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트 - 박강현 김소향 손준호 윤영석 신영숙 배다해 김영주 문성혁 이상준 이서준 이재은
커튼콜 넘버가 내 운명 피하고 싶어에서 황금별 떼창으로 바뀌었다. 관객들이 결말의 잔혹함에 괴로워하고 고통스럽지 않으라는 친절인가 싶은데 공연이 엄청나게 신랄해져서 결말이 잔혹한데 그래서 고통스러웠는데 그 고통이 약간 지독하게 짜릿한 고통이어서 커튼콜로 중화된 게 아까우면서도 또 그래서 무사히 집에 가뿐히 가겠구나 싶어서 다행이기도 하고. 여튼 그런 생각을 할 만큼 극이 좋아졌네. 아 정말 맘에 든다.
처음 시작이 바로 유골을 파헤치는 묘지가 아니다. 붉은 장막이 조금 걷히고 그 사이에 서있던 모차르트, 그리고 그 틈 사이로 쏟아져 나오는 빛. 그 빛 사이로 모차르트가 걸어들어갈수록 색이 사라지고 그림자가 되어가. 그런 모차르트의 모습을 보면서 소름이 끼쳤는데 내운피에서 깨진 거울이 뭉쳐지고 그 거울이 다시 퍼지며 그 뒤에 아마데가 나타나는 순간 잔인함에 눈물이 나더라. 가혹하고 잔인한 운명 인간 모차르트는 허락하지 않는 세상의 잔혹함이 시작부터 끝까지 촘촘히 쌓이고 짜여져서 극이 달려간다. 너무 예전이고 늅 때라 기억이 사라지고 느낌만 남은 올뉴 때 만큼은 아니지만 극을 보는데 내내 숨이 턱턱 막히는데 이 잔혹함이 진짜... 그래 처음에 이래서 이 공연 너무 우울해서 별로야라고 생각했던 때의 막막함이 숨을 조인다.
보통 아름답고 행복하다고 여기는 황금별마저 난 잔혹하게 다가왔다. 별 빛 조명이 세종 파이프 오르간까지 펼쳐질만큼 퍼져서 온 세상을 감싸는데 인간이 이해할 수 없는 모차르트의 재능의 빛이 세상을 삼키는 것 같은 그 광경이 아름다운데 너무 무섭더라. 발트슈테텐이 말하는 그 별빛의 경외로움이 인간의 몸 속에 과연 깃들 수 있을 범주의 것일까.라는 생각을 했다.
자랑이 절대 아니지만... 5연에서 저 넘버와 씬의 의미가 대체 뭘까하고 특히나 악몽을 잘 이해 못 했었는데 이번 연출보면서 자신의 소중한 이들, 그리고 인간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로서의 삶이 하나씩 빼앗기고 좀 먹혀가는 스스로를 느끼면서 그러면서도 음악에 잡아먹히는 생을 벗어나지 못 하는 상황을 의식과 무의식을 오가며 깨달아가는 모차르트의 악몽이었구나 그냥 자연스럽게 흘러들어가듯 이해되어서 그 부분도 정말 너무 맘에 들었다. 차근차근 소중한 사람들이 곁에서 맴돌면서 사라지고 외면하고 그 안에서 발버둥치는 모차르트의 공포가 선명하게 시각화되어있어서 그 전은 안 괴롭냐면 진짜 이때부터는 고통 급행열차였다.
