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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후기

20230614 뮤지컬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낮공

by All's 2023. 6. 16.



캐스트 - 원우준(문성일) 강찬

 


(+) 트윗 감상

골드문트가 자기 자신 그대로 피어나길 바라며 건넨 나르치스의 말들이 마치 이브의 유혹처럼 골드문트를 흔들고, 골드문트가 마침내 자기 자신의 길을 죽음의 절망마저 딛고 걷기 시작한 뒤로는 바로 그 나르치스의 말과 바람이 골드문트의 목소리로 돌아와 이브의 유혹처럼 이미 길을 정했다 생각한 나르치스의 세상을 흔드는 순간과 그 과정이 새롭지는 않지만 재미없을 수도 없었다. 하 사람의 취향은 쉽게 변할 수 없는 지라 세상의 충만한 사랑의 풍요로움과의 마주침과 온전히 이해할 수 없는 주의 큰 뜻에 대한 눌러낸 고통이 비집고 나오기 시작해 흔들리는 핫나르치스가 너무 예쁨ㅠ 그런 순간의 핫의 눈빛이나 분위기 같은 걸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심지어 사제복임) 너무 사심 가득하게 아름다움을 채우며 보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충만했고, 넘버도 좋았으며,  드디어 본사된 찬배우가 노래도 연기도 잘해서 이리저리 보는 동안 좋은 시간이긴 했는데 결말에 물음표가 뜨긴 한다. 골드문트의 충만한 상상력과 심미안을 비롯한 예술가의 기질을 알아차릴 수 있는 관찰력과 통찰력을 가진 나르치스가 아름다움 자체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을 리가 없고 반짝임을 알아볼 수 있는 자가 아름다움에 눈 뜨고 사랑하게 되는 순간을 사랑하지 않는 법을 모르기에, 그리고 그렇게 아름다움을 알아버린 것이 결국은 진리를 탐구하고 따르는 것이 절대 세상을 방황하게 할 수 없다고 내가 생각해서인가. 골드문트가 당신은 마리아가 없은데 죽음을 어떻게 알 수 있냐는 물음이 나오는 거 자체를 이해할 수 없었다. 그에게는 골드문트와 골드문트가 방황하고 바라보고 전해준 세상이 골드문트에게 나르치스의 말이 그러했듯이 이브의 형상을 띤 마리아였는 걸. 마지막 빛을 올려다보며 암전되던 나르치스의 표정으로 나르치스 역시 그것을 알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주긴 했지만, 떠나가는 골드문트가 마침내 그리움과 사랑을 고백했으나 홀로 남겨지는 나르치스에게 길이 될 말을 남기기 위한 거였다면 당신의 마리아는 어디에 있을까요 정도도 괜찮았을 것 같아

극 전체에서 데미안 느낌이 짙게 난다 생각했는데 원작 소설이 헤르만 헤세 소설이었구나. 마지막 골드문트의 대사가 소설하고 다른 지 아닌 지 원작 여유 생기면 읽어봐야겠다. 원작 소설 정보를 좀 읽고 나니까 극 전체에서 나르치스와 골드문트의 관계가 사랑인 게 맞는데 계속 거리를 유지하고 혹은 몰이해를 가정하고 각자의 말이 마치 타락의 유혹처럼 다가간 게 이해가 된다. 골드문트는 싱클레어이고 마리아는 아브락사스이며 나르치스는 데미안인 듯 하나 사실 데미안이자 싱클레어였던 현실의 헤르만 헤세라 그야말로 뒤늦게 갈등하고 종내에 이르러서야 고백할 수 있었던 거였네. 그 길은 자신의 길이 아니며 나는 세상의 풍요로움과 사랑을 알 수 없게 타고난 존재이니 그런 기질을 타고 너 골드문트는 세상을 온전히 만나라며 그의 눈을 뜨게 한 나르치스가 실은 골드문트보다 더 그 자신을 부정한 이였다는 게 씁쓸하지만은 않도록 자기 안의 골드문트를 깨닫는 나르치스로 끝이 나던 건 세상이 바라는 규약과 이성을 사랑함 등이 당연한 아버지의 세상에서는 온전한 자신으로 살 수 없는 이었던 헤세가 누구보다 아버지들의 세상을 온전히 살아가는 이를 다른 눈으로 사랑하기에 괴로운 스스로의 온전하지 못 함을 인정하고, 우정의 탈로나마 그가 가진 종류의 사랑을 남기는 것으로 자신을 인정한 것에 대한 고백이었다. 원작이 된 소설의 작가가 누군지 알게 된 것 만으로도 극 안에서 분위기는 짙게 풍기나 오히려 직접적으로는 말하지 않고 왜 자꾸 골드문트의 이성애로 회피를 하는 거지 싶기도 했던 부분이 이해가 가서 아직 지와 사랑을 읽지는 못 했어도 원작의 정서를 잘 살린 면이 분명히 있을 것 같기는 해서 아주 나쁜 개작이라고 하지는 못 할 것 같은데, 소설이 쓰인 시기보다 동성애의 존재를 부정하지는 않으나 그렇기때문에 다른 방식과 강도로 그 마음의 순수성이나 성향을 가진 이들에 대한 공격성으로 차별이 가해지는 현 시절을 생각하면 소품, 무대 세트의 한계가 있는 소극장 뮤지컬이라 구체화보다 낭만적이고 간접적인 표현으로 그려낸 거라고 생각하기에는 좀 더 공격적이고 명확한, 그리고 부드럽지 않은 접근법도 필요하지 않았을까 싶기는 하다. 그래서 아름답기는 했는데 그게 상업적 선택인 부분이 크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듬.

