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트 - 백형훈 최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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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목전에 둔 순간마저, 진짜 모든 것의 마지막을 앞둔 그 순간 마지막으로 목소리를 내는 최후진술에서마저 자기 자신도 모르던 스스로의 진심을 토해내는 순간이 너무 아름다워서.. 너무 부럽고... 그래 부러웠다. 그 선택을 위한 모든 조력도 그걸 놓치지 않고 결국 솔직하게 자신의 세상을 열고 만들어낸 갈릴레이가 너무 부러웠다. 아무리 신이 셰익스피어가 강도가 밀턴이 브루노가 코페르니쿠스가 마리아가 모든 후회의 순간을 짚어줬대도 정말 오로지 진실만을 원했던 자신의 진심을 알아차리고 그걸 토해낼 용기를 가진 건 갈릴레이니까 그저 너무 부럽고 부럽다.
끝이 아닐 수 있다는 환상과 미련을 놓고 진짜 모든 것의 마지막을 진정으로 인정해야만 할 수 있는 고백이잖아. 진짜 진정한 최후진술.
보는 동안은 따뜻하다 귀엽다 등의 생각을 하며 보고 있었는데 막이 내리고 객석의 불이 켜지고 걸어나오면서 질투가 나고 부럽고 내가 부끄럽다. 자신이 없어서.. 정말 자신이 없어서. 난 스스로가 씌워놓은 한계를 던지고 진짜 나를 만날 수 있을 사람일지 자신이 없어서 부럽고 질투가 나.
작년, 재작년? 저번 상연 같은 페어의 최후진술을 보면서 따뜻한 어루만짐을 느꼈었고, 그래서 오늘 공연을 급하게나마 다시 보게 된 건데 그때 느낀 따뜻함이 오독이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기대하지 않았던 오늘의 질투를 흘리지 않고 살고 싶다.
차근차근, 정말 차근차근 한 초도 흘리지 않고 오늘의 이야기를 위해 걷고 말하고 춤추고 노래하고 멈춰섰던 켱릴과 욱윌에게 질투와 감사를 보낸다. 넘치지 않으나 모든 걸 쏟아부어서 지금의 감상을 갖게 해줌에 감사를. 자신은 없지만 오늘의 최후가 언뜻 떠오르는 순간에 진짜 나에 대해 생각하고 싶었던 오늘의 나를 떠올리게 해주셨으니까. 난 나를 알고 만나는 게 사실 무서운 사람인데 그렇다고 숨고 도망치고 속였을 때 결국 그게 나를 어떻게 만들지 고민하게 해주셨으니까.
그리고 오늘 보는 내내.. 정말 이런 이야기를 쓸 수 있는 이희준 작가에게 진심으로 부러움과 질투를 느꼈다. 어쩜 이런 이야기를 만들 수 있을까. 이런 이야기를 쓰는 것마저 스스로를 파헤치는 고통을 겪지 않고는 불가능할텐데.. 그게 멋있어보여서라는 이유였지만 사실 작가가, 소설가가 되고 싶었다. 그런데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찾아내는 재주도, 떠오른 이야기를 만져낼 재주가 없다는 걸 알고 그게 창피해서 아니야 난 사실 그냥 보는 게 더 좋은 거야라고 스스로를 속이며 살았고 그렇게 믿었다는 걸 이제 알았다.
다시 시작해볼 용기도 열의도 아무 것도 없지만.. 그래도 오늘 극을 통해 그랬던 나를 만나게 해준 창작진과 배우들에 대한 질투와 부러움을 그저 지우지 않고 살며 언젠가 또 찾아올 수 있을 자기기만의 순간을 조금이라도 피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 그게 오늘의 공연을 만들어낸 사람들에게 자리를 채운 관객으로서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가능성있는 그렇지만 어려운 보답일테니까.
최후진술 스페셜 커튼콜은 원래 역할도 바꾸고 하는 건가ㅎㅎ 오늘 보면서 욱윌 공연에서 시인의 시간 진짜 좋다 이 넘버 정말 좋다하고 있었는데(자둘 이상부터 넘버 잘 들리는 막귀) 켱배우로 만나는 진짜 스페셜한 타임 만나서 너무 좋았다ㅠ 욱배우 뒤에서 가사 알려주시는 거 너무 유능하셨다ㅋㅋ
난 켱배우 목소리가 좋다 정말정말 너무 좋아. 아름다우면서 단단해. 예쁨은 타고난 부분이고 단단함은 단련한 부분이라는 것마저 너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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