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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후기

20240221 연극 다락방

by All's 2024. 2. 24.





캐스트 - 이장건 남동욱 이재희 황규환 오유민 김서연 강은일 김병규 이창주 곽지수 최원재 이한아 한현수 배지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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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미션]

일본 군상극 가뜩이나 취향 아닌데 왜 왔을까.. 하 스스로 불러들인 재앙 맞아서 원망도 어디 못 하고 슬프구만. 일본 군상극을 각색해서 올리는 거고 굳이 나라적 배경까지는 안 바꿔도 꼭 그 미디어 속 일본 사람처럼 행동하는 연기를 하는 거 보는 것도 별로고, 특유의 인물 구도들도 노취임. 이 백상이라는 창작 주체의 정체가 극단인지 학생들의 창작 시험인지 아니면 무언가의 아카데미형 공연인지 모르겠다만 좋아하는 배우들이 나온다고 해도 그 좋아하는 배우들이 안 좋아하는 전형적인 인간상을 연기하는 걸 보는 건 기쁘지 않아ㅠ 그리고 극장이 너무 춥다ㅠ 오늘 날이 추우니 그런 것도 있겠지만 아우터 입으세요 보실 분들ㅠㅠ

[공연 종료 후]

백상의 정체를 파악함.. 그렇군요 동국대 출신+재학생 극단이었군요 어쩐지 로비에 동국대 관련 축전이 있더라니..
https://m.blog.naver.com/ilovedongguk/223320311476

일본의 사회상이 우리나라의 문제를 몇 년 정도 앞서서 보여주는 건 흔히 나오는 말이고 다락방이라는 연극 자체가 현재 우리나라의 단절과 고립의 상태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을 그리고 있는 것도 맞지만 젊은 연극인들이라면 그 닮아있고 맞닿은 부분이 있는 작품을 극본 단위에서 많이 건드려서 뜯어고쳐서 내놓았다면 덜 지루하고 덜 튕겼을 것 같다. 히키코모리가 아니라 은둔형 외톨이와 인셀의 이야기로 더 적극적인 개작을 하고 극 안의 유머 코드 등도 일본식 유머가 아니게 했다면 정서적으로 이렇게나 많이 튕기지는 않았을 거야. 히키코모리 소재 연극을 일본 배경으로 올린 극은 2015년 박근형 연출의 히키코모리 밖으로 나왔어로 본 적이 있는데 그냥 워낙 유명하고 잘하는 연출이어서가 아니라 굳이 살릴 부분과 살리지 않을 부분에 대한 명확한 판단이 결과로 나타난 극이라 정서적인 충돌도 크게 느끼지 않고 봤는데 지금은 그냥 일본 희곡의 충실한 재연이라는 생각을 계속 했다.

20대부터 30대 초반까지는 일본 문화를 힙하게 느끼고 좋아하는 어떤 시기를 겪기에 이걸 이렇게나 그대로 살리는 걸까 생각도 하면서 내가 이젠 그걸 힙하다 안 여기는 고인물 관객이라 재미가 없나 스스로를 되돌아보기도 했는데, 그냥 관객이 거부감없이 볼 수 있는 방향으로 노력했어야지 했다. 오히려 우리나라 배경과 현재의 시간대로 개작을 더 대대적으로 하는 게 관객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기 쉬웠을 거야. 극 안에서 굳어버린 히키코모리의 본명이라는 타케츠? 케타츠 상의 이름의 기원이 되었다는 노래가 컨츄리 꼬꼬의 오 마이 줄리아랑 멜로디가 똑같은 거 보면 희곡을 쓴 사카테 요지가 2000년에 리메이크곡이 발매된 노래의 원곡이 익숙할 정도로 아주 예전 시대의 사람인, 그런 사람이 쓴 희곡이라는 건데(국내에 해당 희곡이 담긴 희곡집이 2009년에 발간되었다라-서칭함) 그 시절에 쓰여진 유머와 인물 구도와 사회상을 그대로 가지고 가는 건 어지간한 공력 아니고는 그냥 예전 얘기인 걸 젊은 창작인들이 고전을 고전으로서 아끼는 것도 좋지만 옛 고자가 쓰인 극을 올릴 때는 옛날 얘기임을 잊지 말고 아주 많이 노력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냥 그 시절에는 좋았을 이야기가 아니게 와닿게. 원 희곡을 읽지 않은 마당이라 이것도 각색이 많이 된 걸 수도 있다 싶지만 당장 나에게는 아주 예전 스타일의 일본 연극 스타일로 다가와서 솔직히 많이 지루했다. 그리고 이제 두번째 작품을 올리는 극단이니 그런 디테일이 부족할 수 있는 거긴 하지만 객석에 들리는 소리가 어떤지 좀 더 고민을 했으면 한다.
 
2층 짜리 3칸 구성의 다락방 세트를 계속 돌리면서 이야기가 진행되고 1,2층 다락방이 나무 문으로 연결되어 있는데 그 문 쾅 닫는 소리가 너무 커서 진짜 너무 깜짝 놀라는 타이밍이 엄청 많았다. 아예 그 닫는 소리로 관객이 충격을 받는 걸 의도했다기에는 사람따라 과하게 컸다가 그냥 소리가 나다가 차이가 나더라고... 그리고 소리 볼륨 조절이 연기에서 참 힘든 부분인 거 알지만, 연기를 하면서 소리를 지르는 것과 소리를 지르는 연기를 하는 것 중 전자로 느껴지는 배우가 많았다. 근데 사실 결국은 지루해서 슬펐어. 이런 디테일들 이야기 자체가 즐거웠다면 몰입이 잘 되어있었을테니 크게 신경쓰이지 않았을텐데 무대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내가 거리감이 크니까 다 크게 다가온 거니까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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