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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후기

20190924 연극 오만과 편견

by All's 2020. 6. 22.

 

캐스트 - 김지현 이형훈

 



한줄 요약 - 배우들 연기의 향연을 보는 걸 재밌어 하는 사람에게는 꿀잼이나 아닌 이에게는 지루할 듯.

처음에는 솔직히 좀 산만하게 다가왔는데 배우들 연기의 향연이 익숙해지니 재밌었다. 쉴새없이 바뀌는 배우들의 역할을 0이해하려면 관객이 쉴새없이 집중할 수밖에 없어서 그런데 그러다보니 배우들이 어떻게 두명이서 다양한 역할을 성별과 나이를 초월해서 연기하는지 관람하는 걸 재밌어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재밌었다. 1인극은 아니지만 1인극 같은 집중력과 몰입감을 느끼게 하더라. 진짜 오편 배우들 연기의 향연이야. 캐서린 남작부인 형훈배우와 지현배우가 이어서 할 때의 유연함같은 부분 소름끼치게 좋았다. 그때그때 다른 역할을 해내는 능력도 좋지만 서로에게 한 역할을 스위치하는 것까지 보는 건 연극 몇 번 봐온 와중에도 처음 중에 처음이고 짧지만 너무 새로웠다. 그리고 이야기 구조 자체도 점점 퍼져있던 게 리즈와 다아시로 모이게 되는 1막의 말미가 그 모든 것의 절정이고 감정과 연기의 폭발 재밌었다. 다아시를 거절할 때의 제인의 모습.. 그 시퀀스... 강렬한 혐오가 주는 에너지가 굉장히 섹시하게 다가와서 그런 긴장감도 좋았음. 대신 연출 자체나 무대 전환이 거의 없으니 지루하게 느낄 사람도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게 배우들 연기에 집중하게 하려고 의도된 단순함인 것 같기는 하지만 걍 취향 안 맞으면 배우만 다 하는 극으로 보일 수 밖에 없는 것 같기도 함. 그런 의미에서 한줄 요약 썼는데 그럼에도 나는 호다. 나에게는 집중시키려는 의도가 잘 전달되었다. 지문이나 생각을 말로 갈음하는데도 이야기가 이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단순한 설명이 아닌 감정을 담은 서술을 하는 걸로 느껴졌다. 아주 강렬하게 다가오지 않지만 그만큼 깨끗하고 깔끔하게 전해져오는 이야기가 좋더라. 1막 말미와 2막 말미 너무나도 다른 리지와 다아시의 모습을 눈으로 볼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공연이기에 충분한 이유를 만났지만 또 그런 느낌을 위해 과하게 애쓰지 않기 위해 애쓴 느낌이 개인적으로 호임. 근데 그렇기 때문에 마지막 엔딩 배경 음악에 가사 있는 건 별로였다. 연출에서 불호를 꼽으라면 딱 그 부분 하나일 듯.

연출이나 감상 얘기는 적당히 하고 이야기적 재미 부분~ 오만과 편견은 리지가 다아시에게 건넨 단어들인데 어쩐지 그 단어가 향하는 곳이 다아시만은 아닐 것 같은 느낌이 1막에서 들던데 2막을 다보고 나니 역시 그렇더라. 뻔하다면 뻔하다고 할 수 있지만 억지스럽게 느껴지지 않는 건 그런 구조를 이 고전에서 뽑아왔기 때문이겠지, 원작 못사는 이래서 괜히 고전이 아닌구나 했다. 근데ㅋㅋㅋ 다아시 매력적이라는 건 알겠는데 리지가 격렬하게 그에게 혐오를 갖는 것도 이해하겠는게 진짜 그 부분도 정석 로맨스이긴한데 '날 이렇게 만든 건 니가 처음이야.' 같은 얘기를 하면서 아직 그렇게 무너진 자신을 기준으로 사랑고백하는 1막의 다아시는 정말 니가 그렇게 이야기하는데 어떻게 상대방 마음이 무너지겠냐 싶더라ㅋㅋㅋ 2막에서 오로지 리지를 위해서 모든 일들을 했고(리디아를 도운 것?) 할 때와 어찌나 다른 지ㅋㅋㅋㅋ 1막에 리지가 유별나게 그 청혼 자체에 혐오를 느끼는 것도 좀 특별한 구석이지만(콜린스가 청혼할 때는 걍 적당한 귀찮음 수준이니) 1막 때 그러던 애들이 2막에 서로 자존심과 편견을 내려놓고 엮이는 과정 전의 맞부딪침 진짜 에휴 이놈들아 싶었음ㅋㅋㅋ 아 근데 보통은 지현배우 역 중에서는 빙리를 좋아하시던데... 친구가 갖은 수를 써서 떼어놓았다고 떼어놓아졌던 빙리... 전 그에게 사랑스러운 제인이 아까웠어요. 뭐 제인이 좋다니까 엮이는 거 결국 반대는 안하지만 약간의 다른 의견 내놓는다ㅋㅋㅋ 난 지현배우 역할 중에는 리지가 제일 좋음ㅋㅋ 형훈배우는 미스터 베넷이랑 미스터 다아시가 쌍벽임. 미스터 베넷 적당히 예의바르고 적당히 속물적인 듯 딱 보통의 아버지야ㅋㅋㅋ 그렇게 보통이기도 쉽지 않은 역을 참 잘하시더라. 다이시는 멋있어서 좋아요. 단순함ㅋㅋㅋㅋ 전체 다 꼽자면 지현리지가 제일 좋다. 보통 이런 성격의 자기가 먼저 오해하는 조금 삐딱한 시선의 인물 나 원래 안 좋아하는데 실수의 과정도 부끄러움도 그녀만의 당당함도 지현배우 특유의 분위기와 어우러져서 전해지는 느낌이 좋더라. 제인같은 역에 맞는 사람이라고 보통 생각하지만 나에게 지현배우는 리지같은 이미지가 오히려 더 강해서 강하지만 부드럽고 단호하지만 다정한 리지가 좋았다.

