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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후기

20210929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

by All's 2022. 12. 3.




캐스트 - 황휘 이정화 이봉준 오유민 김서환 문이보 전혜주 최경록 신석수 공예림 김단이



(+) 트윗 감상



과몰입 오타쿠 일세가 처음 걸어나오는 거 급 마을로 돌아오는 일세 같은 건가 생각해서 시작부터 눈물날 뻔 했고🤦‍♀️🤦‍♀️🤦‍♀️

오늘 조합 여학생들 다들 더블들보다 아담한 여학생들이라 마이 정크 전에 까르르 까르르 하면서 얘기하는데 진짜 중학생 애기들 수다떠는 거처럼 통통 귀여워서 심장 부여잡았잖아ㅠㅠ

단이테아가 자유롭게 키우는 게 어떤 건지 어떻게 아냐고 소리칠 때 그 답답함이 전해져와서 뭉클했다ㅠ 얼마나 속상할까. 친구한테 귀한 자식은 매 한 대 더 때린다는 말이나 해줄 수 밖에 없고 도와줄 방법도 모르겠고 나중에 자기도 그런 어른이 안 되야 하는데 그 방법도 알 수 없다는 게ㅠ

자꾸 극 안의 상황과 내 상황을 비교하는 건 오히려 감상을 좁히는 거라 안 해야 하는데 오늘 모리츠가 화니에게 제발 구해달라고 편지 쓴 부분 보는데 놀다가 책상 유리 깨고 엄마한테 혼날까봐 무서워서 근처 살던 친척 어른한테 엄마 몰래 유리 사줄 수 없냐고 도와달라고 했다가 안 된다고 하셨던 일 떠올라서 나보다 몇 배는 절망적이었을 모리츠가 진짜 얼마나 두려웠을까 먹먹해졌다.. 그날 유리 깬 거에 대해서 집에 온 부모님은 생각보다 혼내지 않았고 어려서 각종 사고 쳤을 때 부모님이 화만 낸 게 아니지만 혼나는 게 겁이 났던 그 어린 날의 나와는 비교가 안 되게 두려웠을 걸 생각하니 그냥 너무 아팠어..ㅠ

단이테아 컷콜에서 울먹울먹하는데ㅠㅠㅠㅠ 우리 테아들 눈물이 참 많지ㅠㅠ

세상을 알고 바꾸고 싶다며 사유의 방식을 택해 고뇌하던 멜키어는 벤들라를 만나 책으로 배우고 알았던 감정과 감각, 그리고 책에서는 사장되었다 했던 세상의 부조리를 느끼고 진정으로 깨닫게 되고, 학습의 기회가 박탈되어 있어 모든 걸 느끼고 알고 싶어하고 직접 부딪쳐 알고자 했던 벤들라는 멜키어와의 대화를 통해 사유의 방향이 열리게 되고 소년원에 가 있는 그 애에게 우리가 함께 만들 세상에 대해 꿈꾸게 되었다는 거 너무 아름답지. 서로가 서로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준 사람들.

스프링 어웨이크닝을 볼수록 무대 위 아이들이 각자 대변하는 세상의 아이들이 더 실감나게 다가오고 그 무대를 통해 다시 보게 되는 세상 또한 내가 살아왔던 곳이라 무대 위 세상이 너무 실제 같아서 오히려 공연이 끝나간다는 게 실감이 안 나고 이 사랑스러운 아이들과 헤어진다는 것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커튼콜에서 내일 출연하지 않아서 오늘 마지막으로 보는 아이들 하나하나 더 눈에 담아야지 하면서도 근데 진짜 그냥 이제 더 못 본다는 게 실감이 안 나서 어떻게 이 시간이 끝나갈 수 있나. 이렇게나 생생한데 라는 생각만 들더라.
 
이야기 속 아이들이 함께 손을 잡고 어깨를 잡아주며 새로운 세상을 위해 자기만의 노력을 하며 살아갈 것도, 이 반짝이는 배우들이 만들어 갈 다른 이야기 속 무대도 응원할 거지만, 오늘 연장된 자체 세미막인데도 너무 실감이 안 난다.

