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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후기

20240720 연극 햄릿 밤공 (신시컴퍼니)

by All's 2024. 7. 21.

2024년 7월 20일
신시컴퍼니 제작 연극 햄릿
밤공연 캐스팅 보드

햄릿 - 이승주
선왕 - 전무송
배우 1 - 전수경
배우 2 - 이항나
무덤파기 - 김재건
클로디어스 - 길용우
거트루드 - 김성녀
배우 4 - 손봉숙
폴로니어스 - 박지일
배우 3 - 정경순
호레이쇼 - 박윤희
로젠크란츠 - 김명기
레어티즈 - 양승리
길덴스턴 - 이호철
오필리어 - 루나
언더스터디 - 박선경 백경우



햄릿 - 이승주
선왕 - 전무송
배우 1 - 전수경
배우 2 - 이항나
무덤파기 - 김재건
클로디어스 - 길용우
거트루드 - 김성녀
배우 4 - 손봉숙
폴로니어스 - 박지일
배우 3 - 정경순
호레이쇼 - 박윤희
로젠크란츠 - 김명기
레어티즈 - 양승리
길덴스턴 - 이호철
오필리어 - 루나
언더스터디 - 박선경 백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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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정보]

영원한 고전,
삶과 죽음을 탐구하는 햄릿

연극이 인간학이라면 <햄릿>은 죽음학

약 400년 전에 쓰인 <햄릿>이 지금까지 공연되는 이유는
인류가 영원히 고민해야 할 문제가 그 안에 있기 때문이다
삶과 죽음은 우리의 일상 속에 혼재되어 있으며
그 경계는 떄로는 명확하고 때로는 모호하다

The time in out of joint
'뒤틀린 세상' 속 햄릿은 죽음을 향해 나아가며 삶과 죽음의 경계를 허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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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안 드는 부분도 있기는 한데 확실히 배우들 연기보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재밌고 거울과 조명을 사용하는 무대 쓰임이 굉장히 취향이라서 생각보다 많이 즐겁게 봐서 오히려 조금 찝찝하기도 할 정도였다.

공연을 결과적으로 나쁘지 않게 봤으면 좋은 얘기를 위주로 남기고 싶은데 이 극의 아쉬운 부분이 내 싫어 센서의 스트라이크 존을 건드림... 신시컴퍼니, 무려 렌트를 올리는 제작사인데도 불구하고 기묘하게 소수성이 소거된 세계관을 전달받게 해서 극을 올리는 퀄리티에 만족하면서도 묘한 거리감을 느껴왔는데 이 햄릿에서 그게 제일 강렬하게 느껴진다. 고전 서양 세계관인데 현대적 복식으로 극이 진행되면서 정작 극 속의 극중극은 동양 경극 톤에 가깝게 간다던지 하는 식의 부분들이 어떤 촘촘히 의도된 비틀기보다는 매끄러운 결과물을 낼 수 있는 제작진들로 인해 잘 꾸며진 세계로 보기좋게 다듬어진 얕은 고민의 흔적을 만난 것만 같다는 생각을 하게 해. 2막 초반의 햄릿의 독백 때의 미장센, 파도를 형상화한 거울 배경 속에서 검은 코트를 입은 하얗고 늘씬한 배우의 고독한 걸음에 따라 점점 걷혀지는 얼굴의 그림자 같은 거 좀 소름끼치도록 내 취향인데 그런 아름다움만에 집중할 수가 없다.

