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트 - 최나라 조상웅 이지연 강신구 조아라 박정수 박진호 장연익 송철호 주성환 구도균 박기덕 이정주 이하주 김유민 장석환 오재성 김수지 이강민 김솔빈 이상승 김민혜 신근호 정홍구 최종현
서울시립극단 단원 + 조상웅(더블)
햄릿의 이야기를 함익이라고 조어해서 여성을 주인공으로 만든 창작극이고 배경을 재벌로 했다는 거에서 남자 재벌n세들 타락 다룬 이야기 쏟아지는 마당에 여자도 드디어!!라는 기분 하나만으로 궁금해하다가 시간을 못 내서 고민하다가 간신히 막공을 봤는데 예상보다 극본이 여성(××××× 이름이 김은성이라 여자일 줄 알았는데 남자 작가네??)이어도 연출이 남성이라 걱정한 남성 자아로 뒤덮지 않고 오롯히 주인공 함익의 시선과 그녀가 재벌2세이자 여성이기에 겪는 복잡한 상황을 보여줘서 정말 좋았다.
햄릿에 크게 공감하며 살 수 밖에 없게 어머니가 죽고, 그걸 외면하는 아버지가 어머니를 죽였을 것으로 의심되는 사람과 결혼해서 사는데 거기에 제대로 신임받지 못한 채 변두리 취급을 애매하게 받으며 남들에게 권력을 휘두르기도 하는 함익의 모습이 아... 가슴이 저릿저릿했다.
오히려 공연을 보고 며칠 지나면 이야기에 대한 감상이 더 정리될 것 같은데 좋다보니 오히려 지금 기분을 유지하고 싶어서 오롯이 함익 중심으로 짧게 남기려고 한다. 극을 보는 동안 지금 단장하고 있는 김광보 연출 말고 창작진을 몰랐는데 무대감독 박동우 디자이너 아닐까 했는데 맞았고, 김은성 작가 극본은 쩔고, 연출은 역시 광보연출 답고 조명 김정태 감독의 조명도 깔끔하고 좋았다. 배우들 연기가 정말 좋았는데 의외였다. 몇 년 만에 시극단극 보는데 연기들이 뭔가 한계단 오르셨더라. 전에는 솔직히 좀 들쭉날쭉했는데 덕분에 잘 봤다.
극에서 함익은 영국에서 연극 전공해서 아버지가 소유하는 그룹 재단의 대학교에 교수로 가게 되고, 거기서 학생들이 정기 공연으로 올리려는 햄릿 공연을 지도 교수로서 지도하게 되는데, 그 와중에 정연우라는 그녀를 이성으로서 설레게 하면서 그녀 자신의 자아를 이해하는 듯한 공감을 주는 학생을 만나게 되고 그래서 휴학생이라 주연을 맡을 수 없던 연우를 햄릿으로 여차저차 올리면서까지 학생들 공연에 관여하기 시작한다. 함익이 학생들의 햄릿 연출을 뜯어고치면서 자기 속 이야기를 연우의 목소리를 빌어 해내고 싶은 상황을 숨긴 채 익이 빼려는 장면에 대해 항의하는 학생들에게 너희들이 비극을 가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냐고 소리칠 때의 오만함으로 진짜 칼을 휘두를 수 있는 사람이었다면, 함익이 정말 그랬다면 그녀는 그저 고뇌하고 있을 뿐 실제로 자기 목소리를 뱉어서 그녀를 옥죄는 상황을 조금이라도 바꾸고 그 세상에서 유리되지 않고 모두 각자의 비극을 가지고 있지만 살기 위해 살아가는 한 사람이 될 수 있었을텐데... 마약을 하고 환각 상태일 때 나타나는 그녀의 분신 익과 마지막에 익이 아닌 함익이라는 자신의 이름을 오롯이 부르며 그녀 안의 비극과 나란해진 뒤 모든 번뇌를 건너 세상을 떠나는 비극을 택하게 될만큼 결국 솔직해지지 못한 채 무너져서 정말 아팠다. 어떻게 사는 가가 아니라 사느냐 죽느냐의 기로에 서버린 그 사람이 너무 아팠다.