그러가다 맞이하는 결말이 진짜 마무리가 독하다. 고통과 괴로움을 자양분으로 음악의 도구로 빨아먹히다 못 해 아마데가 직접 깃털펜으로 모차르트의 가슴을 찌르면서 끝나는데, 그렇게 자기 자신까지 아마데에게 잡아먹히고 쓸모가 다해 죽임을 당한 모차르트를 뒤로 한 채 어떤 이들은 돈을 어떤 이들은 음악만을 이야기하다 재능 상자는 홀로 빛나며 무대에는 흩어진 악보만이 펼쳐진 채로 목소리만이 들려오고 있었는데 이대로 끝나도 진짜 대박이다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지막에 아마데와 레오폴트와 볼프강 셋이 걸어나오더라. 볼프강은 무대 중앙 쪽에 가깝게 서있고 좌측에 아마데, 우측에 레오폴트가 등장하는데 마지막에 내운명 피하고 싶어를 볼프강이 외치는데 그 소리를 배경으로 레오폴트가 환하게 웃으며 달려가 역시 달려오는 아마데와 서로 껴안으며 끝나는데 정말 가슴이 무너지더라. 한 인간을 인간으로 보지 않고 재능을 취하고 찬양하는 게 아름답냐고 인간 볼프강은 끝까지 외면받게 만드는 그 단호함이 너무 신랄해서 소름끼쳤다. 당장 지금 세대에 사는 그 어느 사람이 모차르트라는 사람을 아끼겠어. 당대든 현세든 모든 사랑은 결국 아마데의 것이잖아. 그의 재능과 그 재능의 산물인 음악을 아끼고 사랑하는 거고 음악때문에 그 사람의 생애도 좀 곁가지로 소비하는 건데 그 현실 자체를 인식하게 한다.
계속 극호를 불렀지만 무대가 맘에는 드는데 오브제가 좀 과하다거나 의미를 잘 모르겠다거나 싶은 부분들이 있기는 하다. 마술피리 세트의 바닥 바위들이라던가, 어떤 장면에서 새들라던가 구름 같은 것들은.. 내가 진짜 오브제 이해력이 지독하게 없어서 의미도 잘 모르겠고 예쁜가?싶기도 하고 그렇다. 의미가 보이는 사람들에게는 좋을 수도 있겠지? 여튼 이렇게 아쉬운 게 조금 있긴 해도 또 극호로 돌아가서...
나는 자유롭게 살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사실은 그저 자신의 몸을 빌어 나오는 음악의 힘이 이끄는 대로 살아가는 모차르트의 삶의 아이러니. 한 번씩 혹은 간절히 자기 자신을 찾겠다 다짐하고 사랑해달라 애원해도 모차르트 스스로도 점점 아마데에게 홀려서 모든 걸 잃어가는 바로 그 아이러니. 그리고 결국 그 끝에 남은 건 음악 뿐인 잔혹함으로 극이 마무리되면서 사람은 잊혀지고 재능만이 찬미받는 이런 게 아름답냐며 재능과 빛을 찬양하는 세상에 이게 옳다고 생각하는 물음을 던지는데 결국 그걸 이야기하는 이 극마저 어떤 재능과 그걸 비추기 위한 수많은 노력들의 결과고 만들어낸 사람보다는 그 결과인 무대로서 빛난다는 것까지 이어지는 아이러니의 연결들이 너무 슬픈데 자극적이고 그냥 너무 좋았다.
극 연출 얘기는 해도해도 좋다 밖에 없을 거라ㅋㅋㅋ 이제 배우 얘기.
박강현 모차르트는 맘에 싹 안기지는 않았다. 웃는 남자 때 진짜 좋았는데 그 뒤에는 걍 무난하다는 생각만 하게 되는 듯. 모차르트는 특히 첫공이라 긴장도 했겠지만 1막에서 좀 너무 똑똑하고 철이 그렇게 없게는 안 보이고, 그렇다고 파르르 여리하지도 않은 반항기 있는 청년 정도로 다가와서 신발끈 잘 맬 것 같이 생겨서 맘에 싹 안기지 않았다. 대신 2막은 꽤 좋았어서 회차 늘어갈수록 더 좋아질 것 같기도 하다. 결국 재능에게 잡아먹혀버릴 끝을 무의식 중에 느끼고 운명에 쫓겨가는 표현이 좋더라. 레퀴엄에서 결국 날 죽일 거잖아라고 아마데에게 짓는 비소도 좋고. 레퀴엠 말미에서 펜을 들고 아무리 악보를 적어내려고 해도 되지 않아서 절망하는데 예술가가 되고 싶은 마음과 죽기 싫어서 어떻게든 곡을 써낼 수 있는데 수단으로 쥐어짜이기라도 하고 싶어하는 듯한 게 교차되어 보였던 것도 좋았다.
