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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후기

20221207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 낮공

by All's 2022. 12. 13.



캐스트 - 이지숙 조성윤 김리현 윤석원 임준혁 조풍래 원우준(문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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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울 줄 몰랐는데 생각보다 너무 계속 많이 울어서 허름해짐ㅠㅠㅠㅠ

한정석 박소영 이선영 트리오는 계속 해서 좋은 뮤지컬을 만들겠지만 그들의 시작이 된 이  따스한 이야기를 만든 것도, 꾸준히 계속 더 다정하면서도 아쉬울 부분을 바꾸는 그 마음으로도 정말 좋은 작품을 꾸준히 만들어낼 사람들이라는 걸 새삼 고맙게 확인했다

이해할 수 있는 슬픔이 많아져서 더 가슴이 아프지만 그만큼 따스하고 정말 좋은 이야기

전에 여보셔로 만난 배우는 지숙여신님과 핫주화 뿐이었는데 여전히 따스하고 사랑스러워서 반가운 두분과 (사실 대부분 여보셔 경력직이시지만) 새롭고 또 다르게 좋은 네분으로 너무나 사랑하는 극이 여전히 따스하고 아름답고 착하게 전쟁과 싸움이 얼마나 사람을 아프게 하는 지 그 가혹함을 사그라지게 하고자 애쓰는 노력은 또 어떻게 아름다운 지 그려내고 있어서 앞에도 그 얘기를 계속 썼지만 진짜 조금 울긴 하겠다 생각했는데 내내 울었고 너무 행복하게 나왔다.

오블 시제석에서 본 거라 우측 극사이드 여신님 출연 장면 등은 아무래도 가리긴 했지만 그건 스피커 위치랑 사이드 전체를 배 모양으로 프레임을 짜놓은 세트 구조적 문제로 어쩔 수 없는 걸 빼면 연강홀-유플 1관 사이즈의 여보셔가 진짜 딱 좋긴 하구나 싶었고 3연을 행복하게 달리긴 했어도 그 세트 자체가 표절 의혹도 있기도 했고 나무들에 배우들 물통 숨겨놓기 좋은 거 외에는 그렇게 장점을 모르겠던 지라 (사실 모든 게 달라진 지 한참이긴하지만) 가장 기억에 강하게 남은 3연과 다른 무대도 맘에 들고 여신님이 배역마다 옷 바꿔입고 나오시는 것도 좋고 여신님에 대해 외모 묘사 관련해서 말 나아진 거는 말해뭐해고 중계로 착한 극이 더 착해졌네 감동했던 거를 실제 무대로 보니까 진짜 더 울컥하고 고맙고 촘촘히 더 다정하게 박혀있는 군인들 사이에 쌓여가는 우정과 배려의 순간들이 너무 고와서 또 행복했다

석구가 점례 이야기를 하고 난 뒤에 여신님한테 점례에게 할 고백을 대신 연습하라고 한 거를 석구가 어떻게 그러냐고 하니 열매따러 가는 거 꼴지 만들려고 하는 척 군인들이 미리 멀리 다 떠나고 석구만 남겨두는 거 더 대놓고 보여주는 것도 예쁘고 꽃나무 위에 리프라이즈에서 순호의 시선의 방향대로 여신님이 군인들을 따스하게 바라보는 걸로 그 작은 무인도 속에서라도 싸움을 막고 모두가 평화롭게 사는 따스한 삶을 꿈꾸며 여신님을 핑계로 노력하는 순호가 언제나 그들을 지키는 여신님이었다는 걸 보여주는 것도 말로는 다 못 담아낼 만큼 좋았다.

그저 살아남기 위해 아니면 각자의 기준으로 더 잘 살기 위하여 서로 싸우고 반목하고 폭력을 가하거나 죽이는 가혹함으로 다양한 형태로 사랑하는 이들과 이별하게 된 사람들이 서로의 상처와 간절함과 그리움을 알게 되고 진짜 하나가 되어서 서로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순간이 너무 먹먹하다. 정찰선을 쫓아내기 위해 포를 나눠서 쏘는 이들이 영범-순호, 창섭-동현, 주화-석구 아니면 창섭-주화, 동현-석구 였던 것 같은데 극 초반에는 서로 남한군 인민군으로 갈라져서 총과 칼과 수류탄을 들고 대치했던 이들이 다 섞여서 모두를 위해 애쓰는 게 그들의 섞인 옷 색들로도 보여서 눈물이 났다.