배우 1,2,3,4를 남자 배우가 아니라 여자 배우가 연기하게 하는 거나, 그들을 극의 도입부부터 등장시켜서 죽은 햄릿 선왕의 망령을 본 게 햄릿 왕자와 호레이쇼 등 만이 아니게, 왕가의 비극을 지켜보는 다른 시선으로 쓰는 것 등등이 맘에 들긴 한다. 배우라는 존재는 성별과 나이를 초월한 연기를 보여야 한다는 점에서 극본 자체에서 절대적으로 부족한 여성 배우의 숫자를 이런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채우는 게 어떻게 좋지 않을 수가 있겠어. 근데 추가된 오필리어의 독백은 희곡 자체에서 극도로 적은 오필리어의 이야기를 풍부하게 하겠다는 의도라기에는 오히려 오필리어의 다면성을 줄이는 측면이 있어서 여성 인물과 배우의 분량이 늘어나는 건데 결과가 찝찝하다는 점에서 마음을 복잡하게 한다. 오필리어가 햄릿에 대한 자신의 마음의 진실성과 현재의 처지에 대해 고민을 하는 걸 넣어놓았으면 적어도 연극 씬에서 햄릿 왕자가 클로디어스와 거트루드의 눈을 속이기 위해 오필리어를 희롱하는 씬은 넣지 않아도 되는 거 아니었을까. 앞서서 인물들이 인물들에게 가장 폭력적으로 구는 순간이 햄릿이 오필리어마저 자신을 속이고 있다는 것에 분개하여 그녀를 그녀의 가족이 지켜보는 앞에서 모욕하는 순간이라는 것이 상황적으로 장면적으로도 굉장히 폭력적이라 내상을 입었는데 연극 씬에서 여전히 햄릿의 도구로 이용되는 오필리어를 보고 있자니 마음이 너무 힘들었다. 어머니 거트루드에 대한 배신감과 분노로 자신의 사랑과 사랑하던 존재에 대한 불신이 심겨진 거 알겠는데... 그런 햄릿을 오필리어가 자신의 마음의 색의 정체에 대해 고민할 만큼 깊이 마음에 담았다는 걸 알게 된 뒤에 그녀가 그런 식으로 희롱당하는 걸 보고있자니 정말... 너무 맘이 힘이 들고 오필리어가 냉소를 가지고 있던 '좋아지는데 나빠지고 있네요.'라는 대사는 오히려 빠졌다보니 더더욱 가련하기만 하다ㅠ

아주 더 몇년 전에 이승주라는 배우가 연기하는 햄릿을 볼 수 있다면 좋겠다라는 소원을 갖고 있었는데, 지금 이 극을 만났기에 지금의 이승주의 햄릿이 만들어진 거고, 온갖 번뇌와 길을 겪고난 뒤 선택한 지금의 무대이기에 이 배우가 오롯이 이 무대를 그려낸 거구나. 그것이 충만하고 고독함에 한 단어로 정리할 수 없는 마음이 든다. 그래도 이승주가 햄릿하는 건 보고 싶어하는 생각으로 몸이 무겁고 피곤해도 꾸역꾸역 나온 거였는데 극 자체가 전한 것 이상의 진실성이 극의 생명력을 되살려 나에게 울림을 주었다. 공들여 만들어진 프로덕션이 맞지만 기계적인 재현과 편의를 위한 현대성이 설정 자체에 대해 의문점을 갖게 만든 부분을 이건 진실로 배우가 우직한 진심으로 전달한 게 맞기에 배우에게 공을 돌릴 수 밖에.

