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트 - 정승환 한재우 정호윤 김소정 김사랑 김태원 이강준 김재웅 김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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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제가 사람을 죽였습니다. 제 이름은 박현석입니다."
1977년 유난히 춥던 겨울.
보령산 판자촌에는 현석을 비롯한 다섯가구가 살고 있다.
가난하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사는 그들은
서로에게 의지하며 하루하루를 버텨나간다.
그러던 어느 날, 전국체전을 앞두고
대통령의 방문 소식이 알려지자
시에서 판자촌을 철거하라는 명령이 떨어지는데...
생사가 걸려있는 판자촌 철거 당일
국가와 국민의 정의가 충돌하며 발생한
그날의 비극적인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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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윗 감상
지인분이 참여하신 공연인데 극불호 뜨면 어쩌지 걱정하며 보게 되었는데 다행히 소재만 좋은 게 아니라 규모 대비 무대와 연출도 깔끔하고 음악도 이야기도 괜찮고 보통 창작 집단 단위의 공연에서 솔직히 배우 인선이 성에 안 찰 때가 있는데 배우들도 잘하고 불안과 달리 잘 보고 나와서 다행이었다.
무등산 타잔으로 매도되어 사형당한 박흥숙님의 실화인 1977년 광주 철거촌 강제 철거 사건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야기였는데 아주 예전에 어렴풋이 TV에서 실화에 대해 들어본 적 있으나 잊고 있었던 이야기가 나쁘지 않은 이야기 구조와 음악으로 뮤지컬로 만들어져서 공연을 보고난 뒤 다시 제대로 찾아봐야지 싶게 한 것 만으로도, 근데 못 만들어서 화난 기분이 아니라 좀 더 자세히 알고 싶네라는 맘이 바탕으로 행동하게 된 것이라는 것이기에 이런 소재를 다룬 극으로서 젊은 창작 집단의 극으로 충분히 나에게는 괜찮았다. 극 보는 동안 극 자체로 재미있으면서 슬펐어서 의도만 좋지 않았다는 게 좋다.
흠 근데 그렇다고 완전히 다 맘에 든다기에는 이야기 자체로 아쉬운 게 있기는 한 게.. 극 중에서 이야기 진행에서 사건을 진행시키고 대립하고 계속 대비를 이루는 인물이 현석, 시장, 종환인데 이야기를 풍부하게 만들기 위해서 시청 공무원인 종환이 현석을 비롯한 판자촌 사람들의 딱한 사정에 안타까워하는 것과 냉혹하게 철거를 명령하는 시장의 사이에서 결국 양심을 저버리게 되고, 시장이 종환과 현석에게 행하는 폭력을 종환이 현석과 판자촌 사람들에게 행하게 되는 그런 진행 이야기를 풍부하게 만들고 다양한 시점을 생각하게 하고 결국 자신을 살려준 현석을 극악한 살인마로 매도하는 것에 완전히 동참하는 종환의 모습으로 비극을 완성하는 거는 아주 괜찮은데 그렇게 오히려 악인과 악인이 되어가는 사람의 묘사는 설득력이 충분한데 현석을 비롯한 판자촌 사람들의 행동은 역사가 기억하는 피해자인 '착한 사람들'의 이야기에 당연히 공감할 것이라는 착한 믿음이 그렇기에 더 빡빡하고 촘촘하게 짜여져야하는 피해자들의 서사를 덜 촘촘하게 만들어서 '그런데'라고 생각할 지점들이 생겨버린 게 안타까웠다.
주인공의 이름이 흥석이 아니라 현석인 것부터 실화의 재현을 하려는 의도가 아님이 보이기에 꼭 역사적 상황과 같을 필요는 없는데 주인공인 현석의 행동이 전반적으로 너무 우유부단해 보이고 주변 인물의 불행에 대한 설명도 좀 부족했어. 극에서 남들 눈에는 헛간 만도 못 할 3평짜리 판자집이어도 거기서 살아낸 '우리'에게는 삶의 흔적이었기에 그 집이 무너지는 것도, 불타서 흔적조차 사라지는 것도 그들의 삶이 지워지는 것이라 철거반이 집을 태우려는 것에 철거로 쫓겨나 갈 곳이 없어 겨울 땅에 땅굴을 파서라도 살아내자고 하던 마음이 결국 산산히 부서지고, 그것만은 막기 위해 시장 앞에서 처절하게 소리쳤어도 이웃들과 종환 사이에서는 중재를 하려고 노력했던 현석이 철거 예정인 집 위에 올라가 태우려거든 자신을 죽이라고 몸을 던지고 자신들의 삶의 흔적만은 남게 태우지는 말고 부수기만 해달라 하는데.. 