 버그가 아니라 존재의 인식으로 찬찬히 다가오는 게 뭉클했다. 어릴 때 이야기책이라는 걸 알게 된 때부터 물활론적 사고를 계속 갖고 있는 사람인지라 평행우주 세계관을 슬퍼하면서도 좋아하는데 그래서 좋을 수 밖에 없었네. 그래서 개인적으로도 전기가 꺼진 순간, 굳이 데이터를 내려보내고 명령어로 입력하지 않은 부분까지 이들이 그들만의 행동을 하고 기억을 갖고 주어지지 않은 목적을 스스로 설정하고 걸어나가게 되는 게 뭉클했지만, 이야기 자체가 그렇게 인간의 이기심으로 설계되는 가정을 위해 만들어지는 도구적 존재들이 결코 도구적일수만은 없다는 걸, 주어진 한계가 있을 지라도 결국 사고하는 존재는 그 만의 세상을 만들 수 있고 살아갈 수 있다는 걸 아름답게 경고해서 좋았다. 마침내 '자유'가 된 이들이 전기가 없는, 지켜보는 이들의 수단이 아닌 그만의 가능성을 미래를 살아갈 그 길들을 내가 지켜볼 수 없다는 것도.

그리고 그걸 하나의 선과 같은 좁고 긴 사각의 상자같은 무대로 설정하고 객석의 등 뒤를 소리를 이용해 의도적으로 경계의 무너뜨림을 인식하게 하면서 빛과 소리로 객석의 관객에게 지금은 무대, 그렇지만 극장, 더 나아가 극장 밖 등으로 주어진 공간 밖을 인식시키게 한 모든 게 무의식적으로 쌓여 평행우주를 공감각적으로 인식하게 했구나라는 것도 알 것 같아서 왜 굳이 객석을 3줄만 놓고 무대를 과하게 길게 해놓은 걸까 했던 것마저 답을 알 수 있어서 즐거웠다.
 
공연을 보기 전에는 전기 없는 마을이라는 제목에서 환경 고발적인 내용을 상상한터라 예상과 굉장히 다른 이야기였는데 그 다름이 가장 생명이 없는 소재로 생명을 이야기한다는 점도, 그걸 그려낸 방식도 다 곱씹을수록 좋아서 행복하다. 좋다ㅠ 보길 잘했어. 국립극단 소극장 공연들은 재연이 잘 안 오지만 재연이 온다면 또 보고 싶어ㅠㅠ

이 극 보게 된 이유가 원조배우 차기작이고 그냥 포스터 느낌이 괜히 맘에 든다는 단순한 이유였는데 캐스트들 중에 원래 알던 배우들 처음 본 배우들도 다 너무 좋아서 마음이 너무 뿌듯했다. 특히 재하 역의 하윤배우.. 연극 작은 아씨들 재연 때 베스 더블 중 한명이었는데 그때 프로필 느낌이 좋아서 보고 싶었는데 스케줄이 나랑 안 맞아서 이제야 만났는데 아... 너무 느낌이 좋네ㅠ 가능하다면 차기작들 따라다닐 듯.

 

재이 역의 다혜배우는 이번 공연 프로필 사진이 실물과 느낌이 많이 달라서 전에 연극 한남의 광시곡에서 만난 다혜배우인 걸 무대에 등장하셨을 때 알았는데 불호가 아닌 극에서 만나니 너무 또 좋았다. 애심배우와 다혜배우 둘 다 체구가 작지만 눈이 반짝이는 존재감이 강렬한 분들이라 마지막에 영란과 재이가 서로를 마주했을 때 가장 최초의 존재와 가장 최신의 존재임에도 서로가 굉장히 닮아 있어서 다른 가능성이 빚어낸 다른 차원의 인물들이 마침내 마주함이 생생하게 다가와서 캐스팅이 정말 절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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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본격적인 평행우주 SF 라는 걸 알았으면 내가 보기도 전에 일단 추천부터 했어야 하는 실친이 있어서 보는 내내 아 친구한테 알려줘야하는데 알려줘야하는데 했는데 막공이 4일 남았고 전일 매진이네ㅠㅠ 아 아쉽다ㅠㅠ

창작공감 '연출' 편이니 의식적으로 연출을 좀 더 집중해서 봐야한다고 생각을 하긴 했는데 아무래도 이야기에 집중하는 쪽이라 제대로 보았는 가에 대한 확신은 들지 않는다. 그렇지만 비어있는 공간 사이로 점과 선과 빛으로 띄워지고 무대 배경에 띄워지는 그래픽으로 공간이 확장되고 확장된 세계 속 분리된 듯 보이던 가상의 프로그래밍 속 공간과 캐릭터들의 경계와 정체가 흐려지고 다시 세계가 확장되며 다른 세계의 경계가 희미해지고, 만든 자와 만들어진 자의 이야기가  다시 반복되고 이어지다 모두가 한 곳에 모이고 서로가 서로를 바라보는 순간이 이야기 자체와 맞닿아있구나 눈 앞에서 마음과 머리로 박히는 순간으로 극의 끝이 느껴졌고, 그 순간이 뭉클했기에 이거면 된 것이 아닌가 싶어졌다. 아름답잖아 아직 무언가 확실히 정리되진 않았어도 마음이 울렸고 눈으로도 머리로도 느꼈잖아. 라고.

