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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후기

20211106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낮공

by All's 2022. 12. 4.




캐스트 - 김시훈 조정근 김영주 박정자 나다움 이윤슬 서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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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고 외로운 애한테 세상이 왜 이리 가혹할까. 세상은 원래 가혹한 거지만.. 유일한 이해자를 잃어버린 외로운 소년이 너무 쓸쓸해보여서 안쓰러워 춤을 추는 동안 행복한데, 아빠로 대표되는 세상의 눈치를 많이 보는 연약함이 너무 가엾다. 섬세하고 여린 속내를 알고 이해해주던 엄마를 잃고 세상에 홀로 남은 것 같아 마음 붙일 곳도 없고, 믿고 기댈 곳도 없어서 자신있게 자기 마음을 말도 못 하고.. 그런 스스로가 자기도 답답해죽겠는데 근데, 아직 아이인 걸. 지켜주고 안아줄 누군가가 있다는 믿음없이 어떻게 세상에 뛰어들겠어..

외롭고 두려운 것 만이 이 아이의 모습은 아니겠지만 자신을 지켜주고 마음을 이해해 줄 이를 잃은 아이가 툴툴거리는 거친 껍질 속에 섬세하고 여리지만 풍부한 마음을 감추고 있다가 춤을 추면서 조심히 조금씩 그걸 꺼내가며 뿌듯하고 행복함에 예쁘고 단단하게 미소 짓던 게 너무 예뻐서 앵그리 댄스에서의 절망이 너무 아렸다. 춰보라고 새끼야라고 자기 자신에게까지 쏟아내는 분노가 가여워..

윌킨슨 선생님한테 편지 크게 읽어달라는 게 엄마랑 비슷한 나이의 성인 여성의 목소리로 엄마 목소리는 아니지만 그렇게라도 조금이라도 엄마를 느껴보고 싶어서 그렇게 해달라는 거 같아서 얼마나 그립고 외로운 걸까 너무 슬펐어

상처받고 싶지 않아서 정말 어렵게 마음을 열었는데 윌킨슨 선생님이 여기서는 희망이 없다며 문을 닫으며 나가버렸을 때 다시 세상에 버려진 이 어린 아이의 절망이 닫힌 문과 세상에 쓰러져가는 앵그리 댄스로 표현되는데 가슴이 너무 아프다

자리가 중블 왼통이라 걸어나가는 시훈빌리 표정이 보였는데 후련하고 행복하고 설레보이는 게 아니라 긴장되고 조금은 슬퍼보이기까지 했지만 기댈 곳이 아무 것도 없어서 두려움과 슬픔이 둘러싼 벽과 그 자체인 현실에 분노하고 슬퍼했던 1막 앵그리 댄스의 그 아이가 자신의 곁을 지켜주는 아빠 옆에서 누구보다 당당한 표정으로 자신을 온전히 드러내고 외롭고 불안하고 믿음의 뿌리가 없던 과거의 껍질을 깨고 끝을 알 수 없고 미지의 세상이기에 두렵지만 그렇기에 모든 게 열려있는 현재이자 미래를 걸어가기 시작했다는 게 보여서 나조차 빌리의 과거인 듯 느껴져 외롭지만 아름다웠던 아이와 작별인사를 하게 되는 건 아쉽고 슬펐지만 이제 누구보다 자신을 믿고 지지해줄 가족을 믿고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시훈빌리의 성장이, 그리고 그렇게 걸어나아가는 빌리를 보면서 역시 유년 시절 친구이자 어쩌면 첫사랑을 보내며 이별하는 법도 알게된 다움마이클의 단단해지는 성장을 볼 수 있어서 계속 눈물나도 너무 뭉클하고 따뜻했다. 시훈빌리는 과거를 더럼을 그 곳의 사람들과 어린 시절을 절대 잊지는 않겠지만 너무 두렵고 외로워서 현재 조차 마음 편히 자유롭게 누리지 못 했던 그 아이가 이제 아니니까, 누구보다 그 세상을 깊이 기억하고 품어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거야.

이 아이는 자신을 잊지 않겠지만 그렇지만 다시는 자신의 품에서 꽃을 피워가던 예쁘고 사랑스러운 아이로 절대 돌아올 수 없다는 걸 영주윌킨슨 선생님도 아셨던 거겠지 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웠던 그 아이가 곧게 등을 편 모습이 예쁘지만 자신이 과거가 되었다는 걸 아셔서 슬퍼하신 거 같아.

시훈빌리 엄마가 돌아가시고 마음 둘 곳이 없어서 쓸쓸해하는 아이가 세상에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이 보여서 너무 좋았다. 아무래도 엄마를 너무 사랑해서인지 사랑하는 이가 일단은 할머니, 근데 믿고 기대기에는 할머니는 자신이 보살펴야 한다는 맘에 그러지 못 했었는데 그런 아이 앞에 윌킨슨쌤이 나타나서 약간 엄마의 그림자를 씌워가며 자신을 믿어주고 넌 잘할 거라고 말해주는 그 사람에게 마음을 열고, 그렇게 마음을 열기 시작한 뒤에 갈등을 겪은 사람일지라도 아버지에게도 마음을 열어가는 게 선명하고 애틋했다. 아빠는 자기 마음도 모르고 엄마가 너무 그립기만 했는데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재키가 사라를 그리워하며 노래하는 걸 보면서 같은 이를 그리워하는 아버지에게 마음을 열고 노래하며 위로하는 게 너무 예뻤고 그렇게 마음을 열기 시작해서 일렉에서 완전히 재키가 있다는 걸 믿고 춤 추며 자신을 펼쳐 보이는데 그 과정이 너무 고운 성장이었어.

시훈빌리 슬픈 빌리라고 트친님들이 말해주셔서 멘탈 탈탈 계열에 대한 마음의 대비를 하고 객석 의자에 앉았는데 허름해지긴 했는데 벅차서 눈물이 나서 그런 거고ㅠ 시훈빌리 정말 외롭고 슬픈 아이었지만 너무나 단단하게 성장해서 오히려 시리지 않고 따뜻하다ㅠㅠ

그치만 노카페인 상태로 눈물 줄줄 했더니 머리가 너무 아프기에 카페인 각성을 해야하겠고요... 객석 이모 머리 아프게 눈물 뽑아낸 아이가 커튼콜에서 토끼 귀 손하트 깨물하트 3종 세트를 해주시는 사랑스러움을 곱씹겠다고 합니다ㅋㅋ

나는 시영토니가 참 좋다 앵댄 전에 빌리한테 그렇게 못 되게 굴어놓고 크리스마스 파티 내내 빌리 눈치보면서 기분 풀어주려고 애쓰더라. 중산층 이상 계급의 사람들을 못 믿어서 그 사람들이 어린 빌리를 기만하려는 거라고 생각해서 모질고 나쁘게 앵댄 전에 그리 굴어놓고 어린 동생한테 준 상처는 너무 미안한 게 보여. 시영토니.. 엄마가 돌아가시고 난 뒤 아버지는 아무 것도 아니라고 할 때 분노가 보이는데 이 집 아들들은 호전적으로 보이는 토니도, 섬세하고 여린 빌리도 다들 엄마한테 마음을 많이 기댔어서 한 구석 무너진 게 보여서 가슴이 아려

사라가 너무 따뜻하고 좋고 옳은 사람이라 사라를 믿고 재키가 아이들 케어에 소극적이지 않았을까 싶은데, 그래서 뒤늦게 서로를 알아가느라 각자 사라의 죽음이 준 상처도 뒤늦게 알게되는 엘리어트가 남자들 참 더디지만 안쓰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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