윤레오폴트는 분명히 5연 때는 그릇이 작아서 안 되었다 싶은... 그래도 자기 식으로 아들을 사랑하려고 했던 참 안쓰러운 보통 사람 아버리였던 걸로 기억하는 연출 기조에 맞게 캐릭터가 아주 못돼지셨다. 황제 앞에서의 모차르트의 공연에 감탄하고 눈을 빛내다가 어느 순간 표정이 싹 굳어버리더니 자신의 꿈을 이룰 대리인이자 수단이기에는 너무 커버린 감당할 수 없는 존재가 된 아들을 진짜 완전히 버리더라. 어린 아마데에게 집착하는 것도 지독했지만 난 그 모습이 정말 무서웠다. 내가 컨트롤 할 수 없는 건 무가치하다고 현실을 회피하는 정말 나쁜 사람, 정말 나쁜 아버지였다.
배다해 난넬은 기대가 없었는데 되게 맘에 들었다. 순진하게 꿈꾸고 볼프강이 그 꿈을 이루어 줄 거라고 믿던 공주님이 이어지는 볼프강의 실패과 외면 속에서 희망을 잃고 보통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을 찬찬하게 잘 그려내시더라. 볼프강이 자기의 꿈이었는데 어린 난넬이 모차르트의 인형을 거절하고 달려갈 때 그걸 바라보던 순간부터 꿈에 대한 포기가 보여서 아팠고 목소리가 예쁘고 넘버 해석이 섬세해서 좋았다.
손준호 콜로레도는 연기 평가는 못 하겠다. 노래 진짜 잘했고 진짜 진짜 잘했고, 연기도 뭔가 스킬이 이제는 꽤 괜찮아진 걸로 보이는데 어떤 행동과 노래를 하는 손준호로만 보인다. 이건 배우가 아니라 내가 그냥 배우를 못 받아들이는 상황인 거라 내가 손준호라는 사람을 평하는 거 자체가 좀 이건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연뮤 말고 매체 배우 중에도 사람들이 되게 좋아하는데 난 되게 안 맞는 배우들이 몇 명 있는데, 연뮤에서는 아직 그런 사람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동안 손준호씨의 공연 후기들이 좋아질 동안 나는 왜 납득이 안 되는 걸까 싶던 게 그냥 나랑 안 맞아서 인 것 같다. 그래서 평을 포기한다. 난 평가불가야 평가불가ㅠㅠ
신영숙 남작부인 이번 연출에서 진짜 너무 홀리하고 정말 너무 나쁘고 그런 게 모차르트의 재능에 대한 사람들의 애정 그 자체 같다. 그리고 재능있는 이에 대해 사람들이 그 재능으로 존재하길 바라며 그것만으로 바라보는 것의 모든 어떤 메타포로 보인다. 사람이자 사람이 아닌.. 상냥하지만 가혹해.
