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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후기

20190512 연극 킬미나우 밤공

by All's 2020. 6. 22.

 

캐스트 - 이석준 서영주 양소민 문진아 김범수

 

 

(+) 트위터 단상

2019 킬미나우는 OP 기준으로 무대가 꽤 높네요! 정면 시선이 침대 높이에 딱이에요ㅋㅋㅋㅋ 오피1열 중간을 비우고 무대를 반원형에 가깝게 만들어놓은 게 인상적이고.. 오피2열 관객 무릎이랑 무대 바닥 높이가 일자입니다. 관극 예정인 분들 참고하세요!!

좋지 않은 의미로 프리뷰 기간 다운 공연이었다. 초재연을 경험한 이석준 제이크를 제외한 모든 뉴캐스트들이 일정 부분 극에 완전히 섞이지 못한 채 겉돌고 있다. 극본 자체가 가진 힘이 있어서 눈물이 나는 순간들이 있긴 했지만, 배우들이 겉돌고 있고 인물들끼리 조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서 킬미나우가 아니라 카프카의 변신을 본 것 같은 감상을 느꼈다. 안락사라는 소재를 통해 오히려 성장과 진정한 사랑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만들었던 작품에서 가족이 족쇄이고 가족의 해체가 자유의 획득이라는 감상을 얻어서.. 그 감상도 이석준 제이크는 자신의 몫을 하고 있기에 가능했다는 게 씁쓸하고 조금더 솔직하게는 속이 상한다. 석준제이크는 같은 캐릭터를 더 깊이 있게 해서 가져왔고, 몸의 쇄락과 자기 제어력의 상실을 겪으며 오히려 자신의 삶의 의미와 조이의 처지와 마음까지 제대로 알게 되어 스스로의 죽음을 선택하는 제이크 스터디를 온전히 표현하고 있다. 유경험자가 가질 수 있는 혼자 마구 앞서나가는 만용도 없다. 최선을 다해서 자신의 연기를 하고 있고 무대 위의 사람들에게 보조를 맞추고 있다. 그런데 나머지 네 배우 모두 자기만의 연기를 하고 있는 부분이 있고, 아무리 프리뷰 기간이라도 그게 느껴져서 암전이 좋은 의미로 많다고 여겼던 극이 분절된 걸로 다가온다. 조금씩 서걱거리는 건 상관없지만 극의 템포 만큼은 모두가 같이 가야하는 거 아닐까. 연습 기간이 생각보다 짧은 건지 연기의 흐름이 유연하게 가지 않아 각자 자기 얘기를 하는 걸로만 느껴지는 순간이 잦다.

바꿔서 생각하면 합이 맞기 시작하면 아쉬울 게 없을 수도 있다는 건데 합을 맞추고 상대방과 전체 극에 집중하는 것과 함께 배우들이 자기 디테일을 다듬어야 할 부분도 솔직히 크게들 있다. 영주조이는 아무리 못 알아듣게 발음한다는 설정이라도 정말 못 알아듣겠는 시점이 너무 많다. 현재는 자기 성찰의 순간이 약해서 제이크의 고통을 지켜보며 세상을 성찰하고 스스로의 고통을 감내하는 희생을 통해 제이크를 자유롭게 해주려는 성장을 얻는 조이라기에는 그저 제이크의 선택을 돕는 조력자로 느껴진다. 진아 트와일라는 마치 제이크의 딸이자 조이의 누나같은 여동생이자 고모인데 그런 부분은 좋지만 무언가를 많이 참아온 사람 특유의 체념이 약하다. 참고 살아온 과정에서 어딘가 터지기 직전의 순간을 맞은 사람으로 느낄 수 있는 여지가 있기에 그거 자체가 싫은 건 아닌데 그 표현을 위해서는 술에 취한 연기, 술에 의지하는 연기를 더 다듬어야 할 것 같다. 무언가에 아닌 척 간절히 기대는 부분이 약해서 술을 마시는 장면들의 텐션이 죽어서 다른 부분이 더 좋게 느껴질 수 있는 게 살지 않는다. 범수 라우디는 발랄하고 개구진 표현이 귀엽고 에너지가 좋지만 틱 장애 표현이 갑작스럽게 느껴질 만큼 기본적으로 경한 정신 지체인 부분의 표현이 많이 약하다.

소민 로빈은 울컥하는 감정 표출이 좋게 다가오는 부분이 있기는 한데 좀 더 제이크의 이야기를 경청하며 모든 부분을 조금 더 진지하게 고민하는 걸로 가져오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친구의 작업실에서 제이크와 보내는 시간들에서 제이크가 고민을 흘릴 때의 대처가 눈물을 흘리는 장면들의 감정에 비해 너무 산뜻하게 표현해서 제이크와는 서로가 안식처였고 책 읽어주기를 통해 조이와 진정한 교감을 나누며 조이의 세계를 넓혀주다 자신의 삶의 방향도 제대로 정하게 되는 인도자인 로빈의 무게감이 좀 약하게 다가온다.

조이가 성적 욕구 해소를 위해 매춘을 하고 그것에 대해 옳지 않음을 느끼고 센터의 도움을 받는 걸로 설정을 바꾼 것은 좋은 선택이라 생각하고 바뀐 공연장에 맞게 이런 저런 동선을 자잘하게 바꾼 거에는 조금도 아쉬움이 없고 라우디가 트와일라에게 초반에 하는 성희롱에 대해 더 확실히 그러면 안 되는 거라는 걸, 그게 폭력이라는 걸 짚어주면 좋겠다 싶어도 그 부분에 대해 트와일라가 불쾌하며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 확고히 말하는 것도 좋으니 앞서 말한 배우들의 호흡과 캐릭터 완성도 부분이 빨리 자리를 잡았으면 좋겠다.

아.. 바뀐 부분 중에서 마지막 욕조씬에서 라우디 제이크 조이 셋이 있을 때 변화들은 별로다. 라우디의 무게감이 전에 비해서 약하게 공원 장면도 흐르듯 가는 걸 그대로 둬놓고 조이가 형이라고 직접 언급을 하거나 라우디가 제이크에게 아빠같았다 하는 것 등등.. 좀 너무 유도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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