사실 이게 좀 내가 감성적인 공감을 못 하는 쪽이 아님에도 다른 이웃들과 임시로 땅굴이라도 파서 살아남을 결심을 하고 이주 준비를 해왔고 다시 돌아와 살 수도 없을 터에 집착하는 것만으로 느껴져서 그럴 시간에 뒤에 이어질 참사인 병순아재의 아내의 일 같은 게 애초에 생기지 않게 이미 철거반들이 불 지르려고 하는 중이니 사람들 대피시키는 게 맞지 않나 같은 생각을 하게 함. 창작자들이 빠지기 쉬운 함정인데 너무 설명이 과해도 문제지만 사람들이 생각보다 주인공이라고 그 사람의 마음을 호락호락하게 따라가지 않는데 현석이와 판자촌 사람들에게 자꾸 근데 왜..?라고 생각할 틈을 준다. 극에서 터전을 떠나느니 버티면서 집과 함께 죽겠다하는 복천할배는 결국 사람들과 피신한 것처럼 나오는데 사람들의 대화 속에서만 등장하는 병순아재의 아내 대신 복천할배의 집에 불을 지르게 하고, 자기 집이 타는 것마저 그저 앞에서 막기만 했던 현석이 복천할배의 집과 목숨만은 지키고 싶어 그 집의 위에 올라 불타는 걸 각오하고 맞섰으나 좌절당하는 것으로 했다면 훨씬 극적이었을 거라고 생각해. 지금의 실화 각색은 병순아재는 그래서 왜 자기 아내의 안위를 민희에게 맡겨두기만 했나 시간이 있었을텐데 따위의 딴지를 걸 틈을 허락하는 데다가 극 초반에 인물들 대화로 병순아재의 아내가 귀도 잘 안 들린다는 말을 하기야 했겠다만 아예 여성 배우를 한명 더 써서 수화나 몸짓으로 대화하다가 병약한 모습으로 자리를 뜨는 수준의 모습을 보여준 게 아니라 기억에 그런 설정이 잘 남아있지도 않음. 그리고 묶어서 이야기하는 건데 현석이에 대한 설명이나 설정도 오히려 좀 부족하다. 현석이네 가족이 왜 판자촌에 살고 있는 지, 셋이나 되는 사람들이 왜 그렇게까지 가난한 건지, 현석이가 정말 그 판자촌 사람들의 희망이 될 정도로 똑똑하고 특별난 존재인지에 대해 복천할배의 착하고 똑똑하다 정도의 넘버로는 설명이 충분하지 않다. 실화를 찾아보니 실제 박흥숙씨는 사법고시를 1차까지 합격했었다는데 내가 설명을 놓친 걸 수도 있지만 현석이는 준비를 한다고나하지 그런 실현 가능성 같은 게 안 느껴지니까 능력도 없는데 자기가 해보겠다 말만 앞세우듯이 보임.
이렇게 썼어도 현석한테 아무 공감이 안 되거나 너 뭔데 싶기만 한 건 아니고 가족도 이웃도 사랑하고 어떻게든 다른 사람의 처지도 이해하려고 하고, 쌓여온 울분이 터져버려 철거 작업을 하던 인부들을 죽였으나 그런 자신의 살해 행위를 정당화하지 않고 죄책감을 갖고 있고 그렇지만 그가 그런 극단적 행동을 하게 한 비인륜적인 철거 행위로 대표될 국가 및 가진 자들의 횡포에 대해 그것이 옳은 가 최후진술을 하는 것에 대해 네가 말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을 하게 할만큼의 설득력은 있었다. 지금도 결국 전체로 보면 그렇게 나쁜 이야기는 아닌데 기대보다도 괜찮고 소재 자체가 맘에 들어서 나같이 꼬장꼬장한 관객한테 티잡히지 않게 좀 더 잘 바뀌어서 투자 더 받아서 더 큰 규모로 올라오게 되면 좋겠다 싶어서 장황하게 쓴 소리 해본 거기도 함ㅇㅇ 기왕이면 인물들 대부분이 전라도 사투리를 쓰게도 해서 뮤 광주가 받은 것처럼 지역 재단의 투자도 받고 해서 올라와서 더 길게 공연도 하고 그렇게 되면 좋겠다. 음악 자체가 지금의 소극장 규모가 아니라 중대극장도 가능한 스케일을 생각하면서 작곡된 거 같기도 해서 구 동숭홀? 아니면 세종엠씨어터 정도라도 규모가 키워지고 그래서 판자촌 가구도 7가구가 아니라 실화처럼 20가구 가능하게 하면 좋겠다.
내가 본 캐스트하고는 딱 반대기는 한데 뮤비도 있어서 혹시라도 궁금하신 트친님들 계시면 참고하시라고 뮤비 달아두기! 민희 역 배우들이 다 명창인가봐 내가 본 소정배우도 노래 잘하셔서 인상 깊었는데 뮤비 설빈배우도 노래 잘하시네
*정의의 정의 할인 (30%) 예매 후 현장 제출 - 자신이 생각하는 정의를 적어서 제출하여 인증
할인 중에 정의의 정의 할인 받아서 본 거라 난 미리 적어갔는데! 매표소에 포스트잇 비치되어 있어서 현장에서 표 찾을 때 써서 내도 되는 거였으니 그것도 참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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