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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후기

20240221 뮤지컬 키키의 경계성 인격장애 다이어리 낮공

by All's 2024. 2. 24.




캐스트 - 이수정 김수정 신진경 문지수 이민규 전성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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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보는 동안에 이런 얘기일까 저런 얘기일까 이걸 알아야하나 저걸 이해해야하나 나랑 내 주변 사람들의 어떤 면모가 인물들과 닮았다하며 머리를 굴리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그냥 내가 해야할 일은 지금 당장 이 극 속의 키키를 완전히 이해하는 게 아니라  혹시 현실에서 나의 주변 사람 중에 경계성 인격 장애인 사람을 만나게 되면, 특히 그 사람이 나의 소중한 사람이거나 사람이 되면, 그때의 그 사람에 맞게 인정해주고 그 사람을 위해 내가 할 일들을 노력하며 간신히 버티며 살아가는 그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익힐 마음의 준비를 하는 거란 걸 깨달았다.

상상 속에서 물 위로 흘러가는 나뭇잎마저 그저 지나가게 할 수 없을 만큼 모든 것이 간절한데, 진짜 위험 상황이 부딪치면 더 간절할 때 잃게되는 고통을 견딜 수 없어 모든 걸 놓아버리고, 그런 자신을 또 견딜 수 없어 스스로를 다치게 하는, 그런 사람의 어떤 한 부분 부분을 예민한 편인 나에게서 언뜻 찾을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내가 그 사람이 아니기에 완전히 이해할 수도 없는데 지금 내가 이 극을 보았다는 이유로 모든 경계성 인격장애를 가진 이들이 키키가 아닐지언데 지금의 경험과 마음으로 다 아는 건 불가능하니까. 대신, 나와 닿는 사람이 그럴 때 그 사람을 위해서 노력해야지. 경계성 인격장애에 대해서 그 병이 있는 사람과 엮이면 피곤하고 힘들게 수 있으니 나쁘게만 생각하고 만나면 걍 피하자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구나 부끄러운 나의 현실을 깨달을 수 있게 해준.. 단순히 생을 연명하는 게 아니라 삶을 살아가기 위해 노력할 '사람' 그 자체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극 자체의 메시지가 좋았지만 경계성 인격 장애를 겪고 있는 키키가 호스트들과 함께 그녀가 자신의 병식을 알고 인정하게 되고, 그리고 변증법적 치료를 통하여 자신을 인정하고 지키면서 키키의 사람들과 함께 살아나가는 법을 과정을 치료 모임의 단계를 삶에 적용시켜가는 걸 보여주는 형식도 그 과정에서 뮤지컬 자체로서 매력있고 재미있는 음악과 안무도 좋았다. 배우들이 연령도 성별도 다채로웠고 극 안에서의 캐릭터도 그렇게 다양하게 멀티롤을 적용시키는데 공통적으로 다들 목소리가 특색있고 좋아서 스피커를 통해서 나오는 소리가 좀 먹먹해서 그거 하나 아쉽네 하면서도 즐거웠어. 

뭔가 키키를 안 보고 놓치면 나중에 후회할지도, 지금의 나에게 필요할 것 같은 괜한 끌림이 있어서 어지간하면 안 하는 종일반을 시도하게 된 건데 예상했던 어떤 강렬한 감정적 울림이 아니라 내가 세상과 사람을 대할 때 가져야 할 태도에 대해 생각하게 해주어서 잘했다고 나를 칭찬하고 싶다. 키키 보길 잘했어 나야.

이미 아끼는 사람이 너무 포화상태라 필모를 다 챙기지는 못 하겠지만 궁금한 극에 수정배우가 멀티캐스트 이상으로 참여하고 있다면 그 인물은 거의 수정배우로 보게 될 것 같아. 너무 멋진 배우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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