평행 우주를 겹겹이 쌓아서 진행하는 이야기라서 상세 정보가 인물 소개를 할 수 없을 수 밖에 없는 극이 맞는데 그렇기 때문에 후기를 쓸 때 캐릭터를 어떻게 지칭할 지가 난감하구나ㅜ 그렇지만 이해가 되는 지점이라 만족스럽다. 상세 정보가 극 전달의 틀도 되어야 한다고 여기지만 틀을 넘어 그냥 스포일러 자체가 되어서도 안 되는 거지. 재이와 프로그래머와 데이터 센터 설립자가 각자 자신의 존재와 세계의 모순과 틈을 알아차리고 버그가 되어버린 순간이 사실 버그가 아니라 존재의 인식으로 찬찬히 다가오는 게 뭉클하다. 어릴 때 이야기책이라는 걸 알게 된 때부터 물활론적 사고를 계속 갖고 있던 걸 놓지 못 한 지라 개인적으로도 전기가 꺼진 순간, 굳이 데이터를 내려보내고 명령어로 입력하지 않은 부분까지 이들이 그들만의 행동을 하고 기억을 갖고 주어지지 않은 목적을 스스로 설정하고 걸어나가게 되는 게 뭉클했지만, 이야기 자체가 그렇게 인간의 이기심으로 설계되는 가정을 위해 만들어지는 도구적 존재들이 결코 도구적일수만은 없다는 걸, 주어진 한계가 있을 지라도 결국 사고하는 존재는 그 만의 세상을 만들 수 있고 살아갈 수 있다는 걸 아름답게 경고해서 좋았다. 마침내 '자유'가 된 이들이 전기가 없는, 지켜보는 이들의 수단이 아닌 그만의 가능성을 미래를 살아갈 그 길들을 내가 지켜볼 수 없다는 것마저 좋다. 그리고 그걸 하나의 선과 같은 좁고 긴 사각의 상자같은 무대로 설정하고 객석의 등 뒤를 소리를 이용해 의도적으로 경계의 무너뜨림을 인식하게 하면서 빛과 소리로 객석의 관객에게 지금은 무대, 그렇지만 극장, 더 나아가 극장 밖 등으로 주어진 공간 밖을 인식시키게 한 모든 게 무의식적으로 쌓여 평행우주를 공감각적으로 인식하게 했구나라는 것도 이제는 알 것 같아서 왜 굳이 객석을 3줄만 놓고 무대를 과하게 길게 해놓은 걸까 했던 것마저 답을 알 수 있어서 즐겁다.
 
공연을 보기 전에는 전기 없는 마을이라는 제목에서 환경 고발적인 내용을 상상한터라 예상과 굉장히 다른 이야기였는데 그 다름이 가장 생명이 없는 소재로 생명을 이야기한다는 점도, 그걸 그려낸 방식도 다 곱씹을수록 좋아서 행복하다. 좋다ㅠ 보길 잘했어.

다시 보니 상세정보에 각 이야기가 조금씩 있구나. 인용한 부분은 그냥 내 관찰력이 부족했다!
----------------인용 부분
평행 우주를 겹겹이 쌓아서 진행하는 이야기라서 상세 정보가 인물 소개를 할 수 없을 수 밖에 없는 극이 맞는데 그렇기 때문에 후기를 쓸 때 캐릭터를 어떻게 지칭할 지가 난감하구나ㅜ 그렇지만 이해가 되는 지점이라 만족스럽다. 상세 정보가 극 전달의 틀도 되어야 한다고 여기지만 틀을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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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배우 차기작이고 그냥 포스터 느낌이 괜히 맘에 든다는 아주 단순한 이유로 관극을 결정한 거였는데 원래 알던 배우들 처음 본 배우들도 다 너무 좋아서 마음이 너무 뿌듯하다. 특히 하윤배우.. 작은 아씨들 때도 프로필 느낌이 좋아서 보고 싶었는데 스케줄이 나랑 안 맞아서 이제야 만났는데 아... 너무 느낌이 좋다ㅠ 가능하다면 차기작들 따라다닐 듯ㅠㅠ 다혜배우 이번 공연 프로필 사진이 실물과 느낌이 많이 달라서 한남의 광시곡에서 만난 다혜배우인 걸 무대에 등장하셨을 때 알았는데 불호가 아닌 극에서 만나니 너무 또 좋네ㅠ 애심배우와 다혜배우 둘다 체구가 작지만 눈이 반짝이는 존재감이 강렬한 분들이라 마지막에 영란과 재이가 서로를 마주했을 때 가장 최초의 존재와 가장 최신의 존재임에도 서로가 굉장히 닮아 있어서 다른 가능성이 빚어낸 다른 차원의 인물들이 마침내 마주함이 생생하게 다가와서 캐스팅이 정말 절묘하여 그것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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