전동석 좋아해서 5연 회전문 돌면서 그래도 내 숨구멍을 틔어준 사람이 향콘스였어서 새 연출 궁금하고 기왕 볼 거 향콘스 보고 싶어서 위메프도 풀렸겠다 보게된 공연이었어서 마지막에 쓴다 콘스탄체! 내가 사랑했던 5연 소향 콘스탄체는 이 상연이 바라는 흐름이 아니라 근데 없었다ㅠㅠㅠㅠ 그치만 이 날의 향콘스도 좋았다ㅠ 난 예술가의 아내라 때부터 이미 사랑의 힘이 저물어가고 포기하고 지친 기색이 보이다가 그냥 마지막 통보를 위해 모차르트를 찾아왔다가 이젠 다신 볼 일 없을 거라 떠나는 뒷모습이 아프더라. 사랑하면 서로를 알 수 있어 넘버 모차르트에서 가장 좋아하는 넘버고 장면인데 찬란하게 빛나던 사랑이 저물고 푼돈에 옛 연인의 두개골을 떠넘기게 되는 이의 흐름이 이야기 구성으로는 산발적인데 잘 이어지게 참 연기 잘하신다. 계속 모차르트의 주변을 거의 대부분 맴돌고 있던 아마데가 콘스탄체와의 재회 때만 잠시 사라지게 되는 게 이해되는, 모차르트를 짧은 시절이지만 오롯이 그를 바라보며 사랑했던 사람인 걸 잘 보여주는 사람이라 끝은 아파도 순간을 애틋하게 해주셔서 참 고마웠다. 플러스로 이제는 기억이 흐려서 5연 때 연출이 잘 생각도 안 나고 그때 연출 자체랑은 그냥 싸우고 싸우고 또 싸워서 아쉬울 게 아예 없다에 가깝게 별로 없는데 딱 하나 알로이지아랑 콘스탄체가 꽁냥꽁냥하게 노는 걸 참 좋아했어서 서로 자기 생각만하는 이번 자매들의 모습이 약간 아쉽더라. 언니는 너도 노력하면 오페라 가수가 될 수 있을 거라고 했다는 가사랑 연결되는 느낌도 있어서 좋았는데ㅠㅠ 근데 유대라는 게 없는 이번 연출에는 지금의 알로이지아와 콘스탄체 불꽃 튀는 구성이 맞지 싶다.
길이를 보니 내가 5연 향콘스를 정말 좋아했구나 싶네ㅋㅋㅋ
공연 시작 전에 오케 피트를 덮고 계단형으로 앞에 확장이 되어 있길래 2016년 지옥의 수구리가 떠올라서 저거 뭐야하고 덜덜 떨었는데 그걸 쓰긴 쓰더라. 본 무대에 큰 이중 회전무대가 돌아가고 그게 가운데 원은 하나 통으로 위아래로 올라가고 겉의 원은 분절되어서 계단처럼 층고가 지게 올라갔다 내려갔다하면서 다양하게 쓰이는데 그거 만드느라 앞을 조금 확장했구나 싶으니 납득이 되더라. 한 층계가 4~6개 정도 되어보이는데 2계단 까지만 내려가면 무릎 위로만 보여도 배우가 보이니까 배우들 걸어내려가는 단수만 좀 덜 내려가게 타협하면 될 것 같다.
(+) 트위터 단상
처음 붉은 장막이 조금 걷히고 그 사이에 서있던 모차르트, 그리고 그 틈 사이로 쏟아져 나오는 빛. 그 빛 사이로 걸어들어갈수록 색이 사라지고 그림자가 되어가는 모차르트의 모습을 보면서 소름이 끼쳤는데 내운피에서 깨진 거울이 뭉쳐지고 그 거울이 다시 퍼지며 그 뒤에 아마데가 나타나는 순간 잔인함에 눈물이 났다. 가혹하고 잔인한 운명 인간 모차르트는 허락하지 않는 세상의 잔혹함.
배우들은 유경험 캐스트 아니면 좀 나한테는 설익게 느껴지거나 나랑 안 맞거나 하고 있는데 올뉴 때만큼은 아니지만 숨이 턱턱 막히는 이 잔혹함 진짜... 그래 처음에 이래서 이 공연 너무 우울해서 별로야라고 생각했던 때의 막막함이 숨을 조인다.
황금별에서 별 빛 조명이 세종 파이프 오르간까지 펼쳐지면서 온 세상을 감싸는데 인간이 이해할 수 없는 모차르트의 재능의 빛이 세상을 삼키는 것 같은 그 광경이 아름다운데 너무 무서웠다. 발트슈테텐이 말하는 그 별빛의 경외로움이 인간의 몸 속에 과연 깃들 수 있을 범주의 것일까.
계속 모차르트의 주변을 거의 대부분 맴돌고 있던 아마데가 콘스탄체와의 재회 때만 잠시 사라지게 되는 거 너무 뭉클했고... 오직 인간 볼프강을 바라봐주는 정말 유일한 사람은 콘스탄체 뿐이지. 그리고 향콘스 정말 너무 좋아ㅠ 음악에는 안중도 없고 인간 볼프강의 천진난만함을 이상하다않고 특별하다고 해주는 유일한 사람.
