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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후기

20211013 뮤지컬 V 에버 애프터

by All's 2022. 12. 4.




캐스트 - 황한나 김이후 박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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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이 꽤 내 기준 사랑스럽긴 해도 꽤 산만한 편이라 이번 불가극은 드디어 노취를 찍는 건가 했는데.. 하 난 사랑하기에 모든 걸 거는 이들에게 무너지지 않는 법을 모른다ㅠㅠㅠㅠ

최후진술에서도 그랬는데 신의 이름을 빌어 진짜 신이 있다면 하지 않았을 것들을 정당화하고 그 존재의 이름을 훔쳐 사용하는 이들과 세상에 대한 이희준 작가의 한결같은 태도가 참 좋다.

정쟁에 환멸을 느끼고 무고한 피가 흩뿌리는 게 싫으면 수도원에 가면 안 되는 건데 프란체스야ㅠ하고 첫넘버부터 생각했는데 차곡차곡 바로 그렇게 신의 이름을 훔쳐 자기들 잇속을 채우는 자들로 인해 엇갈린, 서로에게 칼을 겨누게 된 이들을 통해 자연스럽게 그 더럽고 비겁한 세상을 보여주는 게 참 좋았고, 그걸 다 떠나서 결국 진짜 순수하게 사랑하는 이들을 볼 수 있어서 그게 가장 좋았다ㅠ 시놉시스만 읽고는 시간 여행 소재는 상상도 못 했었어서 조이와 레미의 시간 여행을 보고 꽤 놀랐었는데 마돈크가 원래 불가극이었다는 게 훅 떠올랐네.

불멸자와 필멸자의 사랑에서 이야기를 풍성하게 하려면 시간 여행이 최고이긴 하지 생각했고, 시간을 건너 이어지고 피어나는 사랑에 가슴 벅차지 않는 법 나는 모른다ㅠㅠ 프란체스가 수도원에 가야해서 레미와 헤어져야 하는 상황을 더 자세히 그 민낯을 다 밝히지 않는 건 숲 속에서 자유롭고 아름답게 살아가는 레미를 지켜주고 싶어서이고, 그런 프란체스가 없는 생의 의미를 찾을 수 없어서 자신의 모든 것인 존재 그 자체의 소멸을 걸고 몇 번이나 시간 여행을 떠나는 레미는 진짜 사랑를 위해 모든 걸 걸었고ㅠ 신이 사랑하는 이들의 편에 서는 자라면 이들을 끌어안지 않을 이유가 없다

아무리 처음부터 티를 많이 낸다고 해도 이건 스포니까.. 스포 주의

샤이너가 프란체스와 얼굴이 똑같아 레미가 놀라는 부분에서 설마 하기는 했지만 진짜 샤이너가 프란체스인 게 분명해질수록, 그리고 기억을 잃었음에도 다시 만난 레미에게 자신도 모르게 사랑에 빠지고 또 자신의 모든 걸 거는 걸 보는데 가슴 뭉클해지지 않을 수가 없었다ㅠㅠ 기억은 사라져도 사랑은 남아있는 그런 거 진짜 너무 사랑하거든요ㅠㅠㅠㅠ

한나배우는 프란체스도 괜찮긴 했는데 샤이너가 너무 멋있더라.. 능글 맞은 척하며 살지만 사실 기억도 못 하는 약속을 지키고 만난 지 3일밖에 안 되었지만 마음을 빼앗긴 이를 위해 자신의 모든 걸 거는.. 아 근데 그냥 댄스 챌린지 넘버 비롯하여 노래랑 춤추는 몸짓이랑 너무 멋있어서 홀림ㅠㅠ

미주 조이는 다른 두 배우에 비하면 노래나 연기가 좀 아쉬운 부분이 있긴 했는데 안경 쓴 천재 과학자, 키는 작지만 누구보다 집요한 뱀파이어 잡는 뱀파이어 헌터라는 캐릭터성 가득한 인물을 굉장히 깜찍하게 구현하셔서 스킬이 아쉬운 부분이 있으셔도 좋았네ㅎㅎ 조이라는 인물이 잘못된 신념에 얽메여서 목적잃은 추격과 싸움을 계속 했다가 자신을 다시 찾는 인물인데 그런 부분을 명확하게 보여주신 것도 좋았다. 극에서 후레미가 대놓고 말도 했지만 춤도 너무 잘 추셔서 호응 못 하는 이 시국 관극 상황에서도 댄스 챌린지 때 너무 좋았어ㅋㅋㅋ

후레미는 애초에 후배우 보고 싶다는 사심으로 잡은 관극의 목적을 채우고도 남게 해주시는.. 진짜 독보적인 이 사랑스러움 어찌해야 하나ㅠ 엘프 요정이 뱀파이어 천사가 되어서 눈 앞에서 거짓말하면 코피 난다고 코 막고 힝 하는데 심장에 무리가 가ㅠㅠ

자주 접한 뱀파이어물의 뱀파이어들이 전지전능한 권능을 휘두르거나 아니면 욕망에 눈 멀어서 짐승 같거나 (전자에서 가끔 후자 되거나) 보통 두 갈래인데 레미는 인간의 피를 마시며 삶을 이어가는 존재라기에는 너무나 순수하고 사랑스러워서 첨에는 이래도 되나 싶었는데 악의가 아는 그저 먹이라서 인간을 죽일 뿐이고, 신의 존재를 알지도 못 하는 무지도 그럴 필요없이 자연 그 자체인 존재라 억지로 신을 끌어내 자신들의 명분으로 이용하는 인간과 대비시키는 걸로 느껴져서 그 순수함도 보다보니 납득이 갔다.

그런 인외적이면서 사랑스러운 순수하면서 서늘한 인물.. 후배우 자체의 비주얼과 분위기가 너무 찰떡이라 그냥 사실 보는 내내 너무 흐뭇했네ㅠ

근데 그래서 시간 되고 표 잡는 거 성공하면 후레미 말고 다른 레미로도 한 번 더 보고 싶어졌다ㅋㅋ 이게 사심이 200퍼 넘게 충족되다 보니까 아끼는 배우의 타고난 속성에 너무 취해서 극 자체가 의도하는 이야기를 덜 봤을 수도 있겠다 싶은 정도임. 후레미 진짜..ㅠㅠ 넘 사랑스럽다 정말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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