(나를 비롯하여) 이런 종류의 말랑한 감정선의 남성 인물의 부딪침을 좋아하는 관객층의 취향을 생각하고 만든 부분이 분명히 있을 것 같다는 얘긴데 사실 상업극이 상업적인 게 나쁜 건 아니고, 넘버 좋고, 연출이며 조명이며 세트며 과한 부분없이 깔끔하고 배우의 힘이 많이 필요는 하나 중심도 없이 배우에게 빈 거 채우라고 떠넘긴 게 아니라 배우가 제 몫을 할 자리를 둔 거고 배우들이 잘해서 재밌게 보고 나로 온전해 지는 것에 대해 메시지도 받았으니 기본은 충분히 한 극이라 악평 같지만 악평은 아님ㅇㅇ 재밌게 잘 봤다고 합니다. 여기서 뭔가 더 비었거나 메시지를 강화하기 위한 면 없이 그냥 관계성 덕질하기 좋으라고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사이의 감정의 밀도를 높여놓은 부분이 있었으면 화냈을 것 같기도 한데ㅋㅋ 내 개인적 기준으로는 지금은 화는 나지 않을 마지노선에 걸쳐있음.

비록 찬피터를 보지 않았음에도 그 역에 캐스팅되는 건 그런 이미지를 갖고 있어서이기 때문에 처음 만나는 날치골드에서 피터와 제이슨 페어라 그런 지 순간순간 베어 더 뮤지컬의 지뢰를 밟기도 했는데 그렇다고 핫나르와 찬골드가 그런 뉘앙스를 의도하고 연기한 게 아닌 게 좋았어. 위에 쓴 수위나 표현 종류의 조절 극작가와 연출의 디렉션이 있는 부분이겠지만 그걸 준다고 해도 배우들이 못 하거나 삐딱선타면 앗 이러지 말아요 할 수 있을 종류의 내용인 극인데 배우들이 잘해서 좋았고 내가 핫 보느라 날치골드 잡은 게 맞지만 처음 만난 찬골드가 정말 잘해서 잘 봄ㅇㅇ 나르치스보다 골드문트가 감정선의 깊이의 함정에 빠지기 더 쉬운 부분이 많은 역인데 오히려 나르치스가 아닌 골드문트가 상대에게 가진 사랑의 종류가 에로스적인 사랑이 아닌 것도, 나르치스의 감정에서 그런 기색을 전혀 깨닫지 못 하는 거, 그리고 특히나 수도원에서 나간 뒤에는 소위 남자다움이라는 느낌의 면모를 적당히 내보이며 잡히지 않을 것 같은 바람같은 느낌도 줘야하는데 수도원 시절의 목소리톤과 어머니에 대한 어린 시절의 조각을 찾은 이후부터의 목소리톤과 인물의 분위기를 대사 아니라 넘버까지 다 적용해서 노래 연기도 다 잘해내서 자첫인데 호감 배우 됨ㅇㅇ
 
여튼 배우들은 그런 뉘앙스 연기를 한 건 아닌데 배우들 기질이 그렇다보니 베어에서 Bare 느낌이 나던 부분도 있었는데 찬골드는 흔들리다 자기 삶의 방향에 확신을 얻었고 핫나르는 자신의 길에 확신이 있는 듯 했으나 진정으로 흔들린 존재였는데 그들이 말미에 서로 다시 만나 솔직한 마음을 나눠서 하필 딱 베어 생각이 나고, 사선으로 서있어서 특히나 그랬던 거 같아. 그런 면에서 핫나르는 제이슨과 다르게 너는 길을 찾을 수 없지 않냐는 말에도 무너지는 게 아니라 결국에는 그래도 자신의 마리아가 무엇인지 깨닫는 거 같아서 제이슨이 떠나가지 않는 평행우주를 엿본 기분이기도해서 자체적으로 약간 다르게 뭉클하기도 했다. 조명으로 마주칠 듯 결국 엇갈리던 나르치스와 골드문트의 서로 다른 세계와 기질도, 그리고 마침내 서로를 마주보면서 온전히 이해도 하게 된 순간도 표현하는 연출을 하는 극이라 더 옛 시대의 배경인데도 세상 속에서 스스로를 찾고만 이들을 본 게 기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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