아버지의 죽음과 너무나 짧았던 애도에 대한 절망을 그대로 무시하고 적응하고 언젠가 물려받을 권력에 타협하여 살아가자니 내면의 의문과 절망이 풀리지 않던 그에게 아버지의 망령이 살해의 정황과 함께 복수를 명했고 그 순간 복수의 업을 짊어진 존재로 자신이 지워졌으나 그것이 자신의 슬픔이 만들어낸 착각일까 두려워 정말 복수의 길을 걸어가는 것에 대해 갈등하며 미친 척, 방황하는 척하며 클로디어스의 살해에 대한 실증을 얻기 전까지 갈등으로 흔들리던 눈빛이 확신과 함께 굳건해지고, 그렇게 그의 입으로는 심판자라 하였으나 사실 복수의 화신으로 다시 태어나 더는 흔들리지 않을 듯 하였으나 2막이 시작되고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라는 지독하게 유명한 말과 함께 오히려 죄악과 절망이 가득한 세상을 복수를 위해 고통스럽게 살아가는 것과, 모든 것에서 풀려나 자신만으로 존재할 수 있게 해줄 죽음 사이에서 고민하는 뱃전 위의 한 남자로 더 깊은 갈등에 빠진 것을 더더욱 고요한 독백으로 전하고, 무덤파기와의 대화로 살아 생전 반짝임의 무용함에 눈을 뜨다 가족의 죽음 앞에 숨기지 않고 슬픔을 쏟아낼 수 있는, 그리고 그 죽음 앞에 무결하기에 더더욱 당당히 울부짖을 수 있는 레어티즈에 대한 질투와 오필리어를 죽게 만든 존재이기도 한 자신에 대한 환멸로 오히려 패악을 부리다 그를 사랑하는 존재에게 절망을 고백하고 레어티즈와 클로디어스가 만들어낸 판 위에서 마지막 결전을 치를 것을 결심한 뒤 그를 죽이기 위한 과정 중 과장되게 행동하는 클로디어스, 비겁한 방식에 몸이 굳은 레어티즈와 달리 마지막을 무의식 중에 예감하였기에 오히려 가벼우면서 망설임 없는 몸짓과 속죄 아닌 속죄였던 거트루드의 죽음과 레어티즈의 고백 이후에 복수이자 종말을 위해 달려나간 순간들 이후 그 역시 죽음을 맞으며 끝없는 복수와 비극의 굴레에서 호레이쇼를 떼어낸 뒤 마침내 선왕의 복수자로서의 망령에서 풀려나 그 하나로 남을 수 있게 된, 세상에 붙들리지 않았기에 평화롭고 그렇기에 고요한 침묵에 도달했다 말하고 마지막의 마지막, 의자에 앉아 아이처럼 평온하고 고요히 잠든 것으로 그 무언가의 무엇이 아니라 그 자신으로 평온한 존재로 자유로워지는 이의 여정을 오롯이 전해준 배우의 반짝임에 찬사를 보낼 수 밖에 없다.

아버지의 망령, 그 망령의 실체의 확인, 그렇기에 그의 아버지가 그러했듯이 축복받고 용서받고 천국으로 인도받지 못 할 죽음을 살인자에게 돌려주기 위해 진실을 확신하지 못 해 멈칫했고, 진실을 확신하나 기다려야 했던 순간 내내 그럼에도 이 복수가 과연 옳은 지 그걸 행하는 자신은 진짜 자신이 과연 맞는 건지 다양한 얼굴로 고민하고 걸어가는 이승주라는 배우의 햄릿의 마지막을 보면서 세상이 지우는 굴레에 붙들려 사는 것, 그것이 어찌보면 정의의 실현일지라도 내가 아니라면 그건 존재의 상실일 뿐임이 마음 속에 스미었다.

깊은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배우의 연기 역시 극 자체가 열심히 잘 만들어진 약속 속에 나온 결과이기에 이 프로덕션의 결과물이 좋다 나쁘다를 따지면 좋다가 맞을 것인데, 얼마 전에 읽은 희곡과 대사나 상황 자체는 정말 큰 변화가 없는 이 극이 진짜 무대로 상연되며 만들어진 결과물이 여성 인물은 오히려 워낙 언급이 되어있지 않고 속내를 설명해주지 않은 걸 보충한다고 넣어놓은 부분들이 인물을 납작하게 다가오게 하는 게 2막에도 이어져서 슬펐다. 거트루드가 햄릿 대신 독잔으로 목을 축이고 죽음을 맞는 게 햄릿을 위해 일부러 한 선택인 것으로 만드는 거 클로디어스와 행복하게 춤추던 부분과 묶어서 생각하면 정말 욕정의 화신이 되어서 남편 죽고 한달도 안 되어서 시동생과 붙어먹는 걸로 사랑의 맹세를 어기고 아들을 상처입힌 것을 목숨으로 속죄한다가 되는데 그정도까지 할 거면 차라리 클로디어스랑 공모한 것으로 만들던가... 욕망에 충실하면 그냥 나쁜 건가요.