이제는 기억이 흐려서 5연 때 연출이 잘 생각도 안 나지만 알로이지아랑 콘스탄체가 꽁냥꽁냥하게 노는 걸 참 좋아했어서 서로 자기 생각만하는 이번 자매들의 모습이 약간 아쉽지만 유대라는 게 없는 이번 연출에는 그게 맞지 싶다.
커튼콜 넘버 내운피에서 황금별로 바꾼 건 관객들이 결말 잔혹함에 괴로워하고 고통스럽지 않으라는 친절인가요... 약간 지독하게 짜릿한 고통이어서 중화된 게 아까우면서도 또 그래서 무사히 집에 가뿐히 가겠구나 싶어서 다행이기도 하고. 아 너무 좋다.
고통과 괴로움을 자양분으로 음악의 도구로 빨아먹히다 못 해 자기 자신까지 아마데에게 잡아먹히고 쓸모가 다해 죽임을 당한 모차르트를 뒤로 한 채 어떤 이들은 돈을 어떤 이들은 음악만을 이야기하다 재능 상자는 홀로 빛나며 무대에는 흩어진 악보만이 펼쳐진 채로 목소리만이 들려오는 것에도 지독하고 잔혹하다 생각했는데 아마데와 레오폴트와 볼프강 셋이 나오고 레오폴트가 환하게 웃으며 아마데와 껴안으며 끝나는데 정말 가슴이 무너지는데 그 단호함이 너무 신랄해서 소름끼쳤다. 당장 지금 세대에 사는 그 어느 사람이 모차르트라는 사람을 아끼겠나. 그의 재능과 그 재능의 산물인 음악을 아끼고 사랑하는 걸텐데.
지금 관극 짬 쌓인 상태로 올뉴 다시 보고 싶다... 분명히 이거보다 더 신랄했던 것 같은데 기분만 남아있어.. 아 너무 아쉽고 아깝고ㅠㅠ 그리고 나 이번 모차르트 정말 좋다. 정말 정말 좋다.
자랑이 절대 아니지만... 5연에서 저 넘버와 씬의 의미가 대체 뭘까하고 특히나 악몽을 잘 이해 못 했었는데 이번 연출보면서 자신의 소중한 이들, 그리고 인간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로서의 삶이 하나씩 빼앗기고 좀 먹혀가는 스스로를 느끼면서 그러면서도 음악에 잡아먹히는 생을 벗어나지 못 하는 상황을 의식과 무의식을 오가며 깨달아가는 모차르트의 악몽이었구나 그냥 자연스럽게 흘러들어가듯 이해되어서 그 부분도 정말 너무 맘에 들었다. 마술피리 세트라던가 새라던가 구름 같은 것들은.. 난 정말 오브제 이해력이 지독하게 없어서 의미를 잘 모르겠지만 극이 몰아가는 흐름이 보여
나는 자유롭게 살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사실은 그저 자신의 몸을 빌어 나오는 음악의 힘이 이끄는 대로 살아가는 삶. 한 번씩 혹은 간절히 자기 자신을 찾겠다 다짐하고 사랑해달라 애원해도 모차르트 스스로도 점점 아마데에게 홀려서 모든 걸 잃어가는 아이러니. 그리고 결국 남은 건 음악 뿐.
이런 모습과 삶이 아름답냐며 재능과 빛을 찬양하는 세상에 보내는 질문. 하지만 결국 그걸 이야기하는 이 극마저 어떤 재능과 그걸 비추기 위한 수많은 노력들의 결과고 만들어낸 사람보다는 그 결과인 무대로서 빛난다는 게 너무 슬픈데 근데 정말 너무 좋다. 아 진짜 정말 좋아.
깡촤는 1막은 좀 너무 똑똑하고 철 안 없어 보이고 긴장도 좀 한 것 같고 싶었는데 2막이 훨씬 좋았어서 회차 늘어갈수록 더 좋아질 것 같아. 결국 재능에게 잡아먹혀버릴 끝을 무의식 중에 느끼고 운명에 쫓겨가는 표현이 좋아서 악몽부터 마지막까지가 정말 좋았다.