악인이 되고 싶다면서 진짜 악인이 되지도, 모든 걸 제대로 욕심내보지도 못 했는데, 사는 듯이 살아보지도 않고 그녀의 숨겨진 날개는 이 세상이 아닌 곳을 택하고 펼쳐져서 그녀는 세상을 떠나버리더라. 근데 말은 이렇게 하는데... 남자도 아니고 여자 재벌2세고 남자 이복동생이 있고 아버지는 그녀를 외면하고 회사에 마땅한 지지자 같은 게 있을 리 만무하고 그녀를 사랑해주는 사람도 없는 상황에서 심장을 뛰게 한 연우와의 유대와 자신의 분신 같은 극이기도 한 햄릿마저 망쳐지고 이제 그룹의 문제 사태를 덮기 위한 희생양이 될 예정인데 약물 중독자이기도 한 익이 희망차게 세상을 살 수 없었을 게 지금의 세상이라... 그 결말이 와닿더라 아직은. 그래서 억지스럽지 않고 아프게 느낄 수 있었고ㅠㅠ
박동우 디자이너 답고 광보 연출 답다에서 후자는 보통 라센극일 때 좋다는 의미였는데 이번에는 창작극임에도 좋았기에 앞선 감상을 주었다. 박동우 디자이너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무대 쓰임이 너무 비거나 너무 넘치지 않게 잡아주는 광보연출 만의 과함을 경계하는 태도가 극 전체에 녹아있고 특히 함익은 극에서 햄릿의 연출을 조율하는 인물이라 연출의 자기이입 캐릭터의 경계에 아슬아슬하게 서 있는데 배우의 힘을 아는 연출답게 추하게 연출이 함익이 되지 않고 배우에게 이야기의 무게를 넘겨놓아서 참 좋았다. 그 함익과 익의 햄릿을 짊어지고 소리 낸 최나라 배우의 해냄은 잘한다 멋지다 같은 말 이상의 것이기에 지금은 한 단어로 정돈이 되지 않을 만큼 좋았다. 정말 좋았다. 멋진 극이고 좋은 연출이고 알찬 배우들이었다. 이런 느낌을 받고 싶어서 급히 결정한 관극이었는데 기대 이상의 충족감이고 감동이었다.
아.. 그렇지만 함교수님의 헛소리에 대한 반발로 학생들이 만든 햄릿 무대는...... 의도는 좋지만 너무... 어르신들이 생각하는 학생들의 민망함이라 그거 하나는 안타까웠다. 크게 없을 것 같은 예산 속에서 미니멀리즘으로 재벌가가 졸부집 답지 않게 보이게 꾸려내는 노련함이 젊은이들 느낌 내기에는 닿을 수 없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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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살 걸ㅠㅠㅠㅠ 플북 품절ㅠㅠㅠㅠ
무대감독 박동우 디자이너 아니실까 했는데 맞았고 , 김은성 작가 극본은 쩔고, 연출은 역시 광보연출 답고 조명 김정태 감독 좋다... 연기도 말해뭐해 였고.. 몇 년 만에 시극단극 보는데 연기들이 뭔가 한계단 오르셨다.
보는 동안 쓰고 싶은 말이 많기를 제발 바랐다. 좋을 게 뻔해서 많이 남겨놓고 싶어서... 근데 이렇게 좋을 때는, 특히 연극은 자꾸 말이 생각이 안 나고 아 너무 좋아로 가버리고 만다. 지금 또 그렇다ㅠㅠ 아 막공이라도 챙기길 잘했다. 너무 잘했다ㅠㅠ
너희들이 비극을 가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냐고 소리칠 때의 오만함으로 진짜 칼을 휘두를 수 있는 사람이었다면, 함익이 정말 그랬다면 그녀는 그렇게 세상에서 유리되지 않고 모두 각자의 비극을 가지고 있지만 살기 위해 살아가는 한 사람이 될 수 있었을텐데... 마지막에 익이 아닌 함익이라는 자신의 이름을 오롯이 부르며 그녀 안의 비극과 나란해진 뒤 모든 번뇌를 건너 세상을 떠나는 비극을 택한 게 아팠다. 어떻게 사는 가가 아니라 사느냐 죽느냐의 기로에 서버린 그 사람이 너무 아팠다. 악인이 되고 싶다면서 진짜 악인이 되지도, 모든 걸 제대로 욕심내보지도 못 했는데, 사는 듯이 살아보지도 않고 그녀의 숨겨진 날개는 이 세상이 아닌 곳을 택하고 펼쳐졌다.
박동우 디자이너 답고 광보 연출 답다에서 후자는 보통 라센극일 때 좋다는 의미였는데 이번에는 창작극임에도 좋다. 박동우 디자이너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무대 쓰임이 너무 비거나 너무 넘치지 않게 잡아주는 광보연출 만의 과함을 경계하는 태도가 극 전체에 녹아있고 특히 함익은 연출의 자기이입 캐릭터의 경계에 아슬아슬하게 서 있는데 배우의 힘읗 아는 연출답게 추하게 연출이 함익이 되지 않고 배우에게 이야기의 무게를 넘겨놓아서 참 좋았다. 그 함익과 익의 햄릿을 짊어지고 소리 낸 최나라 배우의 해냄은 잘한다 멋지다 같은 말 이상의 것이기에 지금은 한 단어로 정돈이 되지 않을 만큼 좋았다. 정말 좋았다. 멋진 극이고 좋은 연출이고 알찬 배우들이었다. 이런 느낌을 받고 싶어서 급히 결정한 관극이었는데 기대 이상의 충족감이고 감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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