옷은 완전히 현대 복식이고 폴로니어스가 레오날도에게 레어티즈가 어떻게 지내는 지 조사하라고 지시할 때 핸드폰까지 사용하는 세계관인데 대사는 1600년대 창작된 극본 시대의 어휘 그대로 여성 인물들 비난하고 있는 마당에 거트루드도 오필리어도 아 사실 내가 잘못한 건가로 귀결되는 독백이 추가되어 있으니 구시대의 언어와 잣대로 현시대의 여성들마저 비난하고 있는 기분이 들어버린다. 그리고 원래 그런 의상 쓰임을 싫어하지 않고 좋아하는 편인데 다른 인물들로는 굳이 그러지 않는데 거트루드가 죽음을 말할 때 검은 옷 속 붉은 안감을 보이는 것과 오필리어가 혼자 흰 원피스를 입고 나오더니만 2막에선 미쳐버린 상태를 아버지의 옷을 바지는 입지 않고 셔츠와 재킷을 걸치고 나오는 게 1차, 슬립에 가까운 형태의 흰 원피스를 입고 나오는 걸로 2차로 표현하는데.. 다른 남성인물들로는 그렇게 옷에 인물의 상태와 심리를 반영하지 않았으면서 여성 인물에게만 그래놓은 게 그 색깔마저 전형적인 붉은 색, 흰색인 것까지 사람 마음 참.. 찝찝하게 만든다. 여성인물 잘 못 쓰겠으니 지워버리는 것보다 아쉬운 구석 있을지라도 조금이라도 더 나오게 하는 걸 선호하는 쪽이긴 한데 신시 햄릿은 거트루드와 오필리어에 대해 설명이 부족하다고 생각한 걸 보충한다고 넣어놓은 게 오히려 인물의 길을 좁혀놓은 게 영 진짜 별로다. 햄릿이 배우들을 시켜 꾸며놓은 연극을 볼 때 백작부인이 유난스럽다고 했을 때의 거트루드가 스스로의 선택에 대한 자기 합리화 하나도 없이 착실한 후회길만 걸어가게 하는 거 진짜 좀.. 허탈하기까지 해.

현대적인 소품과 의상의 쓰임이 현재도 이런 존재론적 고민이 이어지고 있다는 비유인 것 같지만 앞에도 썼듯이 극 설정과 엇나가는 부분도 아쉽다. 핸드폰으로 통화가 가능한데 굳이 덴마크 왕이 영국에 미친 왕자 죽이라고 보내는 메시지는 '배'편에 편지인 건 왜죠.. 도청이라도 될까봐? 핸드폰과 총의 사용이 솔직히 미니멀한 무대 속에서 소품 챙기기가 쉽지 않으니 배우의 의상 주머니에 수납 가능한 소형 사이즈 물건으로 무대하기 위한 편의적 용도 이외의 의미가 없어 보이는 거 좀 그렇잖아요.. 그런 현대적 소품을 넣을 거면 세계관도 디테일하게 손 보는 게 맞는데 기이하게 무성의하게 느껴지는 각색이라 무대 세트나 조명 사용 등등이 원래 내 취향인데 찝찝함을 가눌 수가 없다.

배우 얘기를 좀 남겨둘까. 루나오필리어는 오히려 신시컴퍼니의 맘마미아를 루나소피로 봤던 지라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의외의 캐스팅은 아니었고, 2막에서 원캐인데 울부짖는 장면이 많다보니 그런 부분을 연기하는 부분에서는 목이 피로한 게 느껴진다는 거 정도 외에는 배우 본체의 분위기도 연기도 맘에 들었다. 사실 희곡을 읽었을 때 오필리어가 햄릿과의 관계에서 사랑을 원한다고만 생각하는 게 아니라 햄릿과 결혼을 하게 된다면의 결과를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은 여지를 줬던 부분이 재밌다고 생각했는데 이 프로덕션은 오필리어를 의심할 여지없이 순결하고 순진한 존재로 그려놓은 게 있어서 내가 원한 의뭉스러움이 없다는 게 캐릭터 설정으로는 별로인데 광증을  연기하기 전의 햄릿과 키스를 나누긴 했을까 싶을 정도로 진실로 그 시대적으로 순결했을 법한 루나오필리어의 연기가 우직하게 자신에게 주어진 바를 다 해내는 게 좋았다.