그저 행복하고 먹먹할 때는 기억나는 디테일 기록을 해야지요. 저번 휘멜키 관극 때 퍼플 썸머에서 꽃잎 2개 소중하게 모아서 쥐고 품었다가 하나하나 내려두고 다짐하듯 고개 들었던 거 너무 좋았는데 오늘도 해줘서 좋았고ㅠ 휘멜키한테 그거 진짜 너무 잘 어울려. 걸어갈 길에 대한 스스로와의 맹세에 도장 두 개를 찍어두는 것 같아. 마침내 깨닫고 환한 인도자가 될 것 같은 멜키어라 그 빛이 참 늘 좋았다. 태양캐와 꽃밭캐가 한끗 차이인데 휘멜키는 늘 태양이었어.
 
게오르그와 피아노 선생님 레슨 / 한센의 화장실 안 자기 위로 타임 때 피아노 뒤에서 모리츠가 멜키어가 준 편지 읽는 거 이제 알았어 세상에... 봉리츠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읽는데 너무 귀엽더라ㅠ 아니 근데 이걸 왜 지금 봤어ㅠ 봉리츠 이제 나 못 보는데ㅠㅠ 항상 주눅들어있고 불안함에 떨고 있던 몸을 움추린 아이가 죽음을 결심한 뒤에 단단하게 벽을 세우고 일세에게 잘가라며 작별 인사를 고하는 순간이 늘 슬펐다. 그 순간 꼿꼿이 몸을 펴고 있는데 그렇게 크게 자라버려서 일세가 말하는 어린 시절의 행복은 이제 더는  자기 몫이 아니라 몸으로도 말해줘서 정말 눈으로도 귀로도 얼마나 먹먹했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평선 넘어 해가 다 질 때까지 마지막 방아쇠를 당기지 못 했던 아이가 결국 출구는 여기 뿐이라며 빛 속으로 꺼지는 모습도. 나약하고 못 자란 애가 아니라 사실 세상의 불행을 너무 알아버려서 지나치게 커버렸던 봉준배우의 모리츠를 정말 정말 많이 좋아했다.

정화벤들라도 오늘이 마지막이었네ㅠ 작고 소중한 아이ㅠ 천진한 눈으로 세상에 대해 알지 못 하는 거에 답답해하던 아이가 넓어지는 세상과 함께 단단하게 변해가는 눈빛이 좋았고, 목소리 진짜 너어무 예쁘고ㅠ  주기적으로 보면서 싸 속 벤들라처럼 성장하는 게 훅훅 다가와서 뿌듯했고 예뻤고ㅠ

후기가 후기가 아니라 그냥 사랑고백이 되어가는 거 같구나.. 그래 그냥 이쯤되면 다 좋지 뭐ㅠ 그냥 오늘도 좋았고 좋았고 또 좋았는 걸ㅜ 적지 않은 모든 아이들도ㅠ 난 어른 배우들도 다 좋아 수화배우는 좋은 걸 넘어서 사랑하고요ㅠ

오늘은 화니가 모리츠의 장례식에서 곰곰히 생각하는 표정을 짓는 걸 보면서 화니가 모리츠가 자신에게 보냈던 편지를 버리지는 않았을텐데라는 생각이 드는데, 위스퍼링에서 소년원에 멜키어를 보낼 수 없다고 할 때꺼지 연결되더라. 학교에서 멜키어가 모리츠에게 준 성적인 이야기가 모리츠의 도덕적 타락을 일으켰다고 해서 쫓아냈어도 사실 화니는 모리츠의 자살이 그때문이 아닌 걸 알고 있으니 멜키어는 그저 순진했을 뿐이라 두둔했지만, 그렇다고 자기에게 온 모리츠의 편지를 다른 어른들께 보여주며 멜키어를 완전히 도와주지도 않았다는 게 잔인하게 느껴졌어. 그리고 그런 화니에게 당신 뜻에 따라 15년 동안 멜키어를 자유롭게 키우도록 두었다고 말하는 멜키어의 아버지가 그냥 교육을 화니에게 일임하고 멜키어에게 신경 안 써놓고 남탓하네 싶어서 저 모습 또한 참 현실적이다 싶어서 속시끄러웠고. 그동안 한 것도 없으면서 일이 생기자 한다는 게 또 국가 시설에 보내버리자는 남에게 떠넘기기. 자기가 직접 얘기하고 함께 해서 아이를 책임질 생각은 안 하고 죄값을 치르게 해야 하는 거라고 자기합리화. 진짜 책임을 지는 어른은 하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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