윤레오폴트는 분명히 안쓰러운 보통 사람으로 생각했었는데 저번에는ㅋㅋ 자신의 꿈을 이룰 대리인이자 수단이기에는 너무 커버린 감당할 수 없는 존재가 된 아들을 진짜 완전히 버리는 모습이 무서웠다. 내가 컨트롤 할 수 없는 건 무가치하다고 현실을 회피하는 정말 나쁜 사람 나쁜 아버지가 되셨다
배다해 난넬 순진하게 꿈꾸고 볼프강을 믿던 공주님이 이어지는 볼프강의 실패 속에서 희망을 잃고 보통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을 찬찬하게 잘 그려내셨다. 볼프강이 자기의 꿈이었는데 어린 난넬이 모차르트의 인형을 거절하고 달려갈 때 그걸 바라보던 순간부터 꿈에 대한 포기가 보여서 아팠어.
손준호 콜로레도는.. 이게 결국 내 개인의 문제인 게.. 재연 팬텀부터 쭉 봐오면서 준호배우가 넘버든 연기든 스킬이 익어가는 걸 분명히 알겠고 특히 이번 모촤는 노래 소화가 정말 좋은데 내가 준호배우 연기에 감응을 못 한다. 그냥 이건 내가 흡수를 못 하는 거고 진짜 왜 이런지 나도 모르겠다.
신영숙 남작부인 이번 연출에서 진짜 너무 홀리하고 정말 너무 나쁘고 그런 게 모차르트의 재능에 대한 사람들의 애정 그 자체 같아. 그리고 재능있는 이에 대해 사람들이 그 재능으로 존재하길 바라며 그것만으로 바라보는 것의 모든 어떤 메타포로 보인다. 사람이자 사람이 아닌.. 상냥하지만 가혹해
사실 오늘 관극 목적이 새 연출 궁금해+향콘스 다시 보고 싶어였는데 내가 사랑했던 5연 소향 콘스탄체는 이 상연이 바라는 흐름이 아니라 없지만 오늘의 향콘스도 좋았다ㅠ 난 예술가의 아내라 때부터 이미 사랑의 힘이 저물어가고 포기하고 지친 기색이 보이다가 그냥 마지막 통보를 위해 모차르트를 찾아왔다가 이젠 다신 볼 일 없을 거라 떠나는 뒷모습이 아팠다. 사랑하면 서로를 알 수 있어 넘버 모차르트에서 가장 좋아하는 넘버고 장면인데 찬란하게 빛나던 사랑이 저물고 푼돈에 옛 연인의 두개골을 떠넘기게 되는 이의 흐름이 이야기 구성으로는 산발적인데 잘 이어지게 참 연기 잘하신다.
이번 상연 무대 회전무대 쓰느라 오케 핏 덮어서 계단 만들고 그 주변을 쓰는 것 같은데 회전무대 쓰임이 맘에 들어서 선택에 찬성하는데 배우들이 계단 내려와서 무대 쓰는 거 2단 정도까지만 하는 게 어떨까 싶다. 그 아래로 내려오면 앞사람 머리 방향 따라서 위층은 배우 전체가 가리기도 함
'공연 > 후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00715 뮤지컬 미아 파밀리아 낮공 (0) | 2022.11.26 |
---|---|
20200704 뮤지컬 차미 낮공 (0) | 2022.11.25 |
20200625 베어 더 뮤지컬 (0) | 2022.11.25 |
20200624 뮤지컬 차미 (0) | 2022.11.25 |
20200621 뮤지컬 알렉산더 낮공 (0) | 2022.11.25 |
20200607 뮤지컬 드라큘라 낮공 (0) | 2022.11.25 |
20200604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0) | 2022.11.25 |
20200603 베어 더 뮤지컬 낮공 (0) | 2022.11.25 |
20200520 Beyond the Best MUSICAL GALA CONCERT (0) | 2022.11.25 |
20200514 뮤지컬 최후진술 (0) | 2022.11.25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