여보셔는 그리고 넘버가 좋다는 걸 새삼 느꼈다. 리프라이즈도 적절하고 진짜 뮤지컬로서 너무 좋아ㅠ 그 넘버들을 잘 살려내는 배우들도 다 너무너무 좋았고ㅠ 그치만 역시 '처음 본 바다 설레는 기분 언제 또 다시 볼 수 있을까'를 그 긴박한 상황에서도 부르는 핫주화의 목소리를 듣는 것 만으로도 바다를 보면서 와-하고 감탄하고 마는 천진함을 다시 보는 것 만으로도.. 핫주화와 지숙연화의 원 투 쓰리 포를 보는 것 만으로도 암전과 함께 연화에 대한 그리움에 울컥하는 핫주화를 본 걸로 그냥. 그냥..ㅠ

어제 배우들 정말 다들 너무 좋고 잘했다 지숙여신님이랑 핫주화야 진짜 사랑했던 그대로면서 따스하고 단단해서 고맙고 울컥했고 여보셔로 처음 본 분들도 내가 원래 선호하는 캐해 아닌데도 이해되기도 할 정도로 좋았네ㅠ

나는 영범이가 여신님이 보고 계셔 노래 부를 때 순호가 진짜 제대로 못 자니까 그냥 기분 좋으라고 여신님 얘기 해줬지만 배 고쳐야하는 상황 앞두고나니 어라 이것도 이용 가능하려나 했다가 일이 착착 맞아가는 노선을 원래 더 좋아해서 순호랑 밤에 둘이 남았을 때 아예 작전을 세우고 가는 엉영범 스타일이 원래 취향은 아닌데 뺀질뺀질하게 웃음 포인트도 엄청 잘 살리고 누구 나쁘게 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진짜 기왕이면 살고 싶어서 노력하는 거인데다가 그렇게 자기 위주로 얄밉게도 머리 굴리던 사람이 정찰기 떴을 때 순호를 위해서 다시 뛰어가서 같이 놀이라고 생각하는 척 비행기 피해 숨자고 하는데 결국 저 사람도 진심이 되어버리고 말았구나 생각하니까 너무 감동적이었어. 

 

리현순호도 완전히 미쳐있는 아이는 아니고 제정신을 그대로 잡고 있는 상태로 있으면 스스로가 너무 괴로워서 나는 지금 멀쩡하지 않다고 스스로에게도 척을 하는 순호라서 서로 거짓을 세우고 있던 이들이 거짓 속에서 서로 진심으로 아끼게 되고 의지하게 되는 과정이 너무 뭉클해서 특히나 리순호가 마지막에 영범에게 아저씨라고 하지 않고 형이라고 부르며 헤어질 때, 순호의 가장 큰 상처이자 고통의 근원이었던 형에 대한 절망을 여신님과 무인도 군인들로 인해 극복하고 그 호칭으로 영범을 부를 때 시너지가 나면서 정말 뭉클하고 너무 감동적이었다ㅠ 순호는 똑똑하면서도 귀여워야하는데 또 마음의 상처로 정신이 흔들리는 부분도 보여야해서 어려운 역인데 리현순호 잡아온 방향성도 좋고 자연스럽게 포인트들을 살리는 게 참 좋았어ㅠㅠ

 