개인적으로 가장 의외의 캐스팅은 박지일배우가 폴로니어스를 한다는 거였는데 가볍고 얄팍한 기회주의자를 너무 잘 연기하는 지일배우의 신뢰감을 주는 얼굴을 보면서 이런 괴리감 자체를 의도한 캐스팅이구나 싶었고, 여러가지로 의외롭지 않았던 극에서 가장 즐거운 의외성이었다.

배우들의 에너지 자체는 다 좋았는데 연기 방식 같은 거나 음색이 언제나 취향이 아닌 분들이 여전히 그런 부분이 있었기도 하고, 못한다고 하자니 찝찝한데 좀 도식화된 대극장 연극 연기를 연기한다 싶은 분도 있었기도 하고, 전체적으로는 만족스러운데 '내'와 '네'가 구분이 안 가게 대사를 치는 분들도 계셔서 좋은데도 내적 딴지를 걸면서 괴롭다 싶은 순간이 있었는데 비록 더 앞에 거트루드 각색이 맘에 안 든다고 써놨음에도 김성녀 배우의 거트루드 연기의 모든 순간이 거리낌없이 귀와 눈에 담겨서 좋았다. 생각해보니 승주배우와 유리동물원에 이어 모자 역할로 재회하신 건데 그것도 서로 갈등하는 장면이 있는 것까지 옛 기억이 소환되었을 법도 한데 그런 거 하나없이 그저 거트루드와 햄릿으로 보았구나. 그만큼이나 달랐구나 이제서야 신기할 만큼 달랐다. 톤을 아주 다르게 잡아오시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이런 게 가능하신 걸까 대단해.

승리 레어티즈, 압도적으로 크면서도 균형잡힌 체구와 서글서글하고 밝은 인상이 정말 장신인 승주 햄릿마저 신체적인 능력으로 앞설 수 밖에 없겠구나 납득하게 만드는 부분부터 굉장히 좋았는데 1막에서 밝고 환하게 웃던 레어티즈가 2막에서 복수심에 가득 찬 채로 돌아왔을 때 특별한 검증을 거치지 않고 클로디어스의 말에 넘어가서 그와 함께 비겁한 술수에 가담하게 되어가는 과정이 아버지의 망령을 조우했음에도 끊임없기 갈등한 햄릿과 대척점을 이루는 인물이구나라는 게 굵직하게 표현한 감정선으로 잘 다가와서 좋았다. 복수의 과정인 결투 중에 비겁함에 대해 번뇌했음에도 되묻지 않고 그대로 복수심의 분노를 따랐기에 그 역시 자신이 햄릿을 찌른 칼에 베여 죽게 될 때 이런 기계적인 인과응보.. 조금 싫다는 생각도  들었다. 환하게 등장하여 분노로 검게 물들어 클로디어스의 칼이 되었지만, 하얀 펜싱복을 입고 결국 자신의 죄 또한 고백하였다로 끝나기에 숭고함 역시 부여받은 부분이  있지만, 오필리어에 비해 덜 하긴 하지만 햄릿이 복수심에 매몰되어 오필리아와 폴로니어스와 레어티즈를 모두 죽이거나 죽음으로 내몰아버린 것이 햄릿 왕자의 비극의 강화 용도로 소비되는 측면이 반짝이던 사람의 몰락과  죽음으로 마주하니 정말 크게 다가왔다. 슬펐어.
 
(+) 이 햄릿.... 왜 공연 상세 정보에 시놉시스가 없다. 아무리 고전이고 미치도록 유명하다고 해도 난 이런 기본 빠지는 거 싫어. 블로그에 백업하려고 찾다가 기분이 확 상하네... 콩쥐팥쥐, 심청가, 춘향전, 구운몽 아니죠? 아무리 유명해도 영미문학인데 줄거리는 넣어야지 장난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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