자첫자막 깔끔하게 하고 싶다 생각했는데 지현형훈 캐스팅으로 뭔가 딱 내가 좋아하는 어떤 텐션으로 잘 전해받은 느낌이다. 보고 나온 감정에 군더더기가 없다.

로맨스 장르를 '내가' 좋아하는 이유를 1막과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리지와 다아시를 보면서 새삼 깨달았다는 것만으로도 이 이야기를 접해서 기뻤고, 그걸 좋은 배우들로 ㅁ 만나서도 기쁘고. 사랑만큼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는 감정이, 존재가 어디 있겠나. 재밌는 이야기 취향에 맞는 방식으로 잘 전달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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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못사는 이런 상냥함에 크게 감사해합니다😍

 



처음에는 솔직히 좀 산만하게 다가왔는데 배우들 연기의 향연이 익숙해지니 재밌다. 쉴새없이 바뀌는 배우들의 역할을 이해하려면 관객이 쉴새없이 집중할 수밖에 없어서 그런 것 같아. 1인극은 아니지만 1인극 같은 집중력과 몰입감을 느낀다. 재밌다.

다아시를 거절할 때의 제인의 모습.. 그 시퀀스... 강렬한 혐오가 주는 에너지가 굉장히 섹시하게 다가와서... 내가 이런 취향이었나 왠지 쑥쓰럽고ㅋㅋㅋ 오만과 편견은 리지가 다아시에게 건넨 단어들인데 어쩐지 그 단어가 향하는 곳이 다아시만은 아닐 것 같은 느낌 재밌다. 괜히 고전이 아닌 듯.

아 근데ㅋㅋㅋ 다아시 매력적이라는 건 알겠는데 리지가 격렬하게 그에게 혐오를 갖는 것도 이해하겠는게ㅋㅋㅋㅋ 아 정말 날 이렇게 만든 건 니가 처음이야 같은 얘기를 하면서 아직 그렇게 무너진 자신을 기준으로 이야기하는데 어떻게 상대방 마음이 무너지겠냐 싶은 것ㅋㅋㅋ 콜린스 때와 달리 혐오를 갖는 것 자체도 어떤 시그널이지만 그럼에도 정말 어떻게 이렇게 격렬하게 부딪친 둘이 2막에 새로운 이야기를 쓰게될 지 격렬하게 궁금해지네ㅋㅋㅋ 아 근데... 친구가 갖은 수를 써서 떼어놓았다고 떼어놓아지는 빙리... 그에게 사랑스러운 제인이 아까운 나는 어째야 하나 문제적ㅠㅠ

아 근데 진짜 오편 배우들 연기의 향연이다. 캐서린 남작부인 형훈배우와 지현배우가 이어서 할 때의 유연함같은 부분 소름끼치게 좋았어. 그때그때 다른 역할을 해내는 능력도 좋지만 서로에게 한 역할을 스위치하는 것까지 보는 건 처음 중에 처음이고 짧지만 너무 새로웠다.

연극이 재밌어서 소설을 읽어보고 싶어졌다. 지문이나 생각을 말로 갈음하는데도 이야기가 이어진다는 느낌을 받게 하는 건 단순한 설명이 아닌 감정을 담은 서술을 하고 있어서겠지. 아주 강렬하게 다가오지 않지만 그만큼 깨끗하고 깔끔하게 전해져오는 이야기가 좋다.

1막 말미와 2막 말미 너무나도 다른 리지와 다아시의 모습을 눈으로 볼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공연이기에 충분한 이유를 만났지만 또 그런 느낌을 위해 과하게 애쓰지 않기 위해 애쓴 느낌이 좋았다.

난 지현배우 역할 중에는 리지가 제일 좋음ㅋㅋ 보통 좋아들 하시는 역은 빙리같은데... 1막에 썼지만 성격 자체가 취향은 아님ㅋㅋㅋ 형훈배우는 미스터 베넷이랑 미스터 다아시가 쌍벽이고ㅋㅋㅋ 아 근데 지현리지 정말 좋다. 보통 그런 성격의 여주 나 원래 안 좋아하는데 실수의 과정도 부끄러움도 그녀만의 당당함도 지현배우 특유의 분위기와 어우러져서 전해지는 느낌이 좋아. 강하지만 부드럽고 단호하지만 다정해.

동하배우를 오펀스에서 좋게 봐서 원래는 지현 동화로 보고 싶다가 산책하다가 자리가 좋아서 지현 형훈으로 보게 된 건데 아 형훈 다아시 너무 설레게 하고ㅋㅋㅋ 오늘 좋으라고 산책에서 그 자리가 나에게 온 것 같다. 지현형훈 좋다.

자첫자막 깔끔하게 하고 싶다 생각했는데 뭔가 딱 내가 좋아하는 어떤 텐션으로 잘 전해받은 느낌이야. 보고 나온 감정에 군더더기가 없다. 좋다.

ㅋㅋㅋㅋㅋ로맨스 장르를 '내가' 좋아하는 이유를 1막과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리지와 다아시를 보면서 새삼 깨달았다. 괜히 고전이 고전이 아니구나하고. 사랑만큼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는 감정이 있겠나. 존재가 있겠나. 몽글몽글하고 뭉클해. 전체적으로 좋은 기분이고 배우가 빛나게 하기 위해 많은 걸 줄이고 정돈한 노력이 마지막까지 빛나려면 엔딩 음악에 가사가 없는 게 좋지 않을까...가 작다면 작고 크다면 큰 하나의 아쉬움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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