준혁배우는 너무너무 귀엽고 호감이지만 가끔 연기가 아쉬웠는데 벨텔이랑 스위니 이후로 간만에 봤는데 연기가 너무 일취월장해서 원래도 음색 같은 부분 예뻐서 좋아했어서 너무 감격함ㅠㅠ 그리고 석구는 유머를 정말 잘 구사해야하는 역인데 엉영범이랑 둘이 티키타카 너무 귀엽고 좋았다ㅠㅠ 준혁석구 엉영범처럼 좀 뺀질이 재질이긴 한데 이게 너무 진심인 점례 앞에서는 횡설수설하게 되는 게 너무 귀엽고 안쓰럽고ㅠㅠ 군인들이 혼자 남아서 점례 생각 많이 하라고 자리 비켜준 거 알고 웃을 때는 해맑다가 고백 연습하면서 울컥하는 거 너무 순수하고 예뻤다ㅠ

석원창섭은 내가 석원배우 처음 본 게 러브레터 아키바고 목소리도 워낙 고우셔서 최근에 넥에서 의사로 봤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디폴트 인상이 호인이라 저렇게 착하게 생기신 분이 인상 험악한 창섭? 그게 어케 되죠 상태였는데 잘하는 배우는 자기 기본 인상을 너무 가뿐히 뛰어넘어버리고ㅋㅋ 체격 좋으신 걸 엄청 잘 이용하셔서 위압감이 정말 컸다. 장군님이 살아계셔 때 섬세한 감수성 부분을 영범과 석구의 말 장난에 넘어가서가 아니라 진짜 이순신 장군님 일화에 감격해서 울컥하던 부분이랑 물고기 잡기에서 눈 마주쳐서 무섭다 하는 부분 같은 걸 잘 연결지어서 살아남기 위해 폭력적인 삶을 살았던 창섭도 사실 그렇게 살아가고 싶지 않았던 인물이라는 걸 잘 깔아주셔서 어머니를 떠올리며 난 내가 싫소라고 할 때 그게 너무 진심인 게 와닿아서 며칠이 지난 지금도 생각하니 울컥한다ㅠ 살아남기 위해 가혹해지라고 말하는 어머니도, 견뎌야하기에 그렇게 산 창섭도 살았으니까 결국 된 게 아니라 그로 인한 상처와 고통을 안고 살기에 마냥 행복해질 수는 없다는 걸 절절하게 느낄 수 있었다.

배우들 전부 다 좋았다는 거는 너무 진심이라 풍래동현도 정말정말 너무 좋았다ㅠ 틀을 벗어나는 걸 못 하는, 상명하복 원칙주의자라 사실 마음이 따뜻해서 순호도, 주화를 맨날 동지끼리 싸우면 안 된다고 창섭에게서 감싸고 심지어 영범과 석구에게까지 은근히 여리게 굴만큼 정이 많은데 정말 군에서 이룬 게 많아서가 아니라 사상과 조직을 거스르고 배신자가 되어서 가족과 함께 변절하여 남한으로 가는 거 자체를 상상할 수 없었기에 가족을 따라 탈영할 수 없었던 사람이라 가족을 놓치게 되었던 걸 너무 잘 보여주셔서  여신님이라는 이성적이지 않은 존재를 절대 믿지 않아서 도저히 받아들이지 못 했으면서 자신도 여신님이라는 절대적인 선한 존재의 보살핌 속에서 그의 여신님인 가족들을 다시 만나고 싶은 소망을 가득 담아서 창섭이 무너뜨린 여신님 자리를 다시 단장하는 그 간절함이 정말 애달펐다ㅠㅠ

지숙여신님은 여신님이 보고계셔 이후로 진짜 계속 나타나야하는 거 너무 힘드시겠다 이제는 옷도 많아져서 점례 옷-연화 옷-여신님 디폴트 옷-창섭어머니 옷 다 갈아입으면서 머리도 또 다 다르게 하고 나오시느라 너무 바쁘고 힘드실텐데도 의상과 헤어 스타일이 달라서가 아니라 배우가 하는 표현이 달라서 인물이 다 다르게 느껴지게 역시나 너무나 잘 멋지게 연기하고 노래하셔서 또 와주셔서 고맙고 볼 수 있어서 행복했다. 지숙여신님의 다정하면서 맑은 꿈결에 실어를 듣는 것 만으로 모든 게 위로받는 그 기분을 다시 느낄 수 있던 건 진짜 행운이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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